이 릴레이는 1978년 영국에서 시작되어...는 훼이크고,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블로거 Inuit님이 발기하시고 (이상한 발기 아님) buckshot님 => 고무풍선기린님 => 류한석님 => mahabaya님 => 어찌할가님 => 벼리지기님 => 바람의 노래님 => 모노피스님 => 꼬미님 => Jaeho Choi님 => youngminc님 => 데굴대굴님 => 한방블르스님 => 필로스님 을 거쳐 변방의 이름없는 나에게까지 도착한 릴레이다.
이 릴레이를 작성하는 규칙은 이렇다.
쉽게 말해, 앞서 훌륭하신 분들이 모래뺏기 게임처럼 독서에 대한 멋진 정의와 설명을 이미 다 해 주시곤 막다른 골목에 몰려 있는 듯한 마음이 드는 나에게 독서에 대한 정의를 요구하는 멋진 릴레이.
무한, 네 차례야. (저작권-사진표시)
물론, 농담이고, 이렇게 변방에서 나홀로 매뉴얼을 작성하고 있는 나에게까지 바통을 넘겨주신 필로스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필로스님이 아니라면 언제 한 번 내 독서관에 대해 살펴볼 수 있었겠는가. 각설하고, 나도 잘 몰랐던 나의 독서관에 대해 정의를 한 번 해보기로 한다.
쓰고나니, Inuit님이 처음 발기(역시, 이상한 발기 아님)하시며 세운 규칙을 어겼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든다. '간단한 의견을 써주세요'라고 했는데, '책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같은 글을 써 버렸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200자 원고지 80매 내외(단편 분량)의 글은 나에게 '간단한 의견'에 속한다는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대어본다.
필로스 님 말대로 누군가 손가락 버튼을 눌러주실까요?
이 릴레이를 작성하는 규칙은 이렇다.
1. 독서란 [ ]다. 의 네모를 채우고 간단한 의견을 써주세요.
2. 앞선 릴레이 주자의 이름들을 순서대로 써주시고
3. 릴레이 받을 두 명을 지정해 주세요.
4. 이 릴레이는 6월 20일까지만 지속됩니다.
기타 세칙은 릴레이의 오상 참조
2. 앞선 릴레이 주자의 이름들을 순서대로 써주시고
3. 릴레이 받을 두 명을 지정해 주세요.
4. 이 릴레이는 6월 20일까지만 지속됩니다.
기타 세칙은 릴레이의 오상 참조
쉽게 말해, 앞서 훌륭하신 분들이 모래뺏기 게임처럼 독서에 대한 멋진 정의와 설명을 이미 다 해 주시곤 막다른 골목에 몰려 있는 듯한 마음이 드는 나에게 독서에 대한 정의를 요구하는 멋진 릴레이.
무한, 네 차례야. (저작권-사진표시)
물론, 농담이고, 이렇게 변방에서 나홀로 매뉴얼을 작성하고 있는 나에게까지 바통을 넘겨주신 필로스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필로스님이 아니라면 언제 한 번 내 독서관에 대해 살펴볼 수 있었겠는가. 각설하고, 나도 잘 몰랐던 나의 독서관에 대해 정의를 한 번 해보기로 한다.
독서는 [연애]다
많이 해 본 놈이 잘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많이 해본 놈이 꼭 좋은 결과들만을 불러오는 것은 아니다. 오랜기간을 연애없이 외길을 걸어갔다 해도, 시간과 공간과 상황과 대상이 맞아 떨어지면 폭발하듯 뜨겁게 불타오른다. (얌전한 고양이가 무섭고, 늦바람이 무섭다)
휴대폰 배터리 폭발 사고가 여기저기서 일어났다는 소식이 들려도, 연애에 빠지면 당최 전화기가 뜨겁도록 통화하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밤과 낮의 구분은 그저 세상이 정해놓은 규칙일뿐, 아무것에도 방해받지 않고 상대에 대해 알아가는 일에 골몰한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으며 마음에 찾아왔던 그 폭풍을 잊지 못한다. 누워서도,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면서도, 앉아서도, 엎드려서도 온통 그 '판타지'에 빠져있다. 혹, 그 사람에게 연락이 오지 않을까 핸드폰을 곁에 두고 안절부절 못하던 모습과 닯아 있다.
때로는 참을 수 없는 본능을 꿈틀거리게 만들기도 한다. 장정일의 <아담이 눈뜰 때>나 대학교 선배가 한 번은 읽어봐야 한다고 했던 마광수의 글들을 읽으며 그랬다. 그동안 금기시 되어왔던 단어와 문장들에 새로움을 느끼기도 하고, 몸의 근육들에 빠빳하게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끼기도 했다. 작가와 소설 제목도 알 수 없는, 중산마을 빵집에서 나눠주던 그 소설도 그랬다. 오래전, 미국, 농장에서 홀로 살아가는 어느 여성의 연애기를 그린 소설로 기억하는데, 세 페이지만 넘겨도 겨울 날 보일러를 풀가동 시킨 것 보다 더 뜨거워 짐을 느낄 수 있었다.
오르지 못할 나무에 대한 경외심을 가지게도 한다. 고등학교 일학년 때, 이상의 <권태>를 읽고는, 나는 그 처럼 쓸 수 없음에 대해 깊은 좌절을 맛봤다. 앞에 나온 작가 연혁을 보곤 오래 전 사람이라는 것을 안 뒤에야 비로서 안심했다. 사춘기 문학소년 시절을 더욱 설레게 했던 작가들의 학창시절 이야기는 어떤가. 안도현, 이외수, 김용택, 정승호, 이문재, 권태현, 이정하, 노혜경, 성석제, 기형도...... 고등학생 때 신춘문예에 당선되었다는 글들은 나에게 무서운 강아지 쫓아오는 급한마음을 가지게 했다.
정통문학이나 순수문학, 이 쪽에서는 반기지 않는 분야일지 모르겠지만, 김용의 무협지들을 읽으며 또 어땠는가. 야간자율학습 시간을 이용해 <사조영웅전>, <신조협려>, <의천도룡기> 그 주옥같은 글들은 어떤가, 이문열이 정리한 <삼국지>도 재미있었지만, 매번 범의 허리에 곰의 팔, 이런 비유들 보다는 난 차라리 김용의 무협지에 반했다. 황약사, 홍칠공, 곽정, 매초풍, 합마공, 황룡십팔장, 일양지... 얻을 수만 있다면 구음진경을 손에 넣어 익히고 싶다는 생각은 나만 한 것일까. 그 무렵쯤 몸 달토록 좋아했던 여자애도 그랬다. 얻을 수만 있다면 그 마음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
그 후 대학에 들어가 읽게되는 책들과, 느즈막하게 알게되는 알랭드 보통, 베르나르 베르베르,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류, 히라노 게이치로...... 이런 외국 작가들의 글. 한창 유행했던 MSN에서 외국인 여자와 처음 대화를 했을 때 얼마나 설레였던가, 내 'Hello'를 그녀가 알아듣고 답해주다니. 미국애들은 생각도 영어로 하겠지, 라는 생각을 할 무렵, 희노애락을 느끼는 것에는 아주 큰 차이가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 당시에 내가 쓴 글을 보면 일본 '허무주의'의 영향이 짙다. 이제는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가버린 노트북과 함께 묻어준 글이지만, 자취방에서 라면을 먹다가 수능시험 결과 발표를 보던 남자 둘이 갑자기 비디오가게를 털자는 생각을 가지게 되고 놀러 온 재수생 춘근이 형까지 가세를 하며 벌이는 이야기들 등, 연애중인 대상에 따라 내가 하는 모든 것들에 영향을 받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서와 연애에는 명확한 구분이 존재한다. 연애란 총각시절에만 유효한 것이고 유부남이 되어 누군가에게 또 연애를 건다면 범죄가 되고 말겠지만, 독서는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되어서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 무슨 독서예찬론자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현실은 시궁창. 베스트셀러라는 책들 중 구미를 당기는 것이 있더라도 현재는 그림의 떡처럼 리스트만 바라보고 있다. 이사할 때 제일 애먹는 책들을 좀 나누고 돌려보면서 다른 책들도 만나야지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책장에 꽂혀있는 책들이 빠지면 통장에 잔고가 줄어드는 것 처럼 마음이 좋지 않다. 이것이 내 편애적인 독서취향과 초하님이 책나눔에 동참하라는 트랙백을 걸어주셔도 꽁꽁 싸매고 있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사랑의 설레임이여, 오라.
많이 해 본 놈이 잘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많이 해본 놈이 꼭 좋은 결과들만을 불러오는 것은 아니다. 오랜기간을 연애없이 외길을 걸어갔다 해도, 시간과 공간과 상황과 대상이 맞아 떨어지면 폭발하듯 뜨겁게 불타오른다. (얌전한 고양이가 무섭고, 늦바람이 무섭다)
휴대폰 배터리 폭발 사고가 여기저기서 일어났다는 소식이 들려도, 연애에 빠지면 당최 전화기가 뜨겁도록 통화하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밤과 낮의 구분은 그저 세상이 정해놓은 규칙일뿐, 아무것에도 방해받지 않고 상대에 대해 알아가는 일에 골몰한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으며 마음에 찾아왔던 그 폭풍을 잊지 못한다. 누워서도,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면서도, 앉아서도, 엎드려서도 온통 그 '판타지'에 빠져있다. 혹, 그 사람에게 연락이 오지 않을까 핸드폰을 곁에 두고 안절부절 못하던 모습과 닯아 있다.
때로는 참을 수 없는 본능을 꿈틀거리게 만들기도 한다. 장정일의 <아담이 눈뜰 때>나 대학교 선배가 한 번은 읽어봐야 한다고 했던 마광수의 글들을 읽으며 그랬다. 그동안 금기시 되어왔던 단어와 문장들에 새로움을 느끼기도 하고, 몸의 근육들에 빠빳하게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끼기도 했다. 작가와 소설 제목도 알 수 없는, 중산마을 빵집에서 나눠주던 그 소설도 그랬다. 오래전, 미국, 농장에서 홀로 살아가는 어느 여성의 연애기를 그린 소설로 기억하는데, 세 페이지만 넘겨도 겨울 날 보일러를 풀가동 시킨 것 보다 더 뜨거워 짐을 느낄 수 있었다.
오르지 못할 나무에 대한 경외심을 가지게도 한다. 고등학교 일학년 때, 이상의 <권태>를 읽고는, 나는 그 처럼 쓸 수 없음에 대해 깊은 좌절을 맛봤다. 앞에 나온 작가 연혁을 보곤 오래 전 사람이라는 것을 안 뒤에야 비로서 안심했다. 사춘기 문학소년 시절을 더욱 설레게 했던 작가들의 학창시절 이야기는 어떤가. 안도현, 이외수, 김용택, 정승호, 이문재, 권태현, 이정하, 노혜경, 성석제, 기형도...... 고등학생 때 신춘문예에 당선되었다는 글들은 나에게 무서운 강아지 쫓아오는 급한마음을 가지게 했다.
정통문학이나 순수문학, 이 쪽에서는 반기지 않는 분야일지 모르겠지만, 김용의 무협지들을 읽으며 또 어땠는가. 야간자율학습 시간을 이용해 <사조영웅전>, <신조협려>, <의천도룡기> 그 주옥같은 글들은 어떤가, 이문열이 정리한 <삼국지>도 재미있었지만, 매번 범의 허리에 곰의 팔, 이런 비유들 보다는 난 차라리 김용의 무협지에 반했다. 황약사, 홍칠공, 곽정, 매초풍, 합마공, 황룡십팔장, 일양지... 얻을 수만 있다면 구음진경을 손에 넣어 익히고 싶다는 생각은 나만 한 것일까. 그 무렵쯤 몸 달토록 좋아했던 여자애도 그랬다. 얻을 수만 있다면 그 마음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
그 후 대학에 들어가 읽게되는 책들과, 느즈막하게 알게되는 알랭드 보통, 베르나르 베르베르,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류, 히라노 게이치로...... 이런 외국 작가들의 글. 한창 유행했던 MSN에서 외국인 여자와 처음 대화를 했을 때 얼마나 설레였던가, 내 'Hello'를 그녀가 알아듣고 답해주다니. 미국애들은 생각도 영어로 하겠지, 라는 생각을 할 무렵, 희노애락을 느끼는 것에는 아주 큰 차이가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 당시에 내가 쓴 글을 보면 일본 '허무주의'의 영향이 짙다. 이제는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가버린 노트북과 함께 묻어준 글이지만, 자취방에서 라면을 먹다가 수능시험 결과 발표를 보던 남자 둘이 갑자기 비디오가게를 털자는 생각을 가지게 되고 놀러 온 재수생 춘근이 형까지 가세를 하며 벌이는 이야기들 등, 연애중인 대상에 따라 내가 하는 모든 것들에 영향을 받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서와 연애에는 명확한 구분이 존재한다. 연애란 총각시절에만 유효한 것이고 유부남이 되어 누군가에게 또 연애를 건다면 범죄가 되고 말겠지만, 독서는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되어서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 무슨 독서예찬론자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현실은 시궁창. 베스트셀러라는 책들 중 구미를 당기는 것이 있더라도 현재는 그림의 떡처럼 리스트만 바라보고 있다. 이사할 때 제일 애먹는 책들을 좀 나누고 돌려보면서 다른 책들도 만나야지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책장에 꽂혀있는 책들이 빠지면 통장에 잔고가 줄어드는 것 처럼 마음이 좋지 않다. 이것이 내 편애적인 독서취향과 초하님이 책나눔에 동참하라는 트랙백을 걸어주셔도 꽁꽁 싸매고 있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사랑의 설레임이여, 오라.
쓰고나니, Inuit님이 처음 발기(역시, 이상한 발기 아님)하시며 세운 규칙을 어겼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든다. '간단한 의견을 써주세요'라고 했는데, '책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같은 글을 써 버렸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200자 원고지 80매 내외(단편 분량)의 글은 나에게 '간단한 의견'에 속한다는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대어본다.
릴레이 바통을 이어주실 분들,
● 제가 '날로 먹는 독서'를 즐기게 해 주신, 민주통신의 하민혁님께 바통을 드립니다. 블로그의 다른 카테고리들은 다른 분들이 악플로 응원해주시는 듯 하고, 개인적으로 <책갈피>라는 카테고리는 제 떡밥입니다. 다른분들은 물지마세요.
● '쓰레기책 분리시스템'에 대한 진행을 하고 계신 섹시고니님께 바통을 드립니다. 설마 쓰레기책 분리시스템을 진행하시는 것 답게, "독서는 [분리수거]다" 이런 의견을 내 놓으신다면, 제가 덜덜덜 떨고 있을 것 같습니다.
두 분 다 바쁘시더라도 받아주셔요. 안 받으면 무한악플 달겁니다.
● 제가 '날로 먹는 독서'를 즐기게 해 주신, 민주통신의 하민혁님께 바통을 드립니다. 블로그의 다른 카테고리들은 다른 분들이 악플로 응원해주시는 듯 하고, 개인적으로 <책갈피>라는 카테고리는 제 떡밥입니다. 다른분들은 물지마세요.
● '쓰레기책 분리시스템'에 대한 진행을 하고 계신 섹시고니님께 바통을 드립니다. 설마 쓰레기책 분리시스템을 진행하시는 것 답게, "독서는 [분리수거]다" 이런 의견을 내 놓으신다면, 제가 덜덜덜 떨고 있을 것 같습니다.
두 분 다 바쁘시더라도 받아주셔요. 안 받으면 무한악플 달겁니다.
필로스 님 말대로 누군가 손가락 버튼을 눌러주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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