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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웹디자이너 대신 마법사를 뽑으세요

by 무한 2009. 6. 23.
오늘도 많은 웹디자이너 동지분들이, 타이틀은 '웹디자이너'라고 달고 있지만, 실상은 '잡부'로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라면국물을 눈에서 쏟으며 이 릴레이를 작성한다.

사실, 웹디자이너로 입사를 했지만 잡부형태의 '물품포장, 가끔배송, 거래처 업무상담, 명함제작, 간판시안, 개밥주기, 쇼룸청소, 불만고객응대 등등' 으로 변화하는 과정은 [회사밥을 먹다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는 발행글과 [가족같이 지내실분, 이라는 구인광고에 낚이다]라는 발행글로 한차례 이야기 한 적이 있다.

이번 글에서는 많은 구직자들이, 시원한 에어컨 나오는 회사에서 자신의 창의성을 발휘해가며 즐거운 '웹디자이너'의 길을 걸으리라 생각하는 상상을 조금 깨 보도록 하겠다.


<전임자의 갈굼>

과장 : 무한씨는 텔넷 프로그램 뭐써요?

나 : 음.. 안써봤는데요;

과장 : 웹디자이너가 텔넷도 안써요? 동영상 편집은 뭘로 해요?

나 : 무..무비 메이커요

과장 : 아직 한참 배워야 겠네요.

(우리끼리 얘기지만, 이 사람이 만든 홈페이지를 보곤, 웃음이 터졌다.)



<A/S는 내친구>

부장 : 우리집 컴퓨터가 너무느려, 손 좀 봐줘

나 : 아.. 네. (사실 회사 직원들 컴퓨터는 이미 다 밀어준 상태)

부장 : 깔만한건 다 깔아주고

나 : 네.

부장 : 영화도 좀 다운 받아놔줘

나 : 아.. 그건 돈 드는데, 부..불법이에요

부장 : 웹디자이너가 그런것도 못해? 공짜로 잘들 받더만

나 : 네...

(웹디자이너냐 웹하드냐)



<웹디자이너 = 다나와?>

사장 : 무한아, 요새 젤 좋은 컴퓨터 얼마나 하냐?

나 : 어떤 젤 좋은거요?

사장 : 그냥 임마, 제일 좋은거, 제일 좋게 맞추면 얼마야?

나 : 글쎄요, 천만원 넘게도 맞출 수 있지 않을까요?

사장 : 아니, 임마. 젤 좋은거. 보통사람들이 쓰는 젤 좋은거. 

나 : 음.. 삼백만원 정도요?

사장 : 그런거 말고, 보통사람들이 쓰는 것 중에서 젤 좋은거. 

나 : 백만원 정도요?

사장 : 그렇군. 싸네.

(그냥 백만원 짜리 컴퓨터 맞출 수 있냐고 묻는게 어떨까)



<모르면 안된다>

주방아줌마 : 꽁짜폰 그런거 인터넷에 많다며?

나 : 네

주방아줌마 : 내꺼 하나 주문해줘, 공짜라며 

나 : 지금 핸드폰 어디꺼 쓰시는데요?

주방아줌마 : 몰라. 오래된거 쓰지 뭐. 

나 : 그게 아니라;; 통신사를 알아야...

주방아줌마 : 공짜폰이라며, 그냥 하나 주문해줘. 

나 : 그게 번호이동이 있고, 신규가 있고요, 번호이동은 통신사를 옮기는 거에요. 그럼 지금꺼 말고 새로 핸드폰 하나 더 개통하시려는 거에요?

주방아줌마 : 아니, 두개 쓰는거 말고 이폰은 공짜폰으로 못 바꿔?

나 : 음.. 번호이동 하시려면 통신사를 아셔야 하구요, 지금 쓰시는 폰이 2G 폰이면 같은 통신사의 3G폰으로 전환신규 하실 수 있고, USIM칩이라는 걸 사야 해요, 그리고 다른 통신사로 가시려면 앞 자리가 010으로 바뀔거에요, 그리고 휴대폰은 대부분 약정기간이.. 어쩌구.. 저쩌구...

(선풍기, 난로, 신발, 콤프레샤(?) 등등 최저가로 사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알아도 안된다>

(주방아줌마 껄 바꾸며 디자인실 팀장의 핸드폰도 2년 약정이 걸린 핸드폰으로 주문을 했다.)

나 : 이거 공짜폰이긴 한데, 2년 약정이 걸려 있어요. 중간에 해지하면 위약금 있으니까 잃어버리거나 고장내지 마시구요

팀장 : 전에껀 4년 썼어. 2년이야 뭐 못쓸게 뭐있어.

(2주일 후, 깔고 앉아서 액정이 박살난다)

팀장 : 이거 말만 공짜지, 돈 다 내야 되는 거잖아. 대리점 가보니까 위약금 다 물어줘야 한데, 당장 어떻게 하라는 거야

나 : ......

팀장 : 이색히들 이거, 공짜폰이라고 일부러 약하게 만든것봐. 어떻게 잠깐 깔고 앉았다고 액정이 저렇게 되냐고. 돈 받아 먹을라고 일부러 이렇게 만든거야. 이거.

나 : ......

팀장 : 이거 어떻게 해지하는 방법 없어?

나 : ......

(나한테 화 내는 것 처럼 들린건, 내 오해일까?)



이 외에도 눈물겨운 사연들이 많지만, 그것까지 적다간 내가 울까봐 차마 적진 못하겠다. 포토샵을 만지는 날보다 소스코드를 만지고 있는 날이 더 많아지는 것과, 쇼핑몰 제작에 일주일 걸렸다고, 뭘 그리 오래 걸리냐는 물음에 "그럼, 니가 해봐 임마!" 라고 소리지르고 싶었던 순간들...

그래도 어느 개인 인터넷 쇼핑몰 회사에 웹디자이너로 들어간 친구보다는 낫다. 그 친구는 하루에 두시간만 컴퓨터 앞에 앉아 있고, 나머지시간은 제품 포장과 창고정리를 한다. 월급은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 할 때보다 적게 받는다고 한다.

다시 기억나는 댓글이지만, 예전에 '소림'님께서 남겨주신 글,

저는 웹디자이너입니다.
구인란에 가족같은 회사, 석식 제공 이라는 문구가 쓰여져 있으면 아예 이력서를 내지 않죠.

너무 가족같아 첫출근한 날 사장이 오빠라고 부르라고 했던 회사가 있었죠.
마지막엔 월급을 못받아서 달라고 했더니 우리 사이에 이렇게 까지 해야겠니. 하더군요.

- 예전 글에 소림님께서 남겨주신 댓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마법을 부리며 웹디자이너로 살아가고 계신 대한민국의 모든 웹디자이너들에게 응원의 마음을 보낸다.

"괜찮아~ 잘 될거야~" (응?)

아, 그리고 이 글은 라라윈님이 발기(이상한 발기 아님)하신 릴레이 형식의 글이라 아래의 규칙에 따라 바통을 다음 세 분에게 드리며 글을 마친다.


● 회식자리에서의 고뇌를 거침없이 꺼내주신 적 있는 거친날개

● 없음남(응?)이라 불안하긴 하지만,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실 것 같은, 리키니쥬스

● 프로그램 언어들로 릴레이를 받으시지 않을까 싶은 구차니


[편견타파 릴레이]

1. 자신의 직종이나 전공때문에 주위에서 자주 듣게 되는 이야기를 써 주세요.
2. 다음 주자 3분께 바톤을 넘겨주세요.
3. 마감기한은 7월 31일까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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