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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난 맞춤법에 대해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다. 어제 발행한 글에서 소개했던 박준의 <마음 한철>만 하더라도, 검사기에 돌려보면

 

"한철 머무는 마음에게 / 서로의 전부를 쥐여주던 때가 / 우리에게도 있었다"

 

"한철 머무는 마음에게(마음에) / 서로의 전부를 쥐여주던(쥐여 주던) 때가 / 우리에게도 있었다"

 

라는 오류들이 발견되었다고 나온다. 게다가 내가 열심히 지켜 쓰던 '만날(맨날)', '너무(정말)', '삐치다(삐지다)', '자장면(짜장면)' 등도, 틀린 말이라고 했던 것들이 어느새 표준어로 인정받아 이젠 딱히 구별해서 쓸 필요가 없어졌다. '예쁘다(이쁘다)', '네가(니가)' 등은 표준어로 추가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라 하고, 개인적으론 '애먼(엄한)', '설렘(설레임)', '바라(바래)' 등도 언젠가 표준어로 추가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다.

 

어느 땐 많은 사람들이 사용한다 해도 어법에 맞지 않으니 틀렸다 하고, 또 어느 땐 어법에 맞지 않아도 사회에서 많이 쓰니 인정해 준다고 하는데, 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 춤을 춰야할지 모르겠다. 맞춤법 검사기에선 '첫사랑'은 붙여 쓰고 '첫 키스'는 띄어 써야 한다고 나오고, 워드에서는 '남자친구'는 붙여 쓰고 '여자 친구'는 띄어 써야 한다고 나온다. 여하튼 개인적인 빡침과 갑갑함은 이쯤만 적기로 하고, 연애사연에 자주 등장하는 '틀린 맞춤법'에 대해 함께 살펴보자.

 

 

1. 아뭏든 / 아무튼

 

'ㅎ'을 붙이지 않아도 되는 자리에 'ㅎ'을 붙이는 사례를 종종 볼 수 있다. 맞춤법에 대한 확신은 없는데 틀리긴 싫을 때, 보통의 경우 '내가 생각한 그것과 다른 모양'으로 쓰면 맞는 경우가 많아 그런 것 같다. '노아두다'대신 '놓아두다'라고 쓰거나 '너어두다'대신 '넣어두다'라고 쓰면 맞는, 뭐 그런 사례 말이다. 그래서 '아무튼'이라고 써야 맞는 걸, '아뭏든'이라고 쓴 것으로 보인다.

 

 

2. 습기 없다, 숯기 없다, 숙기 없다 / 숫기 없다

 

저마다 다른 추측들로 맞춤법을 지키려다 틀리는 경우다. '습기'라는 말을 많이 들었기에 그걸 그대로 가져다 쓴다든지, 아니면 고기 먹을 때 쓰는 '숯'을 떠올려 쓴다든지, 또는 '미숙하다'등의 단어를 알고 있으니 그걸 가져다 '숙기'라고 적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3. 갈아앉다 / 가라앉다 & 갖어다 / 가져다

 

'갈아앉다', '갖어다'라고 쓰는 사람들이 은근히 많다. 때문에 나도 계속 틀린 맞춤법을 접하다 보니, 어느 땐 갑자기 나도 모르게 '갈아앉다', '갖어다'라고 쓴 적도 있었다. 역시나 '잘 모를 땐 그냥 어려워 보이는 단어로 적기'의 기술이 발휘되어 저렇게 적은 것 같다. 비슷한 사례로 '이래라 저래라'를 '일해라 절해라'라고 적거나, '건드리다'를 '건들이다'로 적는 경우도 있다.

 

 

4. 십문하듯이 말하지마 / 심문하듯이 말하지 마

 

이건, '신문'은 분명 아닌 것 같은 상황에서 '십문'이냐 '심문'이냐를 놓고 갈등하다 '십문'이라고 쓴 듯 보인다. 여자친구와 카톡으로 싸우다가, "십문하듯이 말하지마."라고 쓴 까닭에 여자친구가 지적 내상(응?)을 당한 사례가 있다. 여자친구 "뭐?"라고 되물었을 때, "일해라 절해라 하지 말라고."라고 대답하면 그 데미지는 두 배가 된다.

 

 

5. 타에 추정을 불어했지 / 타의 추종을 불허했지

 

맞춤법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은 채, 그저 소리 나는 대로 써서 틀리는 사례다. '사생활침해'를 '사생활치매'라고 쓴다거나 '안 헷갈려.'를 '안 핵갈려'로 쓰는 것, '고리타분한 성격'을 '골이 따분한 성격'으로 쓰는 것과 같다고 보면 되겠다. 그 외에 '에어컨 시래기(실외기)', '티목(팀워크)', '침형타(치명타)' 등이 있다.

 

 

6. 앞만 봐도 모르겠다 / 암만 봐도 모르겠다

 

이 부분은,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그렇게 쓰는 경우도 많기에 좀 신비롭다. '흑인'을 '흙인'으로 쓰는 것에 대해 '흙과 같은 색의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거나, '사내연애'를 '산외연애'라고 쓰는 것에 대해 '외(外)자를 써서 어딘가에서 벗어난 걸 말하나 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발암물질'을 '바람물질'이라고 쓰며 '바람을 타고 전염되는 물질인가보다'라고 생각하는 사례도 있었다. '앞만 봐도 모르겠다' 역시, '앞을 열심히 바라봐도 보이지 않는다'는 뜻으로 이해해 사용하기도 한다.

 

 

7. ~했다만은 / ~했지마는

 

요즘 들어 자주 보게 되는 오류다. 언젠가 미드를 볼 때에도 '~했다만은'이라고 쓴 자막이 나와 놀란 적이 있다. 난 '~했다만은'은 친구나 아랫사람에게 쓰는 걸로 알고 있는데, 사연을 보면 존대를 하다가도 저렇게 쓰는 경우가 있다. "무한님, 제가 먼저 잘못하긴 했다만은 그래도 저만 그런 건 아니거든요."라고 쓰는 것이다. 어디서 시작되어 이렇게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지 궁금한 오류다.  

 

 

8. 않하고 / 안 하고

 

이건 나도 꼬꼬마시절 많이 틀리던 부분이다. 특히 난 '싣다'와 관련해 많이 틀렸었다. '실어다 놓고'라고 써야 할 걸 '싣어다 놓고'라고 쓴다든가, 오히려 틀릴 걸 걱정해 '싣고 간다'라고 써야 할 걸 '실고 간다'라고 쓰기도 했다. 난 이걸 '걷다'의 변화를 참조하는 것으로 교정할 수 있었다. '걷다 / 걸어간다'를 참고해 '싣다 / 실어간다'라고 생각하면 쉽게 해결된다. '않다 / 안 하고'의 경우는, 발음으로 해결하는 것이 가장 쉬울 것 같다. 받침에 'ㅎ'이 들어가면 뒷 말에 영향을 준다. '않다'가 '안타'로 발음되거나 '않지'가 '안치'로 발음되는 것처럼 말이다. '않다고'는 '안타고'로 발음되어 맞지만, '않하고'의 경우는 '안흐하고'로 발음되니, '안 하고'의 경우는 그냥 '안 하고'라고 쓰면 되겠다. 쓰고 보니 설명이 더 어려운 것 같다. 미안하다.

 

 

9. 있다가 / 이따가

 

당연히 전자가 맞는 말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후자가 맞는 경우다.('이따가 무엇을 한다는 의미에서) '먼지털이'나 '재털이'이가 맞는 말일 거라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먼지떨이'와 '재떨이'가 맞다든지, '유도심문'이나 '의례'가 맞을 거라 생각했는데 '유도신문'이나 '으레'가 맞는 말인 경우라고 보면 되겠다. 이 부분은 나 역시 지금도 종종 틀리곤 한다. '되갚음'이 맞는 말을 거라 생각했는데 '대갚음'이 맞다든지, '무릎팍'이 맞는 말일 거라 생각했는데 '무르팍'이 맞는 경우가 있다. '막내동생'도 '막냇동생'이 맞는 말이고, '생사여탈권'도 '생살여탈권'이 맞는 말이라 하니, 이건 그때그때 찾아가며 익히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는 것 같다.

 

 

10. 2틀 / 이틀

 

'하루'를 '1루'라고 쓰거나, '하나'를 '1나'라고 쓰는 경우도 종종 있다. 전에 TV를 보다 보니 "킹크랩 5섯 마리를 무섭게 흡입"이라는 자막이 나오기는 걸 본 적도 있다. '2틀'은 소리 나는 대로 '이틀'로 읽을 수 있다 하더라도 '5섯'은 '오섯'이 되고 마는데, 아마도 자막을 만드는 사람이 '5 마리'라고 쓰면 '오 마리'라고 읽힐까봐, '5섯 마리'라고 쓴 것 같다. 신기한 건, 저렇게 쓰는 실수를 계속 접하다 보니 나 역시 무리 없이 읽힌다는 거다. 고백하자면, 그래서 매뉴얼을 쓰다가 '2틀 후'라고 적은 적도 있다.

 

 

한글날을 맞아 이렇게 몇 가지 사례를 적어두긴 했지만,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나 역시 여전히 사전을 옆에 끼고 있으며, 어느 부분에선 맞춤법을 지키면 아무래도 그 의미가 완전히 다르게 전달되는 부분이 있어 곤란할 때가 있다.

 

내게 사연을 보내실 땐, 맞춤법에 너무 얽매이실 필요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마음으로 적어 내려가는 초고에는 틀린 맞춤법이 가득하기 마련이니, 일단은 마음 가는 대로 이야기를 전부 털어 놓으시길 권한다. 다만 내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맞춤법은 틀려도 괜찮으니 주어는 되도록 꼭 챙겨서 적어 주셨으면 하는 부분이다.

 

"전화를 해서 나갔는데 늦었어요. 그것 때문에 싸우다가 그 말을 했죠."

 

라는 문장을 예로 들면, 사연을 작성하신 분은 저게 무슨 일인지 잘 알고 있기에 저렇게만 적어도 이해가 가능하지만, 난 누가 전화를 한 건지, 누가 늦은 건지, 어떻게 싸움이 시작된 건지, 누가 그 말을 한 건지 등을 알 수가 없다. 물론 문맥을 살피며 유추하면 몇 가지는 알아낼 순 있지만, 그런다 하더라도 어느 부분에선 파악이 불가능하기도 하다. 그러니 '누가'에 해당하는 부분은 제발 잊지 않고 적어주길 부탁드린다. 정말 단순한 문장으로 "제가 전화를 해서 만나기로 했어요. 그런데 그가 늦었어요. 그래서 제가 화를 냈어요."라고 적어도 괜찮으니, 주어는 꼭 챙겨주셨으면 한다.

 

내게는 비밀글로, 또는 공개글로 맞춤법과 오탈자를 지도해 주시는 고마운 분들이 계시다. 이런 날 그 분들에게 따뜻한 쌍화프치노라도 대접해야 하는데, 그럴 수 없음이 죄송하다. 난 맞춤법 지적에 전혀 불쾌하거나 부끄럽지 않으며 오히려 결초보은의 마음을 다져가고 있으니, 마음껏 채찍질을 해주셨으면 한다.

 

불금이다. 금요사연모음을 작성하려고 하다가, 한글날이기도 하고 해서 이렇게 맞춤법 관련 글을 적게 되었다. "I am love you."라고 해도 의미는 다 전달되는 것처럼, 맞춤법 조금 틀려도 마음은 전달 될 수 있으니, 오늘은 보고 싶은 누군가에게 먼저 연락해 보시길 권한다. 자 그럼, 다들 행복한 주말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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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hiavelli2015.10.12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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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어느 무협 커뮤니티에서 '생사여탈권/생살여탈권'을 둘러싼 전쟁이 한 번 있었습니다.
국어원에서 '생살여탈권이 맞다'고 했다며 '생사여탈권은 틀리다'는 주장 때문에 벌어진 일인데요.
오가는 주장과 근거들 속에서 나온 얘기들을 정리해 보면,

1. 국어원에서 정말 '생사여탈권이 틀리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이 있는지 확실치 않습니다.

2. 생살여탈권이 맞다고 하는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살리고 죽이는' 것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죽일 살'을 쓰는 게 적합하다
2) 고문 중 생살여탈권 사용례가 있다

3. 반면 생사여탈권에 문제가 없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1) '사'에도 '죽이다'의 용례가 충분히 있으며, 정말 '살리고 죽이는' 것을 일반적인 한자로만 표현한다면 '활살'이 맞지 않냐
2) '생사여탈권'이 고문에서 나온 예도 충분히 있다
는 것입니다.

솔직히 저는 굳이 생사여탈권을 틀리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하는 쪽입니다. 특히 뒤에 '여탈권'이 붙기 때문에 생과 사를 주고 뺏는 권리라고 보는 게 더 자연스럽지, 살리고 죽이는 건 주고 빼앗는 권리라는 말을 붙이기가 좀 어색하기 때문입니다. 가끔은 국어원의 설명이 와닿지 않을 때도 많네요.

zzz2015.10.12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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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터졌네요 ㅋㅋ

괜찮아 누나야2015.10.12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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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님이 말씀하신 쌍화프치노가 무슨 맛일지 무진장 궁금한 1인. ㅎㅎㅎㅎㅎㅎ 그렇잖아도 점심때 사장님과 이사님과 둘러앉아 식사하면서 그런 이야기가 오갔더랬어요. 얼마전에 기사로도 떴지만 낄끼빠빠(이걸 대번에 맞힌 저는 센스쟁이?--;;) 등 도무지 출처가 불분명한 말들이 난무하고 있다니까요. 줄임말을 쓰더라도 원래 단어나 원래 문장만큼은 정석대로 알고 난 이후에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주고받았죠. 너무 고리타분하고 구닥다리 노인같은 발언이지만, 솔직한 심정이예요.ㅠㅠ 세종대왕님이 무덤에서 통곡하실듯...

덧: 참. 며칠전에 TV뉴스를 보다가 자막으로 동시에 띄워 준 인터뷰 내용 중 '기조'라는 단어를 봤네요. 흘러가는 사회 분위기에 대한 내용이었는데(경제 상황에 대한 내용은 아니었던 듯), 저는 '기저'라고 알고 있는데 뉴스에 너무 당당하게 '기조'라고 나와서 사전까지 찾아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직도 그 내용은 헷갈리네요. 기조인지 기저인지. 어느정도 국어는 배울만큼 배웠다 생각하는데도, 가끔 여전히 이렇게 공부를 해야 하는 걸 보면 역시 한글이 세계에서 가장 배우기 어려운 언어가 아닌가 해요.ㅎㅎㅎㅎ

밍밍콩2015.10.1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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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주는 고작 30분 일찍 출근했을 뿐인데 종일 잠이 와서 죽다 살았네요 ㅠㅠ 그래서 며칠 매뉴얼 못 보고 오늘 몰아쳐서 봤네요
갑자기 웬 맞춤법 특집인가 했더니 한글날 기념이었군요!(쓰고나니 웬/왠도 은근 헷갈리네요 ㅎㅎ) 저도 맞춤법에 꽤나 민감한 편인데, 예전에 소개팅 받은 남성분이 생각이 나네요.
'안녕히 주무새요!' 한 것은 ㅐ와 ㅔ가 가까워서 난 오타였나 했는데... 그걸 시작으로 '밥은 드셔써요?' '제가 ㅇㅇ에 간는데...' '국밥 먹으로 와써요' 이런 식으로 말씀하셔서 만나기도 전에 화들짝 깼었던 기억이...
맞춤법은 고사하고 소리 나는대로 적는것은 좀...ㅠㅠ 일부러 그러신것 같기는 한데 나이가 적은 분도 아니었는데 왜... 왜때문에...ㅠㅠ
아는 지인분은 젓가락질 잘 못하면 마음이 식는다고 하시던데,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맞춤법이나 표기는 좀 잘 해주셨으면... 흑흑

min2015.10.12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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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블로거 중 제가 무한님의 글을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이거예요. 무한님은 바른표현 바른맞춤법 참 중요하게 생각하셔서 읽기도 편하고 내용 전달도 잘 돼요.
무한님처럼 바른표기법을 잘 알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이 일단 신경쓰지말고 마음을 다 써보세요-라고 하니 감동입니다.^^
이건 다른말이지만... 정말 저 무한님 소설 나오길 정말 기다리고 있어요. 소설가로도 꼭 뵈었으면 해요.

엔트로피스트2015.10.12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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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맞춤법이나 문법을 혐오하는 편이라 이 문제에 민감합니다. ㅋㅋ

대학 신입생 시절, 제가 따르던 선배님이 전봇대에 '삭월세'라고 적힌 전단지를 보고

'사글세로 바뀐게 언젠데 국어도 모르고.. 무식하기는' 라고 비웃으시더군요. 그 모습이

충격으로 다가왔던게 시작이었던 것 같습니다.

삭월세로 배워서 오랜세월 삭월세로 써오신 분이, 국어학자 몇몇이 자기들끼리 상의해서 바꾼

맞춤법 때문에 문법 틀리는 무식한 사람으로 매도당하는게 화가났었습니다.

그 이후로 좀 극단적일 만큼 맞춤법에 혐오감을 가졌었지요.

특히 지나가다가 '세종대왕님께서 저승에서 울고계시겠다'는 답글 같은것에 자주 울컥해서

일부러 상관없는 글에도 시비걸고 싸웠는데,

참고로 한글이 만들어 졌을 당시엔 한국어 맞춤법은 존재하지도 않았고, (세종대왕께선 한글맞춤

법을 전혀 모르십니다)

갑오개혁 이전엔 공식국어도 아니었을 뿐 더러

1910년 전후해서 (수많은 학자들의 노력과) 국어문법(조선어문법)을 만들기 전까지는

어떻게 써도 다 올바른 표현이었습니다. 시냇물이라고 쓰던 시냄물이라고 쓰던 시내물이라고

쓰던 어떤것도 틀리지 않았다는 의미죠. 근데 왜 갑자기 뜬금없이 세종대왕님을 들먹이는건지..

두번째로는 "한국인의 95%가 틀리는 맞춤법" 따위도 싫어합니다. 한국인의 95%가 그리 쓰면

사회성을 따라 그것을 표준어로 받아들여야 정상인데, 5%의 갑질도 아니고 너네 다 틀렸음.

너희는 다 잘못 쓰고 있는 거임. 하면서 대부분의 사람이 잘 안쓰던가 모르는 표현을 쓰라고

강요하는 것 같아서 반발심이 생기기까지 하더군요.

아우. 맞춤법 이야기만 나오면 흥분해서 헛소리를 지껄이게 됩니다. 숨 좀 고르고.. 후우.

물론 공식적으로 표준이 되는 언어체계를 구비하고 권장하는 것은 언어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의미의 애매모호함이나 전이/전도를 줄일 수 있는 훌륭한 방법입니다만, 그것을 강요하

거나 틀린사람을 비웃는 것은 잘못 된 행동이겠지요.

엔트로피스트2015.10.12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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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분해서 키보드를 마구 두드렸는데, ㅋㅋㅋ

저는 전공자도 아니고 깊게 공부한 편도 아니라 깊은 뜻이 있는

줄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외국어를 전공한 사람으로서 우리나라의 외래어 표기법만

봐도 너무 엉성하고 잘못 된 부분이 많은데, 일명 '문법 나치' 같은

사람들의 언행을 보면 그런 것들을 고치려는 태도보다는, 현재의

문법을 잘 모른다는 이유로 심하게 비방하는것이 너무 답답하군요.

greenjs2015.10.13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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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맞춤법을 말할때 세종대왕님을 언급하는것은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세종대왕님께서는 가여운 백성을 위해 문자(한글)를 만드신거지, 받아쓰기 시험에 쓰라고 한글을 만든게 아니시잖아요.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올바르게 맞춤법을 사용하려는 노력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그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어요 저는 ㅎㅎㅎ

인뭐2015.10.2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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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학자들 사이에도 문법을 규칙으로 정해서 지키자는 쪽과 문법은 사람들의 언어습관을 반영해야 한다는 쪽이 대립한다고 배웠었습니다. (10년 전에 대학교에서요…-_-;;;)
언어학자들은 대개 후자를 지지한다고 합니다. 물론 말씀하신 것처럼 표준어를 정하고 사용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지만, 어떤 사람들이 지극히 학문적인 이유로 정한 규칙을 전국민이 따를 의무도 없겠죠. 그 학문적인 이유도 살펴보면 깔끔하지도 않고 예외도 너무 많고 사장되지 않은 옛 규칙도 너무 많아서 엉망진창…

공적인 자리에서의 언어 사용이 아닌 이상, 개인간 소통에서는 맞춤법에 너무 민감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그런데 안타까운 사례가 없는 것도 아닌 것이 예를 들면,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엔 '어름'이라고 쓰시는 분이 정말 많은데 손자 손녀 뻘이 보면 '얼음'이라고 유추해내기가 너무 어렵다는 거…

새우튀김2015.10.1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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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해라 절해라는 진짜 ㅋㅋㅋㅋㅋㅋ

무한님팬2015.10.13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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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틀 이런것좀 안썼으면 좋겠어요
진짜 발암물질임ㅋㅋㅋㅋ

스윗독자 (구싱가)2015.10.13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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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한글처럼 다양한 뜻과 발음을 표기할 수 있는 언어는 없는 것 같습니다. 외국 나오면 애국자가 된다더니 정말 매번 혼자 감탄하고 자랑스러워지는 우리 글입니다! 무한님 덕분에 우리말 공부까지 하고 갑니다. 감사해요! 한글날 연휴도 잘 보내셨기를! :)

P.S. 사실 맞춤법은 어느 정도 맞춰서 쓴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띄어쓰기에는 여전히 자신이 없네요. T-T 게다가 타지 생활 핑계로 한국어로 자주 쓰지 않는 단어들이 생각나지 않는 현상이 종종 발생해서 (이건 치매인가?!)...'낚시'라는 말이 생각나지 않아서 계속 '생선잡이' 라고 하질 않나 아오...T-T

소피2015.10.15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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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무한님!
혹시 저 같는 외국인들에게 추천 할만한 국어 도서는 없을까요?
읽기 쓰기 듣기 말하기 모두 어깨 너머로 배워서 엉망이거든요 ㅠㅠ
위에 글 보니 너무 잘 정리 해주셔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여쭈어본거에요 ^^

감사합니다!

응?2015.10.15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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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로 외국인이세요? 이미 잘 쓰고계신데요 뭘..

AtoZ2015.10.16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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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소피님!
따로 공부할 생각은 상상도 못하고 있다가, 소피님의 댓글을 보고 자극받아서 책을 한 권 사 봤어요.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이라는 책인데, 일반적으로 많이 틀리는 어휘들을 설명과 함께 사전식으로 나열해놓은 책이예요. 저는 이왕 사는 거 두꺼운 책으로 샀더니 잘 쓰이지 않는 표현들도 많이 보이고 지나치게 방대한 감이 없지 않지만 한국어 맞춤법에 대해서 위 글 같은 정리를 원하신다면 괜찮은 책인 것 같아요. 한국어 인증시험 관련해서 맞춤법 책이 많이 나와있네요. 제가 권해드린 책이 지나치게 두껍다면, 초등학생용을 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소피2015.10.21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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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외국인 맞습니다 ^-^
응?님 칭찬 감사해요~

소피2015.10.21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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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oZ님이 무한님 맞으시죠??
저두 무한님 처럼 올바른 우리말 쓰고싶어서
그냥 혹시나~~ 한 마음으로 댓글 남겼는데
답 해주셨네요!!! 야호~~~
감사해요!!!

음...
전 국어 수업이나 교실에서 수업을 정식으로 받은 적이 없어서
아마 '달인의 띄어쓰기, 맞춤법'이 조금 어려울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흠 초등학교 교과서라... 재외국민 도서들이랑 다른건가요?
걔네들 집에 있긴 한데 먼가...
입맛에 맞는 도서들은 아니에요 ㅠ

목표가 있다면 올바르게 쓰는것 뿐만 아니라 그 뒤 이유들도 알고 싶어요 ^^
글구 애인분이 맞춤법 고쳐주는것에서 졸업할겸?

AtoZ2015.10.21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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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 아니예요. 저는 독자입니다 ㅋㅋㅋ 무한님이 아니지만 관심이 가서 댓글을 달았어요. 깜짝 놀랐네요. 실망시켜드려서 죄송해요~~

그리고 초등학생용 교과서가 아니라 초등학생 대상으로 나온 맞춤법 책을 말씀드린 거였어요.

소피2015.10.22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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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웬지 구하기 어려울듯

스트로베리2015.10.16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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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 틀린 맞춤법 중 웃긴 부분이 있어서 피식하딘가 쌍화프라푸치노에서 터졌어요ㅋㅋㅋㅋ

아메리칸2015.10.19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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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문 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이따가는 저도 몰랐어요~ 당연 있다가 인줄 알았는데.
한국어는 어려워요 ㅠㅠ

인뭐2015.10.20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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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단감에서 빵터졌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무한님!!

블루베리2015.11.10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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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해라 절해라 하지마"에서 빵터졌네요ㅋㅋㅋㅋㅋㅋ 맞춤법 틀린 일화는 언제봐도 웃겨요ㅎㅎ 영어 철자 틀리는 거엔 민감하면서 우리말 맞춤법 틀리는 거엔 둔감한 사람들이 많더라구요. ㅜㅜ

Anonymous2016.01.02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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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ㅋㅋ 지나치게 창의적이다..ㅋㅋ 다들 씽크빅 하셨나

2016.02.23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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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은 아니지만 1st를 원스트라고 읽거나(그럼 2nd는 툰드냐며..)
수학기호 log를 10그램이라고 읽는것도 봤네요..
Snl 스늘..ㅋㅋ

2016.02.23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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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은 아니지만 1st를 원스트라고 읽거나(그럼 2nd는 툰드냐며..)
수학기호 log를 10그램이라고 읽는것도 봤네요..
Snl 스늘..ㅋㅋ

이름또는닉네임2016.05.3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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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를 연예라고 쓰는 사람도 은근 많더라고요. 둘 다 있는 말이긴 하지만, 뜻은 전혀 다른데 말이죠.
연애: [명사] 남녀가 서로 그리워하고 사랑함.
연예: [명사] 대중 앞에서 음악, 무용, 만담, 마술, 쇼 따위를 공연함. 또는 그런 재주.

배고픈 아이2016.08.17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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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의 이야기를 읽어서 붙여봅니다. 소리 나는 대로 적고 적으면 동음이의어가 얼마나 많아질까요.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얼마나 좁혀지게 될까요. 이때에 우리는 우리 말임에도 불구하고 단어를 구별하기 위해 외국어를 사용해야 할 것입니다. 있다(later), 있다(be)라는 식으로요. 덧붙여 언어는 규칙이고 어느 나라에서나 맞춤법을 잘 모르는 사람은 안 좋게 인식하기 마련입니다. 모두가 약속한 규칙을 무시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초적으로 알려주는 것인데 모르기 때문입니다.
저는 맞춤법을 틀리는 것을 볼 때마다 세종대왕님이 생각납니다. 직접 맞춤법을 만드셨기 때문이 아니라, 한글이라는 도구를 창제하셨기 때문입니다. 그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말이 달라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창제하셨습니다. 한자를 쓰다 보니 이렇게 읽는 사람이 있고 저렇게 읽는 사람이 있어, 이것을 통일하고자 한 것이 한글입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맞춤법은 세종대왕님의 그 뜻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너와 내가 쓰는 단어에 다름이 없어 뜻이 통하도록 하는 거죠.
마지막으로 맞춤법에 무관심해질수록 우리는 한글을 스스로 망가뜨리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아름답다고 찬사 받는 프랑스어는 후천적으로 프랑스의 문학가들에 의해 다듬어진 단어입니다.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매번 사전을 새로 편찬하며 뜻이나 단어를 추가하고 다듬어가는 일들은 결코 세종대왕님의 얼을 해치지 않습니다. 물론 사전을 편찬하는 사람들과의 대립은 계속해서 존재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단어가 정비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에휴 맞춤법을 왜 틀릴까2016.10.0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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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의 노멀로그님 글 읽다가 공감가는 글이 굉장히 많았는데 댓글 쓰고싶게 만드는 글은 또 처음이네요.
저는 장기간 솔로 기간을 정리하고 최근에 어떤 남성분을 소개받았는데 센스없고 재미없는 거, 퇴근 시간이나 점심 시간을 말해줬는데도 계속 물어본다던지, 운동 가는 시간을 말했는데 깜빡하는 정도가 너무 심해서 도대체 내 말을 듣고 있는건지, 무슨 생각을 하면서 대화를 하는건지.. 내가 계속 같은 말을 반복하게 하는 점ㅠㅠ.. 같이 싫은 점이 정말정말 많았지만 노력도 많이 하는 거같고 잘 챙겨주고 다정하고 괜찮은 사람이라 생각해서 '그래, 사람은 만나는 봐야 아는 거야' 하고 몇 번 만났었거든요 근데 이게 무슨일인지 맞춤법을 너무 틀리시더라구요
제가 참 남한테 맞춤법가지고 이래라저래라 할 처지는 아니지만 맞춤법 틀리는 남자를 직접 겪어보니 정말 미칠 거같더라구요ㅠㅠ 위에 쓰인 예시보다 정말 예상외의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그러는데 호감은 커녕 이제 극혐이 되버렸어요.. ㅠㅠ
처음에 소개받았을 때부터 맞춤법이 틀려서 에이 설마.. 했는데 이렇게까지인 줄은 생각도 못했어요..
예를 들면 1. 나이가 어특게되세요? 2. 점신땐 몃시세요? 몃시에 볼까요? 몃시에 만날까요? 몃시 퇴근하세요? 몃번 출구요? 3. 잠은 줌 잘잤어요? 모줌 먹었어요? 모줌 드세요 (처음엔 정말 좀 --> 줌 단순 오타인 줄 알았는데 아니였어요..) 4. 사람 이렇케 많은거 간만의 봐요 5. 오 좋쳐 6. 부폐 (뷔페.. 하ㅜㅜ) 7. 날씨만 갠찮으면 **님 갠찮으면 8. 뿌셔 먹어요 9. 영화 볼께 없네요

이 거말고도 엄청 많았던 거같은데.. 다 기억나진 않네요, 친구들한테 말해주면 정말 웃고 난리나고 컬투쇼보내야된다고 그러던데 당사자인 저는 정말 혼란스럽고 짜증나고 이 복잡한 심정을 어찌해야하는지 답답했어요 물론 맞춤법가지고만 호감이 떨어진 건 아니지만 기여는 했다고 할 수 있겠네요 ㅠㅠ
심지어 맞춤법 틀린 거 얘기까지 했는데도 핸드폰 렉때문이라고 변명만 하고.. 물론 무안했으니까 그럴 수도 있었겠지만 제가 듣기에는 그냥 변명에, 정말 호감있었으면 하나하나 꼼꼼히 신중하게 보내지않았을까.. 하는 게 제 생각이예요
에휴 노멀로그님 글에 댓글이라도 다니 속이 시원해지는 기분이네요..

ps.남성분들, 여성분들 호감있는 이성에게 메시지 보낼 때 아 이 맞춤법이 맞나? 싶은 거는 꼭 확인하시고 보내시길 바랍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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