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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5)

10년째 짝사랑하던 그녀와 연락중인데요.

by 무한 2015. 12. 23.

어제 매뉴얼 배웅글을 통해 '친목'과 '댓글'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드렸습니다. 그런데 그건 좀 '그래주셨으면'하는 제 바람을 이야기 한 것일 뿐, 그 외에 그것에 대한 아무런 감정이나 생각이 없다는 걸 밝혀드리고 싶습니다.

 

아시다시피 전 여린마음동호회 회장입니다. 그래서 저 역시 호감을 가지고 있던 누군가가 저를 대상으로 하는 듯한 뜨끔한 이야기를 하면 급격하게 시무룩해지곤 합니다. 여린마음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그냥 어느 지인이 자신의 SNS 프로필에 적어 놓은 글귀를 보고도

 

'흠…. 나 들으라고 하는 얘긴가? 나랑은 별 관련이 없는 말이지만 그래도 혹시….'

 

하며 상대와의 관계를 돌이켜보거나 그 글귀에 저를 대입해보곤 합니다. 그러다 뭔가 맞아떨어지는 것 같으면 상대가 속으론 나를 저렇게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를 해보기도 하고 말입니다.

 

그래서 좀 걱정이 됩니다. 어제 배웅글에서 한 말을 저는 사실 큰 염려나 걱정 없이 짧게 적어둔 것이었는데, 독자 분들 중 몇몇 분에겐 그게 좀 큰 의미로 다가갈 수 있으니 말입니다. 저만 하더라도 제가 애정을 가지고 들르는 블로그에서, 블로거가 저를 지적하거나 또는 저까지도 해당되는 부분을 지적하면 금방 위축되거나 시무룩해질 것 같습니다. 이제 더 가까워지기는 힘든 어떤 벽이 형성된 것 같은 느낌도 들 것 같고, 앞으로 제가 뭘 하든 상대의 눈치를 봐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할 것 같습니다.

 

위와 같은 생각을 하시거나 저런 느낌을 가지시진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렇게 글을 적습니다. 저는 그저 며칠 전 TV를 새로 사서 기분이 좋은 상태입니다. 집에 TV를 보는 사람이 없는 까닭에 이전 TV를 한 10년쯤 썼는데, 이번에 바꾸고 나니 채널버튼이 정직하게 작동하며 자막도 안 잘리고 참 좋습니다. 전에는 채널버튼을 누르면 전원이 꺼지거나 볼륨이 커지는 등의 일이 벌어져 아주 세밀하게 컨트롤해야 했는데 말입니다. 여하튼 '댓글'이나 '친목'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이 TV에 만족하며 행복해하고 있으니, 혹 제가 울퉁불퉁한 마음을 한 채 있을까봐 걱정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그러지 마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자 그럼, 매뉴얼 출발하겠습니다.

 

 

1. 내 의미부여가 상대에겐 부담으로 치환될 수도….

 

창규씨의 사연은 한 편의 영화 같습니다. 풋풋하던 학창시절부터 키워온 상대를 향한 마음, 그리고 멀리 떨어져서도 상대를 그리워하던 시간들, 또 다시 만났을 때 술의 힘을 빌려서라도 한 고백, 뭐 그런 것들이 창규씨의 짝사랑을 그 누구의 짝사랑보다도 순수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 그런 창규씨의 짝사랑에 저는 관심도 없고 흥미도 없습니다. 아니, 저 뿐만 아니라 창규씨 짝사랑의 상대 역시 창규씨의 그런 영화 같은 이야기에 관심이 없을 수 있습니다. 충격적이지 않습니까? 남들에게 털어 놓으면

 

"넌 진짜 이 시대 마지막 로맨티스트 같다."

"그렇게 오래 품어온 짝사랑이 꼭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다."

"잘 해봐라. 네가 간직해 온 마음을 상대에게 말하면 상대도 감동할 거다."

 

라는 대답이 돌아올 수 있는 이야기인데, 그것에 대해 저나 창규씨의 짝사랑 상대는 관심이나 흥미가 없을 수 있다는 게 말입니다.

 

창규씨의 그 마음을 폄하하려는 게 아닙니다. 상대는 아무리 손을 뻗어도 가까워지지 않는 북극성 같은 존재가 아니라 그냥 하나의 사람일 뿐인데, 창규씨는 여전히 상대를 북극성 같은 존재로 둔 채 숭배하려는 문제가 있어서 하는 얘깁니다.

 

창규씨가 제게 당부한 이야기를 잠시 보겠습니다.

 

"그저 한순간 지나가는 첫사랑이라 하기엔 **이가 제게 갖는 의미는 훨씬 크니, 가볍게 생각하지 마시고 진지하게 답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게 바로 그 '의미'에 대한 부분입니다. 그건 그렇게 크게 가져달라고 상대가 부탁한 것도 아니고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닙니다. 창규씨가 스스로 그렇게 크게 만든 겁니다. 때문에 상대를 포함한 그 누구도 거기에 보답을 해줄 수 없으며 할 의무도 없습니다. 남들이야 창규씨의 이야기가 영화나 소설에 나오는 이야기 같으니 창규씨가 그 마음을 털어 놓으면 아름답다는 얘기를 해줄지 모르지만, -우리끼리니까 하는 얘깁니다만-사실 자신들의 주말약속보다도 그 이야기에 신경을 쓰지 않을 겁니다.

 

전 창규씨가 그 '현실에 뿌리내리지 못한 의미부여'를 먼저 좀 내려놨으면 합니다. 정확히 따져보자면, 창규씨는 그녀에 대해 '내가 처음으로 짝사랑했던 아이'라고 의미부여한 것을 제외하곤 제대로 대화를 나누거나 연락하며 지낸 적도 없지 않습니까? 이게 현재 창규씨가

 

"그렇게 좋아하면서도 왜 그땐 연락 한 번 할 생각 못 했는지…. 만약 지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녀에게 연락도 하고, 또 누구 눈치 볼 것 없이 능동적으로 친해지고 싶네요."

 

라는 이야기를 하는 거라면 문제가 되질 않습니다. 하지만 창규씨의 마음은

 

- 10년 간 내가 그토록 그리던 그녀. 10년 동안 계속 떠오르며 더욱 간절했던 그녀. 지금 난 기적적으로 그녀와 연락이 닿아 드디어 다시 보게 되었는데….

 

라는 식으로 비장하지 않았습니까? 이래버리면 앞으로 상대에게 부담 줄 일들이 예약되어 있는 것이며, 운이 좋아 사귄다고 해도 창규씨가 알아서 '을'의 자리만 찾아 헌신하다 불만을 품게 되거나, 그간 기다려온 것에 대한 보상을 받으려 하다 둘 다 괴로워 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 현재 창규씨가 '스타 - 팬클럽'처럼 형성해가고 있는 관계를 동등한 '사람 - 사람'으로 먼저 만들길 권하고 싶습니다.

 

 

2. 이미 한 번 저질러버린 실수.

 

10년 만에 상대와 연락이 되었으면, 반갑다고 인사 나누며 어떻게 살아왔는지, 요즘 어떻게 살고 있는지 등을 물으면 됩니다. 그러면서 대화 중 등장한 소재가 있으면 나중에 그 소재를 이용해 자연스레 대화해도 되고, 위로나 격려가 필요할 땐 그때그때 적절히 보듬어 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다시 연락이 닿은 그 순간부터 창규씨는 그저 들뜨지 않았습니까? 그러다가

 

ⓐ 계속 '뭐해?'라는 질문으로 상대에게 말 걸기.

ⓑ 얼른 친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날 약속 잡기.

ⓒ 하지만 상대가 좀 거리를 두자 절망하기.

ⓓ 고백이라도 하고 끝내야겠다며 취중에 고백하기.

 

라는 과정을 밟고 말았습니다. 저런 일들을 벌이던 중 창규씨가 했던 생각 하나를 살펴보겠습니다.

 

"그녀와의 첫 만남에선, 제가 생각했던 '동창이 옛 추억을 떠올리며 잠깐 밥이나 먹는' 데이트보다 훨씬 제 입장에선 건진 게 많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둘이 무슨 배낚시 간 것도 아닌데 '건진 게 많았다'는 생각 같은 걸 하면 안 되는 겁니다. 이건 제가 지난 주 매뉴얼에서도 한 얘긴데, 요즘말로 말하자면 저건 '동창 버프'를 받은 것에 불과합니다. 10년 만에 만난 자리에서

 

"넌 메뉴선택을 이렇게 밖에 못 하니?"

"그래, 앞으로 연락 정도만 하고 지내자."

"나 드라마 보러 들어가야겠다. 그만 일어나자."

 

라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밥 먹고, 거리도 좀 걷고, 나중에 뭘 또 같이 하자고 말하며 인사하고 돌아서는 건 크게 특별할 것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런 세세한 것들에까지 의미를 부여한 창규씨는 기대를 걸고 말았고, 같이 하기로 한 약속이 틀어지자 기대만큼이나 큰 실망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불행 중 다행으로, 창규씨가 울며 한 고백이 상대의 마음에 가 닿기는 했습니다. 이제 더는 가망이 없다고 생각한 나머지 창규씨가 취중 고백하다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울었는데, 다 큰 남자가 흘리는 그 눈물이 상대 마음의 벽을 어느 정도 허물게 된 겁니다. 그래서 창규씨도 고백 이후 오히려 더 다정해진 상대에

 

'어? 분명 여기서 끝인 줄 알았는데 이거 왜 전보다 훨씬 사이가 괜찮아진 거지?'

 

하며 어리둥절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상황이 이렇게 긍정적으로 흐르는 듯하자, 창규씨는 또 의미부여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연락을 할 때 **이가 커플 이모티콘을 쓰기도 하거든요? 카톡 보면 남자 캐릭터와 여자 캐릭터가 함께 등장하는 그 이모티콘 있잖아요. **이가 그걸 쓰는 걸 보곤 심장이 멎는 줄 알았습니다. 제가 남자 캐릭터를 썼는데 **이가 둘 다 나오는 커플 이모티콘을 쓸 때는 정말….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긍정적인 건 확실하다 생각해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행복지수가 상당히 올라가 있습니다."

 

창규씨의 그런 생각과 행동을 전문용어로는 '김칫국 드링킹'이라고 합니다. 이미 많은 선배대원들이 시원하게 김칫국부터 들이켰다가 울며 돌아간 사례가 많으니, 김칫국부터 벌컥벌컥 들이키는 건 자제하시길 권합니다. 의미를 찾으려 하거나 부여하려 하지 마시고, 그냥 대화를 하면 됩니다. 자꾸 더 훗날의 일을 확인 받으려 하거나, 많은 약속을 잡으려 하거나 하지 마시고, 친구랑 대화할 때처럼 그렇게 대화하시길 바랍니다.

 

 

3. 그럼 가능성이 있다는 얘긴가요?

 

솔직히 말해도 되겠습니까? 창규씨가 궁금해 하시는 '잘 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왜 낮은지 아십니까? 창규씨는 '칭찬 받으려는 어린아이' 또는 '엄마에게 미주알고주알 다 이야기 하는 어린아이'와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고, 반면 상대는 그걸 지혜롭게 -또는 기분 나쁘지 않게- 끊을 줄 알기 때문입니다.

 

이거, 두 사람의 카톡대화만 봐도 금방 파악할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의 대화가 언제 길고 언제 짧았는지를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두 사람의 대화가 길 때]

- 창규씨가 상대의 일과나 생활을 물으며 대화할 때.

 

[두 사람의 대화가 짧을 때]

- 창규씨가 혼자 사진 막 보내거나 자기 얘기만 늘어놓을 때.

 

창규씨 혹시, 창규씨의 대인관계 대부분이 연상의 누나나 아주머니, 혹은 어머니 아니십니까? 창규씨의 대화패턴을 보면 앞서 말했듯 누구에게 칭찬 받으려 하거나 누군가의 리드에 의해 하나하나 다 이야기 하는 형태입니다. 이런 식이라면 그 그룹의 사람들은

 

"너처럼 괜찮은 남자한테 왜 여자친구가 없을까? 정말 순수하고 착한데."

 

라는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만, 그걸 다 이해하며 받아줘야 할 입장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그런 대화가 그냥 귀찮거나 피하고 싶은 대화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창규씨가 최근 상대와 나눴던 대화가, 어떻게 왜 끝났는지 보시기 바랍니다. 흔치 않은 정보가 들어간 까닭에 내용은 각색하겠습니다.

 

(서로의 휴일계획에 대한 이야기 후)

창규 - <사진>

창규 - <사진>

창규 - <사진>

창규 - <사진>

상대 - 너 자꾸 이럴래! 부럽게!

창규 - 자랑 좀 하려고 ㅋㅋ

창규 - 진짜 저기 갔을 때 텐트 가져간 게 최고의 선택이었어.

창규 - 텐트 없었으면 잘 곳도 못 찾았을 거야.

창규 - 밤에 자려고 누면 별이 한가득!! ㅎㅎㅎ

상대 - ㅋㅋㅋ 그렇겠지. 난 이제 잠 좀 자면서 피로 풀어야겠당~

창규 - 그래 푹 늦게까지 자고 일어나~

 

정말 냉정하게 바라봐야 합니다.

 

"좋았겠네! 부럽다. 배터리가 없어서 나중에 연락할게."

"그래 엄청 춥겠구만 ㅎㅎㅎ 난 얼른 나갈 준비해야지. 너도 따듯하게 보내고~"

 

위의 멘트들은 정말 흥미로워서 하는 리액션이 아닙니다. 저건 그냥 상대가 착하기 때문에, '읽씹' 대신 선택한 예의 바른 '맺음말' 이라고 보는 게 더 옳습니다.

 

더불어 창규씨의 대화패턴엔

 

- 상대의 말을 그냥 대충 넘긴 후 다시 내 얘기를 하는 것.

 

이라는 문제도 있습니다. 바쁘다고 하면 왜 바쁜지를 좀 묻고, 약속이 있어서 가는 중이라고 하면 무슨 약속인지도 좀 물으면 되는데, 창규씨는 그 말을 다 대충 넘기곤 '너무 바쁘게 지내는 것 같네. 아 그리고 나는 이번에….'라는 식의 말을 해버립니다.

 

[여기서 잠깐! 제가 저런 권유를 하면 "저는 저렇게 물어보면 싫을 것 같은데요. 꼬치꼬치 묻는 것 같아서요."라는 이야기를 하실 여성 독자 분들이 계실 수도 있는데, 제가 이런 권유를 할 때에는 그래도 될 만한 상황이라고 생각하기에 권하는 것이라는 걸 밝힙니다. 어떠한 경우에든 저렇게 물어서 대화를 이어나가라는 얘기가 아니라, 이 사연 주인공의 경우엔 충분히 그래도 될 거라 생각하기에 이렇게 얘기하는 거라는 걸 좀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간 단순히 '전 저러면 싫을 것 같은데요'라고 하시는 분들이 종종 계셔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저는 사실 차라리 상대가, 뭔가 대화가 지루하게 흘러갈 땐 지루하다는 티를 좀 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창규씨도 자신이 뭔가 잘못하고 있다는 걸 깨닫곤 수정할 텐데, 안타깝게도 상대는 그런 순간에 전혀 '안 그런 척'하면서 다른 핑계로 대화를 끝내버립니다. 그래서 창규씨는 실제로 현재 상황이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아무 것도 모른 채 김칫국을 마시며 행복지수가 올라가 있다느니 하는 이야기를 하고 마는 것입니다. 이러다 고백해서 거절당하고 나면, 창규씨는 또

 

"분명 커플 이모티콘까지 써가면서 분위기를 좋았는데 왜 이렇게 된 거죠? 진짜 알다가도 모르겠네요."

 

하며 어리둥절하게 될 것이고 말입니다.

 

 

정리하겠습니다. 상대를 그냥 현재의 상대로 보고 대해야 합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만들어 온 상상의 옷을 상대에게 입힐 생각만 하지 마시고, 현재의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가 보시길 바랍니다. 그런 과정 없이 얼마쯤 호의와 친절을 베풀다가 고백할 생각하시면, '알아갈 기회'를 자신의 발로 차버린 것과 같아 나중에 분명 후회할 것입니다.

 

그리고 대화를 할 때에는, 친구와 노래방에 왔다고 생각하며 한 곡씩 번갈아가며 부르듯 대화해야 합니다. 지금처럼 어른들과 노래방에 와서 어른들이 노래 잘한다고 칭찬하니 신나서 메들리 부르듯 혼자 그렇게 다 해버리면 안 됩니다. 사진 여러 장 보내 채팅창 도배해 놓곤, 거기에 상대가 예의상 대꾸해주니, 또 신나서 길게 설명하고 있으면 곤란합니다.

 

아! 위에서 가장 중요한 걸 얘기 안 했는데, 창규씨 차곡차곡 열심히 살아왔으며 현재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할 만한 걸 이뤄가고 있는 사람입니다. 자부심을 가져도 됩니다. 잘난 척을 하라는 게 아니라, 여전히 중학교 몇 학년 학생인 듯 굴 필요 없다는 얘깁니다. 칭찬 받으려, 귀여움 받으려 비비지 않아도 됩니다. 상대를 여전히 '여신' 쯤으로 설정해둔 채 창규씨는 아직도 그녀를 짝사랑하는 같은 반 학생처럼 행동하지 마시고, 지금의 창규씨 모습으로 상대를 대하시길 권합니다. 그게 어렵다면 차라리 상대를 창규씨 후배라고 생각하시길 권합니다. 그러면 최소한 상대에게 기대하고 확인 받으려 하고 기대려 하는 모습에서 좀 자유로워 질 수 있을 테니 말입니다. 자 그럼, 행운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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