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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중)/순위로살펴보는연애

썸만 길게 타다 결국 흐지부지 되는 이유 BEST5

by 무한 2016. 9. 2.

썸과 관련된 사연 중엔

 

“분명 그린라이트 인 것 같은데, 왜 상대는 제게 사귀자는 말을 하지 않을까요?(또는, 상대는 왜 저랑 사귀지 않을까요?)”

 

라고 묻는 사연이 절반을 넘게 차지한다. 사연 속 사정은 물론 다 다르지만 크게 보자면 다섯 가지 유형으로 묶을 수 있는데, 오늘은 이걸 좀 소개할까 한다. 사연을 보내기 전 자신의 이야기가 아래 유형 중 하나에 속하는 게 아닌지를 먼저 자가점검 하시길 바라며, 레드라이트를 그린라이트로 잘못 보는 적녹색맹(응?) 유형에 대해선 제외했다는 것을 밝힌다. 자, 출발해 보자.

 

 

1. 남자는 소심하고, 여자는 기대만 하는 유형.

 

둘 다 수동적인 태도로 아무 것도 하지 않다가, 그것에 대해 두곤

 

‘상대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걸 보니, 내게 마음이 없나보네.’

 

하며 상처 받고 끝나는 케이스다. 처음으로 연락하게 된 날에만 바짝 수다를 떨곤, 그 다음 날부터 곧바로

 

‘아침에, 잘 자고 일어난 거냐는 카톡 하나는 보내줄 수 있는 걸 텐데….’

 

하며 실망을 하기 시작한다. 월요일에 연락해선 금요일 저녁에 만나기로 해놓고는, 금요일까지 서로 연락만 기다릴 뿐 절대 먼저 말을 걸지 않는 경우도 있다.

 

둘 다 우유부단할 경우엔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 만나기로 했던 금요일 오후 쯤에에 연락해선,

 

여자 – 우리 오늘 보는 거 맞나요?

남자 – 아, 네. 맞아요.

남자 – 오늘 시간 괜찮으세요? 어디서 볼까요?

여자 - (속으로) ‘생각도 안 해놓고 있었네….’

 

라며 헤매는 일이 벌어지기 마련인데, 이게 또 막상 만나면 나쁘진 않기 때문에 잘 만나고 들어와선 다시 연락두절이 된다.

 

저런 걸 일이 주에 한 번씩 거듭하면 한 달이 후딱 지나간다. 저게 내 친구들의 일이라면, 난

 

“야, 니들 하지 마. 하지 말고, 그냥 가. 가 인마. 가. 아 답답해. 니들 그냥 따로 놀아.”

 

라는 이야기를 해줬겠지만, 이런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이 없으니 한두 달 저렇게 보내다 흐지부지 되는 경우가 많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분이 남자라면 박력 있게 좀 리드하기를, 여자라면 기대는 내려놓고 일단 ‘되는 방향’으로 이끌어 보시기를 권하고 싶다.

 

 

2. 연애도 그냥 딱 이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며 하고 싶은 유형.

 

둘 중 한 사람이, 연애를 생활의 기반이 아니라 아주 작은 부분인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다. 보통 ‘연애’라고 하면 ‘우리’가 되어 사는 것이라고들 생각하며 그게 상식으로 여겨지는데, 전혀 ‘우리’가 될 생각이 없는 사람들이 있다. 자주 가는 커피숍 알바와 친해지려는 것 정도로만, 상대와 친해지려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연애를 시작할 경우 연애에 70%, 내 생활에 30%를 할애하기 마련인데, 이 유형에 속하는 사람들은 연애에 20%, 내 생활에 80% 정도를 할애한다. 특히 서른 넘은 남성대원들에게서 이 문제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그들은 삼십대에 들어서는 걸 기점으로 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연애에 할애하는 비중을 줄이곤 한다.

 

골프 치러 가거나 야구 하러는 가면서, 또 지역 모임에 친구 모임에 회사 모임에 동호회 모임까지 가면서 썸녀에게는 자기가 뭘 하러 갔다는 이야기 정도만 흘린다. 분명 일부러 그러는 것 아니고 나쁜 사람이라 그러는 것도 아닌데, 열심히 카톡으로만 이야기를 할 뿐 두 사람이 만날 약속을 잡는 것은 먼 이야기로 두는 것이다. 때문에 여자 입장에선 혼란스러움과 답답함을 느끼게 되고, 그러다 결국

 

“우린 무슨 관계죠?”

 

라는 질문을 하고 만다.

 

저 질문을 통해 상대가 자신이 너무 둔감했다는 걸 느끼곤 얼른 고백하면 나 역시 참 편할 텐데, 안타깝게도 따지는 듯한 저런 질문에 ‘앞으로 사귀게 되면 날 계속 추궁할지도 몰라. 내가 야구 가면 서운하다고 할지도 몰라’하며 겁을 먹곤 밀어내는 경우가 많다. 이렇듯 자신의 마음 속 안방을 상대에게 내 줄 생각 없이, 그저 작은방 정도만 내줄 생각을 하는 사람에게는 가능한 벗어나길 권한다. 운이 좋아 결혼까지 하게 되더라도, 이 부분은 결혼 후 지옥을 경험하게 만드는 근본적인 원인이 되니 말이다.

 

 

3. 상대에게서 발견된 문제를 큰 결함이라고 생각하게 된 유형.

 

서로의 가치관이 다르고 생활방식이 달라 마음이 점점 뜨게 되는 경우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사례는 사연마다 다 다를 정도로 다양한데, 자주 보이는 것으로는

 

- 상대가 답장을 꼭 몇 분, 몇 십분 씩 늦게 하는 경우.

- 상대가 술 마시러 간다고 했는데 연락두절 된 경우.

- 상대가 내 톡에 답장은 안 하면서 SNS ‘좋아요’는 누르고 있는 경우.

- 상대가 다른 이성과 만나서 놀 거라는 말을 하는 경우.

- 상대가 이쪽과 완전히 다른 정치관, 세계관, 인생관을 가지고 있는 경우.

 

등이 있다.

 

위의 사례 중 하나는 노멀로그 댓글창에서도 한 번 콜로세움이 열렸던 문제이기도 하다. 어떤 분은 카톡을 실시간 대화용으로 쓰는 게 맞다고 했고, 어떤 분은 –자신은 원래 폰을 계속 붙잡고 사는 타입이 아니라면서-메일 주고받듯 띄엄띄엄 주고받아도 문제될 게 없다고 했다. 이렇게 한 부분에 대해 완전히 다르게 생각하고 있을 경우 상대의 행동을 반대로 해석하게 될 수 있고, 그러면 결국 상대 마음이 자신의 마음과 같지 않은 거라 생각해 호감이 식거나 실망할 수 있다.

 

오랜 시간 서로 다르게 살아온 사이라 이렇듯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에서 오해가 생길 수 있으니, 썸을 탈 땐 이러한 부분에 대해 슬쩍 주제를 꺼낸 후 대화해 보길 권한다. 그리고 제발 정치 얘기 할 땐 극단적으로 말하지 말았으면 한다. 예전 통진당 해산이 이슈였을 때, 그것 때문에 토론하다 깨진 썸이 생각보다 많다. 대체 왜 그걸 가지고 썸 타는 상대와 죽일 듯이 토론을 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그러지 말자. 요즘엔 막 남혐 여혐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다가 “그 주장에 대한 팩트는?”이라는 말까지 하며 절교하는 썸남썸녀도 있다. 토론에선 승리했지만 사람은 잃고 마는, 바보 같은 짓은 하지 말도록 하자.

 

 

4. 영혼 없는 리액션과 무관심이 문제가 된 유형.

 

썸이 연애로 발전하려면, 확 끓게 되는 지점이 있어야 한다.

 

‘이 사람 참 좋다. 이 사람과 사귀면 행복할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드는 계기가 필요한데, 한 쪽에서 그냥 영혼 없는 리액션을 하고, 뭘 물어봐도 대답만 할 뿐 되묻는 일이 없어서 마음이 차게 식는 경우가 있다.

 

주로, 썸을 탈 때에는 연기를 해서라도 ‘좋은 모습, 밝은 모습, 긍정적인 모습’만을 보여준 뒤, 연애가 시작되면 그때 본모습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하는 경우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 둘의 관계는 사귀기로 한 뒤에 시작되는 게 아니라 이미 시작한 건데, 맹목적으로 미소만 띄며 좋은 얘기만 하려다 보니 대화의 알맹이가 없어진다. 게다가 상대가 무슨 얘기를 했을 때 정말 궁금하면 그것과 관련된 이야기들까지 묻기 마련인데, 그런 것 없이 딱 그 얘기에 대한 리액션만 의무적으로 하기에 대화의 깊이는 얕아진다.

 

남자 – 신입이 사고 쳐서 오늘 야근해야 할 듯 ㅠ.ㅠ 진짜 간단한 건데도 이걸 못 해서 사고를 치네. 수습하느라 정신없다 ㅠ.ㅠ

여자 – 흑흑 힘내용 ㅠㅠ

 

위의 대화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전혀 모르겠다면, 바로 이 유형에 해당하는 사람이라 할 수 있으니, 자가점검을 해보시길 바란다.

 

더불어 상대라는 사람보다 상대와 사귀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으면, 상대가 아파서 못 만난다고 할 때 상대 건강보다는 못 만난다는 것에 짜증이 더 나게 될 수 있다. 그래버리면 상대는 그 지점을 보며 고개를 저을 수 있으니, 빨리 연애를 하게 되는 것에만 관심을 쏟지 말고 상대에게 관심을 갖길 바란다.

 

 

5. 그냥 이렇게 지내도 별로 부족한 게 없는 유형.

 

이건 이미 사귀는 것과 별반 다를 것 없는 사이를 유지하고 있기에, 썸만 길어질 뿐 연애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많이 외롭던 한 사람이 썸을 타게 될 경우, 자신의 일과를 상대에게 전부 보고하려 들거나, 상대의 대답을 기다리지 못하겠기에 계속 메시지를 쏟아 붓거나, 아침부터 밤까지 쉬지 않고 상대와 연결되어 있으려고 하는 증상을 보이게 될 수 있다. 그게 상대도 그만큼 외롭거나 표현방법이 같아서 쿵짝이 맞으면 잘 풀릴 수 있기도 한데, 그렇지 않을 경우 부담을 느끼거나 자신이 한 마디만 해줘도 이쪽이 알아서 열 마디를 해주니 그냥 그런 관계로 굳어버리곤 한다.

 

이래서 내가

 

“썸을 타게 되었다고 해서 썸에 올인하며 썸만 바라보지 마세요. 친구도 만나고,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거나 드라마를 보는 등 썸 외의 것들에도 해오던 대로 마음을 쏟으세요. 그게 안 되면 상대의 연락만 기다리며 결국 초 단위로 무너져 가게 됩니다. 티내지 않는다고 해도 결국 속에는 쌓이는 까닭에, 나중에 상대는 이해하지도 못할 서운함이나 불만만 토해내게 될 수 있고요.

또, 자신이 주도적으로 생활하고 있다는 것도 상대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상대가 이쪽을 봤을 때 행복한 생활을 꾸려나가고 있는 사람처럼 보여야 매력을 느끼는 거지, 그냥 매일 징징거리며 뭐 하냐고 물어보면 ‘그냥 있어’라고 말하는 사람은 초라해 보일 뿐입니다. 정말 아무 것도 안 하고 있더라도, 화분에 물주고 있다고 뻥이라도 치세요(응?). 그럼 상대는 무슨 화분이냐고 물어볼 거고, 거기서부터 대화를 이어가시면 됩니다.”

 

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고지식한 대원들의 경우 내 저 조언을 듣곤

 

“그러다 나중에 화분이 없다는 게 들키면요? 키우는 화분이 없다는 걸 상대가 알게 되면 문제가 되는 거 아닌가요?”

 

라고 묻는 경우가 있는데, 그럼 책장 정리를 한다고 하든가, 청소를 한다고 하든가, 커피 내리는 중이라고 하든가, 안경 찾는 중이라고 하든가, 하자. 내가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으시는 분들이 있는 반면, 찰떡같이 말해도 전혀 못 알아듣는 분들이 있어서 난 가끔 눈물을 흘린다. 가끔은 눈물을 참을 수 없는 내가 별루다. 맘이 아파서 소리치며 울 수 있다는 건 좋은 거야.(이게 뭔지 모르시는 분들은 ‘채연 싸이월드’ 검색해 보시면 된다.)

 

이런 정서적인 부분 말고 육체적인 부분으로도 ‘사귀는 것과 다를 것 없는 사이’가 된 까닭에 썸만 길어지다 흐지부지 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에 대해선 길게 얘기하지 않아도 다들 잘 아실 테니 생략하도록 하자.

 

 

자, 오늘 준비한 얘기는 여기까지다. 알아보고 싶은 연애 관련 순위가 있으신 분들은 댓글로 남겨주시길 부탁드리며, 이전 글에 비밀댓글로 사연을 주신 분들이 몇 분 계셨는데, 사연은 공지(http://www.normalog.com/notice/1339)를 읽어보신 후 신청서에 적어 보내주시길 부탁드린다.

 

그럼 다들, 불금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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