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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5)

카톡 연락 잘하다가 결국 잠수 탄 소개팅남, 왜일까?

by 무한 2017. 6. 7.

‘이게 다 스마트폰 때문이다’ 라고 하긴 좀 그렇지만, 스마트폰이 연애 지형도를 바꿔놓은 것은 확실하다. 한 10년 전만 해도 소개팅 상대를 알아가는 방법은,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략

 

- 만남 60%, 문자 및 통화 30%, 싸이월드 염탐 및 뒷조사(응?) 10%

 

정도로 이루어졌다. 그런데 최근엔

 

- 카톡 60%, 만남 20%, SNS 염탐 및 뒷조사 20%

 

정도의 비율을 두는 사례가 많아졌고, 때문에 아직 만나지도 않았는데 며칠간 카톡대화를 나누다 상대의 한계를 느낀다거나, 한 번 만나 애프터까진 잡긴 했는데 애프터 전까지 겪어보니 상대의 단점들이 보여 거기서 끝내는 사례들이 셀 수 없이 많아졌다.

 

소개팅과 관련해 많이 회자되는

 

- 세 번은 만나봐야 한다.

 

라는 조언 역시, 이전 옛 조상님들-LPG로 불을 때 밥을 지으시던 그분들-의 조언처럼 되고 말았다. ‘만남’이 상대를 알아가는 가장 큰 창구였던 전과 달리, 이젠 굳이 세 번까지 만나지 않더라도 서로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연락에 대한 리액션이 어떠한지, 주로 무슨 이야기를 꺼내는지, 급하게 들이대거나 재촉하지는 않는지, 기분이 좋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갭이 크진 않은지, 미소로 대하다가도 마음에 안 드는 일이 생기면 짜증을 부리거나 날 선 말을 던지는 건 아닌지 등을 스마트폰으로 연락하며 알 수 있게 되었다.

 

이런 변화가 불러오는 문제 중, 오늘은 ‘카톡 연락 잘하다가 결국 잠수 탄 소개팅남’의 사례들을 함께 살펴보자.

 

 

1. 호응을 제대로 안 해주고, 연락도 받으려고만 해서.

 

내게 도착하는 사연을 보면, 일부 여성대원들은

 

- 상대의 끝인사에 내가 답 안 하는 건 ‘알았다’는 의미.

- 내 끝인사에 상대가 답 안 하는 건 읽씹이나 무시.

 

라고 생각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도 어떻게든 이유를 대자면야 뭐 댈 수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냥 아주 간단하게 ‘어느 친구와의 대화에서 늘 이런 식으로 대화를 마무리하게 된다면?’이라는 시각으로 둘의 대화를 한 번 읽어보길 권해주고 싶다.

 

어떤 여성대원은

 

“소개팅은 진짜 100번 넘게 해본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젠 그 사람이 어떻게 연락을 해오는지, 어디서 대화를 마무리 하는지만 봐도 잘 될 거다 안 될 거다 하는 걸 딱 알게 됐지요.”

 

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던데, 안타깝지만 여기서 보기에 그건, ‘잘 될 만한 관계 알아보는 눈을 가지게 된 것’이라기 보단 ‘금사빠만 예선 통과시키는 필터링을 하게 된 것’에 더욱 가깝다. 이쪽이 한 거라곤 관찰하고 심사하고 평가한 것밖에 없잖은가.

 

나아가

 

- 내가 오늘 연락을 안 하는 건 상대의 연락을 기다리는 것.

- 상대에게서 연락이 없는 건, 나에 대한 마음이 그만큼밖에 없거나 연락에 문제가 있는 남자라는 증거.

 

라는 해석을 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어느 대원은,

 

[전날]

여자 - 오늘은 운동 안 가셨나 봐요?

[당일]

남자 - 아, 어제 일찍 자버렸네요. 운동 하루도 빼먹지 않으려고 했는데….

 

라는 대화까지를 하고 심술이 나있기도 했다. 상대에게 연락이 왔는데도 대체 왜 심술이 난 거냐고 내가 묻자,

 

- 어제 상대가 카톡 답장을 하지 않았다.

- 뒤늦게야 답하면서, 대답만 하고는 나에 대해 묻지 않았다.

- 내가 무슨 인터뷰 하는 것도 아닌데, 이런 식이면 빡친다.

 

라고 답했다. 아니 뭐 그 미묘한 삐침을 내가 모르는 건 아닌데, 저런 상황에서 그렇게 혼자 심술이 나선 대답도 안 하고 그냥 방치해두면, 상대 역시 이 관계에서 손을 떼게 되는 건 필연적인 일일 수 있다. 반대로 상대만 계속 질문을 하고 먼저 연락을 해야 하는 건 아니잖은가.

 

그리고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쑥스러워서인지 아니면 상대가 저렇게 말하고 나중에 어떻게 나오는지를 보려는 목적에서인지, 대답도 제대로 안 해 놓고는 나중에 ‘상대가 꺼냈던 말’만 가지고 따지려는 사례도 있다. 토요일 오후 다섯 시에 만나는 게 어떠냐는 상대의 말에 대답도 제대로 안 하곤 다른 주제로 넘어가 놓고, 토요일 오후 다섯 시가 되었을 때 “우리 오늘 만나기로 했던 거 아니었나요?”라고 묻는 것이다.

 

잘 되고 싶은 거라면 서로가 서로를 도우며 뭘 좀 만들어 보려 해야지, 자꾸 상대를 시험하려 들거나 상대에게 ‘적극성’이 부족하다며 심술을 부려선 안 된다는 걸 잊지 말자. 상대의 입장에선 그게

 

- 말 걸어도 별로 호응 없고, 늘 이쪽에서 먼저 연락하고 다가가야 겨우 답장 정도를 받는 관계.

 

처럼 느껴질 수 있다.

 

 

2. 내 얘기, 또는 불평불만만 늘어놓아서.

 

당장 상대가 이것저것 물으며 다 받아준다고 해서, 정신 줄 놓은 채 전부 쏟아 내버리면 곤란하다. 상대가 그저 “오늘 늦게 끝나시네요?”라는 질문을 하나 했을 뿐인데, 사고치는 신입직원 얘기부터 시작해서 짜증나는 부장얘기, 회사의 좋지 않은 복리후생 얘기, 노동법과 관련된 얘기, 사장이 이 회사를 어떻게 시작해서 직원 착취하며 키워갔는지에 대한 얘기 등을 혼자 거침없이 전부 쏟아내면 안 된다는 얘기다.

 

상대와 친해진 느낌이 들며, 그런 얘기를 상대에게 쏟아내면 속이 시원해지는 것 같고, 또 상대가 묻기에 대답을 하는 거라 할 수 있겠지만, 그런 경우 대개

 

- 내 얘기는 전부 쏟아내지만 상대에 대해선 묻지도 않음.

- 늘 기-승-전-내 얘기의 패턴이 반복됨.

- 퇴근 후에도 상대가 ‘오늘의 내 얘기’들어주러 오길 기다림.

 

등의 문제를 동반하곤 한다. 핑퐁핑퐁이 되어야 하는데, 핑퐁퐁퐁퐁이 되고 마는 것이다.

 

더불어

 

- 그제도 부정적, 어제도 부정적, 오늘도 부정적임.

 

이라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심한 경우 일주일간의 대화에 피곤하다, 지루하다, 졸리다, 속상하다, 오늘 고생했다, 회사 가기 싫다, 밥이 맛 없다 등의 이야기만 쏟아내는 경우도 있는데, 그 대원의 입장에선 그렇게라도 털어 놓고 나면 좀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겠지만, 듣는 입장에서는 ‘불평불만의 결정체’를 상대하고 있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전까진 자신이 겪은 일과 감정들을 실시간으로 중계하기 어려웠기에 그래도 ‘감정이 가라앉을 기회’가 좀 있었는데, 이젠 ‘악수(惡手)’도 쉽고 빠르게 계속해서 두게 될 수 있다는 걸 기억했으면 한다. 그렇게 치고 달려 놓곤, 다음 날이 되어서야 복기를 하다가 잘못한 걸 깨닫곤

 

“어젠 제가 좀…, 그랬죠? 어제는 왠지 어쩌고저쩌고 해서….”

 

라는 이야기를 해도 차도가 없는 경우가 많으니, 가끔은 한 번씩 ‘내가 지금 노래방에서 혼자 마이크 잡고 안 내려 놓는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상대는 내가 꺼낸 이야기들로 나에 대한 이미지를 만들 텐데, 너무 불평불만만 늘어놓은 건 아닌지?’를 꼭 생각해 보길 바란다.

 

 

3. 상대에게 지적하거나, 비꼬아 말해서.

 

놀랍게도, 좋은 땐 뭐 분위기 화기애애하게 잘 지내는데, 그러다 뭔가에 빈정이 상하거나 상대에게서 마음에 안 드는 모습을 발견하면 정색하고 말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 사라지셨네요. 제가 전에 대화 중 사라지는 거 좀 그렇다고 말씀드렸었는데….”

 

저게 못할 말이라든가 뭐 그런 건 아닌데, 상대가 일부러 이쪽을 골리려고 그런 것도 아니고 빠짐없이 매번 그러는 게 아니라면, 내 템포를 잣대로 놓고는 상대를 채찍질하기보단 상대의 템포에 맞춰봐야 할 필요가 있다. 그게 안 된다면, 걸음이 느린 사람에게 “빨리 오세요. 빨리 걸으시라고요. 더 빨리 못 걸어요?”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일이 될 수 있으니 말이다.

 

특히 자신이 금사빠 성향이 있다거나 성격이 급한 편이라면, 상대에게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이쪽에게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런 경우 이쪽이 상대를 최우선순위에 두었으니 상대도 그래야 한다는 생각을 하다 기대와 다른 일이 벌어질 경우 실망하거나 서운해 하곤 하며, 며칠 가깝게 지낸 것만으로도 둘이 세상에서 제일 친한 사이가 되었다 생각하며 그것에 맞는 의무를 상대에게 기대하기도 하니 말이다.

 

그리고 혹 소제목 1번에서 이야기 한 것 같은, ‘다음 날 연락’으로 삐쳐서 침묵하다가 관계가 흐지부지 되었을 때, 그런 일들로 인해 자연히 멀어진 건데 거기다 대고

 

“전에 토욜에 뭐 같이 하자고 하시더니, 연락도 없고 죽으셨나 봐요?”

 

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 건 둘의 관계를 더욱 망칠 뿐이라는 걸 꼭 기억했으면 한다. 상대 입장에서 저런 얘기를 들으면 이쪽이 기대하는 ‘미안해하는 마음’보다, 앞으로 또 어떤 비난과 비아냥을 듣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먼저 들 수 있다.

 

“수증기세요? 자꾸 증발하시네요.”

 

같은 건 뭐 깜찍하기라도 하니 애교로 봐줄 수도 있지만, 냉소를 지으며 ‘상대 탓’을 하면 ‘더 가까워지면 시도 때도 없이 선전포고를 할 것만 같은 사람’으로 느껴질 수 있다.

 

더불어 이렇게 혼자 관계에 목매단 채 기다리고만 있는 사람은, 일상에 외로움과 심심함만 가득한 사람처럼 느껴져 이렇다 할 매력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도 잊지 말자. 그렇다고 계속 바쁜 척 하라는 얘기는 아니고, ‘난 바쁘긴 하지만 당신과 대화하는 시간이 즐거워 이렇게 시간을 내고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을 정도면 된다. ‘나 심심하고 할 얘기 많은데 왜 당신은 이 대화에 집중하지 않는가. 이 관계보다 다른 관계들이 더 중요한가.’라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걸 지양하자.

 

 

이게 이렇게 남의 얘기라고 생각하며 멀리서 보면 ‘왜때문인지’가 금방 보이는데, 딱 그 상황에 처해 ‘상대가 연락도 잘하잖아! 분위기 좋아!’라며 취해있을 땐, 자신이 현재 술주정 같은 걸 부리고 있다는 걸 알아채기 힘들 수 있다.

 

현재는 과거보단 확실히 ‘만남 이외의 부분들’에서 서로에 대해 이미지를 많이 형성하게 되며, 때문에 만남 전 카톡대화에서부터 이미 관계가 시작되었고, 대화를 나누는 그 순간순간이 ‘기회’라는 걸 잊어선 안 된다. 그간 그런 대화는 번외로 치며 뭐 ‘세 번 만나보는 것’만이 본편일 거라 생각해왔다면, 지금이라도 그 생각을 바꾸는 게 그대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이 매뉴얼을 끝으로 솔로부대탈출매뉴얼은 시즌6로 넘어갈 예정이다. 다음 시즌부터는 새 카테고리에 글을 올리게 될 텐데, 가끔 이전 시즌만을 즐겨찾기로 설정해 두시곤

 

“이제 글 안 쓰시나요? 새 글이 안 올라오네요….”

 

라는 분들이 있기에, 이렇게 짤막한 공지를 남겨둬야 할 것 같다. 제대로 공지 글을 적어 다시 한 번 올리겠지만, 노멀로그 메인 페이지(http://normalog.com)를 즐겨찾기 해두시면 올라오는 따끈따끈한 새 글을 전부 확인하실 수 있다. 혹 이번 시즌만을 즐겨찾기 해두신 분들은 즐겨찾기 주소를 확인하시길 바라며, 다들 편안한 수요일 저녁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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