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행동들을 한 번의 연애에서 전부 한, K양의 사연을 받았다. 보통 이런 행동들은 두세 가지만 등장해도 몇 달 내로 이별을 맞이하기 마련인데, 놀랍게도 K양과 남친은 일 년 반이나 연애를 했다. 이 정도면 K양의 남친을 ‘보살’로 부르는 걸 국가에서도 인정해야 하며, ‘매 맞는 남자’ 아래 등급 정도의 연애보호대상자 대우를 해줘야 하는 건 아닌가 싶다.
K양의 남친은 현재 완전하게 번아웃 되어
“연애를 쉬고 싶다. 연애라는 것 자체를 좀 쉬고 싶다.”
라는 말을 할 지경이 되었으며, 아무래도 그는 이제 K양에게서 연락이 오면
‘내가 뭘 잘못했지? 분명 뭔가를 잘못해서 또 지적당할 텐데, 뭐지? 아까 혹시 내가 점심 맛있게 먹으라는 얘기만 하고 사랑해와 하트를 안 붙여서 그런가?’
하며 덜컥 겁부터 집어먹게 되었을 것 같다. 이처럼 남친을 공포와 불안으로 몰아넣어 번아웃되게 만드는 대표적인 행동들, 오늘 함께 알아보자.
1. 넌 여자친구 걱정도 안 돼?
남친은 퇴근해서 집에 가 있고, 여친은 친구들과 술을 마시는 중인 상황. 12시가 이미 넘은 까닭에 남친은 먼저 자겠다고 말했고 여친도 그러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결국
-자란다고 진짜 자냐.
-여친이 집에 안 들어갔는데, 지금 잠이 오냐.
등의 공격이 시작되었고, 남친은
“미안. (잠은 오지만)참아볼게.”
라는 말로 사과를 하고 만다.
위의 사례 외에도 여친이 해외여행을 다녀왔는데 남친이 마중을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든지, 여친이 모임에 참석해서 논다고 했는데 -남자들도 포함된 그 모임에 가는 걸-남친이 걱정하지 않은 상황이라든지 하는 사례들이 있는데, 남녀를 떠나 그냥 ‘사람의 일’로 보자면
‘아니, 자긴 실컷 놀고 온 거거나 놀러 가는 거잖아? 그런데 그러면서 남는 시간까지를 남친이 다 케어(?) 하길 바라는 건 뭐지? 백번 양보해 그건 그럴 수 있다 쳐도, 반대의 상황이 성립되긴커녕 그런 일이 일어나는 건 상상도 못 할 관계잖아?’
라는 생각이 들며, 아무리 좋아하고 사랑하고 해도 그렇게까지 기울어진 관계엔 누구라도 지치는 게 당연한 일 아닐까 싶다.
여친이 회식하면 남친이 차를 몰고 가서 픽업해 집에 데려다줘야 하지만, 남친이 회식할 땐 회식 끝나고 부르는 걸 상상도 할 수 없으며, 오히려 ‘빠질 수 있는 회식인데 참석한 거 아니냐. 그리고 왜 늦게까지 있냐.’라며 추궁을 당해야 하는 관계. 이래 버리면 상대는 필연적으로 점점 지치게 된다는 걸 잊지 말자.
2. 넌 꼭 그러더라? 먼저는 좀 알아서 못 해?
이건 위에서 말한 갈굼의 ‘2부’라고 할 수 있겠다. ‘여친이 아직 집에 안 들어갔는데 잠이 오냐/참아보겠다’의 상황 이후, 그게 ‘엎드려 절받기’를 한 것처럼 느껴져 기분이 좋지 않아졌을 때 시전하는 기술로 알려져 있다.
잠을 참아보겠다는 남친에게
“내가 매번 이렇게 꼭 말해야 해? 좀 알아서 먼저 해줄 순 없어?”
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물론 여기서 남친이 발끈하는 사례도 있긴 한데, 그럴 경우
“됐어. 그냥 자. 지금 통화하고 싶지 않으니까 전화하지 마.”
라는 변칙공격이 들어오기도 한다. 그 공격을 방어하려 하면, 널리 알려진 대로
“뭐가 미안한데?”
“전에도 똑같이 미안하다는 말 했었지.”
“내가, 너 잔다고 해서 화난 것 같아? 내가 못 자게 해?”
등의 멘트가 등장하고 말이다.
이것과 관련해 꼭 기억해야 할 건, 상대의 ‘숨 쉴 구멍’은 반드시 열어줘야 한다는 점이다. 따질 건 따지더라도 그것에 대해 당장 상대가 사과를 하거나 대안을 내놓으면 어느 정도 타협을 해줘야지, 숨구멍을 모두 막겠다는 듯 ‘사과도 대안도 필요없다’는 식으로 목을 조를 경우, 상대는 그 공격에 질식해 버릴 수 있다.
더불어 저런 ‘2부 공격’까지 하고 나서, 좀 더 위협을 가하고자 집에 가버리거나, 전화기를 꺼버리거나, 이별로 위협하듯 생각할 시간을 갖자는 식의 대응을 하는 건, 이별을 연습하는 모양이 되어버린다는 것도 잊지 말았으면 한다. 한두 번, 또는 두세 번이야 아쉬운 쪽에서 붙잡겠지만, 그게 반복되면 ‘우리의 마지막도 결국 이럴 것’이라는 생각이 들 수 있으니 말이다.
3. 극단적인 행동, 선을 넘는 말들.
그러니까,
-난 남친 때문에 빡쳐서 이러이러한 행동까지 해봤다.
는 걸 사람들에게 이야기해봐야 사실 사람들은 신경도 쓰지 않거나 오히려 이쪽을 성격파탄자로 보며, 남친은 남친 대로 이쪽에게 성격장애가 있다고 생각하며 관계를 끝낼 생각을 한단 얘기를 해주고 싶다.
남친이 나올 때까지 상가 앞에 가서 경적을 울렸다거나, 남친이 오래 기다리게 해서 남친 차를 좀 부쉈다거나, 대로에서 남친이 사온 케이크를 집어던졌다거나, 무릎 꿇게 시켰다거나, 음식을 전부 싱크대에 쏟아버렸다거나, 폰이나 수저를 집어던졌다거나 하는 사례들이 은근히 많다. 그러면서 자신이 그렇게까지 화내본 적 있다는 듯 자랑스레 말하는 경우도 있던데, 솔직히 난 그런 얘기를 들으며
‘그 정도로 극단적이면, 연애가 문제가 아니라 주변에 남아 있는 사람도 얼마 없을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속으로 한다. 게다가 그렇게까지 폭주한 이유를 보면 ‘하룻밤 자고 일어나서 다시 생각해보면 별 것 아닐 수 있는 일’인 경우가 대부분인 까닭에, 감정적이고 충동적으로 벌이는 그런 행동은 그냥 좀 다혈질적인 성격의 문제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더불어 화났다고 해서 상대의 자존심을 짓밟는 말을 한다든가, 숫자욕 동물욕을 한다든가, “ㅋㅋㅋㅋㅋㅋ 야 장난하냐?”라며 비웃어 버리면, 그 싸움의 승패를 떠나 둘 사이에 있던 정이 모두 떨어져 버릴 수 있다. 그런 수위까지 가게 된 이유를 살펴보면 ‘내가 더 사랑하고, 쟤는 날 덜 사랑해서.’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친구에게도 절교를 선언할 때가 아니면 하지 않을 행동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하는 게 맞는지 곰곰이 생각해봤으면 한다.
정말 사소한 걸로 싸웠다거나 진짜 딱 한 번 싸우고 이별위기에 놓인 것 같다고 말하는 대원들이 있는데, 그게 발단은 사소한 것이었고 맨날 자기야 여보 하다가 이번에만 야, 너, 새끼 한 거라고 해도, 바로 그것 하나가 둘의 관계를 결코 돌릴 수 없게 만들 수 있다. 특히 그동안 99.9% 둘 다 사랑꾼인 것처럼 지내왔다 해도, 이번 0.1%의 일로 인해 99.9%가 가식이었으며 지금 보여준 게 본모습일 거라 여기게 될 수 있다는 것도 기억하자.
지금까지 얘기한 행동을 벌이는 대원들은, 신기하게도
-내가 다 이해하고 맞춰주면 날 업신여길까 봐.
-내가 잘해주고 배려해주면 나한테 질리게 될까 봐.
-싸움이 벌어졌을 때 지게 되면 날 막대할까 봐.
라는 이야기를 공통적으로 하곤 한다. 저렇게 안 하면 자신이 만만하게 여겨지거나 상대가 질리게 될 거라 걱정하는 건데, 아이러니하게도 저런 일을 겪고 이별까지 갖다가 다시 만날 경우
-갑의 연애만 하려다 헤어진 거라 생각해선, 다시 만나자고 매달려 재회한 후 정(갑을병정의 그 정)의 연애를 하고 맒. 상대는 어차피 한 번 헤어질 생각을 하고 ‘어찌 되든 상관없다는 식의 대우’를 하는 중인데, 이쪽은 ‘이제는 예전에 못했던 이해와 헌신과 배려를 해야지’하는 생각으로 그 푸대접과 방치를 온몸으로 견디게 됨.
의 상황이 벌어지고 만다. 그중에는 이제 복수심만 남은 상대에게 희롱당하듯 휘둘리는 대원들도 있으니, 이 매뉴얼을 읽는 대원들은 거기까지 가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며 예방할 수 있길 바란다. 이런 부분은 내가 늘 얘기하는
-어떠한 순간에도 둘이 대화할 수 있는 창구는 열어두기.
-상대를 두고 가버리거나, 싸우다 동의 없이 전화 끊지 말기.
-지금 내가 상대에게 하는 말을, 상대가 내게 한다면 어떨지 생각해보기.
정도만 기억하고 있어도 절반은 방지할 수 있을 테니, 재미있는 거 같이 하며 맛있는 거 함께 먹기도 부족한 시간을 그렇게 허비하지 말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에 힘쓰길 바란다. 자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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