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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 채비 연구로 바쁜줄 어떻게 아시고 이렇게 짧은 사연을 주셨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감사합니다. 코너명처럼, 오늘은 진짜 1,500자 이내로 마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건 L양이 ‘그래도 혹시….’하는 생각만 접는다면, 너무 답이 분명하게 나와 있는 쉬운 사연인 것 같습니다.

 

“연인처럼 지냈어요. 당연히 사귀는 줄 알았고요. 그런데 뭔가 애매해서 우리 관계에 대해 물었더니, 상대는 자기가 전여친과 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 누군가와 다시 만날 수 없는 상황이라 하더라고요. 그래서 정리했는데, 이후 상대가 술 마시곤 연락해서 괜찮을 줄 알았는데 힘들다고 했어요. 그 이후로 지금까지 애매한 관계를 유지 중이고요.”

 

그걸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둘의 관계는 상대가 말하는 그 ‘힘들어질 때’에만 반짝하지 않습니까? 만남은 L양이 아니라 상대가 바랄 때만 이루어질 수 있으며, 그렇게 L양을 꼬여낼 때의 상대는 다정하지만 그렇지 않을 땐 그냥 심드렁한 채 내버려 둘뿐이고 말입니다.

 

사귀게 된 건 줄 알았는데, 남자는 아니래요. 근데 계속 만나요.

 

그가 L양을 꼬여낼 때 한 말들은, 그 순간에만 유효한 것이며, 그중 몇 가지는 그냥 L양이 얼른 넘어오길 바라며 막 던진 공수표라고 보는 게 맞습니다.

 

“제가 다른 남사친을 만난다고 하면 질투난다고 했어요.”

“절 보고 싶다고 찾아온 적도 있어요.”

“제게 결혼하자고 한 적도 있어요.”

 

제가 늘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라고 하지 않습니까? 상대의 저런 말들과 달리, 상대의 행동은 한 달에 한 번 L양을 볼까말까 한 것일 뿐입니다. 그냥 질투하는 척 하는 것일 뿐 그렇다고 L양과의 관계를 의미있게 만들려는 모습을 보이진 않으며, 보고 싶다며 찾아오는 걸 보면 열정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보고 난 뒤엔 그냥 또 남남처럼 살뿐입니다.

 

L양이 ‘고백’으로 착각했던 그의 멘트 역시, 그냥 ‘너에게 자꾸 끌린다’는 것이지 않았습니까? 그러면서 연인처럼 데이트도 하고 여행도 가고 뭐 이것저것 다 하길래 사귀는 건 줄 알았더니, 그는 자신이 헤어진 지 얼마 안 되어 누굴 만날 상황이 아니라는 괴상한 소리를 해댔습니다. 그래서 L양이 정리했더니, 그는 이 관계가 정리되는 것이 힘들다며 연락해 그 애매한 관계로 계속 지내도록 만들었고 말입니다.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근데 상대는 친구사이의 카톡이라곤 보기 힘든, 애정표현 같은 것도 하거든요? 하트 이모티콘이라든지 멘트라든지 그런 거요. 그건 왜 그런 거죠?”

 

최소한 그 정도의 액션은 취해줘야, L양이 ‘상대도 나에게 마음이 있는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게 없다면 L양도 진작 이 관계를 정리하지 않았겠습니까? 그건 낚시를 할 때 꾼들이 밑밥을 치는 것과 같은 이유로, 고기를 그 자리에 붙잡아 두려는 목적인 거지, 그 외의 무슨 숨은 의미나 말하지 못할 이유 같은 건 없다는 얘기를 전 해드리고 싶습니다.

 

 

“주변에서도 다 그렇게 말은 하더라고요. 제가 너무 바보고, 상대는 나쁜 남자라고. 근데 상대에게 연락이 오면, 끊어낼 수가 없어요….”

 

연락을 끊는 게 힘들다면 굳이 애써 안 끊어도 됩니다. 다만 상대가 만나서 구애하는 척하며 연인처럼 있으려고 할 때, L양은 그를 그냥 ‘남사친’정도로 여기며 대하길 권합니다. 더불어 꼭 ‘술과 밤’이 있는 만남에서 벗어나 해 떠 있을 때 맨정신으로도 만나 보고, 그가 하는 애정표현이나 하트 이모티콘 같은 건 누구나에게 뿌려대는 그의 습관 정도로만 생각했으면 합니다.

 

그가 바라는 건 자기가 그러고 싶을 때 L양도 달달하게 맞장구 쳐주거나 만나서 스킨십 진도만 나가는 것일 텐데, L양이 그의 공수표와 말들에 넘어가 모두 퍼주지 않는다면, L양이 힘들게 끊어낼 것 없이 그가 알아서 끊어져 나갈 테니 말입니다.

 

“제가 다시 한번 우리 관계에 대해 묻는 건요? 전엔 상대가 저런 답변을 했지만, 이번엔 다른 대답을 하지 않을까요? 속마음을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러지 않아도 답이 뭘 지는 빤히 다 보이지만, 미련 남지 않도록 L양이 꼭 해답지까지 열어보겠다고 한다면 굳이 말리진 않겠습니다. 다만, L양을 움직이게 하기 위해 아무렇게나 공수표를 발행하는 상대가, 자신의 속마음을 그대로 내보여주진 않을 거라는 걸 염두에 두었으면 하며, 다시 한번 그의 애매한 말에 휘둘려 또 몇 달간 애매한 관계를 유지하느라 소중한 청춘을 낭비하진 않았으면 합니다. 자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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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빛세상2019.05.03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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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마음이 있으면 헷갈리게 하지 않습니다...

찐 고구마랑 삶은 달걀2019.05.0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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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맞습니다.
단순명료하지만
남자마음의 진리.

사막에 사는 선인장2019.05.03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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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자분도 답을 알고 있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겠죠. 하지만 그 답이 정답이니 빨리 정리하시길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세요

김문도2019.05.03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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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고 갑니다.

쉬운건 없다2019.05.03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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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자분ㅜㅜ
혹시나..하는 마음이 미련인거랍니다..
마음이 아프네요
소중한 자신을 그렇게 휘둘리게 두지 마셔요..

2019.05.03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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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댓글입니다

피안2019.05.03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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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잘 보고 갑니다. ㅎㅎ
저도 주말에 낚시 가요 ㅋㅋ

Ace2019.05.03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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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옷, 요즘 글이 자주 올라와서 좋네요!

중이 제 머리 깎기 어렵다고, 사람이 남 일이면 금방 아는 걸 자기 일이 되면 참 알기가 어려운 것 같애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고 싶은 게 사람 맘이니까 ㅠㅠ

전 요즘 재테크에 관심을 가지면서 예전에 SW가 추천해 줬던 책을 이제야 읽고 있는데, 내용을 쭉 보고 있노라니 그 때 이거 하나 읽고 나한테 그렇게 잘난 척 했던 건가 싶어서 실소가 나왔어요. 저도 참 사람 보는 눈이 엔간 없는 듯. 뭐든지 때 놓치고 나이 들어서 새로 배우려면 쉬운 게 없나 봐요.

결혼해서 애 낳고 사는 친구네 집에 놀러 갔다 왔는데, 결국 세상에 가장 마지막까지 남는 건 가족 밖에 없다던 무한님 말씀이 그제야 좀 이해가 됐어요. 아무리 친했어도 가족과 친구의 갭은 참 엄청나네요. 그렇게 정서적/심리적으로 가까운 가족이라는 건 전 지금까지 가져 본 적이 없고 어쩌면 앞으로도 결코 가지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그게 어떤 느낌인지 이제는 조금이나마 이해가 갈 것 같아요. 주변에 친구 부모님들이 돌아가시는 것도 보고 하니 지금은 그냥 건강하게 살아 계시는 것만 해도 고맙다는 생각도 좀 들구요. 어릴 때는 스카이 캐슬에서 예후가 안 좋은 집들 수준으로 엉망진창이었는데.

뭘 해야 할지, 뭘 하고 싶은지조차 모르겠지만, 아무튼 아름다운 청춘이에요. 불경기에 출근할 곳도 있고, 가끔 같이 술 한 잔 할 사람도 있고, 집에 놀러가서 재워 줄 사람도 있고, 같이 사는 사람들도 있고, 날은 점점 따뜻해지고, 꽃도 피고.

때때로 더 이상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아 우울해지지만, 내일은 조금 더 제 손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예림2019.05.04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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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성을 만날수 있는 자리에 자주 나가시길 바래요. 괜찮은 남자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되면 저런 남자 진지하게 안보여요. ㅠㅠ

부산나비2019.05.04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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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인간 같으니!!! 남의 마음을 이용해 먹을려는 것들은 천벌을 받아야 해요! L양 미련가질 하등의 이유가 없어 보입니다. 다른분 댓글도 있지만 정말 남자가(여자도)마음이 있다면 날 헷갈리게 할 이유가 없어요! 경험상 꼭 연애문제가 아니더라도 헷갈리게 하는 일은 거의 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안좋은 쪽이더라구요!
좋은 사람 만나게 됩니다! 아닌건 빨리 정리해 버리세요!

리에곰2019.05.04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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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님 말라고 하시고요. 사귀는 거 아니니까 스킨쉽도 하지 마세요. 알아서 정리될 거예요.

진짜 사실은...2019.05.04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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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X는 하고싶고 사귀긴 귀찮아서(그정도로 좋아하진않아서, ㅅ파트너 만들고싶어서, 다른 여자가 있는데 심심풀이 땅콩, 스테이크만 매일 먹다가 라면이 종종 땡기는) 그런겁니다..

진짜 사실은...2019.05.04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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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알고 있음에도 계속 만난다면 본인도 그의 성노리개라도 되고싶은 그런 맘인지...
개인의 삶이니 관여는 안하겠지만, 빨리 떨쳐내고 진정으로 자신을 아껴주는 좋은 남자 만나시길바랍니다.

냥이2019.05.04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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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정말 안타깝네요.ㅠ 자신의 가치를 자신이 잃지않길 바래요!
이게 남의 연애는 쉬운데 왜 정작 내얘기가 되면 그리도 어려울까요 ㅜ^ㅜ 연애란...

간장공장공장장2019.05.0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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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아닌 행동! 진심은 결국 행동으로 나타나니까요.
이런 관계에 힘들어하지 마시고ㅠㅠ 천천히 걸어나와 보시면, 이 좋은 날을 함께 보낼 수 있는 더 좋은 사람이 기다리고 있어요 L양님!^^

공감공감2019.05.05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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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별 이상한 놈한테 걸려서ㅠㅠㅠㅜ 제가 들이대는거 알고 있으면서 여친있단 이야기를 끝까지 안하더라구요ㅋㅋㅋㅋㅋ 빨리 정리하시고 더 좋은 분 만나세요^-^

Years2019.05.05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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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끊어내는 건 그 사람이 달달하게 꼬여내서만이 아니라 사연자님이 적극적으로 속으며 환상을 믿고 싶어하기 때문입니다.

그 남자가 나쁜 놈인 건 맞지만 사귀는 줄 알도록 해놓고는 자기가 누굴 만날 때가 아니라는 둥 했을 때 제정신 박힌 사람이면 이 남자는 개의 새끼로구나 하고 돌아나오죠.

저 남자를 탓하거나 그 심리를 궁금해하기보다, "나는 왜 이런 취급을 받으면서도 저 꼬임에 속아 넘어가고 있고 계속 그러고 싶어하는가?" 이것부터 생각해보심이 어떤가 합니다. 당장 달달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기라도 할 사람이 그 남자 뿐이라서일수도 있고, 그거 외엔 삶에 다른 재미난 취미나 영역이 없어서일 수도 있고, 어쩌면 본인이 술친구로나 속궁합으로나 그 만남을 원해서일 수도 있어요. 거기에 연애라는 틀만 딱 씌워지면 완벽한데 싶어서 아닌 줄 알면서도 기대하기도 하지요. 사연자님이 꼭 그렇다는 게 아니라, 그런 여러 이유들이 있어서 나쁜 남녀인거 뻔히 알면서도 많이들 못 헤어나오곤 한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사람을 이용해먹는 데엔 이유가 없습니다. 사기꾼이 돈을 위해서면 평생갈 절친같은 우정을 년단위로 연기할 수 있어요. 잠깐의 스킨십과 연애놀이 정도로 사람을 이용하려는 사람에게 그리 행동하는, 진심처럼 보이기도 하는 연기력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상대를 보지말고 나는 무엇을 원하며 그 소망이 현실적으로 가능한가부터 생각해보시기를 권합니다.

ㅠㅠ2019.05.06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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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자분 안타까워라
그런 남잔 잊어버리고 진짜 인연을 곧 찾으시길 바라요

2019.05.16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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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적(?)인 관계는 사귀는것이 맞다고 가정했을때,
이 남성은 사연자분을 사귀지않아도 만날 수 있는, 그리고 데이트도 즐길 수 있는 여성이라고 생각할 확률이 높아보입니다. 공인된 여자친구로 소개하거나 그만큼의 신경을 써주지않아도 자신을 따라오기 때문에 지금은 뭐가 어쩌고 저쩌고 상황탓을 하면서 웅앵거리는거죠. 몇년이 지나도 사연자분 본인이 빠져나오지 못한다면 똑같이 사귀는듯 사귀지않으면서 단물 빼먹히는 관계가 유지될거에요. 경험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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