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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과여행/뭐해낚시가자

동해 도루묵 통발 잡이, 절대 실패하지 않는 방법 및 조행기

by 무한 2019. 12. 23.

12월 동해 도루묵 통발 잡이는, 낚시꾼들에게 ‘봄 벚꽃놀이’ 같은 느낌이다. 풍족한 가을 낚시가 끝나고 수온이 떨어지면 고기들은 깊은 바다로 가버리곤 하는데, 그런 와중에 반대로 알을 낳기 위해 연안을 찾는 녀석이 있으니 그게 바로 도루묵이다.

 

도루묵 얘기가 나오면 늘 등장하는 것이 그 이름에 관한 일화다. 일화의 주인공은 선조로 임진왜란 때 피난을 가며 주리다가 ‘묵’이란 생선을 먹고는 감탄해 ‘은어’란 이름을 내렸고, 이후 전쟁이 끝난 후 그 기억을 떠올리며 다시 수라에 올리라 했지만, 맛 뽐내는 다른 찬들 사이에 있는 도루묵은 그때의 맛이 아니라 ‘도로 묵이라 하라’고 해 ‘도로묵’이 되었다는 이야기.

 

물론 좀 더 들어가자면

 

-피난 기록은 음력 4월 30일. 그럼 그땐 도루묵이 안 잡힐 땐데?

-도루묵이 ‘은어’로 불린 건, 선조 이전인 조선시대 초기 기록에도 있는데?

-그것보다는 고금석림을 근거로, 고려시대 이야기라 보는 게 맞지 않는지?

 

라는 이야기를 할 수도 있지만, 어쨌든 일화의 뼈대는 ‘궁할 때 소중히 여기다가 배부를 때 팽개치게 된 것이 도루묵의 이름을 만들어 낸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동해 도루묵 통발 잡이, 절대 실패하지 않는 방법 및 조행기

 

냉수 어종인 도루묵은 11월 말쯤 되면 강원도 최북단인 고성 쪽부터 소식을 전해오는데, 그즈음엔 ‘대진항’과 ‘거진항’이 가장 핫하다. 며칠 치나 날이 더 추워지면 ‘가진항’, ‘공현진항’, ‘오호항’까지 소식이 들려오게 되고, 이어 ‘봉포항’, ‘외옹치항’, ‘남애항’, ‘소돌항(우암진항)’ 쪽으로 점점 남하한다.

 

난 이번에 전천후 무규칙 이종 낚시팀인 ‘낚시 1사단’과 함께 소돌항을 찾았다. 도루묵 통발 잡이는 무엇보다 타이밍이 중요한데, 디데이 이전 2~3일의 조과를 확인한 후 장소를 정하는 게 현명한 방법이다. 내가 출발하기 일주일 전엔 거진항에서 만쿨(아이스박스 가득 고기를 잡는 것) 소식이 들려왔고, 이틀 전에는 남애항에서 들려왔기에, 좀 더 아래쪽인 소돌항으로 가면 꼭 맞을 거라 생각했다.

 

 

 

오전 8시경, 소돌항 도착. 블랙아이스로 인한 사고 뉴스가 며칠 전 있었던 까닭에, 진눈깨비로 젖어있는 고속도로에서 소심하게 운전했더니 좀 늦었다. 방파제엔 ‘도루묵 파리피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으며, 도루묵이 나오는 자리가 한정되어있는 까닭에 거기에만 사람들이 통발을 집중해 던진 걸 볼 수 있었다.

 

 

 

누군가 버리고 간 통발에 붙어 있는 도루묵 알들. 도루묵 통발 잡이는 다른 통발 낚시와 달리, ‘빈 통발’을 그냥 던지는 것이 전부다. 미끼를 넣을 필요도 없이, 빈 통발을 던져두면 도루묵이 그 안에 들어와 알을 낳고 수정을 시키려다 암수 전부 갇히게 된다.

 

 

 

내가 던지기 직전, 미리 던져둔 통발을 건져 올리시는 분들. 지금 내가 던져도 저만큼은 나오는 거라 생각하니 가슴이 뛰었다. 하지만 그 순간 저 분 중 한 분이

 

“아 이제 안 나오네. 다 빠졌나 봐.”

 

라는 이야기를 해, 난 겁을 먹고 말았다. 야행성인 도루묵이 깜깜할 때 잘 나온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해가 떴다고 해서 그냥 싹 다 빠지진(먼바다로 가버리진) 않을 줄 알았는데, 해가 뜬 지 꽤 되어 이젠 넣어봐야 얼마 안 나온다고 하니 마음이 급해졌다.

 

 

 

게다가 현지에서 사용하는 통발 크기가, 내 통발의 두 배쯤 되는 것들이었다. 그래도 욕지도에서 문어까지 포획한 이력이 있는 통발들이지만, 내가 던지려고 꺼낸 걸 본 현지 분이 옆 사람에게

 

“통발이 커야 돼. (내 통발을 가리키며) 저건 미꾸라지 잡는 거야.”

 

라는 이야기를 해 다시 또 의기소침해지고 말았다.

 

 

 

태어나서 처음 본, 살아 있는 도루묵들. 그러니까 도루묵은, 민물고기에 비유하자면 피라미의 눈에 몰개의 체형, 거기에 망둑어의 피부에 종개의 등 무늬를 지닌 녀석이었다.

 

난 여린마음동호회 회장인 까닭에, 이미 남들의 통발로 빼곡한 바다 쪽으로 내 통발까지 던져둘 수가 없었다. 원래 누군가 낚시를 하거나 통발을 던져둔 곳이 있으면, 나중에 온 사람은 거기서 꽤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아야 하는 게 낚시계 불문율인데, 도루묵 잡이를 하는 곳은 바로 앞 사람이 던져둔 곳 위로도 막 통발을 던져버리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래서 머뭇거리며 눈치를 보고 있는데, 어떤 분이

 

“그냥 막 통발 있는 데로 던지세요. 어차피 다 엉키고, 다들 그렇게 잡아요.”

 

라는 이야기를 해 용기를 낼 수 있었다. 도루묵잡이에선, 남의 통발을 건지는 것만 아니라면 거의 모든 게 다 허용되니, 아무도 안 던진 곳(고기 없는 곳)에 던지지 말고 그냥 끼어들어 일단 통발을 던지면 된다.

 

 

 

기다림의 시간. 피크타임이라 할 수 있는 새벽 2~6시 사이엔 10~20분만 담가둬도 무거워서 못 들 정도로 도루묵이 들어온다고 하던데, 난 이미 해가 뜬 지 좀 된 시간에 던진 까닭에 두 배인 40분 정도 담가두기로 했다. 사진은 누군가가 버리고 간 통발에 붙어 있는 도루묵 알들.

 

“알 색깔이 가지각색이네요? 시간 차이 때문인가요? 아니면 수정되고 아니고의 차이?”

 

나도 궁금했는데, 돌아와서 찾아보니 어미가 먹은 먹이나 해초의 색깔에 따라 알 색깔이 달라진다는 설이 가장 유력한 설이라고 한다. 저걸 막 떼어서 먹는 사람이 있기에 나도 떼어먹어 보았는데, 날치알처럼 오독오독할 거라는 예상과 달리 12배 정도 딱딱했다. 얌체공을 씹는 느낌이랄까. 게다가 알이 터져서 나오는 내용물은 그냥 바닷물과 모래가 섞인 느낌이었다. 누가 하나 떼어먹으니 그게 맛있어 보였는지 다들 떼어먹던데, 열에 여덟은 몇 번 씹고는 뱉었다.

 

 

 

저 비주얼에, 맛과 식감이 연어 알 정도 되었다면 도루묵은 이미 멸종되었을 거라 나는 생각한다.

 

그건 그렇고. 내가 갔던 곳에 유난히 이타적이며 오지랖 넓은 사람들만 모인 건지 모르겠지만, 보통 낚시를 하러 가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보다 2.7배 정도 다들 호의적이었다. 도루묵이 가득 잡히니 마음마저 여유로워져서 그런 것이었을까. 누군가가 도루묵이 잘 안 나오는 곳에 통발을 던지면 거기 말고 다른 곳에 던져야 한다고 알려주기도 했고, 도루묵을 좀 얻으려는 사람이 있으면 흔쾌히 몇 마리 주었으며, 통발 줄이 꼬여도 화내거나 하지 않곤 웃으며 넘어갔다.

 

“한 6시쯤? 저희는 그때 와서 통발 던졌는데, 딱 한 번 던진 걸로 이거 다(양동이 한가득) 잡은 거예요. 도루묵 잡으시면 저희 그릴에다가 구워 드세요. 저희는 실컷 다 먹었어요.”

 

‘왜 때문에 이렇게 친절하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친절한 사람이 많았다. 여하튼 ‘불까지 다 피워져 있는 그릴을 빌려준다는데 왜 먹지를 못 하니’ 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도루묵을 잡는 게 우선이었다.

 

 

 

2019년 겨울 신상 도루묵. 만만한 망둑어와 달리 아가미 부분에 가시가 있으니 잡을 땐 주의해야 한다. 아무 생각 없이 통발에서 꺼내다가, 찔린 상처가 두어 곳 생겼다.

 

 

 

그릴을 사용해도 된다고 하셨던 분께 갔더니, ‘어머, 오란다고 진짜 왔어.’ 하신 건 아니고, 흔쾌히 자리를 내어주셨다. 저런 그릴 하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가격을 물어봤더니, 기십만 원. 중국제부터 가성비 좋다는 것까지 다 써보셨는데 저걸로 결국 정착하게 되셨다고 했다.

 

‘그냥 놀러 오신 분들인 줄 알았는데, 뭔가 전문적이야. 뭐지?’

 

하는 생각을 했는데, 나중에 보니 해루질 관련 커뮤니티의 네임드이신 듯했다.

 

 

 

노릇노릇 익어가는 도루묵. 도루묵을 굽자 주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그 중 누가 봐도 군침을 흘리고 있는 사람이 있어서 낚시 1사단 사단장님께서 “하나 드세요.” 했더니, 제일 크고 알이 가득 찬 녀석을 집어가 버렸다. 이후 “아이 맛 좀 보여주게 하나만 먹어도 될까요?”라고 물으신 분이 와서 또 한 마리를 가져가시고…, 그러다 우리 먹을 것도 없이 다들 한 마리씩 맛보려 할 것 같아 일부러 눈을 피해버렸다. 배식하는 곳이 아닌데 막 사람들이 줄 서려 하는 것 같아 살짝 당황했다.

 

 

 

잘 익은 도루묵. 원래 호불호가 갈리는 생선이라고 하던데, 내 입맛에는 ‘보급형 조기’ 같았다. 소금을 치지 않고 구웠음에도 간이 꽤 맞았고, 뱃속에 있는 알은 외부에서 수정된 알 보다 부드러웠다. 다만 알을 씹으면 좀 고소한 맛이든 톡톡 터지는 맛이든 있어야 하는데, 탐스러워 보이는 외형과 달리 맹탕이다. 낫토처럼 질질 늘어나는 점액질이 있어 신기하긴 한데, 눈알을 먹을 때 보다 알이 맛이 없으니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싶기도 했다. 숙소를 잡더라도 아침부터 바비큐를 해 먹겠다고 하면 좀 껄끄러울 수 있었는데, 인심 좋은 분들 덕분에 현장에서 ‘도루묵 바로 구이’를 해먹을 수 있었다.

 

 

 

다 먹고는 주문진 시장 구경. 양미리가 널려있다. 하나하나 물어보며 구경했으면 좋았을 텐데, 전날 밤을 샌 까닭에 얼른 숙소부터 잡고 쉬고 싶었다. 시장 말고 회를 떠 주는 난전이 있다고 해서 그곳을 찾아 돌아다녔다.

 

 

 

건어물집 풍경. 굳이 꼭 통발로 도루묵을 잡아야 하는 게 아니라면, 슬슬 시장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맛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이 꽉 찬 비주얼로 호객 행위 중인 도루묵구이. 나도 미디어로 저 비주얼만 보고는 도루묵에 대한 환상을 키웠던 건데, 맛은 솔직히….

 

회는 오징어, 가숭어, 줄가자미로 달렸다. 회를 떠주신 분이 물에 하도 빨아 대서 물이 뚝뚝 흐를 정도였던 까닭에 사진은 올리지 않도록 하겠다. 떠온 회를 키친타올로 다시 짜면 흥건히 젖을 정도였다. 대충 먹는 세꼬시라면 몰라도 마리 당 2만 원 받는 줄가자미 같은 건 물빨래 할 게 아니라 칼로 좀 썰어주지….

 

숭어 배꼽 챙겨달라고 말하는 걸 또 깜빡해서 결국 이번에도 맛을 못 봤다. 바닷가 가서 회 먹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어종이 몇 가지 안 되어서 그렇지 동네에서 포장만 해주는 횟집이 가성비는 더 좋은 것 같다. 현지에선 회 써는 값 별도, 초고추장값 별도이니.

 

민박을 잡고, 아점으로 회에다가 소맥을 먹고는 바로 기절. 눈 떠보니 밤이다. 민박 주인아주머니와 마주쳤는데, 아주머니께서

 

“일어났네. 들어가서 깨워봐야 하나 정말 고민 많이 했어. 우리 집에 온 사람들 중에 아침 일찍 들어와서 저녁까지 잔 사람들이 없거든. 그런데 한참이 지나도 안 나오고 자고 있으니, 무슨 일이 있나 걱정했잖아.”

 

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셨다. 아주머니께 ‘도루묵과 볼락 등이 야행성이라, 녀석들을 잡으려면 그 패턴에 맞출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드리려다가, 밤새 운전하고 와서 도루묵 잡아 피곤했다는 얘기를 드리는 걸로 대신했다.

 

 

 

밤낚시 시작. 통발을 던져두고, 근처에서 볼락을 노리기로 했다. 하지만 볼락 입질은 없고, 주변에서 원투낚시를 하는 분들이 종종 뭔가를 건져내는 걸 보고는 원투로 변경.

 

망둑어가 나온다. 그것도 손바닥 사이즈의 작은 녀석들. 이 시기엔 인천만 가도 ‘망드래곤’이라고 부를 수 있는 대물들이 나오는데, 동해까지 와서 망둑어라니. 이런 걸 잡으려고 편도 세 시간 달려온 게 아닌데…. 그래도 제주 차귀도 배낚시에서 잡은 고등어를 손질해 염장한 후 미끼로 사용한 것에 반응이 있었기에, 그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제주여행 가서, 고등어 잡은 거 손질해 염장하셨던 거예요? 여행 간 건데?”

 

여행을 어떻게 즐길 것인지는 자신에게 달린 법. 열심히 포를 뜨고, 손가락 하나 만하게 잘라선 정성껏 염장했다. 말리는 과정에서 고양이에게 좀 털리긴 했지만, 내가 간 칼이 잘 든다는 것도 확인했고, 50마리쯤 뜨고 나니 중앙뼈에 큰 손상을 주지 않고 다이묘 오로시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대상어였던 볼락 등장. 어디서든 결국 해내고 마는, 낚시 1사단 행보관님이 잡았다. 열쇠고리 사이즈인 까닭에 바로 방생. 무리 지어 있을 걸로 예상하고 열심히 쪼아봤지만, 다른 녀석들을 더 볼 순 없었다.

 

 

 

장어를 기대했던 통발에는 무늬발게만…. 낚시하던 중 옆에서 통발을 던지신 분이 박카스 굵기만 한 장어를 잡아내시길래, ‘남이 잡는 채비가 좋은 채비다’라는 슬로건을 가진 낚시 1사단 답게 바로 통발로 전향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패. 겨울 바닷바람을 슬슬 더 차가워졌고, 입질이 없으니 재미도 없어 그만 철수하기로 했다.

 

 

 

다시 도로묵 포인트로 돌아와선, 남이 버리고 간 통발에서 열심히 도루묵 알을 떼었다. 석축이나 테트라에 걸려 찢어진 것들도 있지만, 저렇게 알이 너무 많이 붙은 까닭에 떼는 걸 포기하고 버리고 간 통발도 있다.

 

“그럼 통발 살 것 없이, 저런 거 구해서 알만 떼고 쓰면 되겠네요?”

 

내가 올해 낚시를 다니며 한 일 중에 가장 힘들었던 일을 꼽으라면, 도루묵 알 떼는 일이라고 적어두도록 하겠다. 그건 신발 밑창을 뜯어내는 것 정도로 힘들며, 떼면서 옷에 다 튀어 옷을 버릴 수 있다. 하지만 근성가이답게 근성으로 모두 떼어냈고, 다른 통발에 붙은 거 하나 더 뜯으려다 그건 망까지 다 뜯어져 있어 그냥 놔뒀다. 그랬더니 어느 커플이 바로 주워가던데, 잠시 후 누군가에게 암컷을 얻어 통발을 던진 커플이

 

“이거 뭐야?! 우리가 넣어 둔 암컷까지 없어졌어.”

 

라고 얘기하는 걸 들을 수 있었다. 내가 주워서 쓴 통발 하나 역시, 가운데 조구어망이 다 뜯어져 통발 안 물고기들이 마음껏 나갈 수 있다는 걸 다음날에서야 발견했다. 모든 건 운에 맡기기로 하곤, 통발 던져놓고 민박집으로 철수.

 

 

 

다음 날 아침, 다행히 우리 통발을 훔쳐간 사람은 없었고, 건져 올리자 통발에 도로묵이 가득했다. 주변 사람들 얘기를 들으니, 새벽엔 차를 몰고 온 사람들이 통만 가져와선, 남의 통발에 있는 도루묵을 다 털어가는 일도 벌어진다고 한다. 우리 통발도 그렇게 손을 탔을지 모르지만, 어쨌든 물 속에 있던 통발을 건져 올리니 전날 아침에 잡았던 도루묵의 3배 정도가 들어 있었다.

 

 

 

주운 특대형 통발에도 도루묵이 가득하다. 알 다 떼어낸 통발을 던졌던 것인데, 밤새 저만큼이나 또 알을 붙여두었다. 아래에서 정리하겠지만, ‘도루묵 통발은 무조건 큰 게 장땡’ 이라고 적어두도록 하겠다. 한 번에 잡히는 양이 다르다.

 

 

 

준비해 간 김장비닐에 한가득 도루묵이 담겼다. 도루묵 잡이를 하러 오기 전 도루묵 파티 할 준비하라고 큰소리를 쳐놨는데, 다행히 배불리 먹을 만큼 잡을 수 있었다. 더 잡아봐야 처치곤란 일 수 있기에 이 만큼만 잡고 철수하기로 결정. 돌아가는 길에 양미리, 임연수어, 고등어 정도를 더 사가 함께 구워 먹기로 했다.

 

 

 

무사히 복귀해선 생선구이 파티를 했다. 숯불에 구웠어야 하는데, 난로 위에서도 잘 구워진다며 우긴 사람이 있어서 난로에 구워봤다. 잘 구워지긴 개뿔 1시간이 지나도 익지 않았다. 마음만 급해서 자꾸 뒤집은 까닭에 고기 살도 엉망이 되고….

 

 

 

결국 그냥 튀겨 먹은 도루묵. 저렇게 튀긴 걸 보고 따라하실 분들이 있을지 모르는데, 도루묵은 절대적으로 구워야지 튀기면 안 된다. 기름만 먹어서 쩔어버린 듯한 맛도 맛이지만, 도루묵 알이 수류탄처럼 계속 터져 화상을 입을 수 있다. 몸도 지친 데다 마음도 지치고, 거기다가 기름내만 맡곤 화상은 화상대로 입어 몇 점 먹고는 철수했다. 개인적인 순위를 적자면

 

임연수어>>>양미리>>>>>>도루묵

 

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앞으로 겨울 생선은 볼락을 제외하곤 마트에서 사 먹는 걸로….

 

 

 

집에 돌아와선, 양미리와 도루묵을 에어프라이어에도 구워봤다. 그러면서 동시에 마트에서 산 냉동 가자미도 구워봤는데, 가자미가 티오피라면 양미리가 맥심, 도루묵이 식당 자판기 커피 정도 되는 것 같다. 냉동 두절가자미 코스트코에서 9,990원인데, 이럴 거면 왜 동해까지 가서 도루묵 잡았나 자괴감 들어…. 그래도 한 번쯤 해볼 만한 경험했으니, ‘고기 잡으러 가서 그렇게 많이 잡은 건 처음. 미끼도 없이.’ 라는 것으로 만족하는 걸로….

 

 

어쩌면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일 수도 있고, 또 입맛이 다 다른 까닭에 내게 도루묵이 ‘불호’였던 걸 수도 있다. 더불어 낚시를 좋아하거나 마침 겨울에 동해를 가게 되었다면 통발잡이 체험은 경험이든 구경이든 해볼 만 하니, ‘절대 실패하지 않는 도루묵 잡이 방법’을 적어둘까 한다.

 

1. 가는 순간, 가서까지 현지 소식통 이용하기.

2. 통발은 클수록 좋음. 한 번에 들어가는 마릿수가 넘사벽.

3. 남들이 안 던진 곳은 이유가 있음. 던지는 곳에 던지기.

4. 고무 코팅 장갑이나 고무장갑 있으면 통발 건질 때 용이함.

5. 통발 줄 길이는 10미터 정도로 길게 이어가는 게 좋음.

6. 알배기 암컷 한 마리 넣어두면 좋다는데, 조과에 큰 차이는 없음.

7. 잡은 도루묵 운반이 힘드니, 카트 있으면 챙겨가기. 김장비닐도.

8. 아무도 없는 곳에서 던진다면, 무조건 해초 찾아서 그곳에 던지기.

9. 새벽 2시부터 6시까지가 피크라고 생각하면 꼭 맞음.

 

요 정도만 알고 가면, 먹을만큼은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 중 ‘현지 소식통’이 가장 중요한데, 그건 오픈카톡에서 ‘도루묵’을 검색하면 단톡방을 찾을 수 있다. 지금 내가 들어가 있는 단톡방도 순식간에 메시지 300+ 가 뜰 정도로 핫한데, 거기엔 실시간 조과와 함께 동출자 찾기, 손질법, 깨다시 꽃게 조황 등이 올라오고 있다. 포인트 지도 사진과 함께 잘 나오는 곳은 숫자로도 표시된 사진들이 올라오니, 그거 확인하고 가면 해답지 보고 문제 푸는 거라 할 수 있겠다.

 

자 그럼, 유효기간 지난 자료 말고 저런 실시간 정보 보고 가셔선 만쿨하시길 바라며,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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