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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중)/천오백자연애상담114

구남친과 이별 후, 1년을 애매한 사이로 만나는 중입니다. 내 동생이 이 사연을 양고기 집에서 내게 털어놓았다면, 난 “지가 그러고 싶을 때만 그러는 구남친은, 제대로 된 연애 대상이 아니야 인마.” 라는 이야기와 함께 칭따오를 한 병 더 시키라고 했을 것 같다. 얼마 전 난 양고기를 처음 먹어봤는데, 양고기에 대해선 ‘이것보단 소고기가 더 낫군’이란 생각을 했지만 시원하게 목넘김과 함께 다음 날 근육통도 없는 칭따오에 대해선 큰 매력을 느꼈다. 아무튼 지금 칭따오가 중요한 게 아니고. 떨어져 있을 때에는 생사도 확실히 알 수 없다가, 몇 주 또는 한두 달 만에 연락해 만나면 세상 이런 남자 또 없을 것처럼 잘해주는 구남친에 대해서는 희망을 접자. 그런 구남친에 대해 ‘사귀는 것 빼고는 정말 다 잘해주고 완벽하니, 이제 사귀기만 하면 되는 거야.’ 라는 생각을 .. 2018. 6. 16.
정말 잘해줬는데, 차단까지 당하며 헤어진 남자. 이유는? 다정하고 착하고 섬세하기까지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단까지 당하며 헤어지는 사람들이 있어. 지훈씨처럼. 지훈씨의 사연을 다른 여자들이 들으면 “어머? 이렇게까지 잘해주고 다정하게 챙겨준 사람이, 왜 차단까지 당하며 헤어진 거죠?” 할지도 모르겠는데, 그게 남의 이야기로 들을 때에나 막 좋아 보이지, 막상 경험해보면 금방 지겨워지기도 해. 지훈씨와의 연애는 먹는 거, 마시는 거, 자는 거, 노는 거 다 제공되는 올인클루시브 리조트에 와있는 것과 같거든. 얼마간은 분명 좋긴 하겠지만, 원헌드레드퍼센트 곧 지겨워져. 뭐가 어떨지 전부 예측 가능하며 그 선을 절대 벗어날 일도 없다는 걸, 매일매일 반복해서 경험하며 알게 되니까. 그러니까 내 말은, 지훈씨 연애의 가장 큰 문제가 저렇게 고립되어 있었다는 거야.. 2018. 5. 11.
그녀가 먼저 다가왔는데, 이젠 제가 부담스럽다네요. S씨의 첫 번째 문제는, 까닭 없이 너무 다급하다는 점이다. 다급한 사람은 상대에게 ‘부담스러운 사람’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처음엔 상대가 호감을 느껴 다가왔더라도, 그 상대와 24시간 연결되어 있으려 한다거나 10가지 중 잘되고 있는 9가지를 접어두곤 안 되는 것 1가지에 매달린다면, 결국 상대는 “더더더더!”를 외치는 이쪽이 불편하고 부담스러운 것 아니겠는가. 연애를 처음 하는 대원들이나 금사빠 증상이 심한 대원들에게서 그런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들은 ‘오늘만 날인 것처럼’ 만나거나 연락하려 들며, 그 제안에 상대가 응하지 않거나 못 할 경우 급격히 들떴던 것만큼이나 쉽고 깊게 상심한다. 그들은 상대가 말하는 -너무 피곤해서 오늘은 좀 쉬고 싶다. -다른 약속이 있으니 내일 보자. -지.. 2018. 5. 7.
전남친의 지인과 며칠 사귀다 차였어요. 전 어쩌죠? 누님, 이런 것도 연애로 치시면 곤란합니다. 아니, 사귀자는 말에 알았다고 답한 것이 무슨 ‘승낙하면 낙장불입’인 것도 아닌데, 이렇다 할 교류도 없던 와중에 자꾸 술 먹이곤 유혹해 승낙받았다고 그걸 핑계 삼아 “이럴 거면 내가 사귀자고 할 때 싫다고 하지….” 라니, 그런 건 저어 미국 땅, 환락의 도시, 라스베이거스에서도 효력 없는 겁니다. 사귀자고 해서 승낙받으면 바로 연인 역할극 들어가는, 그런 연애는 이제 그만하셔야 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이 사람 저 사람 많이 만나보는 게 뭐 꼭 나쁜 건 아닙니다만, 그렇다 하더라도 좀 진지하게 서로의 세계를 탐험하는 관계를 구축하며 만나야지, 어딘가에 매물 올려서 선착순으로 지원자 받듯 받아 만나면 안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식이라면 연애 수십 회 .. 2018. 3.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