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때문에 결혼을 꿈꾸지 못하는 사람들
1990년대 중반쯤의 일로 기억한다. 내가 살던 주택 가동 102호 아저씨는, 본인의 승합차로 사람들을 실어 나르는 일을 하고 있었다. 당시 아저씨는 월 120만원쯤을 벌었고, 그 주택의 전세가는 2,200만원, 매매가는 4,500만원이었다. 아저씨에겐 아내와 세 명의 딸이 있었다. 원래 딸은 둘이었는데, 아들을 원하며 늦둥이를 낳았지만 딸이었다. 아내는 전업주부, 큰 딸은 고등학생, 작은 딸은 중학생, 막내는 갓난아이였다. 당시 컴퓨터 가격이, 프린터까지 추가해 150만원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피아노 가격은 잘 모르겠는데, 여하튼 그 아저씨 댁엔 컴퓨터와 피아노가 둘 다 있었다. 2015년 현재, 102호 아저씨가 하시던 일과 같은 일을 할 경우 월 180만원을 버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저 주택의 경우..
2015. 8. 3.
헛똑똑이 그녀의 바보 같은 첫 연애.
H양이 보낸 사연엔 매뉴얼 일주일 치 분량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기에, 어디서부터 뭘 어떻게 말해야할지 모르겠다. 믿기 어렵겠지만, 저 제목을 고르는 것에만 삼십 분이 넘게 걸렸다. H양의 이기적인 태도, 남친의 가난, 영혼 없는 대화, 직장인과 학생이라는 신분, 잦은 이별통보, 갑을관계, 짜증, 부모님, 동물욕, 숫자욕, 자기 학대, 집착, 현실성 없는 반성, 위로의 부재, 의지, 가면놀이…. 이 수많은 문제들을 다 다룰 순 없고, 그 중 문제들을 야기하는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출발해 보자. 1. 택배기사 붙잡고 영국 총선 얘기하기. 내가 마주하는 사람 중, 아무래도 택배기사님이 제일 바쁘신 듯 보여서 예로든 것임을 먼저 밝힌다. 우리 동네에 오는 택배기사 중에는 초인종을 누른 후..
2015. 5.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