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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변28

잘난 그 남자와의 이별 후 자존감이 바닥났습니다. H양은, 인생의 운전대를 상대에게 맡긴 후 상대의 궤변에 세뇌당한 거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럴 경우, 이쪽이 의사고 상대가 백수인 상황에서도 상대가 가타부타 하는 얘기에 휘둘릴 수 있습니다. 의사 그까짓 거 집에서 밀어주고 책만 파면 될 수 있는 건데,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면서 겨우 의사 되었다고 우쭐댈 것 없다는, 의료계의 이러이러한 문제들과 병폐를 넌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거라는 식의 상대 이야기에 말려드는 겁니다. 그러다 보면 상대가 몇 년째 간단한 시험에서도 떨어지고 있다는 것도 망각한 채, 상대가 ‘진리의 말씀’을 해주시길 바라는 종교적 믿음까지를 갖게 되기도 합니다. 저런 사례가 종종 있습니다. 객관적으로 보면 상대는 그냥 무수히 많은 증권사 직원 중 하나일 뿐인데 그가 우리나라 .. 2018. 10. 13.
이상한 여자라는 말을 듣고 헤어졌는데, 제가 이상한가요? 대시하던 모든 남자들 밀어내고 택한 첫 연애 상대가 이런 남자라니! 남친에게 이렇게 무시와 멸시를 받으며 사귀는 건 흔치 않은 일이며, 그것도 오랜 연애 끝에 악만 남아 점점 막장으로 접어든 게 아니라 한 달 내외로 이정도까지 들어간 건 분명 특이한 사례다. 이건 연애를 했다기보다는, 상대의 수작에 말려들어 세뇌와 학대를 당하다 유기당한 것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C양이 이걸 ‘첫 연애’라며 의미를 부여하고 마음을 쏟아가며 맞춰가려 한 것과 달리 상대는 ‘목적 달성을 위해 연애인 척 하기’로 사용했으며, 그러다 보니 조율해보려는 C양의 노력은 전부 상대가 ‘어차피 버릴 거라 생각하며 마음대로 구는 것’에 이용당하고 말았다. 연애 중 그가 무슨 말을 했든, 그걸 곱씹으며 지금까지 ‘진짜 내가 이상한 여.. 2018. 4. 24.
썸인 듯 스킨십 하다가, 연락두절 되는 남자만 만나요. 글 쓰는 사람들의 사연이 오면, 참 읽을 맛이 나서 좋다. 특히 막 “은정. 방향은 같아도 속도가 다르면 같이 갈 수 없다는 말을 통감해요. 저에 대해 마음대로 생각하세요. 단, 블라블라….” 처럼 소설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문장을 읽을 때면, 문어체가 불러오는 특유의 상상력이 자극되며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르는 것 같기도 하다. 현실적으로 보자면 저 문장을 작성하는 게 팬티바람으로 컴퓨터 앞에 앉아 자판을 두드리는 것이겠지만, 문장만 읽을 땐 좌절감을 느끼는 남자가 상처를 핥으며 억울한 눈빛으로 이야기하는 것 같고 뭐 그렇다. 은정, 은정. “은정. 하지만 분명하게 말할게요.” 라며 끝까지 감성공격을 하고 있는 상대에게 휘둘리고 있는 은정. 그런 은정씨를 위해, 오늘은 감성돔 낚시를 준비하고 있는 내가.. 2017. 10. 16.
단호하게 헤어지자고 하던 구남친, 왜 다시 연락했을까? 그러니까 이런 경우, 내가 “연락이 와서 만났고, 일단 둘 다 연애하기 전까지만 만나보자는 식으로 상대가 말했고, 이후에 손을 한 번 잡아 보자거나 잠깐만 안아보자는 얘기를 했죠? 이후엔 그냥 그렇게 집에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며 질질 끌다가 어찌어찌 둘 다 집에 안 들어갔고, 그런 뒤엔 다시 또 흐지부지 되는 상황인 거죠?” 라는 질문을 하면, 98.72%의 확률로 “네, 네, 네, 네.”의 대답이 돌아온다. 이것에 대해 내가 10년 전부터 ‘옛집 그리워 다시 한 번 들러보는 것’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이야기하기도 했고, 또 저렇게 연락이 오거나 상대가 찾아올 경우 그 날은 돌려보내고 나중에 낮에 다시 만날 약속을 잡으란 얘기까지를 했지만, 대부분의 경우 “아 근데 얘는, 그 정도로 그럴 애는 아.. 2017. 10.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