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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한사이4

구남친과 이별 후, 1년을 애매한 사이로 만나는 중입니다. 내 동생이 이 사연을 양고기 집에서 내게 털어놓았다면, 난 “지가 그러고 싶을 때만 그러는 구남친은, 제대로 된 연애 대상이 아니야 인마.” 라는 이야기와 함께 칭따오를 한 병 더 시키라고 했을 것 같다. 얼마 전 난 양고기를 처음 먹어봤는데, 양고기에 대해선 ‘이것보단 소고기가 더 낫군’이란 생각을 했지만 시원하게 목넘김과 함께 다음 날 근육통도 없는 칭따오에 대해선 큰 매력을 느꼈다. 아무튼 지금 칭따오가 중요한 게 아니고. 떨어져 있을 때에는 생사도 확실히 알 수 없다가, 몇 주 또는 한두 달 만에 연락해 만나면 세상 이런 남자 또 없을 것처럼 잘해주는 구남친에 대해서는 희망을 접자. 그런 구남친에 대해 ‘사귀는 것 빼고는 정말 다 잘해주고 완벽하니, 이제 사귀기만 하면 되는 거야.’ 라는 생각을 .. 2018. 6. 16.
이제 좀 편한 연애 하려는 남자를 만난 여자 이제 좀 편한 연애 하려는 남자를 만난 여자 아직까지 속이 울렁거린다. A4용지 300장에 가까운 사연을 다 읽었다. 한 커플이 나눈 5개월간의 카톡대화를 전부 읽었더니, 그들과 친구가 된 것 같다. 함께 밥 먹으러 가면 남자가 어느 자리에 앉을 지, 여자가 무슨 메뉴를 고를 지까지 알 것 같다. "무한님께서 괜찮다고, 잘 되고 있다고 해주시면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쩌면 좋을까. 난 두 사람이 곧 헤어질 거라는 얘기를 해야 하는데. "오빠가 절 좋아하는 게 맞는 거죠? 이제 저도 제 마음을 표현하고, 연애에 적극적으로 임해도 괜찮은 거죠?" 남자가 이쪽에게 호감을 가진 건 맞는데, M양(32세, 사연의 주인공)이 적극적으로 임하는 순간 이 연애는 폭파될 것이다. 남자가 M양에게 반한 건, M양.. 2013. 2. 4.
바쁘며 냉소적인 남자를 좋아하는 B양, 해결책은? 바쁘며 냉소적인 남자를 좋아하는 B양, 해결책은? 연애 매뉴얼을 발행하다보니, "그럼 무한님은 얼마나 연애를 잘 하고 계신가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잘'이라는 기준이, 아무 갈등도 없으며 언제나 행복과 즐거움만 가득한 연애를 하는 것이라면, 그닥 잘하고 있지 못하다고 대답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잘'이라는 기준이, 자신의 형편없음을 깨달으며 문제의 해답을 함께 구하는 연애를 하는 것이라면,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 본선에 진출할 정도는 하고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든다. "나는 사람이다. 인간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것치고 나에게 낯선 것은 아무것도 없다." 테렌티우스의 말이다. 연애 사연을 읽으며 나는 종종 저 말을 떠올린다. 사연에 등장하는 남자들에게서 내 모습을 찾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 2012. 5. 14.
같은 여자에게 네 번 퇴짜 맞은 남자, 이유는? 당신은 ATM을 사용 중이다. 카드를 넣고, 예금출금 버튼을 누르고, 인출할 액수를 입력했다. ATM이 비밀번호를 입력하라고 한다. 1019 비밀번호를 눌렀다. 맞지 않는 비밀번호라며 거래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고 한다. 다시 카드를 넣고, 예금출금 버튼을 누르고, 인출할 액수를 입력했다. 역시 ATM은 비밀번호를 요구한다. 1.0.1.9 이번엔 천천히 눌러 입력했다. 역시 오류. 거래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고 한다. 또 똑같은 과정을 거친 뒤, 비밀번호를 입력하라는 메시지가 떴다. 당신은 다시 입력한다. 1.0.1.9. 어우, 답답해.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말도 있잖아요. 힘을 주세요." 이런 이야기를 하며 ATM 앞에 서서 '틀린 비밀번호'만 입력하고 있는 대원들이 있다. 언제 .. 2011. 11.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