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 받아간 훈남의 스킨십 시도, 왜 그래? 외 2편
금사모(금요사연모음)를 시작하기 전에 근황을 먼저 좀 전할까 한다.
새들 먹으라고 창가에 해바라기 씨를 조금 놔뒀는데, 녀석들이 먹고 남긴 씨앗이 비를 맞더니 싹을 틔웠다. 난 처음 먹이통을 보고 '응? 위층에서 숙주나물을 던져 버렸나?'했는데, 자세히 보니 해바라기 씨앗에서 싹이 난 것이다. 지금은 청양고추를 키우고 있는 화분에 옮겨주었고, 좀 더 자라면 집 근처 도로변에 옮겨 심어줄 예정이다.
어항 속 각시붕어의 혼인색도 빨갛게, 아주 예쁘게 올라왔다. 암컷과 말조개를 넣어주어야 번식을 할 텐데 채집을 위해서는 문산천까지 가야하는 까닭에 미루고 있다. 이즈음 '민물의 공작'이라고 불리는 피라미의 혼인색이 환상적이라 사진으로 기록해두고 싶은데, 그럼 또 아크릴 수조를 만들어야 하고, 피라미 만나러 양평까지 가야하는 까닭에 역시 미루고 있다. 혹 파주 근방의 피라미 서식지를 아시는 분이 계시면 살짝 공유 좀 해주시길 부탁드린다. 새우와 달팽이들은 잘 크고 있으며, 잠시 맡아 두었던 블루 제브라 시클리드 한 마리는 번식이 가능할 정도로 커졌다. 파랗던 녀석이 노란색으로 변한 걸 보니, 수컷인 것 같다.
간디(애완견, 애프리푸들)는 마법에 걸려 신경이 예민한 상태다. 만들고 있는 기계는 세 개 다 완성했는데, 적도의는 아직 모터를 못 구해서 연결 못 했고, 스케이트 달리는 작은 턱도 못 지나가는 까닭에 구상을 다시 하고 있으며, 레일 달리는 홍콩에서 주문한 풀리가 한 달이 넘도록 오지 않아 아직 가동을 못 해봤다. 뭐, 이런 묻지도 않은 얘기 하지 말고 빨리 사연이나 다루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근황을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어 적어둔다. 자 그럼, 금사모 출발해 보자.
1. 번호 받아간 훈남의 스킨십 시도.
사기는 대개 욕심을 부릴 때 당하게 된다는 걸 꼭 기억해 두길 바란다. 상대의 직업이 괜찮고, 만나서는 상대가 거의 돈을 다 쓰며, A양을 모시러 오고 또 모셔다 준다고 해서 '적극적이고 남자답다'고 섣불리 판단하진 말자. 내가 매뉴얼을 통해 보라고 한 '행동'은, 최소한 반 년 이상은 지속되는 행동을 말한다. 이제 겨우 세 번 만났는데, 그 세 번 만나는 동안 상대가 보인 모습을 가지고 판단하진 말자.
또, 난 A양이 말하는 '여자를 배려할 줄 아는 모습'이라는 게, 사실은 '배려'가 아니라 '접대'에 가깝다고 생각한다는 말도 해주고 싶다. 차를 타곤 A양을 데리러 오고 데려다 주는 것, 그리고 만나서 학생이 무슨 돈이 있냐며 그가 돈을 다 쓰는 것, 그건 단기적인 목적을 가진 채 A양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도 충분히 벌일 수 있는 일이다. 게다가 그게 정상적인 관계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해도, 그렇게 일방적으로 헌신하는 관계는 오래 가지 못 한다. 대략 4주 정도쯤만 즐거운 단기연애를 할 생각이 아니라면, 그 관계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걸 잊지 말자.
그에 대해선, 고민할 필요도 없이 그가 'A양을 어떻게 한 번 해 보려고' 접근한 게 확실하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그가 A양에게 정말 관심이 있었다면, 친구나 지인 불러서 미팅 형태로 놀자는 말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 A양이 스킨십을 거절해 조금 쎄한 분위기가 된 후 A양이 집에 가겠다고 했을 때, 집에 어떻게 갈 것인지 묻지도 않고 그냥 그렇게 가게 내버려두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 이후 연락 없는 것만 봐도, A양이 쉽지 않으니 그냥 포기해 버린 것이라는 걸 알 수 있고 말이다.
하지만 A양은 그가 훈남이고, 직업도 괜찮고, 차도 있고, 만나면 대부분 돈도 그가 쓰니 그를 '괜찮은 남자'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한 번 마음을 접었다가도, 새로 만나게 되는 남자들과 그를 비교하면 모든 면에서 그가 우월한 것 같으니 다시 그에게 연락을 했다. 새로 소개 받은 남자는 차도 없어서 데리러 오지도 못 했고, 외모도 마음에 안 들었고, 그러다 보니 대화 자체도 방정맞게 하는 것 같아 짜증이 났기 때문이다.
A양은 어머니께도 연애상담을 했다. 어디까지 말씀드렸는지는 모르겠는데, 여하튼 그의 직업을 들은 어머니께서는 먼저 연락해 보길 권하셨다. A양의 아는 언니들도, "원래 남자는 다 그래."라며 만나보길 권했다. 글쎄, A양에게 어떤 목적이 있어서 잘 해주지만, 목적이 달성될 것 같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인연이 끊겨도 자신은 아쉽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는 남자와 만나는 게 바람직한지를, 진지하게 고민해 보길 권해주고 싶다. 그는 한 달쯤 A양과 사귀다가 재미없어지면 언제든 A양을 버릴 수 있는 남자인데, 이 남자의 직업이 괜찮고 당장 돈도 잘 쓰며, 차도 있다는 것으로 그걸 감수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길 바란다.
"혹시 그가, 그런 행동을 여자가 싫어하는 걸 잘 몰라서 그러는 걸 수도 있지 않을까요?
아…, 제가 그를 마음에 들어 해서 자꾸 좋은 쪽으로만 강제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와 나눈 카톡 내용을 어머니께 보여드리고 판정을 받길 바란다. 어머니께 말로만 그와의 썸을 설명 드리지 말고, 그가 계속 야한 얘기로 이끌어 간걸 어머니께 보여드리자. 스킨십 거절했더니 잡지도 않았다는 것 역시 말씀드리고 말이다. 그럼 이번엔 어머니께서 올바른 답을 구해주실 것이다.
2. 가치관과 사상의 차이?
S양, 난 일단 이 모든 갈등의 원인이 가난이라고 생각해. 가치관과 사상의 차이도 있겠지만, 여하튼 그 가치관과 사상의 차이 역시 전부 '가난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서 갈라진 거거든. 그리고 두 사람 사이의 가장 큰 문제는 '사랑을 줄 줄 모르는 여자'와 '사랑을 확인 받고 싶은 남자'가 사귀고 있기 때문에 벌어졌다고 생각해. 저 말이 너무 관념적이라 잘 모르겠다면, '말 예쁘게 할 줄 모르는 여자'와 '예쁜 말 듣고 싶은 남자'라고 생각해도 무방해.
우선, 아이를 낳아 기르는 문제에 대해 난 S양의 생각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적어둘게. 아이는 생물학적인 준비가 되면 누구나 낳을 수 있는 거지만, 부모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남편과 아내가 각자 벌어서 먹고 살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두 사람 다 자기 한 몸 챙기기도 벅찬 상황에서 아이를 낳아 기르면, 나중엔 아이마저 짐처럼 느껴질 수 있거든.
그런데 말야, 이런 S양의 생각을 누군가와 대화를 통해 나눌 땐, 늘 상대의 상황을 살펴야 해. 예컨대 내가 '교통사고 나이롱환자는 사회를 좀 먹는 세력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더라도, 만약 S양의 아버지께서 '나이롱환자'의 이력을 가지고 계신 걸 안다면 저 말은 꺼내지 않을 거야. 어쩔 수 없이 꺼내야 할 상황이라고 해도, '후유증이 두려워 입원해 경과를 볼 수는 있지만, 애초에 나쁜 마음먹고 그러는 건 좀 아닌 것 같다'정도로 부드럽게 말할 거야. S양이 자신을 저격하려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않게 '예외'를 좀 열어두고, 강한 어조의 비판이 아니라 약한 부정의 표현 정도로 말하는 거지.
S양이 말하지 말아달라고 한 부분 때문에 이 정도밖에 못 적겠는데, 여하튼 S양은 "난 그런 생각으로 그런 말 한 거 아니다."라고 말하지만,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얘가 지금 우리 집안 욕 하는 건가?"하는 오해를 충분히 할 수 있거든. 그러니 그럴 땐 "난 이러이러한 준비가 된 상황에서 아이를 키웠으면 좋겠다."정도로 말하는 게 낫다고 나는 생각해. 충분히 더 부드럽게, 또 예쁘게 할 수 있는 말이거든. "우리 아이가 피아노를 배우고 싶어 할 때, 피아노 학원 보낼 돈 없어서 못 보내는 부모는 되고 싶지 않다. 그러니 그 정도의 경제력은 지닐 수 있도록 우리 둘이 열심히 모아보자."정도로 말이야. 그런데 S양은 '능력이 없는 부모', '가난의 대물림' 등의 표현을 써가며 '돈 없는 부모'를 힐난하는 것에 집중하거든. 게다가 결론 역시 '그러니 잘 해보자'가 아니라 '그럴 생각 없다'로 끝나버려. 그럼 상대가 듣기엔 그게 "너 돈 없지 않냐. 너랑 결혼하면 능력 없는 부모 될 거고, 가난 되물림 하게 될 거다."라는 말처럼 들릴 수 있거든.
하나 더. 저 말과 이어서 S양은 "스무 살 넘어 부모 탓 하는 사람은 병신이다. 일할 능력이 되어서도 가난하게 사는 건 본인이 게으르기 때문이다."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저 말 역시 상대에겐 자신과 이 상황을 모두 비난하는 말처럼 들릴 수 있어. 내가 보기엔 저 말이, S양이 자기 자신까지도 싸잡아 자폭하며 '다 같이 죽자'는 식으로 꺼낸 말로 들리고 말이야.
이건 우리끼리니까 하는 말인데, 내가 지켜본 바에 의하면 '부모 탓'이나 '부모 덕'은 스무 살 이후까지도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부모 덕'이 자식들이 갈 길에 아스팔트 포장까지 해줄 수 있거든. 같은 길이라고 해도 아스팔트 포장된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과 자갈밭을 달리는 것은 큰 차이가 있잖아. 탓만 하고 있으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그 둘에게 똑 같은 여건이 주어진 건 아니라는 걸 S양이 생각해 보길 난 바라. 더불어 '가난의 대물림'으로 인해 가정에 보탬을 주어야 하는 상황도 S양이 고려했으면 좋겠어. 내 지인 중 하나는 월 200벌어서, 80 저축하고, 50 부모님 드리고, 나머지 70으로 살거든. 다른 지인은 역시 비슷하게 버는데, 150저축하고 나머지 50으로 살아. 후자는 부모님 집에 살고 있으니 집세나 공과금 걱정 없이 순수하게 50을 즐거움을 위한 용돈으로 쓰지. 전자는 생활비로 쓰고 말이야.
저 정도로만 끝나도 다행일 거야. 그런데 다른 여러 문제들도 이어서 발생할 수 있거든. 가장 대표적인 게 치과치료야. 내 관찰에 의하면, 가난하면 필연적으로 치과와 멀어지게 되어 있더라고. 조금 문제 있을 때 관리를 제대로 못 받으니까 이게 큰 문제가 돼. 게다가 치과 치료를 그때그때 받기 어려운 집안은, 자식 대학 학비까지 대 줄 수 없는 경우가 많잖아. 그럼 또 그 자식은 학자금 대출 받아서 다니는 경우도 많고, 여하튼 학자금 다 갚고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지 못 하시는 부모님 치과치료 해 드리고 나면 역시나 자식의 상황은 점점 더 어려워져. 난 이것까지 S양이 고려해 줬으면 좋겠어. 그러면 S양도 "스무 살 넘어서 가난한 인생을 산다면, 그건 온전히 그 사람 자신의 탓이다."라고 단정 지어 말하진 않을 테니까.
서로 도와. 그게 해답이야. 둘이서 서로를 찔러대지 말고, 앞으로 둘이 어떻게 할 건지 계획을 세워. 필요하다면 통장을 만들어서 둘이 매달 얼마씩이라도 채워. 그리고 돈 쓰는 문제에 대해서는, S양의 잘못이 8할이야. 없으면 안 먹고, 덜 쓰는 게 맞아. S양은 그간 '아무리 없어도 이거는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살았잖아. 그렇게 해서 남은 게 뭐야? 빚이잖아. 이런 와중에 "남자가 여자를 사랑하면 돈을 안 아낀다는데."라는 얘기 하고 있으면 답이 없는 거야. 같이 대책 없이 쓰다 보면 둘 다 몇 년 후 부부가 아니라 신용불량자 되어 있겠지.
"난 그렇게 살고 싶은데 그렇게 살 수 없을 것 같아서 짜증난다."라는 얘기 하지 말고, 그렇게 살려면 지금부터 뭘 해야 하는지를 둘이 생각해서 답을 구해봐. 당장 갚아야 할 빚도 있고, 돈 부족해서 가전제품 못 사는 상황인데, 이런 와중에 무슨 나중에 여행 가서 추억 많이 쌓자는 뜬 구름 잡는 소리 하고 있으면 정말 곤란해. 그러니 일단 둘이 어떻게 먹고 살 것인지를 정해. 그게 정해지면 즐기는 건 그 때 생각하고. 지금처럼 외식할 때 가격 따지면 피곤하고 먹으면서도 기분 안 난다는 불평만 하고 있다간, 10년 후에도 똑같은 불평하게 될 수 있다는 걸 잊지 마.
3. 훈남과 사귀니 공공의 적?
글쎄 이건, 사실 남친 쪽에서 관리를 해줘야 하는 문제인데 남친은 인기를 누리는 게 즐거워 다 받아주는 것 같아 안타깝다. 게다가 남친에게서 이 관계를 진지하게(결혼까지) 생각하는 모습을 별로 찾아 볼 수 없기에 그것 역시 안타깝다.
남친에게 추파를 던지고 있는 다른 여자들을 쳐낸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그 중에는 J양과도 친하지만 남친과 같은 직장에서 일하기 때문에 남친과 더 친한 여자도 있고 J양의 절친도 있기에, 잘못했다가는 그녀들의 이간질을 경험하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지금도 이간질을 당하고 있긴 하지만….
J양은 남친 SNS에서 온갖 말로 꼬리를 치고 있는 다른 여자들의 행동이 보기 싫어 SNS를 안 한다고 했는데, 오늘부터라도 다시 시작하길 권한다. 거기서 그 여자들이 하고 있는 것처럼 구구절절 댓글을 달진 않더라도, 여자친구만이 구사 할 수 있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둘만 알고 있는 얘기들을 나누는 등의 활동은 해도 좋을 것 같다. J양이 보고 있다는 걸 알고 있으니, 그도 지금보다는 긴장하며 다른 사람들의 댓글에 답을 할 것이고 말이다. 더러워서든 무서워서든 J양이 피할 필요는 없다는 걸 기억해 두자.
초 치고 있는 절친에 대해서는, 가장 손쉬운 해결책은 그녀에게 뭔가를 베풀어 주는 거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가능하다면 그녀에게 소개팅을 시켜주거나, 그게 여의치 않으면 친구가 예상하지 못할만한 선물이라도 하나 해주자. J양은 현재 초 치는 그녀에게 복수하기 위해 "남친 만나야 해서 그때 못 만나겠네. 미안." 등의 이야기를 그녀에게 하고 있는데, 그건 그녀를 더 자극해 좋지 않은 결과를 이끌어낼 뿐이다. 절친이 가장 앞장서서
"선물이 겨우 그거야? 걘 뭐 그런 걸 선물하냐?"
라고 이야기 하면 피가 거꾸로 솟는 그 기분은 이해하지만, 거기에 맞서 똑같이 그녀에게 상처를 주려 노력하지 말고, 되도록이면 '어디서 개가 짖나?'하는 기분으로 아무렇지 않게 넘기자. 거기에 발끈해서 변명하려 하거나 복수하려 하면, 그 친구는 계속해서 다른 방법으로 J양을 자극할 것이다. 단, J양이 생각했을 때 선을 넘은 이야기를 그 친구가 하면, 인연을 끊을 각오를 한 채 "그렇게 말하는 건 좀 실례되는 거 아니야?"라는 이야기를 하길 바란다. 한 번 이렇게 화를 낼 때에는 상대가 무안해서 어쩔 줄 모를 정도로 정색하고 이야기하자. 사과하길 요구하며 몰아붙이는 게 포인트다.
남친에게 이런 일들로 J양이 겪고 있는 고통을 털어 놓고 같이 해결책을 찾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긴 한데, 지금 당장 이런 이야기를 했다간 남친이 "왜 그렇게 내 인간관계를 다 정리하면서까지 너와 사귀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라는 이야기를 할 가능성이 크기에 권할 수가 없다. 남친이 확신을 가지고 J양에게 집중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조금씩 J양과 친구가 되어가고 있는 긍정적인 분위기니, 같은 취미생활 하면서 좀 더 많은 공감대를 만들고 여러 주제에 대한 대화를 해보자.
더불어 J양 스스로도 자신의 연애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모두 털어 놓거나 조언을 구하려 들진 말아야 한다는 얘기도 해주고 싶다. J양이 그냥 잘 사귀고 있으며 행복해 보이면 남들도 J양에게 가타부타 할 일이 없다. 하지만 J양이 불평을 하거나, "이건 좀 그런 거 아니야? 남자들은 원래 이런가?"하는 이야기를 해버리면, 그 연애엔 친구나 지인들이 끼어들어 "너 내가 그러지 말라고 했잖아. 걔는 뭐 그러냐."라는 이야기를 할 수 있다. J양이 판을 그렇게 짜 놓고 스트레스 받지 말고, 애초에 판 자체에 아무도 끼어들지 못 하도록 J양이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길 바란다. 깊은 물은 소리 없이 흐른다고 하지 않는가. 연애는 조용히, 깊게 하도록 하자.
오늘 더 많은 사연을 다루고자 했는데, 생각지도 않게 2번 사연에서 갑자기 에너지를 너무 많이 쏟은 까닭에 이쯤에서 마무리를 지어야 할 것 같다. 어제는 그나마 시원한 바람이 좀 불었는데 오늘은 덥고 끈적한 바람이 부는데다가, 밖에서는 제초기를 쉴 새 없이 돌려대는 까닭에 사연 하나 끝내고 나서 다른 사연에 집중하기가 어렵다. 이런 날은 시원한 극장에 가서 무서운 영화 하나 봐주면 딱 좋으니, 무슨 영화가 개봉했는지 찾아보고 공쥬님(여자친구)과 영화관람을 해야겠다.
아, 영화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1번 사연에 등장한 훈남의 "정말 좋은 영화인데 극장에선 내려간 까닭에 DVD방 가서 봐야한다."라는 피콜로 더듬이 빠는 소리에 넘어가지 말길 다시 한 번 A양에게 부탁하고 싶다. 자꾸 정말 좋은 영화라 꼭 봐야 한다고 하면, DVD빌려와 A양 집에서 부모님들과 다 함께 보는 걸로…. 다들 불금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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