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참 정이 많으며,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이성보다 감성을 기반으로 하는 편입니다. 이제 막 친해진 누군가가 있으면, 전 그 사람도 내 마음과 같은 거라 생각하며 계산하지 않고 마음으로 다가가는 편입니다. 그래서인지, 어떤 일이 벌어지면 주로 상처를 받는 쪽에, 실망하는 쪽에, 무너지는 쪽에 속하곤 합니다.
'다급할 때 카톡 친추해 제발 한 마디라도 해달라고 부탁하다가, 훗날 갈등이 지나가고 나면 그저 카톡 게임초대 보내 하트 하나 얻을 대상으로 여기는 것'을 제가 병적으로 싫어하는 것 역시, 그 일을 겪고 나면 그 사람과의 관계가 제가 생각한 것과 달리 깃털보다 가벼운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사연을 보내시는 분께는 제가 그저, 사연을 보내면 매뉴얼을 발행해주는 매뉴얼 머신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 사연을 읽으며 한 사람을 발견하게 되고, 그 사람의 연애와 더불어 인생까지를 함께 경험한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어느 때는 우리가 마치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던 그런 관계인 듯한, 착각까지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선 제 편에 둔 채, 사람이나 사랑 때문에 놀란 가슴 먼저 진정할 수 있게 돕거나, 자꾸 위험한 폐허 속으로 들어가 혼자 틀어박히는 걸 막으려고 합니다. 제 가족이 방문을 걸어 잠근 채 슬퍼하거나 힘들어하고 있다면 일단 어떻게든 데리고 나가 뜨끈한 밥부터 먹일 그런 심정으로 말입니다.
전 거의 모든 사연을 기억하고, 대부분의 독자를 기억합니다. 수년 전 모 비서실에서 근무하시던 분이 사연을 주신 적 있는데 전 그 분이 지금 제게 연락을 해도 그녀의 여동생은 잘 지내며 당시 그다지 좋지 않았던 집안 분위기는 괜찮아졌는지를 물을 수 있습니다. 그 외에 방송에 출연하셨던 분, 선배 의사를 좋아하셨던 분, 검사랑 썸을 타셨던 분, 모 인터넷 카페 주인장에게 휘둘리시던 분, 남친 자취방 앞에서 난동을 부리다 경찰에 잡혀가셨던 분, 모 지점 농협 여직원을 좋아하셨던 분, 죽으려고 술 먹고 응급실 가셨던 분, 은행에서 근무하시는 눈 높으신 분, 같은 학교 선생님과 연애를 하셨던 분, 남친 어머니와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제가 권한 선물을 사가지고 가셨던 분, 제게 곤충젤리를 보내주셨던 분, 그 외에 술, 과일, 비타민제, 커피, 영양제 등을 보내주셨던 분 등 그냥 다 오래 전부터 알아왔으며 앞으로도 서로 안부 물으며 오래 갈아갈 사람처럼 생각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그런 분들이 "저 기억 하시나요? 기억 못하시겠지만…."이라는 연락을 해오면 반가우면서도 좀 이상한 느낌을 받게 되고, 아직도 힘들어할까 걱정하던 어느 분이 어느 날 게임초대만 틱 보내오면 깊은 실망을 하게 됩니다. 카톡친구로 되어 있던 분이 어느 날 말도 없이 탈퇴를 해버리면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가 하는 걱정도 되고, 오래 전 밤낮 구분 없이 도와달라고 카톡을 보내셨던 분이 "제 카톡에 추가되어 있네요. 그런데 누구시죠?"라는 톡을 보내오면 허탈함까지를 느끼기도 합니다.
이거, 제 징징거림이 너무 길어진 것 같습니다. 헤어진 후 혼자 무거운 기억 다 안고 사는 중인 L양의 사연을 읽다가 제가 울컥해서 그랬는데, 여하튼 제 얘긴 이쯤하고 L양의 사연 출발하겠습니다.
1. 정(情)과 주는 기쁨.
저는 '우디'를 좋아합니다. <토이스토리>라는 만화에 나오는 캐릭터인데, 그래서 어제 길거리에서 '우디' 조립장난감을 파는 걸 보곤 바로 구입해왔습니다. 사오자마자 조립을 마쳐 바로 장식을 해 놓을 정도로 '우디'를 좋아합니다. 나중에 관절이 모두 움직이는 우디 피규어를 구입할 계획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구입 후에는 함께 다니며 여러 곳에서 같이 사진을 찍을 것이고 말입니다.
아, <토이스토리3>보셨습니까? 아직 안 보셨다면, 의리로 1, 2편 보신 후 3편을 느긋하게 감사하시길 권합니다. L양이라면, 저처럼 라면국물 같은 뜨겁고 매운 눈물을 펑펑 쏟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몇몇 지인들에게 권해봤는데, 3편을 보고 우는 사람은 하나같이 다 좋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제가 우디 얘기를 왜 꺼냈는지 잠시 까먹었는데…, 아! 만약 오늘부터 모 패스트푸드점에서 행사를 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만원짜리 세트를 먹으면 우디 피규어를 상품으로 주는 겁니다. 그러면 제가 우디를 좋아한다는 걸 아는 L양은 이 기쁜 소식을 제게 전해주고 싶으실 것이며, 나아가 그 우디 관련 상품 중 L양 동네에서만 판매하는 한정판 제품이 있다면 절 위해 기꺼이 그 제품을 대신 구입해 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다정'이라는 불치병을 앓고 있는 저 역시 그렇습니다. 도라에몽 마니아라고 밝혔던 어느 사연 주인공 분의 이야기가 떠올라 패스트푸드점에서 사은품으로 도라에몽 나눠줄 때 그 분 생각이 나고, 파주나 일산의 걷기 대회 현수막을 볼 때면 트래킹 좋아하는데 일산으로 이사온 뒤로 걸을 일이 없다고 하신 어느 분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가 먹고 싶은 세트가 아니더라도 그냥 사먹은 후 상품을 받아 드리고 싶고, 소식을 듣고 기뻐할 분을 생각하며 걷기대회 일정을 알려드리고 싶고, 뭐 그렇습니다.
그저 '알고 지내는 사이'일 때에도 저만큼씩이나 발휘되는 '다정' 또는 '오지랖'은, 연애를 시작하면 더욱 탄력 받아 다이나믹하게 펼쳐지곤 합니다. 물론 그게 자신의 생활을 자신이 챙겨가며 남까지 챙겨가는 거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자신의 생활까지를 접어두거나 팽개친 채 상대를 챙기려 하고, 그러다 보면 나중엔 상대의 눈치를 보는 상황으로 이어지곤 합니다. 상대는 점점 오만해지고, 이쪽은 그런 상대의 말 한 마디나 선택 하나에 일희일비하게 되는 거라고 할까요.
밥 안 먹겠다는 아이를 어르고 달래 어떻게든 한 숟갈 뜨게 만들려는, 그런 엄마의 모습처럼 되어간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이가 일부러 투정을 부리며 밥을 안 먹을 때에는 배고픔을 느끼게 할 필요가 있는 건데, 그때 이쪽에서는 과자를 줄 테니 이거 먹고 밥 먹겠다고 약속하자, 초콜릿을 줄 테니 이거 먹고 밥 먹겠다고 약속하자, 등의 이야기를 하며 당장 어르고 달래는 것에만 신경을 쓰게 됩니다. 그럼 또 그런 걸 먹고 배가 불러진 상대는 다른 것까지를 요구하게 되고, 뭐 이런 식의 악순환이 계속 되다가 나중엔 상대가 "그렇게 사정하니까 과자는 먹어주는데, 밥 먹으라는 소리 좀 그만 했으면 좋겠다. 그렇지 않으면 과자도 안 먹겠다."라는 이야기를 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마는 것입니다.
위와 같은 변화를 겪은 대원들은 "관계가 완전히 역전되고 말았습니다."라는 이야기를 하시곤 하는데, 그저 처음엔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 이야기만 하기 보다는 '왜 그랬을까?'를 곰곰이 살펴보는 게 좋습니다. 대부분 이쪽이 뭔가 큰 잘못을 안 했는데도 상대의 마음이 변했기 때문에 관계가 역전된 거란 이야기를 하시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단순히 '상대의 마음' 하나만 문제가 된 경우 보다는 이쪽도 그런 상황이 되도록 일조한 '서로의 합작품'인 경우가 많습니다.
2. '편한 연애'와 '좋아질 것'이란 기대.
L양이 마음 약한 거 알기에 모질게 말하기가 참 어려운데, L양의 이번 연애를 저는
- 좀 편한 연애를 하려는 남자, 사귀다 보면 좋아질 거라 생각한 여자의 연애
라고 생각합니다.
남친에게 L양은 '백지상태의 과외학생'으로 여겨졌던 것 같습니다. 자신이 조금만 손보면 성적향상을 시킬 수 있는, 그런 순종적인 학생으로 여긴 거라 할까요. 그래서 사귀자마자 그는 L양에게 외모에 대한 지적을 해댔고, "이러이러한 일이 없었으면 안 사귀었을 거다." 등의 이야기도 했습니다. L양의 옷 입는 스타일, 걸음걸이, 말투, 표정 등에 대해서도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바꾸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대체 L양의 사연 어디서 상대의 '애정'을 찾을 수 있는 건지 전 궁금합니다. 그리고 L양이 상대에게서 어떤 비전을 보고 또 어떤 면이 좋아 만남을 이어갔는지도 궁금합니다. 상대에게선 언제 보자는 말도 없고, 데이트 계획도 L양에게 다 위임하고, 먼저 연락하는 것도 가뭄에 콩 나듯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L양이 이 연애를 왜 이어왔는지 솔직히 저는 모르겠습니다.
"남친은 자신이 애정이 있으니까 제게 그런 말 하는 거라고. 모르는 여자 같으면 뭘 어떻게 하든 신경도 안 쓴다고…."
그의 입장에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사실 모르는 여자든 아는 여자든 그가 L양에게 하는 것처럼 지적을 하면 따귀 맞기 딱 좋습니다. 성격이 좀 있는 여성분을 만난다면
"본인 걱정을 먼저 하세요. 오징어씨."
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고 말입니다. 그런데 L양은 정말 순수하고 착한 나머지 그가 하는 모든 말들을 수용했고, 나중엔 그 강도와 빈도가 거세지자 울음을 터뜨리는 것으로 겨우 항의했을 뿐입니다.
그가 정말 L양에게 애정이 있어서 그랬던 거라면, 다른 부분에서라도 애정이 느껴졌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는 '연락'과 관련해서도
"난 원래 부모님에게도 그렇게까지 연락 안 한다. 그냥 좀 나 다운대로 하도록 내버려둬라."
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까? 나아가 연애 중반 이후 그는
"특별한 용건이 있는 것도 아닌데 전화를 걸어 통화하는 거 어렵다."
라는 말까지 하게 됩니다. 이 정도면 '연애'라기 보다는 '독재'에 가깝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상대의 태도 어디에서도 존중이나 애정, 배려는 찾아볼 수 없지 않습니까?
"그래도 오빠는 저와의 결혼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고 했는데요. 전까지만 해도…."
그 '확신'이라는 게, 'L양은 순종적이고 착하니, 결혼해서 살면 내 마음대로 하며 살 수 있겠다.'라는 생각에 가깝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며 L양도 그의 지적질에 지쳐 반격하기도 하고, L양을 방치해 두는 그에게 서운함을 표시하기도 했으며, 결혼 얘기도 흐지부지 되는 것 같아 그의 입장을 명확히 해달라고 요구하지 않았습니까?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상대는 L양이 자기가 하라는 대로 다 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걸 깨달은 것 같습니다. 자신이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일들이 생긴다면 차라리 이 관계를 놓아버리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고 말입니다. 이렇듯 한 발 떨어져 다시 한 번 L양의 연애가 어땠는지를 보시길 권합니다.
3. L양이란 사람은 없었던 연애.
L양이 먼저 L양 자신을 챙겨야 합니다. L양이 자신을 팽개쳐둔 채 상대를 챙기면, L양 스스로도 불만족하게 될 뿐더러 연애에서 상대의 뜻대로 다 해버리는 게 당연한 일이 됩니다.
"오빠가 멀리 다녀오자고 한 적 있었는데, 오빠 운전하는 게 피곤할까봐 그냥 제가 가지 말자고 한 적 있어요. 그런 것들이 후회되네요."
누군가 L양을 위해 뭔가를 해주거나 해주려고 하면, 그냥 고맙게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또, 그거 받았으니 당장 L양은 그것의 두세 배 되는 걸로 바로 되갚을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상대가 L양을 생각해주며 L양을 위해 베푼다는 것에 감사하면 됩니다.
잘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L양의 지인 중 누군가, 모임이 있을 때마다
"난 아무 거나 괜찮아. 다들 먹는 걸로 먹을게."
라는 이야기를 한다면, 나중엔 모임 대부분의 사람이 그에게 의견도 묻지 않을 겁니다. 어차피 몇몇이 결정해서 통보하면 그는 이의 없이 따랐고, 스스로도 자신의 의견을 내는 걸 무슨 죄를 짓는 것 마냥 여기며 불편해 했으니 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 모임의 사람들 중 누구라도
'쟤는 모임을 위해 희생하고 있구나. 싫어하는 메뉴가 결정되더라도 모임을 위해 그냥 따르는구나.'
하는 생각을 할까요? 또, 늘 그렇게 따라오다 어느 날 폭발해
"내가 지금까지 아무의견 안 내고 너희들을 따랐던 건, 모임의 의견이 많아져 시끄러워지는 걸 막기 위해서였다. 난 회를 못 먹는데도 전에 회를 먹자고 결정났을 때 말없이 따랐다. 그런데 누구라도 한 번 나에게 회 먹을 수 있냐고 물어본 적 있냐. 나는 그렇게까지 희생했는데 너희들은 날 위해 뭐했냐."
라는 이야기를 한다면, 그 말을 듣고는 그간 그 깊은 속까지 생각하지 못한 자신들의 짧은 생각을 탓하며 눈물로 반성하게 될까요, 아니면 쟨 피곤하게 갑자기 왜 저러냐고 생각하게 될까요?
그가 '편한 연애'를 할 거라는 선포를 했을 때, L양은 그게 얼마나 이기적이며 무책임한 것인가를 이야기했어야 합니다.
"난 원래 부모님께도 연락을 잘 안 한고 받지도 않는다. 그래서 우리 부모님이 나더러, 집에 무슨 일 생겼는데도 그렇게 연락이 안 되면 어떻게 하냐는 말까지 하신 적 있다. 이게 '원래의 나'다. 난 원래의 내 모습으로 연애하고 싶다. 또, 용건도 없는데 아침마다 전화해서 인사하는 것도 어렵다."
라는 이야기를 했을 때,
"그럼 오빤 내게 무슨 일이 생겨도, 오빠랑 연락이 안 되면 '원래 그런 사람'이니까 이해하라는 거냐. 혼자일 때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살았다며 연애 후에도 하고 싶은 거 다 하며 '원래대로' 산다고 말하는 게 정말 옳은 말이냐. 그럼 연애 초반 오빠가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하고 연락했던 것은 용건이 있어서 그랬던 것이냐."
라고 반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대부분의 경우 '나 대화법'을 제안하고 있지만, 위에서처럼 상대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할 때에는 도끼를 들고 그의 궤변을 내리쳐야 합니다. 그의 주장이라는 게 얼마나 앞뒤가 안 맞는 소리인지를 느끼게 해 줄 필요가 있으니 말입니다. 상대의 저런 궤변을 그저 슬픈 마음으로만 들으며
'아…. 그럼 오빠가 이제 아침에 연락하는 건 안 하겠다는 건데, 어쩌지….'
하고 있으면, 그 관계는 다시 볼 것도 없이 숨이 멎었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그래서 전 이 관계에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체 무엇을 어떻게 해서 상대를 이렇게나 오만하게 만들어 놨는지 모르겠지만, 상대가
"(네가 그렇게 요청하면)밥 한 끼 먹어줄 수는 있지만…."
따위의 대답까지 하게 된 지금, 뭘 더 바라는 건 아무 의미도 없는 거라 저는 생각합니다.
혹시 L양이 상대에게 이렇게까지 마음을 쏟고 있는 게 '점괘' 때문이라면, 저는 그 점괘가 틀릴 것이라는 것에 제 외환은행 통장을 걸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L양 이전에도 '점괘'하나만 붙들고 올인 하려는 대원들의 사연 수두룩했는데, 재회하게 될 거라는 점괘를 받아 들고도 결국 재회하지 못 한 대원들 역시 수두룩합니다.
그런 사연을 한두 번 접한 게 아니라서, 대략 어떤 레퍼토리로 설명되는지도 잘 압니다. 이 커플은 남녀가 바뀐 형태라 여자가 더 고생하게 되지만 그래도 품고 가기로 하면 잘 될 수 있다는 점괘, 두 사람 다 이름에 물의 기운이 없어서 그런 것이니 그 기운을 보충해야 한다는 점괘, 불과 나무의 만남과 같아 자꾸 갈등이 생기는 것이니 이름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점괘 등, 정말 그것 때문에 이렇게 된 것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여러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이름 바꿔서 잘 될 것 같으면 저도 이런 글을 쓰는 대신 어서 가서 이름 바꾸라는 얘기를 하고 있지 않겠습니까? 점괘가 더 믿음직스러워 따르신다고 하면 저도 더 말릴 생각은 없습니다만, 그게 아니라면, '배필은 맞다고 했으니까'라는 말 한 마디 듣고 거기에 인생을 걸진 마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저는 인간의 영역에서만 글을 쓰고 있습니다. 신이나 귀신의 영역에서 답을 들으셨다면, 그 방법이나 과정 역시 그곳에서 들어야 합니다. "전생에 두 사람이 연인이었는데 그때 남자가 바람을 피웠다. 지금 생에선 성별이 바뀌어 태어난 거다. 그래서 그때 남자였던 지금의 여자가, 이렇게 고생을 하게 되는 거다."라는 얘기를 정말 믿으신다면,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도 거기서 들어야 합니다. 그런 말에라도 기대를 걸지 않으면 너무 힘들기 때문에 기대고 싶으실 수는 있겠습니다만, 그랬다간 인생이 산으로 가게 될 수 있다는 것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자 그럼, 다들 즐거운 화요일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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