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보기  댓글쓰기

먼저, 축하드립니다. 작년에 사연을 보낼 땐 K씨가 고시생이었는데, 올해는 전문직을 가지게 되셨군요. 이런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뿌듯합니다. 뭐, 그래봐야 이제 연애하면 자기들끼리 소고기 사먹고 결혼 하고 아이 낳고 카스에 아이 사진 올리고 그러겠지만….(응?) 농담이고. 여하튼 축하드립니다. 훗날 신혼여행 다녀오며 면세담배 한 보루, 뭐 그런 거 안 사가지고 와도 괜찮습니다. 햄볶느라 바쁜데 뭐 제 선물 같은 거 살 시간이나 있겠습니까. 그냥 무소식으로 잘 사시면, 전 그게 희소식인가보다 하고 있겠습니다.

 

정말입니다. 대개 1~2년쯤 무소식으로 계시다가 소식을 전해오시는 분들을 보면

 

50% - '이별이나 이혼의 위기에 놓였다'며 상담요청.

30% - '나는 왜 아직도 솔로인가?'에 대한 상담요청.

15% - '날 아직 기억하나 궁금해서' 보낸 메시지.

5% - 잘못 보냄.

 

이기 때문입니다. K씨의 경우도 저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 채, 새로운 연애 시작 후 이별에 접어들어서야 제게 연락을 주시지 않으셨습니까? 뭐, 그렇다고 제가 뭐라고 하는 건 아닙니다. 그러라고 있는 게 노멀로그이니, 큰 부담 없이 사연을 주셔도 됩니다. 담뱃값 올라 허리가 휘어도 제 허리가 휘는 거지 K씨 허리가 휘는 건 아니잖습니까. 괜찮습니다. 믿기 어렵겠지만 여기까진 제 반가움의 표시였고, 이제 본격적인 매뉴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1. 두 상담원의 만남 같았던 연애.

 

두 사람이 너무 예쁘게, 부정적인 낌새라고는 전혀 찾아 볼 수 없이, 절대 아무의 기분도 상하지 않을만한 말들만 골라 서로 주고받듯 대화를 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사실, 연애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 그렇게까지 매끄러울 수 없거든요. 고음과 저음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게 멜로디고 서로 좀 다른 소리를 낼 때가 있어야 그게 화음인 건데, 둘은 처음부터 끝까지 '솔' 톤으로 갑니다.

 

마치 두 상담원이

 

A - 잘 잤어요? ^^

B - 네 잘 잤었요. A씨도 잘 잤어요? ^^

A - 네 저도 잘 잤어요. 곧 출근하시겠네요? ^^

B - 네 그럴 것 같아요 ^^ 아침은 드셨어요?

A - 네 아침 먹었어요. 아침 드셨어요? 오늘 밖에 좀 추워요 ^^

B - 네 먹었어요. 저 출근준비하고 나가면서 또 연락드릴게요. ^^

A - 네네 ^^

 

라며, 몇 달간 저 느낌으로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보인다는 얘깁니다. 물론 저렇게 대화를 나누면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한다거나 말실수를 할 일 같은 건 생기지 않겠지요. 하지만 그것과 동시에, 몇 년간 대화를 나누어도 절대 가까워질 일 없을 것 같지 않으십니까?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지 잘 모르겠는데, 제가 K씨라면 상대에게 제 여러 모습들을 그대로 보여줬을 것 같습니다. 어느 땐 방심하고 있는 상대를 빵 터지게 만들고, 또 어느 땐 갑자기 진지해지기도 하며, 또 어느 땐 마초적인 박력을 보여주기도 하고, 또 어느 땐 소년처럼 작은 것에도 관심을 쏟는 모습도 보여줬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만 적어두면 오해하실지도 모르겠는데, 제가 저런 걸 잘 하고 저런 것에 익숙해서 그러겠다는 게 아닙니다. '시도'를 한다는 얘깁니다. 저 역시 지금도 공쥬님(여자친구)에게 드립을 치다보면 너무 나갈 때가 있는데, 그럴 땐 또 그 상황 나름대로 우리에게 추억이 되곤 합니다. 우리는 서로가 실수하는 모습에서 인간미를 느끼기도 하고, 또 어느 땐 아직 서로의 마음에 아이가 살고 있다는 걸 느끼며 공감하기도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K씨와 상대의 연애는 서로 약간의 실수도 하지 않겠다며 모든 필터링을 해서 보여주는 것에 가까웠던 것 같습니다. 피겨 스케이트라고 치면, 넘어지는 게 두려워 아무 기술도 하지 않고 그냥 빙판 위만 빙빙 돌았던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래버리면 요즘 말로 '노잼'이 되어버리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그래도 카톡대화에 "ㅋㅋㅋㅋㅋ"가 등장하니 K씨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K씨나 상대나 솔직히 아무 표정 없이 기계처럼 "ㅋㅋㅋㅋㅋ"를 찍어 보냈을 거라는 걸, 우리 아마추어가 아니니까 다 알지 않습니까? 별로 할 말은 없는데 일단 받아주긴 받아줘야 하니 "ㅋㅋㅋㅋㅋ"를 찍고 보는 거지, 단전에서부터 정말 큰 웃음이 솟아나와 "ㅋㅋㅋㅋㅋ"를 찍는 게 아니라는 걸 말입니다.

 

온 몸에 힘을 잔뜩 준 채 머리로 필터링 해가며 만났던 게 이별의 가장 큰 원인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둘의 대화를 보시기 바랍니다. 헤어지기 바로 직전까지도 둘은 "ㅋㅋㅋㅋㅋ"를 찍어가며 마냥 즐거운 사람들처럼 연기를 했을 뿐입니다. 달리 보면, 그거 참 무서운 겁니다. 헤어지자는 말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때까지도 "ㅋㅋㅋㅋㅋ"라며 웃는 표정만 내보였다는 게 말입니다. 이 부분을 곰곰이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2. 사귀게 된 이후에도 그저 썸의 연장 같았다?

 

이것과 관련해서는 두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 번째는, 사람마다 연애하는 모습이 다를 수 있으며, 방방 뜨며 풍덩 빠지지 않는다고 해서 그게 다 거짓은 아니라는 겁니다. 당장 열 몇 명 데리고 등산만 가보더라도, 성큼성큼 산을 오르는 사람이 있는 반면 얼마 가지 않아 지쳐 주저앉는 사람이 있지 않습니까? 또, 길 없는 곳을 공략해가며 오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완만한 경사로 계속 이어진 걸 더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렇듯 연애에서도 차이가 날 수 있는 겁니다. 제가

 

"전력질주 하지 마세요. 빨리 오라고 재촉하지 말고, 상대의 속도에 맞춰 걸어보세요."

 

라고 지겹도록 얘기하는 것도, 바로 이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걸 상대의 사랑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든지, 아니면 상대가 연애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결국 실망하거나 집착하는 사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100일 내에 영원히 사랑할 것을 약속하지 않는다고 신용불량자 되는 거 아니고, 반 년 만났는데 상대가 날 위해 목숨까지 바칠 정도가 아니라고 해서 체포되는 거 아니잖습니까? 그럼 좀 천천히 만나가며 기반을 단단히 만들어도 되는 건데, 실망할 거리만 찾아가며 자신이 참아주고 있다고 생각해 결국 일을 저지르고 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두 번째는, 상대가 분명 K씨의 여자친구였으며, 그녀가 아무 마음도 없으면서 K씨를 만난 건 아니라는 겁니다. 모든 의심을 다 내려두고, 카톡대화를 다시 한 번 천천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오빠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때 잘 거야 ㅋㅋㅋ"

"그쪽으로 갈래? 나도 들은 건데, 거기 분위기 괜찮은 곳 있대 ㅋㅋㅋ"

"오빠 밤새면 나도 밤 샐래 ㅎㅎㅎ 밤새면 오빠 배 안 고프겠어?"

 

마음이, 예쁘지 않습니까? 그녀가 막 방방 뜨며 끊임없이 연락하고 하트 날려가며 애정표현을 한 건 아니었지만, 분명 그녀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씨는

 

"제가 만나자고 하니까 만나주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귄 뒤에도 썸이랑 별 차이가 없었어요. 안부를 묻는 것 빼고는 애정표현도 없고…."

"사귀어 달라니 사귀어는 주고, 밥을 먹자니 먹어는 주는데, 다른 건 바라지 말라는 느낌이랄까요."

 

라는 의심만을 품고 있었습니다. 더불어

 

"대체 왜 저를 만나는 건지 묻고 싶지만, 물으면 관계만 악화 될 것 같아 묻진 못했습니다."

 

라며 그녀를 악당으로 설정해 두었고 말입니다. 이렇듯 상대를 '내 여자'가 아닌 '용의자'로 보기 시작하면, 답이 없어집니다. 상대는 10번 연락할 수 있는 걸 왜 8번 밖에 연락하지 않는가에 대해 고민하게 되고, 상대가 내게 물은 것보다 묻지 않는 것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되며, 상대가 두 번 제안하고 내가 세 번 제안하면 나만 제안하다는 착각까지를 하게 됩니다. '상대는 날 좋아하지 않는다'는 색안경을 쓴 채 바라보는 까닭에, 모든 걸 다 그렇게만 해석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지금 다시 카톡대화를 보니 어떠십니까? 그 안에는 분명 K씨와 사귀고 있던 K씨의 여자친구가 들어있지 않습니까?

 

 

3. 뽀뽀를 시도할 수 있을 정도의 박력은, 꼭 필요합니다.

 

물어는 봤습니까? 아니면 직접 들었습니까? 물은 적도 없고 들은 적도 없지 않습니까? 전부 다 K씨의 예상과 짐작일 뿐입니다.

 

"만나서 손잡는 정도의 스킨십 말고는 하질 못합니다. 스킨십을 별로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아요. 대화하는 걸 더 좋아하는 것 같은데, 제가 대화를 잘 하는 편도 아니고…."

 

저건 '해답이 다 공개되면 그때 그걸 보고 문제를 풀겠다'는 태도에 지나지 않습니다. 아니, 여자친구가 K씨를 만나는 것에 설레며 나왔고, 옆에 있고, 손도 잡고, 같이 거리를 걷고, 그렇게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는데, 여기서 뭘 더 어떻게 K씨에게

 

'나 스킨십 좋아해요. 손만 잡지 말고 진도를 좀 더 나가주세요.'

 

라는 신호를 보내겠습니까. 이 정도 힌트가 나왔는데도 문제를 안 풀고 있으면, 그건 K씨가 잘못한 겁니다. 왜 아무것도 안 하고 그저 속으로 걱정과 예상만 하면서 실망을 합니까.

 

더 황당한 건, K씨가 계속해서 저런 '혼자 하는 실망'을 거듭하다, 상대에게 이별통보와 같은 말까지 해버렸다는 겁니다.

 

"너의 이상형과 라이프스타일이 어떤 건지는 잘 알겠다. 그런데 난 사실 그런 쪽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난 우리가 사귀는 게 맞는 건지 사실 고민도 많이 되고, 잘 사귀고 있는 건지 긴가민가한 부분도 많다."

 

신기한 게 뭔지 아십니까? 여친은 내게 마음이 없다, 여친은 억지로 사귀는 것 같다, 여친은 날 다정하게 대하고 싶어 보이지 않는다, 여친에겐 나에 대한 애정이 없는 것 같다고 말하던 K씨가, 실제로는 이 연애에서 가장 냉혹하고 잔인하게 굴었다는 점입니다. 따지고 보면 여친은 잘못한 게 없고 나름 최선을 다한 건데, K씨는 자신의 기대치에 여친이 미치지 못하자 그녀를 이별 가능성을 많이 품고 있는 용의자로만 여긴 겁니다. K씨가 한 말을 하나 더 보겠습니다.

 

"여자친구랑 같이 여행을 가기로 정한 적도 있긴 해요. 근데 그것도 사실, 여친은 그냥 지나가는 말로만 했을 가능성이 커요."

 

여친이 팔 걷고 나서서 방방 뜨며 계획을 짜고 얼른 함께 가자며 잡아 끌지 않으면, 그건 무조건 '지나가는 말로 한 애기'라거나 '마음에도 없으면서 일단 한 승낙'으로 봐야 하는 걸까요? 이 외에도 K씨가 혼자 다 생각하고 판단한 뒤 여친에게 혐의를 씌우는 부분은 더 있습니다만, 이 정도로 충분할 것 같으니 굳이 더 들추진 않겠습니다.

 

K씨가 느끼는 저런 모든 감정들이, 정말 여친의 '마음 없음' 때문에 온 것인지, 아니면 K씨가 스스로 만들어 낸 것인지를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둘 중 하나에 제가 뭔가를 거는 게 K씨에게 도움이 된다면, 저는 후자에 올인하도록 하겠습니다. K씨가 만들어 낸 것입니다. 그 증거는, K씨가

 

"재미없고 외모도 별로인 저를 만나면서 여친이 큰 애정을 느낄 리가 없으니…."

 

라고 말한 부분에 잘 드러나 있습니다. 저런 의심을 품은 채 계속해서 부정적인 결과만 점치고 있으면, 그 연애가 결국 어떻게 될지 역시나 곰곰이 생각해 보시길 권합니다.

 

 

K씨는, 이번 여자친구를 사귀기 바로 직전에 사귀었던 여친과 왜 헤어지셨습니까? K씨가 바라는 연애로 흘러가긴 했지만, 상대에 대한 마음이 더 커지지 않아 K씨가 이별을 선택하지 않았습니까?

 

바로 그게 문제인 겁니다. K씨는 연애 시작 전부터 이미 상대에 점수를 부여해 버립니다. K씨가 80점이라면, 이번 여자친구는 92점, 이전 여자친구는 69점 정도를 부여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92점인 이번 여자친구는 내게 과분해. 날 좋아하지 않는데 만나는 걸 거야.'

'69점인 이전 여자친구에겐 내가 과분하지. 만나 봐도 더 마음이 커지진 않네.'

 

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니, 완벽하게 일치하는 사람을 만나기 전에는 늘 연애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더불어 완벽하게 동점인 상대를 만났다 해도, 앞서 이야기 한 대로 해답지가 공개되면 그때 문제를 풀겠다는 태도라든지, 필터링을 다 끝낸 '가장 무난한 모습'만을 보여주는 태도 등이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이고 말입니다.

 

'연애 완벽주의'를 좀 내려놓으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상대에 대해 판단을 다 마친 후 안전하다 생각되면 그때 목숨을 걸려고 하지 마시고, 말 그대로 '그냥 좀'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당장 상대의 어떤 모습을 하나 목격했다고 해서 그게 평생 갈 거라 생각하며 다른 부분에서까지 겁을 먹어 버리는 건, 수능 성적표를 받곤 기대보다 낮은 점수에 남은 인생 전부를 비관하며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 좋은 날 상대와 만나 같이 닭갈비만 먹어도 배부르고 기분 좋은데 왜 '먼저 만나자는 말 하나, 안 하나'만 체크하며 상대에 대한 평가서를 작성하십니까. 연애는 둘이 하는 것이니, 혼자 궁리하지 말고 만나서 배라도 채우며 이야기를 나눠보시길 바랍니다.

 

 

카카오스토리에서 받아보는 노멀로그 새 글! "여기"를 눌러주세요.

 새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공감과 추천버튼 클릭은 제게 큰 힘이 됩니다.

 

이전 댓글 더보기

아포가토2015.11.06 01:30 신고

수정/삭제 답글달기

오늘 사연 넘 안타깝네요 ㅜㅜ 쉽게 변화시킬 수 있는 부분이 아니겠지만 앞으론 그런 실수 없으시길바라요 . 너무 내 감정에만 집중하지 않는다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참 무한님 얼마 전에 보내드린 배경사진용 사진파일이 있는데 압축으로 했지만 대용량으로 전송이되어서 다음주 쯤이면 다운로드 기간이 끝날 것 같아요. 시간되시면 메일함 체크 한 번 부탁드려요^^

용킴2015.11.06 02:00 신고

수정/삭제 답글달기

아 무한님~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해요 :-)

perse2015.11.06 04:53 신고

수정/삭제 답글달기

연애할 땐 자존감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런데 대한민국에서 살면서 자존감 유지하기도 참 쉽지 않죠. (당장의 청년들만 봐도 부모님의 경제적 수준에 따라 흙수저라고 불리우니) 한편으로는 대한민국만큼 연애를 강요하는 사회도 없고..(연애 못하면 루저 취급) 높은 데이트 폭력 수치나 끊이지 않는 남녀 갈등이 이런 사회적 모순에서 오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즈음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Myo2015.11.06 05:45 신고

수정/삭제 답글달기

급 닭갈비가 먹고 싶어요ㅋㅋㅋㅋㅋㅋ
항상 감사히 글 읽고 있습니다
무한님 오늘도 즐겁게 보내세요

저그2015.11.06 06:40 신고

수정/삭제 답글달기

전에 얘기해주신 고흐 이야기도 생각나요...
진짜 못그린다...는 마음속 비판의 목소리는, 그림을 열심히 그리고 있는 동안에만 사라진다는.
저도 망신당하는건 정말 너무너무 싫어해요. 하지만 '내가 할수있는건 최선, 선택은 상대의 몫'이라는, 조금은 무책임한 태도 덕분에 때로는 일이 더 잘 풀린적도 있었던것 같아요. 지나보면 아무것도 아닌것 같기도 하고요... 사연 쓰신 K님도 힘내시길.

grace2015.11.06 07:21 신고

수정/삭제 답글달기

상대방에게 솔직히 오픈하지 못하고 혼자 생각하고 스스로 한계선을 그어버리는 경향이 저에게도 있는거 같아요... 밖에서 볼땐 화기애애하고 갈등은 없지만 내면으로는 진정한 친밀감은 없다고 할까? 필터없이 나를 보여준다는게 참 어려워요.. 어느 정도로 오픈해야 하지? 내 모습을 다 보여줬는데 멀어지게되면 어쩌지?
여린마음 동호회원답게 보호막을 치다보니 얇고 넓게만 사람을 만나고 깊이있는 인간관계로 나아가지 못하는게 아닐까 돌아보게되요..
연애는 하지 않지만 무한님 글은 인간관계에도 적용해볼수 있어서 늘 애독하고 있답니다..

안뇽2015.11.06 07:32 신고

수정/삭제 답글달기

오 항상 글 너무 좋아요^-^
그리고 어떤 사연을 읽어도 그 속에서 제가 보이는게 참 신기하네요. 저도 상대방이 과분하게 잘해주면 '나는 참 모자란데 얘가 왜 이렇게 잘해주지.. 나에게 지금 뭘 바라는거지.' 라는 의심부터 깔고 들어가는데 제 생각에는 낮은 자존감 때문인거 같아요;; 그리고 그게 항상 인간관계 거리를 좁히는데에 걸림돌이 되는 것 같고요

스피드웨건2015.11.06 08:37 신고

수정/삭제 답글달기

그.. 이게 그러니까 자존감이 낮은 분이라는 이야기가 많은데요. 자존심과 자존감은 상대적, 절대적 기준이라고 노멀로그에서 배웠기에 저는 다른 생각을 밝히고 싶습니다. 전문직이 흔해졌다고는 하지만 사자 돌림 직업(의사,판,검사,변호사), 대기업직원, 고소득 자영업이 어디 조건에서 밀리나요. 자존감 부족 + 과연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가, 에 대한 신뢰도 부족이 이유가 아닌가 싶어요. 사실 K씨가 좀 소심하게 행동한 면은 있는데요. 뭐 그 정도야 살면서 흔히 만나는 경우 아닌가 싶습니다. 다만 무한아저씨가 경계하셨듯 구여친<나<현여친 의 비교는 자존감 부족 이전의 문제인듯 싶습니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는데, 갑질 공화국에서 이 말을 믿진 않더라도 지키며 살고 싶어요.

여담인데요. 사회적 관계에서는 자존감 부족하신 분이 대개 같이 일하기는 편해요. 직장상사면 비위 조금만 맞춰주면 호인이 되고 동료나 거래처면 아무래도 신경이 덜 쓰이니 일하긴 좋죠.

엔트로피스트2015.11.06 11:11 신고

수정/삭제 답글달기

저 역시도 많이 겪었던 이야기 같습니다.

제 3자가 되어 차분히 들여다 보면 남에게 점수매겨 평가하는건

참 치졸하다는 것이 확연히 들여다 보이지만, 내 이야기가 되면

또 많이 달라지더라구요. 그리고서는 그런 죄책감에서 도망치기

위해 이런저런 합리화를 시도했었지요.

그리고 나이먹으며 이런저런 사람들하고 이야기 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겪는 이야기기도 하더군요.

사람을 순수하게 사람으로서 대한다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이라는 걸

항상 무한님 글을 보고 제 과거의 인연들을 되돌아보며 느끼고 있습니다.

느끼고 반성할 뿐만 아니라 행동으로 옮겨야 되는데, 그게 더더욱 어려운게 함정이네요. ㅎㅎ

또디2015.11.06 11:35 신고

수정/삭제 답글달기

어린 날의 저도 수없이 겪고 후회했던 슬프지만 공감가는 이야기.
자존감이 낮아져 있는 사람의 생각과 행동은 비슷하네요.

누구나 빠지기 쉬운 늪이니까 K씨도 얼른 빠져나오셔서 즐겁고 행복한 사랑하셨으면 좋겠네요.

구원투수2015.11.06 18:57 신고

수정/삭제 답글달기

음... 저도 남자이지만, 이 분 좀 재수없네요.
저도 예전에 일정기간에 약간 갖고 있었던 부분이 아닌가 반성도 좀 됩니다만...ㅠㅜ

열등감에 침잠하려면 계속 그러시든지... 그렇다고 연애는 안 하려는 것도 아닌데
하려면 자신있게 해야죠. 그리고 어딜 상대방에게 점수를 매기고...

나보다 조금 나은 사람이라면, 감사하게 만나면서 나도 좀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나보다 조금 못한 사람이라면, 그래서 그다지 대단하지 못한 나를 높게 봐줄테니 고맙게 생각해야겠죠. 어느 쪽이건 격차가 너무 심한 상대라면 일찌감치 손을 터는 게 맞을 겁니다.

navyrose2015.11.06 19:25 신고

수정/삭제 답글달기

사람을 두고 낫고 못하고 판단하고 싶진 않지만 그런 시각을 완전히 가지지 않기는 참 어려운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서 참 좋은 마음가짐이네요. 나보다 나으면 감사하고 노력하며 만나고 나보다 못하면 감사하면서 만나고. 그리고 어느 쪽이든 사귀다보면 또 다른 모습이 보일 수도 있겠죵~

와우2015.11.07 18:27 신고

수정/삭제 답글달기

나랑 똑같다..
어이없는 이별 비스므리한 말을쏟아낸거랑.
그냥 모든게 다 똑같다.
..날안조아해서일거야라고 상정해놓고..
의심하고.. 몰아세우고.


평범이상의모습은 절대보여주지않고...전남친과
노래방가서도 친구들이랑은잘하는노래를
한번도부른적없었네요...

새우튀김2015.11.07 23:32 신고

수정/삭제 답글달기

괜찮아요 k씨, 아기는 황새가 물어다 줄거에요!

헤헿2015.11.08 21:45 신고

수정/삭제 답글달기

반가움의 표시로 대찬 디스 ㅋㅋㅋㅋㅋ 사연남님, 조금 더 솔직해지셔도 괜찮아요!

김포2015.11.11 23:53 신고

수정/삭제 답글달기

저 여자친구의 입장이라면, 어떻게 하는게 현명한 방법일까요?

스윗독자 (구싱가)2015.11.12 21:37 신고

수정/삭제 답글달기

무한님 글 감사합니다! :D

사실 저 낼 인터뷰가 하나 잡혔는데 독어를 잘 못해서 주눅이 약간 들어있었거든요. 좀 다른 맥락이긴 하지만 이 글 읽으면서 괜히 사연자 분 처럼 겁에 질려서 박력없이 하기도 전에 혼자 결정내려버린 부분이 지금 제 모습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해봐야 아는 건데 말이죠. ;)

사연자님도 그러셨겠지만 저도 무한님 글에 응원받고 힘내겠습니다! 늘 감사드려요!

덩크슛2015.11.12 22:24 신고

수정/삭제 답글달기

오늘은 뭔가 마음 따뜻해지는 글이에요. 뭐 평소에도 그렇긴하지만, 아마 무한님이 진심으로 사연자를 걱정하며 조언해주는 탓이 아닐까요~?ㅎㅎ

앤서토커2015.11.13 06:02 신고

수정/삭제 답글달기

개인 적인 일 때문에 자주 못왔다가 오랫만에 왔어요~
이 글 뿐 아니라 최근에 올라오는 글들을 읽으면 '그 사람인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두근두근해요!
한편으로는 '이런 일이 일어날 확률이 상당히 높은거구나'란 생각도 들구요
작은 이벤트로 전체를 다 판단하는건 큰 오류라고 생각은 들지만…

제 경우에는 경험도 적고 깨닿지 못해서 그랬었는데
용기가 없어지거나 교만, 자만하게 되면 삐뚤어진 진심이 튀어 나오게 되는 것 같아요
고백할 때 용기는 다 어디 갔어요??!! 상대도 좀 해 줬음 좋겠다구요?? 초심은 어디가고??!
용기 안내줄꺼면 왜 고백을 받아줬어요!!
왜 포기할 결단력은 있으면서 내 상상이 사실인지를 확인하고자 하는 용기는 없는거죠??
사실을 확인한 후에 포기해도 늦지 않습니다
중간에 포기하면… 계속 그자리에서 포기하게 될 것 이에요!

너무 늦은 것은 없습니다. 뭔가 깨름직하고 아직 1%의 마음이라도 있다면 용기를 내어 진심을 전달해 보세요
누가 먼저가 중요한게 아닙니다! 바로 지금!! '난 여자니까 안내도 되!' 당치도 않습니다.
친구들한테는 용기를 내어 진심어린 조언도 해주고 심한말도 하고 사과도 하면서!!
'내 마음도 모르냐?' 같은 삐뚫어진 진심으로 정말 좋은 사람을 버리지 마시고 용기를 가지고 다시 대화 해 보세요.
그렇게 되면 정말 놀라운 일이 일어 날것입니다. 지금 바로!! 속는셈치고 한번 해보세요
용기가 나지 않으세요?? 제가 빌려 드릴께요!

당신 잘 못이 아녜요! 단지 지금 용기를 잃어가고 있는 것 뿐이에요!
소방관이 자부심과 용기를 가지고 불속에 뛰어 들어 사람을 구출하면 모든 사람이 그 용기에 감동합니다.
어린 장금이의 홍시 이야기를 아실 겁니다. 매력은 용기에서부터 나옵니다! 용기내서 매력있는 나를 전하세요!
용기를 내지 않아도 싫어 할 사람은 싫어하지만 용기를 내면 더 많은 사람이 돌아보게 될 것입니다.
진심을 판단하는 것도 어려운데… 삐뚫어진 진심 맞추기는.. 신도 아마 모를 것입니다.

비인도적이거나 진짜 죽이고 싶을 만큼 큰 잘못만 아니면 용서해 주시구요. 내가 상대에게 비인도적인 실수를 하지 않았나 생각해 보세요
용기와 용서의 마음을 가득 채우고 잃지 않는다면 삶이 한층 더 풍요로워 질 것입니다.
용기는 한사람의 전유물을 아닐껍니다! 나는 당연히 받아야 하는 사람이야! 없습니다. 서로 내세요
내 용기에 상대방이 받아주고 대응해 줬을 때 생겨납니다. 먼저 내시고 상대의 용기를 받아주시고 용서도 해주세요
진심과 진심이 부딯히면 반드시 통할 것입니다.
용기를 가지고 집착하라는게 아닙니다! 용기를 가지고 진심을 전하세요!
저도 주위에서 용기내서 진심을 전하라는 말을 많이 들었었는데.. 그 땐 방법을 모르고..
지나고 나서 혼자 되뇌이다 보니 이것이 용기고 진심이구나!
저도 경험하고 깊은 생각후에 깨닿게 되어 용기도 내 봤지만.. 이미 늦었..
위에 말도 다 저 스스로에게 되 묻는 거죠 ㅋㅋ 나중에 후회 마시고! 용기를 내세요~~

내가 뭘 잘 못 했는지 모르겠죠? 친구나 부모님께!! 부끄럽다면 무한님께!!!
애정을 듬뿍담아서 냉정하게 판단해 주시고 회원님들도 아낌없이 조언해 주시잖아요!

초코겨울2015.12.09 13:18 신고

수정/삭제 답글달기

사람은 완벽하지 않다는 걸... 잊어버리면 그래서 내 기준을 들이대면 때론 그 관계는 더없이 부족한 게 되어버리는 것 같아요..

정답이 있나2015.12.29 19:11 신고

수정/삭제 답글달기

있는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줘야 더 가까워진다는데는 공감이 되고 k 씨의 사연도 여친이 좋아한다는 느낌보다는 맞춰주려는 느낌이 느껴진다. 그런 느낌이 들면 좀 고민이 될것같다. K 씨의 심정이 공감된다.
연애에 정답은 없는 듯.
댓글은 무료로(응?), 별도의 가입이나 로그인 필요 없이 남기실 수 있습니다.
사연은 공지(클릭)를 읽으신 후 신청서에 적어 메일로 보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