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5)

애매모호하게 굴던 남자, 어장관리였을까요? 외 2편

by 무한 2016. 8. 24.

하루에 두 편 발행할 계획으로 매뉴얼 하나 당 한 편씩의 사연을 다룬다고 했지만, 매번 사연 하나를 다루고 나면 지쳐서 한 편만 발행하다보니, 다루지 못한 사연들이 엄청나게 밀리고 말았다. 그래서 오늘은 그 중 ‘힐끗 봐도 답이 나오는’ 사연 세 편을 모아 함께 살펴볼까 한다. 출발해 보자.

 

 

 

1. 애매모호하게 굴던 남자, 어장관리였을까요?

 

난 주연양이

 

“분명이 이 애도 저에게 마음이 있었거든요.”

“얜 여자를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제 매력이 뭐가 모자라서 떠나갔는지 알 수 없고….”

 

라는 이야기를 하는 걸 보며 깜짝 놀랐다. 난 두 사람의 이야기를

 

- 먼저 반한 여자가 상대의 옆구리를 찔러 대답을 겨우 받아내고, 남자는 그녀가 자신에게 반했다는 것을 알곤 마음껏 분탕 쳤던 사연.

 

이라고 생각하는데, 주연양은 저걸 ‘썸이었지만 뭔가 잘못되어 멀어지게 된 관계’로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카톡을 보내도 상대가 읽곤 대답 안 할 때가 있고, 남친 있냐는 것 정도만 물으며, 그림을 그린다고 하니 자기 얼굴을 그려 달라고 할 뿐인 건 썸이 아니다. 이건 딱 봐도 ‘내게 반했나, 안 반했나’정도만을 알아보려 장난친 건데, 그런 남자가

 

“나 너한테 관심은 있었는데 지금은 그게 아닌 것 같아.”

“아직은 누굴 좋아하거나 새로운 사람을 사귀고 싶지 않아.”

“넌 정말 좋은 여자야. 그래서 더 못 다가가겠어.”

 

따위의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그걸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안 된다. ‘정말 좋은 여자’라고 생각하면서 그녀의 카톡을 읽씹할 남자는 세상에 없으니 말이다.

 

그래도 한편으로 후련한 건, 주연양이

 

“나도 내가 좋은 여자란 거 알어.”

“미안해서 사귀는 거 싫다고 했지, 너한테 사귀어 달라고 한 거 아닌데?”

“디지고 싶냐? 죽여버린다. 뭐 이런 귤같은 경우가 다 있어.”

 

라며 폭발을 하는 바람에, 상대도 더는 장난칠 생각을 못 하게 되었을 거라는 점이다.

 

주연양은 “저는 이제 이 정도면 끝났다고 생각하는데….”라고 말했는데, 내 생각도 정확히 주연양의 생각과 일치한다. 주연양의 예상대로 아예 끝이고 완전히 끝난 것이 확실하니, 더는 뭘 어떻게 해보려 하지 말고 이쯤에서 그냥 손 놓길 권한다.

 

또, 주연양은 ‘내가 고쳐야 하는 부분’을 말해달라고 했는데, 상식적으로 이해 가능한 사람과 만나던 중이었으면 주연양이 저렇게 폭주할 일은 없었을 거라고 난 생각한다. 다만, 혹 정상적으로 연락도 잘 하고 일주일에 한두 번 만나 데이트 하는 사람에게도 “디지고 싶냐?”라는 말을 하는 편이라면, 그 분노를 꼭 조절해야 하며 화났다고 아무렇게나 폭언을 하는 습관을 고쳐야 한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2. 남친이 꿈에 나오면 결혼할 수 없다는 게 사실인가요?

 

윤미야, 저런 얘긴 도대체 어디서 듣는 거야? 점 같은 거 보러 갔다가 들은 거야? 아니면 어디 저렇게 올라와 있어? 남친이 꿈에 나오면 결혼할 수 없다고?

 

난 윤미 사연 받고 처음으로 ‘남친이 꿈에 나오면’이라고 검색해 봤는데, 이걸 또 해석해주는 사람들이 있네? 누군가가 올린 ‘꿈에 남친이 빨간 내복 입고 매니큐어를 칠하고 있었다’는 글을 보고 난 당연히 ‘개꿈이지’라고 생각했는데, 빨간 내복과 매니큐어도 의미가 있다고 하네. 빨간 내복은 흥분, 싸움, 상해, 모함 등의 의미가 있대. 빨간 내복이 어쩌다가 저렇게 된 거지?

 

매니큐어는 선택, 애정, 해결, 자립, 계획 등의 의미라고 하는데, 뭐 이렇게 일관성도 없고 공통점도 없는 얘기들을 묶어 놨냐. 그냥 막 어디든 갖다 붙이면 다 붙도록 사방에 풀을 발라놨네.

 

윤미야, 사람이 달에 발을 디딘 지도 이젠 47년이나 되었잖아. 이런 오늘날 이 시점에, 달에 토끼가 산다는 이야기를 하던 시절의 해석을 가져와 갖다 붙이고 있으면, 삶이 힘들어질 수 있어. 꿈에 남친 뿐만 아니라 남친 가족이랑 남친 친구들까지 다 나와도 결혼해서 잘 살고 있는 사람들 많으니까, 자꾸 이상한 거 찾아보며 걱정과 염려만 더해 스스로 삶을 힘들게 만들진 말자고. 주어진 걸 즐기고 옆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자. 알았지?

 

 

3. 군대 가기 전 좀 기대도 되냐고 묻는 남자, 뭘까요?

 

이건, 그가 입대 전 여자친구와 깨지기도 했고, 이제 군대에 가면 한참동안은 이성과 만날 일이 없을 테니, 가기 전까지라도 한 번 막 살아보기로 작정하고 들이대는 거라고 보면 되겠다.

 

그가 그런 작정을 하곤 주위를 둘러봤을 때, 가장 가까우며 자신에게 많이 의지하고 있는 것이 J양 이었던 거다. 그래서 그 신뢰를 이용해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로 마음먹었고, J양은 ‘그러지 않았던 사람’인 그가 왜 대체 그러는지 혼란에 빠진 것 같다.

 

“제가 아는 오빠에게 상담을 해보기도 했는데, 그 오빠는 이 기회를 잡으라고 하던데요.”

 

그건 J양이, 그 ‘오빠’라는 사람에게 주관적인 해석이 끝난 이야기만 했기 때문이다. 의심이 되거나 염려스러운 부분에 대해서는 대부분 접어둔 채 J양이 의미부여한 그대로만 설명을 했으니, 그 설명을 들은 상대는 긍정적인 상황이라 받아들이게 된다. J양이 하는 말을 요약하면

 

- 내게 힘이 되는 사람이 군입대를 앞두고 날 이성으로 보며 다가온다.

 

는 식의 이야긴데, 거기에 대고 반대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리고 어제까진 상대와 뭔가 그럴듯해서 누군가에게 그 이야기를 털어 놓았을 때 긍정적인 답을 얻었다 해도, 오늘 본 상대의 모습이 실망스러우면 ‘어제의 조언’은 잊어야 한다. 상대는 j양에게 위로도 해주고 힘이 될 만한 이야기도 해주고 그랬지만, 결국 J양을 어둑한 곳으로 이끌어선 ‘본능에 충실하면 안 되냐’는 뉘앙스의 이야기를 하지 않았는가.

 

좋은 오빠든, 좋은 친구든, 좋은 조언자든, 결국 그가 그간의 신뢰를 이용해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 들면, 그땐 빠이짜이찌엔 해야 할 수 있는 거란 얘기를 해주고 싶다. 그냥 딱 봐도 상대가 지금 뭘 하려고 하는지가 눈에 보이는데,

 

‘설마, 아닐 거야. 이런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하며 일단 막 그가 이끄는 곳으로 따라가고 그러면 안 된다. 어쩌면, 그간의 신뢰 때문에 상대가 눈에 빤히 보이는 허튼수작을 보여도 이쪽은 그게 아닐 거라 믿으려 노력할 수 있는데, 그 상황에서 상대가 노리는 게 바로 그 ‘신뢰’라는 것이라는 걸 잊지 말았으면 한다. 그 신뢰 덕분에 자신이 뭘 하든 쉽게 다 할 수 있을 것 같으니 그걸 보고 다리를 뻗는 거다.

 

‘그런 사람 아니었다’라는 것이, ‘그럴 사람 아니다’라는 것을 완전히 증명할 순 없는 거다. J양이 계속 이 지점에서 혼란을 겪으며 내게

 

“그런 사람 절대 아닌데, 왜 이러는 걸까요? 무슨 생각인 거죠?”

 

라고 물은 것에 대해, 난

 

“지금 그러고 있잖아요.”

 

라는 대답을 해줘야 할 것 같다. 분명 이상한 상황으로 접어들고 있음에도 일단 그가 이끄는 대로 따라가며 어떻게 하나 보겠다며 뒤따르지만 말고, 그에게 J양의 호감과 신뢰를 이런 식으로 이용하진 말아달라고 이야기하길 바란다. 이런 얘길 하지 않으면 그는 J양이 스스로 생각이라는 걸 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고 여길 수 있고, 더불어 ‘그래도 되는 사람’으로 여길 수 있다. 그게 아니라는 걸, 꼭 보여주길 바란다.

 

 

며칠 전 달린 댓글을 보니, 내가 담배 사러 간다는 얘기를 하는 게 오글거린다고 하던데, 난 진짜 정말 순수하게 글 올리고 나서 담배 사러 나갈 생각이라 그 얘기를 했던 거다. 보루로 사다 놓을 수도 있겠지만, 일부러 운동량을 늘리기 위해 매일 한 갑씩 사러 간다.

 

‘공쥬님’(여자친구)이라고 말하면 재수 없다고 하고, 담배 사러 간다고 하면 오글거린다고 하고, 너구리 사진 찍으러 간다고 하면 관심 없다고 하고, 새 먹이 주러 간다고 하면 신고한다고 하고, 책 본다고 하면 자아도취에 빠진 것 같다고 하고, 그럼 나더러 뭘 어쩌라는 거? 왜 이렇게 심술에 차서 꼬아 생각하는 키보드 심리학자들이 많은겨? 흥분하니까 사투리가 다 나오네.

 

릴렉스. 자, 크게 숨을 들이쉬고, 내쉬고, 하면서 진정하기로 하자. 같이 바다낚시나 한 번 가면 ‘무한형 진짜 재밌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 수 있을 텐데, 바다낚시 같이 가긴 어럽기에 노멀로그에 글만 쓰고 있으니 사람이 닭가슴살처럼 느껴지고 마나 보다. 그런 사람 아닌데. 폼 같은 거 잡는 사람 아니고, 쉬 마려우니 사람 오나 망 좀 봐달라고 말하는 사람인데…. 뭐, 어쩔 수 없는 일이고, 누가 뭐라든 오늘 하루도 즐겁게 보내보자. 다들 마음껏 행복하시길!

 

카카오스토리에서 받아보는 노멀로그 새 글! "여기"를 눌러주세요.

 새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하트 버튼과 좋아요 버튼 클릭은 제게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카카오뷰에서 받아보는 노멀로그 새 글과 연관 글! "여기"를 눌러주세요.

 새 글과 연관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