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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5)

돌싱인 남자와 카톡으로 썸만 타다 끝났습니다.

by 무한 2016. 11. 12.

이별사유나 이혼사유에 대해서, 상대가 하는 말을 액면가 그대로만 받아들이면 안 된다. 내 주변에도 현재 이혼 중인 부부가 하나 있는데, 그들의 말을 각각 들어보면

 

- 아내와 아내 집안사람들이 정신병자.

- 남편이 덜떨어진 한심한 X끼.

 

로 요약된다. 때문에 두 사람이 이혼한 뒤 누군가에게 ‘이혼사유’를 말할 때면, 상대 때문에 이혼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를 할 것이다.

 

또, 이미 이혼한 사람 중에도, 실제로는 자신에게 ‘주식+여자’문제가 있어서 이혼한 것이지만, 새로 누군가를 만나 이혼사유를 말할 때에는

 

“내가 주식에 손을 댔다 돈을 좀 잃었는데, 아내가 그걸 이해 못 해서 헤어지자고 했다. 나는 어떻게든 돈을 불려보려고 한 건데, 아내는 주식이 무조건 나쁜 거라고 하며 이혼하자고 하더라.”


라는 이야기만 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은 새벽 두 시에 다른 여자에게 “여보~ 나 잠이 안 와~”라는 메시지가 왔던 게 이혼의 결정적인 사유가 된 것인데 말이다.

 

 

1. 전부 남 탓이었다는 말은 좀 걸러 듣자.

 

J양의 썸남이 자신에게만 관대하며 누군가와 갈등이 생겼을 때 전부 ‘남 탓’으로 돌린다는 건, 둘이 연락하던 초반부터 좀 티가 났다. 그는 전 아내와의 관계에 대해, 그리고 이혼 후 만난 여자와의 이별에 대해서도 전부 그들에게 문제가 있으며 자기 잘못은 하나도 없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지 않았는가.

 

만약 그 이별들에 대해 그가 ‘노력했지만 답을 찾지 못한 것’이었다고 말한다면 그의 주장도 일리가 있겠지만, 그는 자신이 판사이며 그들이 피의자들인 듯, 그들의 피의사실들을 읊으며 선고를 내렸다는 식의 이야기를 했을 뿐이다.

 

그의 저런 말들이 연락 초기에는 J양에게

 

- 이 사람은 참 괜찮은 사람인데, 그간 별로인 여자들을 만나 잘 안 되었던 것. 이제 나를 만났으니, 서로를 알아주고 위해주며 함께할 수 있게 된 것.

 

이라는 생각을 불러일으켰지만, 한 달 후 그는

 

“J양 너도 피의자. 판결은 절교.”

 

라는 선고를 하고 말았다. 이쯤 되면 이건 그가 너무 쉽게 타인들에게 이별선고를 내리는 사람이며, 자신에 대해서만 정당화 하고, 또 그의 이별선고를 받은 이전 사람들도 분하고 억울한 부분들이 상당히 많을 거라 생각해도 억측은 아닐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한 자세한 얘기는 아래에서 다시 하기로 하고.

 

여하튼 자신도 그 관계의 절반을 책임지고 있던 사람이, 관계가 깨진 이후 모든 게 전부 상대의 탓이었다고 말한다면, 그 말은 좀 걸러 듣는 게 좋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또, 상대가 추억 속에서까지 끄집어내 부관참시하고 있는 옛 연인들의 처지가 바로 이쪽이 미래에 겪게 될 일이 될 수 있으니, 마냥 맞장구를 쳐가며 안심하고 기뻐하기보단 오히려 두려워하고 더욱 조심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2. 독한 게 아니라, 더러운 거다.

 

상대는 대체 뭘 먹길래 이렇게까지 쩌는 권위의식을 가질 수 있게 되었는지 나도 궁금하다. 사연을 보낸 J양은 이것에 대해

 

“그는 적극적이고 생각이 깊으나, 화가 나면 말을 독하게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라고 이야기 하던데,

 

“태도 참 불순하네. 지금 무조건 미안하다고 해야 할 사람이 무슨 할 얘기 운운이야?”

 

라는 말은 독한 말이 아니라 더러운 말이다. 더군다나 그는 저 얘기만으로 끝낸 게 아니라, 그래도 화가 풀리지 않았는지

 

“무개념인데다 뻔뻔하기까지 하네. 교회 다닌다면서 그것 밖에 안 되는 사람이냐. 큰 사람 되기는 그른 것 같다.”

 

라는 이야기까지 쏟아내지 않았는가. 갈등이 생겼을 때 이렇게까지 극단적으로 폭발하며 정서적으로 밟고 짓누르려 하는 사람은, 성격에 심각한 결함이 있는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래도 그 전까지는 제게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생각이 깊어 보이는 얘기들을 하던 사람인데요….”

 

그건 ‘이중인격’을 발휘하면 얼마든지 좋은 면만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인데다가, 그간 J양과 상대의 대화가 ‘상대의 가르침에 J양이 호응해 주는 것’으로 이루어졌기에 매끄러울 수 있었던 거다. 상대가 이전의 일들에 대해서는 전부 남 탓을 하며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고 말해도 J양이 박수를 쳐주니 우쭐하며 웃고 있었던 거지, 실제 상대의 본 모습은 화가 났을 때 어떻게든 J양을 더 조롱하고 상처를 입혀 짓밟고 싶어 했던 것에 더 가깝다.

 

의식적으로 미소를 띄며 ‘존중하고 배려하는 척’을 하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다. J양은 갈등이 일어나기 전까진 상대가 그런 모습만을 보였기에 ‘괜찮은 사람’이라고 여겼던 것 같은데, 지금은 그게 그저 유효기간이 분명한 서비스였다는 게 드러났으니, 혹시 J양의 실수로 인해 좋은 사람을 놓치게 된 건 아닐까 하며 자책하진 말았으면 한다. J양에게 유치하다고, 무개념이라고, 뻔뻔하다고, 교회 다닌다면서 그것 밖에 안 되냐고, 조롱하던 것까지가 그의 모습이니 말이다.

 

 

3. 그의 말대로, 정말 제 잘못으로 이렇게 된 걸까요?

 

절대 그렇지 않다. 남자가 데이트 어플에서, 앞으로 며칠 머물 곳으로 주소지를 업데이트를 하는 목적은 누가 봐도 뻔하다. 핑계를 대자면야 그냥 생각 없이 바꾼 거라든가, 아니면 더는 나도 생각나지 않지만 아무튼 웃기지도 않는 소리를 해서 그걸 합리화 할 수 있겠지만, 덧셈 뺄셈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지능을 가졌다면 그건 누가 봐도 ‘업데이트 한 주소지의 다른 이성과 대화하기 위해서’라는 걸 알 수 있다.

 

난 그가 그 어플에서 자신의 이력과 상황을 포장해가며 많은 이성들을 만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던 중 J양이 그의 덫에 걸린 거고, J양은 자신이 그 어플에서 진지하게 대하는 사람은 상대 밖에 없으니 그도 그러리라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게 즐거웠고, 그가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이며 J양과 함께 할 것임을 암시하는 미래의 이야기들을 하니 더욱 호감을 느꼈던 것 같다.

 

그래서 그가 J양이 사는 지역에 오는 날 만나기로 약속했던 건데, 어느 날 다시 혹시나 하며 어플에 들어가니 그의 주소지가 J양이 사는 지역으로 업데이트 되어 있었다. 아직까지는 분명 그가 다른 지역에 살고 있는데, 대체 왜 그 어플에 들어가 프로필을 그렇게 고친 건지가 의아해 J양은 캡쳐를 한 후 그에게 물었다.

 

그러자 그는 일단

 

“난 프로필 업데이트를 한 적 없다.”

 

라는 얘기로 발뺌을 했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유출된 그의 개인정보를 입수한 누군가가, 몰래 그 어플에 접속해 상대가 곧 방문하게 될 지역으로 프로필을 바꿨다는 말이 된다. 아니면 어플 제작자가 어플에 인공지능을 심어, 대화들을 검열하거나 상대의 마음까지를 읽어 앞으로 가게 될 지역으로 프로필을 업데이트 해줬거나 말이다.

 

정상적으로 사고를 하는 사람이란 누가 봐도 의심스러운 지점이며 모르쇠로 일관하는 그의 태도는 거짓말을 하는 사람의 그것과 같다는 걸 알 수 있는데, 그는 제 발이 저렸는지 뭔지

 

“나도 너에 대해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는데 참고 있는 거다.”

“내 프로필을 캡쳐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난 지금 엄청 기분이 나쁘다.”

“지금은 대화하고 싶지 않으니 그리 알아라.”

 

라며 잠수를 탔다. 이건 할 말이 없으니 그냥 막 화를 낸 후 저렇게라도 인연을 끊어 추궁당할 일 만들지 않으려고 한 것인데, 안타깝게도 J양은 저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며 ‘내가 잘못했나?’하는 생각을 하고 만다. 게다가 상대에게 이미 반했기에, 다시 대화라도 이어가기 위해선 J양이 해명하고 사과를 하는 방법밖에 남은 게 없었다. 그는 J양을 차단했는지 전화도 받지 않고, 카톡도 확인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러다 J양이 계속 연락하니 그가 답장을 하긴 했는데, 그러면서 그는 ‘내가 가는 날 만날 건지 안 만날 건지를 알려달라’고 했다. 우리끼리니까 하는 얘기지만 여기서 이미 둘의 관계는 끝난 것이고 그의 목적이 무엇인지는 뻔한 거다. J양도 그걸 어느 정도 직감하고선 대화를 시도했지만 그는 ‘전에 만날 약속을 했었기에 묻는 거다’라는 식의 대답으로 끝까지 자존심과 권위를 세운 채 이야기 했고, J양은 고민을 하다가 만나지 않겠다는 대답을 했다. 그러자 그가 무개념 어쩌고 하며 길길이 날뛰며 J양을 조롱했던 거고, 이후 서로가 둘 다 자신들이 상처 받은 부분들에 대해 몇 마디 더 나누다 인연을 끊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된 지금, J양은

 

“저는 그때 그 사람을 안 만나러 간다고 한 것이 계속 후회가 되요. 차라리 얼굴을 봤으면, 얼굴 보고 더 싸우든가 화해를 했다면…. 이렇게 상상 속에서만 있는 사람을 정리하는 게 저는 더 힘이 들어요.”

 

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래도 혹시 어쩌면 잘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처음엔 정말 괜찮았는데….’

 

하는 미련이 남아 그러는 것인데, 그건 J양이 상대의 ‘좋은 사람 연기’에 속아 넘어간 것일 뿐이니, 이런 와중에 또 연락하고 사과를 해 상대가 원하는 걸 다 들어주는 식으로 만나진 말았으면 한다. 어차피 이 관계는 이래도 끝나고 저래도 끝날 가능성이 99.982%이상이다. 상대가 보이는 적반하장의 태도를 카리스마라고 생각한다거나, 상대가 하도 당당하게 우겨 혹시 정말 그의 말이 맞는 건 아닐까 하는 최면엔 걸리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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