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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5)

어장관리남에게 복수하는 세 가지 방법.

by 무한 2016. 11. 17.

먼저 반한 사람이, 마음 없는 사람에게 복수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내 호감에 대해 희롱으로 대답한 것에 대해서라도 복수한다며 상대에게 날선 말을 한 마디 던진다 해도, 그것에 별로 개의치 않는 상대를 보며 오히려 두 번 죽는 것은 이쪽일 수 있다.

 

어장관리를 당한 몇몇 여성대원들은 내게

 

“걔가 저한테 매달리며 비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는데, 그런 건 불가능에 가깝다. 정말 상대의 털끝이라도 건드리겠다는 생각이라면 ‘현실적으로 가능한 복수’를 생각해야지, 그렇게 갑자기 판타지 세계로 가선 상대를 농락하는 드라마 시나리오만 쓰고 있으면 곤란하다.

 

매뉴얼을 통해 내가 늘 얘기해온 가장 좋은 복수 방법은 ‘무관심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그게 현 상황에선 너무나 어려우며, ‘어떻게든 손톱만큼이라도 복수를 한 뒤 끝내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는 대원들이 여전히 많다. 오늘은 그런 대원들을 위해 ‘소심하게나마 복수하는 방법’을 소개할까 한다. 출발해 보자.

 

 

1. ‘ㅎㅎㅎ’정도의 말로만 대답해주기.

 

어장관리 당하는 여성대원들을 보면,

 

- 상대가 한 마디를 해도, 열 마디로 대답하며 엄청난 리액션을 해주는 특징.

 

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극단적으로 예를 들자면, 상대가 “멍멍”이라고만 카톡을 보내도, 어장 속 여성은

 

“강아지 흉내낸 거야? 귀여워~ 무슨 종인데? 육구싯타리아?(요크셔테리어) 막 이래. ㅎㅎ 아 그리고 너 눈 강아지 닮았어. 강아지 눈 같아. ㅎㅎ 오늘 뭐해?”

 

라며 호들갑스럽게 맞아준단 얘기다. 전문용어로 ‘일등 참치의 푸른 등 자랑’이라고 하는 행위인데, 여하튼 저렇게 상대가 아무렇게나 한 마디 던져도 알아서 호응을 해주니, 상대는 평소 관계를 대충 방치하고 있다가도, 외롭고 심심할 때 찾아와 대충 한 마디 던진 뒤 자신에 대한 호감만을 확인하려 한다.

 

바로 이런 패턴에서 벗어나기 위해, 상대가 ‘잊힐 때쯤’ 찾아와 말을 걸면, ‘ㅎㅎㅎ’ 정도의 대답만을 하고 마는 게 첫 번째 복수 방법이다. 대화를 보자.

 

상대 – 갑자기 추워지네.

참치 - ㅎㅎㅎ

 

예전 같았으면 이쪽에서 버선발로 달려 나가 호응을 해주고 이후 안방까지 내주며 상대의 비위를 맞추려 들었을 텐데, 이젠 그냥 ‘ㅎㅎㅎ’ 정도로만 반응해 상대보고 ‘대화를 더 할 거면 말하고, 아니면 말아라.’라는 뜻을 보여주는 것이다.

 

게다가 거듭해서 저렇게 반응하면, 상대는

 

‘저건 내 말이 재미있다는 건가, 아니면 내가 가끔 이렇게 와서 한 마디 툭 던지는 게 우습다는 건가?’

 

하는 생각까지를 하게 될 수 있다. 이제 자신에 대한 호감이 사라져서 그러는 건지, 아니면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더 마음이 있어서 이도저도 아닌 호응만 해주는 건지 의아해 할 수도 있고 말이다.

 

때문에 상대는 ‘이제 더 큰 떡밥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전과 달리 과감하게 나올 가능성이 높은데, 그러면 역시 그 때도 ‘ㅎㅎㅎ’ 정도로만 대답해 주면 된다. ‘ㅎㅎㅎ’의 속뜻은 ‘너의 수작은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의미이지만 겉으로 보기엔 긍정적인 응답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해서 헷갈리기 마련이니, 아낌없이 사용해도 좋다.

 

 

2. ‘그래야지’정도로 대답하기.

 

어장관리 사연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특징들은 아래와 같다.

 

- 언제 뭘 같이 하자는 식으로 말 꺼내 기대하게 해놓고 안 하기.

- 만날 약속을 잡아 놓고는 더 얘기 안 하거나 당일 취소하기.

- 심심할 땐 대화에 적극적으로 임하지만 그렇지 않을 땐 물어도 대답 안 하기.

 

이쪽이 바랄만한 것을 이야기 해 기대를 하게 만든 뒤 그것에 대한 반응만 즐기고는 내팽개쳐 버리곤 하는 건데, 그 말에 넘어가 혼자 들뜨거나 상대에게 애정을 드러낼 게 아니라, ‘그래야지’나 ‘그러든가’ 정도로만 반응하는 것이 방법이다.

 

예컨대 상대가

 

“주말엔 뭐해? 우리 함 봐야지.”

 

라는 이야기를 한다면,

 

“그래 한 번 봐야지.”

 

정도로 대답하는 거라 할 수 있겠다. 지금까진 상대의 저 정도 말에도 “이번 주말? 토요일? 일요일?” 이라며 떡밥을 덥석 물었다면, 이젠

 

- 확실한 거 아니면 보자 말자 하지 말라, 뭐 이런 거 안 배웠어?

 

라는 느낌으로 대수롭지 않게 반응하는 것이다.

 

나아가 상대가 어차피 지키지도 않을 약속을 하려 들면 선약이 있다며 거절하는 것도 괜찮고, 상대가 만날 약속을 하고도 잠수탈 게 뻔하다면 약속만 해놓고 이쪽도 다른 약속에 가 있는 것도 괜찮다. 일부러 전화를 꺼놓거나 할 필요 없이, ‘너와의 약속은 늘 네 잠수로 끝나기에 기대도 안 했고, 그래서 난 나와서 놀고 있다’는 걸 보여주면 된다.

 

만약 상대가 약속취소를 통보하면서도 자기 얘기만 늘어놓을 뿐이라면, 심드렁한 반응과 함께 ‘난 너에게 목매고 있는 사람 아니다’라는 걸 드러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남자 – 아 진짜 미안한데 오늘 만나기 힘들 것 같다. 일이 생겼네.

참치 – 응. 담에 봐~

남자 – 전에 내가 친구한테 뭐 해준 게 있는데, 그게 잘못됐나봐.

참치 – 내가 지금 바빠서. 나중에 연락할게.

남자 – 그래. 넌 오늘 뭐 할 거야?

참치 – 이따 약속 있어. 나중에 연락해~

남자 – 나랑 약속 있었는데 또 약속 잡은 거야?

(이후 대답 안 함)

 

어장관리자들은 위의 대화에서처럼, 자기 잘못에 대해서는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러면서 그걸 못 이해해주면 이해 못 하는 이쪽이 나쁜 것처럼, 아니면 자기가 잘못한 게 확실한데 어떻게든 이쪽의 허점을 찾아내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많고 말이다. 거기에 넘어가 그냥 무작정 정직하게, 성실하게 대답해주다 바보가 된 느낌을 받을 필요 없으니, 상대가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면 그냥 읽지 않거나, 읽고는 대답하지 않는 게 좋다.

 

 

3. ‘그래서 뭐? 어쩌라고?’의 반응으로 강하게 나가기.

 

지금까지 많이 당해왔으며 이제 더는 미련 없이 어장을 박차고 나가기로 한 거라면, 그간 상대가 무슨 소리를 하든 다 들어주고 장단 맞추던 걸 단번에 그만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심심할 때 찾아와 이쪽의 호감만을 확인하고 가버리는 모습이라든지, 스무고개 하듯 자신에게 반했다는 걸 확인하려 여러 질문을 던지는 모습에 대해 한 마디 해주는 거라 생각하면 되겠다.

 

예컨대 상대가

 

“어젯밤엔 배 아파서 진짜 죽는 줄.”

 

하며 언제나처럼 자신에 대한 인터뷰를 해주길 기대하고 있으면, 일단 앞서 말했던 대로 ‘ㅎㅎㅎ’ 정도로 받아주면 된다. 그러면 상대는 자신이 기대했던 패턴의 인터뷰가 시작되지 않아 당황하며,

 

“자려고 하는데 배가 갑자기 아픈 거야. 진짜 응급실 갈 뻔.”

 

이라며 또 떡밥을 던질 것이다. 이전까진 이런 떡밥들에 대해

 

“지금은 괜찮아? 병원은 가봤어?”

“어떡해. 검진 받아봐야 하는 거 아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면, 이번엔 그냥

 

“어쩌라고? 아프면 병원 가.”

 

정도로 받아주면 된다. 그럼 또 상대는 “됐다. 넌 사람이 아팠다는데….”라며 이쪽을 나쁜 사람 만들려고 할 텐데, 그 말에는

 

“너 이러는 게 하루 이틀이야? 넌 그냥 네 기분 따라 어느 땐 말 걸고, 어느 땐 대답도 안 하고 하다가, 잊힐 때쯤 와서 또 네 얘기 꺼내잖아. 그거야 말로 사람이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니야?”

 

정도로 대답해 주면 된다. 이렇게 말 할 경우 상대는 “넌 날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날 그렇게 보는구나….”라는 뉘앙스의 이야기를 할 가능성이 높은데, 그러면 거기엔

 

“말은 똑바로 해야지. 내가 그렇게 보는 게 아니라 네가 그런 모습들만 보여주고 있는 거야. 그간 내가 바보라서 그냥 넘어간 게 아니라, 넌 그런 사람 아닐 거라 생각해서 이해하려 노력했던 거고. 실망할 사람은 네가 아니라 나야.”

 

정도로 대응하면 된다.

 

그간 상대가 조금이라도 실망한 기색을 비추거나 이쪽에게 다시 연락하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길 경우 이쪽은 바짝 긴장해 일단 다시 상대의 비위를 맞추려 했을 텐데, 그런 모습들이 상대로 하여금 이쪽을 더 만만하게 보이도록 만들고 ‘그래도 되는 사람’으로 여겨지게 한 거라 보면 되겠다. 그래서 자신이 뭘 어떻게 하든 이쪽은 ‘헤헤’ 거리는 것밖에 할 줄 모를 거라 여길 텐데, 그런 착각을 위와 같은 말로 산산조각 내주는 거라 할 수 있다.

 

 

위에서 이야기 한 것들 외에도 어장관리 사연에 등장하는 것들을 모아 하나하나 각개격파 하듯 대응책을 세울 수 있겠지만, 사실 저러다 보면 저러는 게 습관이 될 위험도 있고, 사람이 신경질적이고 날카로워 질 수 있다는 문제가 벌어지기도 한다. 관계가 기대처럼 잘 흘러가지 않을 경우, 무작정 어장관리로 판단한 후 상대를 꼬집을 생각만 하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난 “똥 밟았다고 똥과 싸우면, 똥만 묻을 뿐입니다.”라는 이야기를 한 적도 있고, 저렇게 이쪽의 ‘반한 마음’만을 확인해 자신감이나 즐거움만 충전해 돌아가려는 사람에겐 무관심해지는 게 제일 좋은 복수라 이야기 한 적도 있다.

 

- 네가 뭘 하든, 뭐라고 하든 난 관심 없고. 즐거운 생활을 누리는 중이다.

 

라는 걸 보여주는 게 가장 깔끔하고 통쾌한 복수일 테니 말이다.

 

그래도 너무 분해서 못 살겠다는 대원, 어떻게든 한 마디 해주고 싶은데 무슨 얘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대원, 상대에게 만만한 여자로 낙인찍힌 것 같은데 그게 아니라는 걸 알려주고 어장에서 나오고 싶다는 대원 등이 하도 요청을 해 이 매뉴얼을 작성했음을 밝힌다.

 

마지막으로 하나 당부하고 싶은 건, 위에서 이야기 한 방법을 사용해 복수를 할 경우, 저렇게 복수를 해놓곤 다시 상대에게 넘어가면 더 우스운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그러니 욱한 마음에 한 마디 했다가 다시 ‘헤헤’ 모드로 가면 안 된다는 걸, 꼭 기억해 두길 바란다. 자 그럼, 다들 편안한 저녁시간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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