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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과여행/뭐해낚시가자

욕지도 낚시, 좌대에서 고등어 낚시뽕 맞곤 바다낚시 입문

by 무한 2017. 11. 25.

#욕지도낚시 성공적

#좌대낚시로 고등어 잡으며 낚시뽕

어업 수준으로 잡아보곤 #바다낚시 입문

 


 

난 4년 전쯤 낚싯대를 모두 처분했다. 공릉지를 비롯한 발랑지, 마장지, 애룡지 등의 저수지와 공릉천, 문산천, 창릉천 등이 대부분 낚시금지로 묶이고 난 후 낚싯대를 꺾었다. 파주시장이 바뀔 때마다

 

‘아 제발 이번 시장은 낚시금지 해제….’

 

를 희망했지만 기대는 번번이 좌절로 돌아갔고, 겨우 해제된 몇 킬로 구간, 그 똥물에서도 뭔가를 낚겠다며 바글바글 몰린 꾼들과 부대끼다 두 손을 들었다.

 

욕지도 낚시, 좌대에서 고등어 낚시뽕 맞곤 바다낚시 입문

 

 

만약 지금 그때의 나에게 ‘딱 한 마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난

 

“낚시는 쉬는 거지 접는 게 아니야. 한 번 발을 들여 놓은 이상 뺄 수가 없어. 당분간 낚시는 안 해도 좋으니 제발 낚싯대 버리지는 마! 루어 낚싯대라도 남겨놔!”

 

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4년이 지난 지금, 난 욕지도에서 고등어 뽕 맞은 이후 다시 장비들을 사 모으느라 허리가 휘고 있기 때문이다.

 

꾼답게, 낚시를 하고 있지 않을 때에는 낚시에 대한 생각을 하며 채비를 준비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 경기북부에 사는 꾼들이라면 익숙할 ‘시방’과 ‘석문’에(시화방조제, 석문방조제) 이미 다녀왔으며, 태안에 가서 갯바위를 탔고, 동해엔 뭐가 있나 싶어 속초에도 다녀왔다.

 

에기는 사놓았는데 주꾸미 시즌이 지나 내년을 기약하고 있으며, 조만간 광어나 우럭 배를 탈 계획을 가지고 있다. 동해 연안에 도루묵이 붙었다고 하니 조만간 강원도에도 다시 갈 예정이며, 유럽으로 계획했던 여행을 낚시의 메카인 대마도로 돌리는 중이다. 남해나 제주 쪽 한 달 살기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으며, 회 뜨기 용 칼과 도마도 구입해 이미 개시한 상태다.

 

여하튼 심각한 중증에 접어들었다는 얘기는 이쯤하고, 오늘은 눈이 내려 낚시 가긴 틀린 것 같으니 기록을 좀 정리해둘까 한다. 가장 최근에 다녀온 태안 얘기를 쓸까 하다가, 순서 상 바다낚시에 입문하게 된 욕지도 낚시 얘기를 쓰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욕지도 여행이 사실 낚시를 목적으로 간 건 아니고 수중촬영 및 미끼실험을 목적으로 간 거라 사진이 별로 없는데, 다행히 액션캠으로 찍어 놓은 사진들이 좀 있어 그걸 사용하기로 했다. 출발해 보자.

 

욕지도 좌대 낚싯배

 

 

좌대로 인도할 배가 들어오고 있는 모습이다. 낚시에서 ‘좌대’는, 물 위에 띄어 놓은 구조물로 그 위에서 낚시를 할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곳을 뜻한다. 사진에서 있는 내 짐은 우측에 있는 장대로, 감 따는 도구를 개조해 만든 액션캠 수중촬영 장비다. 그 옆에 있는 봉투에는 32종의 미끼가 담겨 있으며, 난 낚시를 안 하고 그 미끼에 반응하는 물고기들을 촬영할 계획이었다.

 

욕지도 좌대낚시

 

 

배 타고 좌대 가는 중. 저때만 해도, 내가 바다낚시에 입문하게 될 거라는 건 꿈도 꾸지 못했다. 원래 민물 꾼들은 바다 꾼들에 대해 허세가 좀 섞였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며, 바다 꾼들은 민물 꾼들이 하는 건 낚시도 아니라고 여기는 묘한 배타심이 있다. 그래서 나도 바다낚시엔 별 뜻이 없었는데….

 

욕지도 좌대

 

 

낚시하게 될 좌대의 모습. 각 좌대 좌측 편에 우뚝 서 있는 건 화장실이다. 좌대에 한 번 내리면, 배가 다시 데리러 올 때까지 좌대를 떠날 수 없다. 경험이 좀 있었다면 먹을 걸 준비해왔을 텐데, 처음 가 본 좌대라 마실 물도 제대로 준비하질 못했다.

 

욕지도 좌대 화장실

 

 

천막을 치고, 밑밥을 뿌리고, 낚시 할 사람들은 낚시 하는 모습. 천막이 햇빛을 막아줘야 하는데, 각도가 맞지 않아 천막 그림자가 바다 위를 향해 있었다. 무척 더운 날이었는데, 난 더위보다 저 화장실에 한 번 들어갔다 나온 후 냄새 때문에 패닉에 빠져 있었다. 숨을 참지 않고는 이용하기 힘든 곳이었다.

 

바다낚시 좌대

 

 

솔직히 난, 좌대가 좀 무서웠다. 비 맞고, 바닷물에 젖고, 햇볕 쬐고 해서 나무 상태도 온전치 않을 텐데, 그런 나무판자 위에서 걸어 다니다 빠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심을 물어보니 20~25미터. 두꺼운 나무로 덧대놓은 접합부만 골라가며 밟고 다녔다. 다음에 좌대 탈 경우 구명조끼는 꼭 입는 걸로….

 

좌대낚시 미끼

 

 

각크릴과 밑밥 용 크릴의 개념도 없던 때라, 밑밥 용 크릴을 미끼로 달고 있는 모습이다. 또, 고등어용 카드채비에는 저렇게 하나하나 다 미끼를 달 필요 없는데, 역시나 그걸 모를 때라 일곱 개나 되는 바늘에 정성껏 미끼를 달았다.

 

고등어 채비

 

 

미끼 단 바늘을 바닥까지 내린 뒤, 릴을 두세 바퀴 정도 감아준다. 고패질(낚싯대를 위 아래로 흔들어 주는 것)을 할 필요가 없다고 해서 그냥 가만히 들고 있었다.

 

바다낚시 고등어

 

 

기다리다 보면 어느 순간 저렇게, 낚싯대가 휘청 하며 저 아래 고기가 달렸다는 게 느껴진다.

 

고등어 낚시

 

 

뭔가를 잡았다는 설렘에 신들린 듯 릴을 감아보면, 줄줄이 고등어나 전갱이가 달려 있다.

 

 

욕지도 좌대 낚시 채비

 

 

고기는 잘 떼어 망에 담아 두곤, 다시 또 미끼 달아 낚싯바늘 내리기.

 

고등어 카드채비

 

 

그러면 또 이렇게 고등어와 전갱이가 줄줄이 올라온다. 이걸, 배가 우릴 다시 데리러 좌대로 올 때까지 무한 반복.

 

욕지도 크릴 미끼

 

 

준비해 간 바지락 살(냉동 바지락 녹여 염장한 것)을 써보았는데, 입질이 없어서 빠른 포기. 꾼들이 크릴을 주로 쓰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물고기를 유혹하는 게 미끼의 아미노산이라고 해서 나름 공부해가며 준비한 바지락이었는데, 실패. 다시 크릴을 달아 던졌다.

 

전갱이 낚시

 

 

중반 이후, 낚시라기보다는 어업을 하는 느낌으로 고등어와 전갱이를 잡아낸다. 다양한 고기가 나와 주면 다음번엔 뭐가 나올지 모른다는 재미가 있을 것 같은데, 잡히는 거라고는 고등어와 전갱이 뿐이니 슬슬 지쳐간다. 미리 좀 알고 갔으면 감성돔 바늘이라도 준비해갔을 텐데, 백지상태로 간 까닭에 고등어 바늘 넣어 놓고는 왜 고등어만 올라 오냐며 불평한다. 바본가….

 

고등어 밑밥

 

 

고등어가 달린 낚싯줄을 저렇게 내려놓는 순간, 고등어가 튀며 십중팔구 줄이 꼬인다. 그러면 또 그 줄을 푸느라 한 세월 보내야 하니, 고등어 낚시를 가실 분은 되도록 낚싯대를 세워 둔 상태로 고등어를 집게로 잡고 바늘을 빼길 권한다.

 

좌대낚시 살림망

 

 

잡힌 고등어를 살림망에 넣는 순간에도 여기저기서 고등어를 잡아내는 모습이다. 시즌이 아닌 까닭에 고등어와 전갱이 사이즈가 작긴 했지만, 정말 ‘넣으면 나오는’ 수준으로 녀석들을 잡아냈다.

 

욕지도 고등어 낚시

 

 

하도 잡아대니 좌대 여기저기에 고등어와 전갱이가 막 굴러다닌다.

 

전갱이 카드채비

 

 

고등어와 전갱이로 뽕을 맞은 공쥬님(여자친구)도 저 날 나와 함께 바다낚시에 입문했다. 요즘은 바다루어를 하는 중인데, 얼마 전 하루 종일 캐스팅 하고는 왼쪽 팔꿈치에 문제가 생겨 잠시 쉬고 있다.

 

“무한님 여자친구에게도 전투낚시를 시킨다는 게 사실이군요. 살살 하세요.”

 

난 몸살 나서 며칠 앓았음. 다음 낚시부터는 미리 진통제 챙겨가는 걸로….

 

욕지도 참돔

 

 

가끔 이렇게 손님고기들도 올라온다. 공쥬님이 낚아낸 아가 참돔.

 

욕지도 고등어

 

 

잡은 고기는 펜션으로 가지고 돌아와 열심히 손질한다. 방생사이즈는 놓아주고, 먹을 만한 녀석들만 골라 챙겨왔다.

 

고등어 손질

 

 

손질한 고등어에 저렇게 소금을 뿌려 구워먹었다. 개인적으로 마트에서 산 고등어는 얼마쯤 먹다 보면 신물이 올라와서 잘 안 먹는데, 저 고등어는 그런 불편함 없이 정말 맛있게 먹었다. 다만, 어이없이 펜션이 정전되는 까닭에 ‘싸가지고 가려 놔둔 고등어들’까지 다 먹어야 했다. 매 끼 고등어 반찬을 질리도록 먹은 결과, 지금은 앞으로 한 3년 고등어 안 먹고도 잘 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욕지도 돌돔

 

 

욕지도까지 가서 겨우 고등어랑 전갱이만 잡고 온 거냐고 하실 분들이 있을지 모르니, 그 날 좌대에서 잡은 다른 고기들도 함께 공개한다. 현지에서 ‘좌대 도우미’를 하신 분의 얘기에 의하면, 이렇다 할 물고기 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꽤 많이 잡은 거라고 한다. 실컷 먹은 회 값으로 좌대비용은 건지고도 남은 것 같다. 좌대가격은 1인 1만 5천원이었다. 우리 동네에선 먹지도 못하는 민물 붕어 낚시터 1인 2만원씩 입어료 내고 들어가서 했는데….

 

욕지도 밤낚시

 

 

낚시 뽕을 맞은 까닭에, 피곤함도 잊고는 방파제로 또 나갔다. 릴 찌낚시 대가 없어서 민물 원투대 짧은 걸 들고 찌낚시를 했더니, 다음 날 팔에 근육통이 찾아왔다. 좌대에서 낚시를 할 때보다 조과는 별로였지만, 새벽 3시인가까지 시간가는 줄 모르고 고기를 낚아냈다.

 

방파제 밤낚시

 

 

욕지도의 밤바다와 전자찌 투척 장노출 사진. 낚시 말고 통발로도 쏠쏠하게 잡아냈는데, 그 이야기는 망해버린 수중촬영 이야기와 함께 다음 글에서 풀어두도록 하겠다.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낚시 글 > 연애 글’의 상황이 되어 노멀로그가 ‘낚시 블로그’로 바뀌게 될지도 모르겠는데, 아무튼 그간 실컷 고기 잡은 얘기 노멀로그에 또 실컷 풀어두도록 하겠다. 다들 편안한 주말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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