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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6)

친구라기 보단 썸녀에 가까웠던 그녀, 왜 이젠 저를 밀어내죠?

by 무한 2017. 12. 2.

관계를 이렇게 엎질러 놓고 혼자 합리화 하면 안 된다. S군은 내게

 

“그 친구는 절 아는 사람 이상으로 보질 않는 것 같습니다. 저만 짝사랑하는 느낌이에요.”

 

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S군이 그 관계를 그렇게 순애보적 짝사랑으로 보는 것과 달리, 객관적인 입장에선 S군의 태도가

 

-이도 저도 안 되자, 가장 잘 받아주는 여자를 짝사랑한다고 말하는 집적거림.

 

으로 보일 수 있다. 왜 S군의 의도와 달리 그렇게 보일 수 있는지, S군은 어쩌다 이 관계를 엎지른 건지, 그리고 S군이 현재 바라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 잘 될 수 있는 방법’은 왜 존재하지 않으며 예전으로 돌아가도 왜 다시 엎질러 질 것인지를 함께 살펴보자.

 

친구라기 보단 썸녀에 가까웠던 그녀, 왜 이젠 저를 밀어내죠?

 

1.상대는 썸녀가 아니라, 착한여자.

 

그냥 내가 하고 싶은 얘기 아무렇게나 꺼내고, 또 대화 중 재미도 감동도 없는 허튼소리를 막 해도, 그걸 다 받아주는 착한 여자들이 있다. 아주 보통의 ‘아는 여자’에게 ‘내 폰 바꾼 이야기’를 늘어놓으면 5분도 안 되어

 

‘응 관심 없어. 안물안궁(안 물어봤고, 안 궁금해).’

 

이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게 ‘단답’과 ‘메시지 확인 안 함’으로 느껴지기 마련인데, 착한 여자들의 경우 축하도 해주고, 맞장구도 잘 쳐주고, 실제론 관심이 없으면서도 웃으며 들어준다. 예의 바르며 남을 무안하게 만들지 않으려 노력하는 그녀들은, 상대가 아무말대잔치를 하다 ‘상처가 될 만한 드립’을 쳐도 최대한 기분 나쁜 내색하지 않으며 들어주기까지 한다.

 

이렇게만 적어놓으면 또 그냥 ‘아 맞아. 걔가 진짜 착하긴 함 ㅋㅋㅋ’이란 생각하며 그냥 넘어갈 수 있는데, 돌리지 않고 돌직구로 그냥 말하자면

 

“그거, 쟤가 다 잘 받아두고 들어주니까 가능했던 거지, 네가 잘하거나 특별해서가 아니야…. 다른 여자에게는 안 통하는 게 상대에게는 통하는 것 같으니까 코드도 잘 맞는 것 같고 상대도 이쪽에게 호감 있는 거 같지? 그게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진짜 상대가 잘 받아줘서 그러는 거야….”

 

라는 이야기라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사람이 아무리 착해도 참는 것에도 한계가 있는데다, 매번 연락해선 허튼소리만 하거나 드립이랍시고 기분 나쁜 얘기를 해대면 대화하기 싫어지는 법이다. 특히 신체와 관련된 농담을 하거나, 반쯤 무시가 섞인 발언을 하거나, ‘야, ~나 해라’식의 정 떨어지는 말투를 사용하면, 연꽃 같던 상대도 가시를 품을 수 있다.

 

바로 저 패턴으로, 많은 남성대원들이 좋은 사람 하나를 영영 잃곤 한다는 걸 기억해 두자. 상대에게 아무 때나 그냥 말 걸어 허튼소리를 해도 다 받아준다고 해서 막 나갈 경우, 얼마 지나지 않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상대의 ‘부정적인 대답’을 듣게 될 수 있다. 그러면 그제야

 

-무엇 때문에 착했던 그녀가 이렇게 변한 것인가? 사이를 예전처럼 돌릴 방법은?

 

하며 내게 도움을 청하는 남성대원들이 있는데, 그건 이쪽이 함부로 말하거나 마음대로 굴었던 것에 대한 대가인 까닭에 쉽게 돌릴 수가 없다. 게다가 그런 대원들의 태도는 여전히 ‘상대에게 내 마음대로 요구하거나 요청하며 그걸 안 들어주는 상대에 대해 답답해하고 있는 것’이니, S군도 현재 그러고 있진 않은지 곰곰이 한 번 생각해 봤으면 한다.

 

 

2.그녀는 만만한 존재인가?

 

S군은 현재 자신이 상대를 짝사랑하는 중이며 상대의 답장 하나에도 기분이 오르락내리락 한다고 하는데, 현실에선

 

-다른 여자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상대에게 물은 적 있음.

-상대에게 소개팅 부탁해서 상대 친구 소개 받은 적 있음.

 

이란 전과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뜬금없이 ‘상대앓이’를 하고 있다고 말하는 게 난 솔직히 별로 와 닿진 않는다. 나뿐만 아니라 상대 역시, S군이 저렇게 A녀에게 갔다가 B녀에게 갔다가 그게 다 안 되자 자신에게 작업 거는 거라 생각할 가능성이 높을 거라 난 생각한다.

 

솔직히 난 S군에게, ‘그녀를 정말 좋아하는 게 맞는지’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길 권하고 싶다. S군은 그녀와 두어 달 연락을 끊고 살다가 다시 연락을 해 ‘아는 사람 이상으로의 발전’을 희망하는 중인데, 멋대로 연락을 끊었던 건 S군이며 다시 멋대로 연락해 ‘지금 짝사랑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도 S군 아닌가.

 

또, 상대라는 사람이 좋아서 더 친해지고 더욱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싶은 거라면 그건 지금도 충분히 시도할 수 있는 일인데, S군은 그런 걸 다 제쳐둔 후

 

-다시 예전처럼 상대가 날 잘 대해주고, 그러다 연애까지 할 수 있길

 

바라고만 있다. 달리 말하자면, 현재로서는 가장 친한 이성이 상대이며 상대가 예전에도 잘 받아줬으니, 얼른 다시 잘 지내다 고백까지 해 분홍분홍한 연애를 하고 싶어 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S군의 바람대로라면, 상대는 참 만만하며 쉬운 여자가 되어야 한다. 기분 나쁜 드립을 쳐도 다 받아줘야 하고, 친구를 소개해 달라고 하면 소개해줘야 하며, 그러다 뭐에 심술이 났는지 갑자기 몇 달 잠수를 타도 그걸 다 이해해 줘야 한다. 그러다 돌아와 아무말대잔치를 하면 그걸 또 받아줘야 하며, 그러다 좋아한다며 고백하면 사귀어주기까지 해야 하는 것이다. 그간 이만큼 베푼 것만 해도-특히 마음대로 잠수 타다 돌아와서는 아무렇지 않게 말 걸었을 때 받아준 것만 해도-참 많이 베푼 건데, 여기서 더 나아가 그녀가 S군을 위해 사귀어줘야 할 이유가 하나라도 존재할까?

 

자신은 얼른 더 가까워져서 고백까지 할 생각인데, 현 상황이 예전만큼도 가깝지 않은 것 같다며 조급해 하지만 말고, 상대에게 이쪽의 이런 태도는 어떻게 보일 수 있으며 이 관계가 어떤 의미가 될 수 있는지를 생각해봤으면 한다. 대개 이런 상황에서 ‘더 어긋나기 전에 고백이라도 해보겠다’며 무작정 대시하는 대원들이 종종 있는데, 그 결과는 당연히 좋지 않을뿐더러 그런 식의 고백은 끝까지 내 맘 편하자고 이기적으로 질러버리는 행위에 지나지 않음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3. 그대는 상대에게, 좋은 사람인가?

 

현재 상대를 짝사랑하며 ‘상대앓이’를 하고 있는 입장에 있으니, 이 관계에서 자신이 약자이며 을의 입장에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이전의 일들까지 종합해서 보면, 상대에게 이쪽은 좋은 사람이 아니며 ‘하지 말아야 할 행동’들을 이미 아무렇지 않게 상대에게 한 전력이 있는 경우가 많다.

 

S군이 저질렀던 일들을 보자.

 

-서운한 게 생겨 상대가 말 걸어도 대답 안 한 적 있음.

-질투가 나서 상대를 투명인간 취급한 적 있음.

-자꾸 꼬여만 가자, 짜증나서 혼자 상대 차단하고 번호 지운 적 있음.

 

저런 일들을 벌인 것에 대해 S군은 상대에게 사과한 적 없으며, 그저 본인 마음이 잔잔해지자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상대에게 연락했을 뿐이다. 그렇게 혼자 꼬았다 혼자 푸는 도중에 이유도 말하지 않은 채 투명인간 취급하고 면전에서 무시하는 S군을 보며 상대는 실망했을 것이며, 때문에 지금 S군이 영화 보자고 불러도 ‘단둘이 보긴 좀 그렇다’는 대답을 하게 된 거라 난 생각한다.

 

게다가 상대에게 영화를 보자며 불러낸 것 역시, 온전히 S군 위주로 잡으려는 약속이었다. 상대는 조만간 시험을 앞두고 있는데, S군은 ‘빨리 다시 관계를 회복해서 예전처럼 만이라도 지낼 수 있어야 하니까’라는 생각으로 영화를 보자고 말했다. 상대는 시험준비 때문에 힘들겠다며 한 번 거절했는데, 그래도 S군은 상대의 사정을 생각하지 않은 채 서운해 하며 징징거렸다.

 

“나중엔 단 둘이 영화보긴 좀 그렇다는 말까지 들었네요. 전에는 둘이 잘만 놀러 다녔으면서….”

 

이전에도 S군이 상대를 존중했다고 하긴 좀 그렇지만, 어쨌든 그때는 최소한 무례하게 굴진 않았다. 하지만 앞서 말한 투명인간 취급과 잠수의 사건이 있었고, 그런 일들로 인해 상대는 S군이라는 사람과 시간을 보내거나 우정을 쌓아가야 할 이유를 잃었을 것이다. 어차피 수틀리거나 또 필요 없다고 생각하면 남보다도 못하게 무시하거나 잠수 탈 텐데, S군이 내팽개칠 수 있는 있는 이런 관계를 상대 혼자 지키거나 보듬을 필요는 없는 것 아니겠는가.

 

이런 와중에 빨리 내 바람대로 더 가까워져 연애를 시작했으면 좋겠다며 들이대는 건, 상대에게 폐를 끼치는 일일 뿐이다. 비슷한 상황에서 상대가 내 고백 받아주지 않았다며 담 쌓고 원수로 지내려들거나, “퇴짜는 맞았지만 친구로라도….”라며 밑밥 깔고 호시탐탐 재 고백할 기회만 노리는 경우가 많은데, S군은 그러지 말았으면 한다.

 

 

지금까지 내가 한 얘기들이 S군에겐 씁쓸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지금 이걸 알고 고쳐야 훗날 ‘주변의 아는 여자 멸종 시키는 일’을 방지할 수 있으며, 비슷한 일을 이 모임 저 모임에서 하다가 여자 네트워크 블랙리스트에 올라가는 일이 없을 것이다. S군 보다 열 살 더 먹은 대원들 중에도 여전히 뭐가 문제인지 모른 채 당장 자신의 절실함이나 다급함만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S군은 이 매뉴얼을 계기로 그들보다 10년 일찍 알게 된 거라 생각했으면 한다.

 

관계회복의 왕도는 진솔함과 꾸준함으로 상대에게 다시 증명되는 것이니, 며칠 사이에 말 몇 마디로 쉽게 해결하려 하지 말고 다시 한 번 상대에게 S군을 증명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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