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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남자들에 대한 얘기는 사연신청서에 적혀 있지 않아서 그 이유를 모르겠고, 이번 사연에 등장한 남자의 경우는 그가 참 별로라서 끝난 거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카톡 대화를 보면 상대는 S양 앞에서 폼을 열심히 잡던데, 그는 그냥

 

-그렇게 앞에서 폼만 잡아도 멋지다고 하며 나랑 사귈 여자.

 

를 찾고 있었다고 할 수 있겠다. 사실 이런 패턴으로 다가오는 남자는 ‘어플남’ 중에 많은데, 그들에게선

 

-전문직인 자기 친구 누구, 자기 지인 누구의 이야기를 많이 함.

-자기가 오늘내일 만나 밥을 먹거나 술 마시는 사람들의 스펙을 강조함.

-취미 얘기에도 자기 자랑, 여행 얘기에도 자기 자랑 등 자랑이 많음.

-어플은 지웠는지, 자기를 멋있게 생각하는지 등을 알아내려 노력함.

 

등의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니까 전반적인 대화가 서로를 알아가는 것보다는 ‘내 자랑’에 치우쳐 있으며, 그렇게 자신이 신나서 얘기할 때 이쪽이 맞장구를 쳐주면 그제야 팬서비스하듯 접대 멘트 몇 개 날려주는 거랄까. 심한 경우 자기 바쁜 것, 아픈 것, 피곤한 것 등을 주제로 어떻게든 폼을 잡는 모습도 볼 수 있는데, 여하튼 이번 S양이 만난 남자 역시 딱 저 패턴을 보이는 어플남이었다.

 

어플로 만난 남자들과의 한두 달짜리 연애. 왜 이러죠?

 

 

오프라인에서 알게 되었는데 저런 특징을 보이는 남자가 있다면, 보통 여자 쪽에서 ‘뭐지 얘는? 8할이 자기자랑이네?’ 하며 대꾸도 잘 안 하겠지만, 어플만남 특유의 판타지와 증폭된 이쪽의 외로움이 결합하면 저런 얘기들도 일단 다 듣게 되기 마련이다. 상대가 자신을 어필할 방법이 그것밖에 없으니, 이쪽에게 잘 보이고자 애쓰는 것 정도로 생각하는 거랄까.

 

그러는 상대 역시, 어플로 만나게 된 이성들이 훨씬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잘 들어주며 뭐라고 우쭐대든 다 들어주기 마련이니, 자기가 그러고 싶을 때 카톡으로 수다 떨 수 있을 것 같은 이성을 발견하면

 

-내 이상형은 이해심 많은 여자.

 

라는 조건을 걸어두고는 연애를 하려 들기도 한다.

 

그들이 말하는 ‘많은 이해심’의 의미를 뜯어보면

 

-내가 바쁠 때 연락 잘 못 해도 이해하고,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도 이해하며, 말이나 표현이 좀 부족해도 그러려니 하며 다 이해해주는 것.

 

인 경우가 대부분이며, 그걸 종합하면

 

-내가 신나서 수다 떨며 내 자랑할 때는 잘 들어주고, 내가 그러고 싶지 않을 땐 그냥 보채거나 하지 않고 가만히 있을 여자.

 

를 구하는 거라 할 수 있겠다.

 

그래도 종종 인내심 강하며 그런 상대에게 맞추는 게 ‘노력’을 하는 거라 생각하는 여성대원들은 한 반 년에서 일 년 정도 버티기도 하는데, 대부분은 감당할 수 없는 서운함과 상대의 ‘그러고 싶지 않을 때’의 무관심함에 결국 폭발하기에, 길어야 세 달인 평균 100일 내외의 연애를 끝으로 마침표를 찍는다. 아무리 봐도 이건 뭔가 아니다 싶은 걸 일찍 눈치 챈 대원들은, 상대와 ‘허심탄회한 대화’ 같은 걸 해보려 시도하다 생각지도 못한 이별통보를 한 달 내외에 받기도 하고 말이다.

 

 

S양이 위의 경우들보다 좀 더 빨리 상대와 헤어진 건, S양이

 

-좀 친해질 경우, 상대의 자랑을 드립으로 치부해버리는 재주.

 

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겠다. 예컨대 아는 오빠가 자기 자랑을 했을 때

 

“우와 진짜? 대박이다. 오빠 완전 잘 할 것 같아 ㅎㅎ”

 

라고 받는 여자가 있는 반면,

 

“ㅋㅋㅋㅋ 살부터 빼. 오빠 뚠뚠이야 ㅋㅋㅋ”

 

라고 받는 여자가 있는데, S양은 후자에 속한다. 때문에 S양 앞에서 폼 잡으려던 상대는, 시간이 갈수록 S양에게 그냥 드립을 치는 사람처럼 되었고, 그러다 보니 흥도 나지 않고 거기에 더해 S양이 상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는 것 같자 빠른 포기를 한 거라 할 수 있겠다.

 

이런 S양의 특징 때문에 상대를 얼른 떨쳐낼 수 있었던 게, 결과적으로는 잘된 일이지만, 난 S양에게

 

-‘괜찮은 남자’를 만나도 너무 직설적으로만 얘기하거나, 상대가 좀 우쭐해 할 때 살짝 띄워주며 칭찬하지 않을 경우 상대는 시무룩해질 수 있다.

 

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특히

 

“ㅋㅋㅋ 얼른 밥이나 먹어요.”

 

같은 화법은 그 뉘앙스가 별로 좋지 않게 들릴 확률이 높으니, 같은 말이라도 좀 더 예쁘게 전달하는 것에도 신경을 썼으면 한다.

 

어차피 이번 상대 ‘연인’이 아닌 자기 ‘팬클럽’을 찾으려 했던 사람이고, 자기가 말장난하는 것에 이쪽은 그냥 좋아 죽겠다며 물개박수만 치길 바랄 뿐 되받아치면 기분 나빠 하는 사람이었으니, 별로 미련 두지 말로 얼른 마음속에서 정리하길 권한다. 상대가 자기 놀고 싶어 할 때만 연락이 잘 되며 그렇지 않을 땐 계속 겉도는 느낌만 있을 뿐이라면, 그건 노력할 게 아니라 정리해야 하는 거라는 걸 잊지 말길 바라며, 자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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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oZ2019.01.25 20:5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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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친해질 경우, 상대의 자랑을 드립으로 치부해버리는 재주" 라는 표현 너무 웃겨요 ㅋㅋㅋㅋ

Amy2019.01.25 21:3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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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봤습니다!!!

바다2019.01.25 22:2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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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인가요?
기분 좋네요^^
무한님의 유머 가득한 촌철살인 글도 좋고, 자신의 경험과 진심 어린 배려로 성의 있게 남겨주시는 따뜻한 댓글들을 읽는 것도 즐거워서 자주 들어오곤 합니다.
오늘 글에는 또 어떤 조언들을 해주실 지 기대 되네요.
무한님과 방문 하시는 분들 모두 행복한 새해 되시길 바랍니다~

리메2019.01.25 23:1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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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좋은 유형 나올때마다.. 왜 다 제가 만나본 유형이죠? ㅋㅋㅋ 심지어 어플도 아니라 오프에서 정상적으로 만났는데 딱 저 유형 ㅠㅠㅠ 다신 같은 실수 하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주말을 맞이합니다... ㅋㅋㅋㅋㅋ

광명이2019.01.26 01: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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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원할때만 연락되고 아닐땐 함흥차사인
남자랑 3주만에 쫑났어요
진작에 제가 먼저 정리할것을 대화로 이겨내어 쭉 연애해보겠다고 오기부리다가 오히려 제가 차였네요 ㅎㅎㅎㅎ
팬클럽 회원 모집중이었음을 왜 그땐 알아차리지 못했을까요!!!!! 흑흑

김문도2019.01.26 07:5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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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고 갑니다.

피안2019.01.26 08:4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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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잘보고 갑니다 ㅎㅎ

사막에사는선인장2019.01.26 22:2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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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원할때만 놀자고 연락하고, 나머지시간은 시큰둥한 사람과의 진지한 관계는 불가능하죠

삶배우기2019.01.27 11:2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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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는 그 사람의 의식(성향,성격.마음등)이 표출되는데 그걸 잘 간파하시는게..
그것도 현실적으로..사실로..있는 그대로.그래서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저같은 경우는 간접 경험도 중시하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있는 사실 그대로 쓴 글들, 그리고 무언가에서 힘든시련을 바르게 이겨낸
분들 책들을 읽는 걸 좋아해요. 배울점이 있거든요. 나와는 다른 경험,
나와는 다른 능력, 근기, 상황 속에 대처하는 지혜등등
무한님을 좋아하는 것도 무한님의 통찰력 있는 시각이 현실과 사람들의 사고를 파악하고
제가 남에게 피해주지 않고 피해 받지도 않겠금 하는 시각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어 좋아요.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도, 받지도 않기 위해서는 잘 알아야 하는 거잖아요.
잘 대처할 수도 있고. 전 대인관계에 잘 활용하는 것 같아요. 이해를 통해 오해가 없고, 이해를 통해 성숙함으로 상대를 배려할 수도 있다는 걸,,,
화창한 일요일에 제 마음을 글로 끄적여 보아요..^^
좋은 주말 되세요..

Yolo2262019.01.27 21:5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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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랑 하는게 습관이 되버린 사람은 어떡하죠 ㅋㅋㅋ

86542019.01.27 23:2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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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사람에게 소개팅을 받읍시다.....

Machiavelli2019.01.28 09:2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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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ㅏ.... 저 이래서 항상 망하는 거군요..

ㅇㅇ2019.01.28 18:5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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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어도 남이 칭찬해주는게 진짠데 도대체 먼저 나서서 지 자랑 하려는 사람들은 얼마나 못난거냐

띵언2019.03.29 00:1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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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극 공감이다... 내가 만난 사람이랑 너무 나도 똑같아요. 심지어 친척이 아파서, 자기가 바빠서 피곤하니 이해해 달라고 했던 그 사람... 팬을 구하는 거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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