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 초반엔 남자들이 열정적인데, 결국 흐지부지돼요.
- 2020. 1. 11. 18:09
- Written by 무한™
그것은, J양이 ‘받는 연애’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보통 이십 대 중후반까지 남자들이 알아서 다가오고, 알아서 대시 하고, 사귄 뒤에는 알아서 연락하고 데이트 계획 짜고 하는 것에 길들여진 여성대원들이 J양과 같은 모습을 보이는데, 그게 연애나 이성에 대한 환상에 풍화작용을 좀 겪은 삼십 대 남자들에겐 ‘무성의하고 무관심한 모습’으로 느껴지게 됩니다.
그런 경우 밖에서 봤을 땐 ‘인기도 많고 남친이 거의 모시면서 연애’를 하니 부러워할 수 있습니다만, 속을 들여다보면
-인터뷰를 당하는 식의 대화만을 해봤기에 핑퐁핑퐁을 못 함.
-‘당연히 남자가 해야 하는 것’이라고 확고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많음.
-챙김 받는 관계만 맺어왔기에, 상대를 챙겨줄 줄 모름.
-이쪽이 화내면 상대가 사과하는 식으로만 지내 와서 조율도 할 줄 모름.
이라는 문제를 품고 있는 사례가 82.72% 정도 됩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기 자신 위주로만 생각하게 되었으며, 이성과 친해질 때 상대가 열렬히 구애하지 않으면 도무지 어떻게 친해져야 할지 모르는 상태가 되어버린 거라 할 수 있겠습니다.
J양과 같은 대원들의 경우, 여전히 호감을 표현하는 이성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중 괜찮은 사람은 다 솎아내고 남은 사람 중에 가장 좀 이상하거나 의심되는 사람을 선택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그것은 예선의 기준이
-가장 내게 열렬히 구애하며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남자.
이기 때문인데, 그러다 보니 예선을 통과한 사람 중 8할은 ‘금사빠’이거나 ‘급한 남자’가 되어버립니다. 알아서 연락하고, 알아서 만나자고 하고, 알아서 대화나 데이트도 이끌어 가고, 알아서 고백까지 할 사람 중에서만 선택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참 안타깝습니다. 제가 위와 같은 얘기를 하며 돌직구를 던져도, J양과 같은 대원들은 대부분
“아무튼 남자가 마음이 있으면 더 어쩌고저쩌고 했을 거잖아요.”
라며 ‘상대의 탓’으로만 돌리는데, 전 그런 대원들에게
“아니 그러니까,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 끝이 없어요. 남이 뭘 더 해줄 수 있는 것만 체크하다 보면, 나는 남에게 그 절반도 못 하면서 전부 바라게 된다니까요? 상대가 밥도 사고, 집에도 데려다주고 했으면 그것에 고마워할 줄도 알고 집에 잘 갔냐고 연락이라도 먼저 해야지, 집에 들어가서는 상대가 연락 하나 안 하나, 자고 일어나서 다음날에라도 선톡 하나 안 하나만 보고 있으면 철저하게 이기적인 것처럼만 보일 뿐이에요. 심사하듯이 상대를 보니까 상대가 82점짜리처럼 보이죠? 이쪽은 상대에게 28점처럼 보일 수 있어요.”
라는 이야기를 해주곤 합니다. 최소한 친구를 대할 때만큼이라도, 아니 길거리에서 고양이를 본 후 나비야 하고 부를 때만큼이라도 먼저 좀 나서고 관심을 가지라는 이야기와 함께 말입니다.
이건 그간 인기가 많았을수록, 그래서 받는 연애에 더욱 철저하게 길들었을수록 증상이 심하게 나타납니다. 그런 대원들은 저런 얘기를 하는 저에게까지, 결국 자기 말이 다 맞는 게 되어야 속이 후련해지는 습관이 튀어나와
-그동안 내가 사귄 남자들은, 내가 이래도 다 알아서 구애했음.
-상대가 먼저 더 다가오지 않는다면 마음이 거기까진 거니, 나도 싫음.
-솔직히 남자에게 마음이 더 있었으면, 내가 뭘 어쨌든 잘 됐을 것 아님?
이라며 까칠한 모습을 보이곤 하는데, 저도 더는 시달리고 싶지 않아 ‘네, 그렇다고 합시다.’ 하긴 하지만 그런다고 ‘쉽게 포장이 뜯어지지 않는다며 통째로 버림’이란 사실이 변하는 건 아니라고 적어두도록 하겠습니다.
선톡하는 것, 또는 상대의 톡에 답장하는 것 가지고 고민하고 있다면 분명 뭔가를 잘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떤 대원은 그간 ‘상대가 들이대서 사귀었는데 너무 별로였던 이전 연애들’ 때문에 상처가 크다며
-이젠 상대가 확실히 괜찮은 사람인지를 보고, 그다음에 사귈지 결정하겠음.
이라 하던데, 앞서 말한 것처럼 어떤 이유에서든 예선 기준을 그렇게 잡아 놓으면 금사빠나 급한 사람들만 예선을 통과하게 될 수 있습니다. 차분히 생각해 보면, 사실 이쪽이 누군지 잘 알지도 못할 정도로 잠깐 본 건데 그것만으로 ‘목숨 건 구애’ 같은 걸 하는 상대는, 연애가 급하거나 자신이 만든 이쪽의 이미지에만 구애를 하는 것에 가까운 것 아니겠습니까?
이상한 기준으로 괜찮은 사람들은 오히려 다 거르면서, 딴에는 또 엄격하게 테스트 한다며 막 카톡 읽었다는 표시 안 내고 메시지 확인 후 한참 이따가 답장하는, 그런 고달픈 건 이제 좀 그만했으면 합니다. 편하게 만나고 연락 되면 대화하며 알아가도 되는 시간을, 그렇게 카톡 닌자 활동해가며 쓸 필요는 없다는 걸 잊지 마셨으면 합니다.
겨우 두세 번 만난 후 상대가 내게 목숨 거나 안 거나 확인하려 하지 말고, 일단 멍석 깔아주며 그간 밀린 이야기들 하려는 듯 얘기하고 만나면 됩니다. 다만 그게 ‘내가 하고 싶은 얘기’나 ‘상대가 묻는 이야기에 대한 대답’만 되면 안 되니, 상대라는 사람에 대한 관심을 가진 채 궁금한 거 물어보고, 또 전에 만났을 때 이번 주에 상대가 뭐 한다고 했으면 그것도 물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오늘 잘 놀고 상대가 배웅까지 해줬다면 잘 들어갔냐는 인사 정도는 할 수 있는, 그리고 며칠 선톡하던 상대가 오늘 아침 선톡 없으면 이쪽이 점심 잘 먹었냐며 먼저 선톡 정도는 할 수 있는 썸을 타 보시길 바라며, 오늘은 여기까지.
▼ 중국집 단무지 리필도 말을 해야 갖다 줍니다. 가만히 앉아서 바라지만 마시고, 말을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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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2020.01.12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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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휴푸퓨2020.01.12 00:5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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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끔쟁이2020.01.12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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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k 심사위원이라도 된듯이 내게 더 목숨거는 남자만 고르는게 습관이었거든요. 내가 호감있는 남자는 내가 쏟아야할 에너지가 많을거같으니 포기하고, 나한테 에너지쓸려고 충전만땅한 남자를 보면서 어디한번 내가 당신을 좋아하게해봐 이런 갑질을 해왔어요. 근데 30이 넘어가니 사랑이면 다될거같던 순정파 남자들이 없어지더라구요. 날 엄청 좋아한다면서 날 위해 목숨 바칠 준비는 안되있는거같고(?) 납작엎드려 내말이면 다 맞다고 어화둥둥해야되는데 가끔 내 말에 말대답도 하고(?) 그런 남자들 보면서 어릴때의 그 순정남들이 진국이었던건가 땅도쳤어요..근데 그게 아닌거였네요 ㅠㅠㅠㅠ
좀전에도 만나는분께 날 얼마나좋아하는지 맴매질하다가 우연히 이 글 보고 뒷통수 씨게맞은 느낌이네요...
하... 왜 이렇게 삐뚤어진 연애를 배웠을까요. 대인관계나 가족들 사이에서는 너무 배려심많고 자신감없어보인다고 할정도로 상대에 맞추기에 급급하고 눈치많이보는 성격이거든요. 이걸 남친한테서 보상받으려는건가봐요 ㅜㅜㅜㅜ 내일부터 남친에게 고맙다는 말부터 해볼게요..감사합니다!!
다 좋은데2020.01.12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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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빅2020.01.12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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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게 갑질이었습니다. 갑질에 취한거죠. 내가 이렇게 하면 니가 어쩔건데 하는 감정. 저 인간의 위에 서있고 저 인간을 휘두르는게 가능한 계층 의식. 그게 님이 원한 관계라면, 아마도 오래 가지는 못할겁니다.
팩트2020.01.12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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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12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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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외모가 안되는 여자로서 좋아하는 남자의 호감을 사기위해서!! 리액션 장착 화기애애한 대화 나누기 위한 주제 준비 등등의 노력을 했어요ㅠㅠ 으엉엉 각자의 상황에 따른 고민이 정말 다른거 같네요
융2020.01.14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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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2020.01.14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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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뭐2020.01.14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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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를 새롭게 깨달았다는 내용에 A를 다시 써주며 훈계를 하는 건 제가 보기엔 전혀 뜨끔쟁이님을 위한 댓글이 아닙니다..
그나저나 30 넘어서까지 이런 심사위원 일을 하고 계셨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보상심리라고 자기 분석하셨는데 맞는 것 같아요! 얼른 벗어나시길!+_+!!!
그리고 어화둥둥 맴매질 이런 단어 재미있게 읽었어요 ㅋㅋㅋㅋㅋ
스스로해2020.01.20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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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덧붙여 저도 사회생활, 일 잘하고 여자들 모임에서 욕한 번 먹지 않는(?) 정말 남 배려 많이하고 친구들과 문제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남자들한테 몰빵해서 결핍을 채우려고 하는 거 맞습니다.
아롱이2020.02.15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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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의 진2020.01.12 07:5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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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티스토리 오픈했는데 가끔 방문 구독 부탁해요~~~
일상을 간단하고 재밌는 그림(움짤)괴 같이 적으려고 합니다
https://besoojincarpedeum.tistory.com/m
이것도야2020.01.12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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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ght2020.01.13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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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감2020.01.13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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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런 남자들은 금사빠라 바람도 매우 잘 피워요. 위 남자들 중 적어도 한 명은 여친이 있었고. 당연한 얘기.
녹차라떼 2020.01.15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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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롱이2020.02.15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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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사슴2020.01.12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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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먼저 더 다가오지 않는다면 마음이 거기까진 거니, 나도 싫음.
-솔직히 남자에게 마음이 더 있었으면, 내가 뭘 어쨌든 잘 됐을 것 아님?
앜ㅋㅋㅋㅋ 이부분 저도 많이 본 거 같아요.. 직접 이야기를 듣거나 온라인 상담을 하다보면
뭐라고 말해도 꼭 저렇게 대답하는 사람들 있더라구여 ㅠㅠ
김문도2020.01.12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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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연어2020.01.13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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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이스2020.01.13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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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2020.01.14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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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2020.01.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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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이 피곤해서 죽어버린다는 얘기라고 생각해요... 진짜로 스토킹 당하거나하면 죽을 수도 있는거지만..ㅠㅠ
겉모습이 너무 예쁘니까, 사람들이 깊게 보질 않는거에요...ㅠㅠㅠ
아롱이2020.02.15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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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지인은 성격 자체가 이상한 사람이네요. 남자들이 떠받들여 주든 말든 주변사람들에게까지 그러면 안된다는걸 구분 못하는건 문제가 있고 원래 예쁜 애들은 꼬인게 없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더 잘하는데..
사막에 사는 선인장2020.01.15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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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자님은 서로 알아갈수록 더 좋아지는 분과 연애하실수 있기를
무한님 감사합니다.
씽씽2020.01.15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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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동적인 인간은 남자 여자를 떠나서 그냥 제 구실 못하는 인간입니다.
목마르면 내가 우물파야하고 배고프면 알아서 밥상 차려 먹을줄 알아야 세상 살아가는건데
내가 목마른데 딴놈한테 우물파라하고, 배고픈건 난데 딴사람한테 밥차리라하는게 정상적인 인간의 모습인가요?
그거 정신병입니다. 내가 갑이라 내가 잘나서 그러는게 아니라 정신병자라서 그런거에요.
흠2020.01.29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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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서니2020.02.17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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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2020.03.11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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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자한테 상처받고, 취업준비에 질려 떠나가고 마음의 상처
트라우마 입었는데 현실적으로 30대는 남자가 갑이라고 생각해요
학벌 외모 정말 괜찮은 여성인데도 불구하고 마음이 급하니 집착하고
서두르게 눈에보여요. 제가 만약에 20대에 가진거없는 남자라면
나한테 이렇게 까지 매달렸겠나라는 생각도 들고
지금은 정말 괜찮은 사람과 만나고 있지만. 30대여자는 을입니다.
제 누나를 봐도 그렇구요.
아포가토2020.03.19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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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ㅁ2020.04.1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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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ㅋㅋ2020.05.29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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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2020.09.29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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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여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증거일뿐
요즘 남자들도 많이 변해서 저런 여자들 걸러내는게 지상 목표 수준이라
저런 성격인지 뻔히 알고 그래도 뎀벼드는 남자는 소위 먹버 하려고 뎀비는 놈들 뿐임
말로가 좋을수가 없음
ㅇㄹ2020.12.15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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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가 대시를 한적이 없는 인기라곤 없는 여자라 내가 좋다고 티를 내면 반응은 거의... 모른척하거나 티나게 선긋고 , 또는 마음에 안든다고 초면에 애기처럼 옆으로 돌아앉아버리던 못난이도 있다.
이런게 쌓이니 나도 남자가 대시하지 않으면, 먼저 좋아하지않으면
연애는 시작도 안되는구나가 기본값이 된것이다.
타박을 하려거든 본인이 열심히 들이대서 사귀고 싶었던 여자들에게 하면 효과가 있을것이다.
애당초 나는 선택사항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