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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중)/천오백자연애상담

남자에게 배신 당하거나 뒤통수만 맞았다는, 30대 모태솔로.

by 무한 2022. 1. 15.

J씨가 남자를 대하는 방식은, 제가 인테리어 견적을 받기 위해 업체 세 곳에 문의를 하고, 그중 한 업체의 사장님과 대화를 할 때와 비슷합니다. 

 

-견적을 잘 받길 원하니 당연히 호의적으로 대함. 
-대화 중 사장님이 자꾸 전기공사 부분을 제외하려는 걸 발견함. 
-더 비싸고 좋은 자재라 추천 한 게, 가격은 더 싼 걸 난 알고 있음.
-당연히 계약 안 할 거지만, 좀 더 알아보고 연락드리겠다며 마무리함.

 

물론 누군가와 알게 되어 친해지는 극초반의 과정에서는, 저 정도의 '사회적 응대태도'만 갖춰도 별 문제가 없습니다. 그렇게 연락하며 대화하다 솔직한 생각을 털어놓기도 하고, 이쪽의 사정도 공개해 조율하며, 이해하고 양보할 부분은 또 그렇게 접어주다 친해질 수 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몇 번을 만나도 몇 년을 만나도, 그냥 계속 솔직한 생각과 감정은 다 감춘 채 '사회적 응대태도'로만 상대를 대하면, 상대와 백 년간 연락하며 지낸다 해도 관계의 로비에만 머문 채 마음의 문 하나 열어보지 못하고 끝날 수 있습니다.

 

 

더불어 '나도 상대에게 좋은 사람'이 되질 못한다면, 그 관계는 결국 파국을 맞을 수밖에 없습니다. 위에서 얘기한 인테리어 사장님에게, 제가 의뢰를 하고 돈을 줄 사람이니 

 

-이걸로 변경하면 얼마나, 그 제품보다 싼 건 없냐 자꾸 물어만 봄.
-가전제품에 대해서도 나보다 더 잘 알지 않냐면서 추천을 요구함.
-부르면 와서 봐주고 고쳐주니, 계속 불러서 이것저것 부탁함.
-반 가격에 해주면 할 용의가 있다고 말하며, 현금 할인은 없는지 등만 물어봄.

 

따위의 행동만 계속한다면, 말하는 대로 다 해줄 것 같던 사람 좋아 보이는 사장님도

 

"야, 다른 데 가서 해. 전화 끊어. 이건 뭐 사람을 바보로 아나…."

 

하지 않겠습니까? 친분이 있는 다른 인테리어 업체에서 제 의뢰를 받았다는 말이라도 듣게 되면, 저에 대해 '진상'이라고 소문을 낼 수 있고 말입니다. 

 

이처럼, 열렬히 구애하는 남자의 호의를 받아 즐기기만 하다간, 훗날 상대의 그 열렬함이 모두 분노로 바뀌는 걸 경험할 수 있습니다.

 

"제가 그래 달라고 한 거 아니고 자기가 그래 주겠다며 그런 건데, 왜 저에게 화를 내죠?"

 

라며 합리화를 할 수는 있겠습니다만, 바라는 것 없는 호의는 돼지고기까지라는 말이 또 있지 않습니까? 소고기로 넘어갔으면 거기서부턴 이쪽도 호의에 대한 답례를 해야 합니다. 답례할 생각이 전혀 없으면서 계속 받기만 하고, 이번엔 반반 내자는 상대의 말에 '계산적'이라고 평가를 해버리는 건 분명 잘못된 행동입니다.

 

 

J씨는 제게

 

"눈을 낮춰서 이런 사람이라도 만나야 하는 걸까요? 저 옛날엔 진짜 인기 많았는데…. 괜찮은 남자들과는 다 잘 안 된 걸 보면, 그런 사람들과 저는 인연이 아니었던 걸까요? 그런 사람들과는 안 되는 거니, 이런 남자라도 그냥저냥 만나야 하는 걸까요?"

 

라고 물으셨는데, '이런 남자'라고 하신 분도 곧 분노 표출 후 관계에서 로그아웃 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미 슬슬 그도 이 관계에 대한 기대는 많이 내려놓은 채 자신의 호의를 줄여가며 거기에 대해 J씨가 반응하는 걸 지켜보는 것 같은데, 그렇듯 상대에게 구애할 이유가 전부 사라져 버린 채 실망만 남으면 결국 J씨가 말하는 '배신', '뒤통수'가 되어버릴 수밖에 없습니다. 자기 돈 쓰기 아깝다는 생각에 매번 밥을 얻어먹기만 할 뿐인 사람에게, 결국 "넌 먹을 줄만 알고 살 줄은 모르냐?" 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J씨를 나쁘게 말하며 기죽이려는 게 아니라, 앞서 얘기한 지점들에 아무 개선이 없다면, 운 좋게 J씨가 '새로운 구애남'과 만나더라도 그 결말은 역시 좋지 않을 수 있어 하는 얘기라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날 사랑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사람이 되려 분명 노력해야 합니다. J씨의 좋은 첫인상과 매력에 마음이 동해 다가온 사람들을, 그저 팬클럽처럼 생각하며 인기만 누리거나, 레벨을 나눠 평가만 하다 모두 결국 돌아가게 만들진 마셨으면 합니다. 

 

오늘 준비한 얘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2년 만에 블로그 세계에 돌아와 살펴보다 보니, 많은 블로거들이 멸종했거나, 유튜브로 이주한 것 같습니다. 새 글을 알릴 수 있는 창구들 역시 많이 없어졌으며, 플랫폼들의 변화 주기도 빨라진 것 같습니다. 가두리 양식을 하는 네이버는 그나마 그 틀을 유지하는데, 카카오 쪽은 스토리채널 대신 카카오뷰로 또 실험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쨌든, 글 쓰는 사람은 글 다 썼다고 끝난 게 아니라 자기가 쓴 글을 알리는 것까지 해야 다 한 거라고 배웠기에, 카카오뷰를 개설해 보드 형태로 새로운 글(예전 글 링크 포함)을 발행하기로 했습니다. 새 소식과 연관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으니, 채널 추가를 해주시길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아래 링크를 통해 방문 및 채널추가 하실 수 있습니다

 

http://pf.kakao.com/_xbmxjxfb

 

자 그럼, 다들 편안하고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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