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글모음178 남다른 식성을 갖게 도와준 103호 아줌마 남다른 식성을 갖게 도와준 103호 아줌마 1990년 가을 어느 날로 기억한다. 난 놀이터에서 여자애들이 '고운흙(타일이나 적벽돌 파편을 돌멩이로 바닥에 갈아 곱게 만든 것. 당시 소꿉놀이에서 '밥'이나 '반찬'의 재료가 되었다.)' 가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여초현상(여자의 성비가 높은 현상)이 심했던 동네라 난 대개 소꿉놀이에서 아빠역할을 담담해야 했다. 그 날도 '퇴근 후 밥을 기다리는 아빠'역할을 하며 그녀들이 고운흙으로 만든 저녁식사를 차려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엄마 역할을 빼앗긴 다른 여자애들은 각각 이모나 고모 역할을 하겠다며 놀이터 주변에 얼마 남지 않은 잡초를 뽑는 중이었다.(흙만으론 밥상 흉내가 어렵다는 걸 알았는지 그녀들은 그렇게 다양한 종류의 잡초들을 뽑아다 반찬으로 내놓았다.) .. 2013. 2. 5. 천원 점빼기 피부과, 치열했던 세 시간의 기록 천원 점빼기 피부과, 치열했던 세 시간의 기록 눈을 떴을 때, 나를 태운 버스는 한강다리를 건너고 있었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내려야 했기에 난 벨을 눌렀다. 그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는데 '헉. 내 외, 왼발이….' 왼발이 저렸다. 버스가 출발할 때 다리를 꼬고 잠이 든 까닭에 한 시간 가량 그 자세로 왔던 것이다.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수수깡으로 만든 가짜 다리로 걷는 느낌이랄까. 거기에다가 웃음도 나왔다. 사르르 녹는 느낌과 찌르르 울리는 느낌 때문에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아랫배에서 깊은 헛웃음이 튀어나왔다. 사람들이 하나 둘 나를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그때 내겐 시선 따위가 문제가 아니었다. 무너져 내리는 이 왼발을 가지고 무사히 정류장에 내려야 하는 일이 더욱 중요했다. .. 2013. 1. 31. 네이버 계정 해킹으로 인한 후폭풍 네이버 아이디 해킹으로 인한 후폭풍 전에 강신주 교수님 강의에서 이런 얘기를 들은 적 있다. "예전 범죄는 원인이 분명해서 범죄자를 찾을 수 있었어요. 피해자에게 원한이 있다든지, 아니면 치정관계라든지 그랬거든요. 그런데 요즘 범죄는 예전과는 다른 형태로 일어나요. 그냥 문 앞에 딱 서 있다가, '여기서 일곱 번째로 나오는 사람을 죽여야지.' 이런 식이란 말이에요. 수사를 아무리 해도 단서를 찾기가 힘들어요. 왜 일곱 번째인지, 그 사람에게 무슨 원한이 있는지, 그런 이유가 없어요." 그런데 그런 일이 실제로 내게 일어났다. 다급하거나 거창한 사건은 아니지만, 어제 포스팅 말미에서 밝힌 것처럼 네이버 아이디가 해킹당한 것이다. ▲ 해선생의 로그인 기록. 해킹을 했으면 블로그 대문에 이름 석 자를 깃발처럼.. 2013. 1. 19. 서류심사에서 세 번 떨어진 자기소개서, 문제는? 서류심사에서 세 번 떨어진 자기소개서, 문제는? 예정에 없던 매뉴얼입니다만, K씨가 보내 주신 학업계획서(자기소개서 포함)를 열어보니 전부 새로 써야 할 것 같아서 이렇게 급하게 글을 적습니다. 모집하는 곳에서 요구하는 스펙을 웃도는 데에도 불구하고 세 번이나 서류통과를 하지 못했던 건, 학업계획서 탓이 맞는 것 같습니다. J씨가 보내주신 글은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이렇게 병을 극복했다." 류의 수기에 가깝습니다. 나름 체계적으로 작성하시려 여섯 부분으로 나눠두신 듯한데, 그 요점만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난 예전에 다친 적 있다. 2. 다쳐서 절망하며 거의 대인기피 수준까지 추락했다. 3. 어느 날 그런 나에게 한줄기 빛처럼 '그것'이 찾아왔다. 4. '그것'을 하며 자신감이 붙고, 난 재활.. 2013. 1. 17. 이전 1 ··· 9 10 11 12 13 14 15 ··· 4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