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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1084

대학시절 퀸카였던 그녀, 지금은 왜 차이기만? 꼬꼬마시절, 친구 아버지 회사에 일손이 모자란다고 하여 도와주러 간 적이 있다. 그 회사는 현재 TV에도 나올 정도로 커다란 회사가 되었지만, 당시엔 사무실이 공장 바로 옆에 작게 붙어 있는 소규모 회사였다. 다른 친구들과 함께 일주일 정도 도와주기로 했는데, 난 하루 하고는 몸살이 나 앓아 누워 버렸다. 사실 이게 좀 불공평한 업무 분배 때문에 벌어진 일인데, 난 힘이 세다는 이유로 제일 힘든 일을 맡았다. 다른 친구들은 박스 접는 일에 투입되었는데, 난 작업복을 완전히 갖춰 입고는 대형 수조에서 끓고 있는 물을 쇠 봉으로 계속 젓는 일을 맡았다. 거기다 내 파트에서 원래 일하시던 분이 '남을 갈구며 희열을 느끼는 타입'이었던 까닭에, 내가 팔에 힘이 빠져 천천히 젓고 있으면 "그렇게 저으면 다 붙어... 2015. 3. 31.
눈을 낮춰도 결혼하기 어렵다는 여자, 왜일까? 외 2편 폰카로 찍는 사진은 그저 단순한 기록용일뿐이라고 생각하던 것에 대해 반성했다. 지난 매뉴얼에서 배경으로 쓸 사진 기부를 부탁드린 이후 많은 독자 분들께서 사진을 보내주셨는데, 이건 뭐 배경으로 사용하고 말고가 문제가 아니라 "사진에 있는 곳 어딘가요? 어디 가면 저런 풍경을 볼 수 있나요?" 라는 걸 묻고 싶어지는 사진이 많았다. 해바라기가 빼곡하게 들어 찬 곳이라든가 백사장 위에 카페가 있는 곳, 바닷물 색깔이 맑은 옥색인 곳, 도시가 미니어처처럼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곳, 저런 구름이 어떻게 하늘에 떠있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거대한 뭉게구름이 바다 위에 가득한 곳, 풍성한 벚꽃들이 나무에서 폭발하듯 피어 있는 곳 등 바로 PC 배경화면으로 사용해도 좋을 사진이 많았다. 일상에서의 발견이 빛나는 사.. 2015. 3. 30.
미팅으로 만난 여대생 그녀와 한 달째 카톡만. 외 1편 딱 이맘때 쯤 대학생 대원들의 1차 연애사연이 물밀 듯이 밀려온다. 개강 후 같은 학과의, 또는 같은 교양수업을 듣는 다른 학과의 학생을 바라만 보다 이제 들이대기 시작할 시점이며, 새로 만난 사람들과 술자리도 몇 번 가지고 친해진 까닭에 이제 본격적으로 누굴 좋아하거나 썸을 타기 알맞은 시기이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대원들이 이 흐름을 따르는 건 아니다. 연애조급증을 앓고 있는 어떤 대원은 개강 후 20일도 안 되어 고백했다가 벌써 퇴짜를 맞기도 했고, 금사빠인 어떤 대원은 그새 '잘생긴 동기'에서 '동아리 오빠'로 짝사랑을 갈아타기도 했다. 모성애 가득한 어느 대원은 보호해주고 싶은 신입생 후배에게 벌써부터 밥과 책을 사주고 있으며, 주변의 아는 여자를 멸종시키는 어느 대원은 신입생 A를 좋아한다고 .. 2015. 3. 26.
상냥하고 친절한 의사를 짝사랑하게 된 여자 외 1편 의사 얘기가 나오니 생각나는데, 내겐 올해 '역대급 불친절 의사'를 만나는 행운이 있었다. 불친절해서 기분이 나쁘다기 보다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그 불친절에 오히려 흥미가 느껴질 정도의 의사였다. 깔끔한 차림새와 단정한 외모 때문에 연세를 가늠하기 힘들긴 한데, 예순 전후이신 것 같았다. 보건소에서 근무하시는 분이셨고, 내가 진료실로 인사를 하며 들어가자 '또 왜 갑자기 환자가 와서 날 귀찮게 하는 거지?' 하는 표정으로 대답 없이 (내가 들고 있던 기록표를 받기 위해)손만 내미시는 게 인상 깊었다. 그 분은 내 기록표를 보시고는 "어렸을 때 안 맞았어요?" 하는 질문을 하셨다. 난 내과에 갔다가 우연히 B형 간염 항체가 없는 걸 발견하곤 보건소에 접종하러 갔던 것이었는데, 그 분은 '얘는 왜 어렸을 .. 2015. 3.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