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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약속까지 한 남친과 싸웠는데 연락이 없어요. 헤어지기 싫어요. 제가 읽으며 그 내용을 가장 파악하기 힘든 사연이, ‘왜, 어떻게’가 없는 사연입니다. -여행 가서도 남친이 제게 실망해 싸웠어요. -제가 말실수를 한 이후로 남친이 냉랭하게 대했어요. -만나서 풀고 예전처럼 지냈는데, 남친 태도가 미묘하게 변했어요. 왜 싸웠는지, 어떤 말실수를 한 건지, 어떻게 변한 건지 등이 없는 저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마치 ‘폰이 안 돼요.’ 라는 얘기를 듣는 기분이 듭니다. 폰이 안 된다는 말만으로는 화면이 안 나온다는 건지, 전원이 안 들어온다는 건지, 인터넷 연결이 안 된다는 건지, 터치가 안 된다는 건지, 배터리는 바꿔 끼워 보았는지 등을 전혀 알 수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때문에 해줄 수 있는 말이라고는 ‘침수를 당했거나 떨어뜨렸나요?’나 ‘어떻게 안 되는 건가요?’,.. 2019. 9. 28.
결혼적령기, 연하남과의 연애, 맘껏 사랑해도 괜찮을까요? 아이고 축하드립니다. 오랜만에 주신 사연이 커플부대에 입대했다는 사연이라 저마저 기쁩니다. 얼마 전 노멀로그 원로 독자이신 모 대원도 연애소식을 들려주시던데, N씨마저 이렇게 소식을 주시니 이제 1세대 독자분들에 대한 마음의 짐이 거의 다 덜어진 것 같습니다. N씨의 경우 제가 ‘백화점, 시계’라고 암구호 같은 말만 해도 무슨 의민지 알아들으실 테니, 짧고 굵게 짚어가 볼까 합니다. N씨가 만난 연하남과 제 다른 매뉴얼에 등장하는 연하남을 똑같이 생각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제 매뉴얼에 등장하는 연하남들에겐 각각 -진로가 정해지지 않았으며 먹고 살 방법을 아직 찾지 못함. -현실에서의 도피로 연애를 택해 감정이든 물질이든 마구 소비하는 중임. -뭐든 다 가능할 것처럼 말하지만 돌아보면 다 말 뿐임. -.. 2019. 9. 26.
동네 길냥이들을 돌보다 알게 된, 그녀와 친해지고 싶어요. 동네 길냥이들을 돌보고 있다니, 나도 정기적으로는 아니지만 일주일에 서너 번 통조림 조공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반갑다. 올해 5월쯤에는 우리 동네에서도 고양이를 예뻐해주던 선남선녀가 한 고양이를 둘이 쓰다듬으며 바짝 붙어 수다를 떨던데, J씨 역시 서로의 신상을 알 정도의 그런 대화를 나누는 사이가 된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전화번호 교환도 안 한 상황이라 J씨는 더 조급해지고 매일 ‘만약 사귀게 되면….’이란 상상만 더해가는 것 같은데, 오늘은 이런 J씨를 위해 ‘그녀와 친해지는 방법과 주의해야 할 점’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출발해 보자. 1. 대화 주제, 아이템, 칭찬과 리액션 준비하기. 이성과 친하게 지내본 적이 별로 없는 대원들의 가장 큰 문제는, ‘용건만 간단히’의 대화에 .. 2019. 9. 21.
모태솔로 초식남으로 살아온 30년, 탈출 좀 도와주세요. ‘모태솔로 초식남’에서의 탈출이, P씨에게 쉬운 일은 아닐 것 같다. 그걸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은 나 역시도 P씨의 사연을 읽고는 막막함부터 느꼈는데, 이건 P씨가 사람들과 어울리며 깨지기도 하고, 상처받기도 하고, 배우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깨우치거나 뉘우쳐야 하는 걸 내가 총대를 메고 괜한 일을 하는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지금까지도 든다. 남들에게도 P씨와 같은 모습이 있긴 하지만, 보통 그런 모습들은 10대에 1차로 흑역사 기록하며 대부분 봉인되고, 20대에 크고 작은 일들을 겪으며 다듬어지곤 한다. 그런데 P씨의 경우는 마치 어디 수감되어 있다가 이제야 세상에 처음 나와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듯한 모습을 보이기에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거 내가 P씨가 밉다거나 싫어서 하는 얘기들이 아니고, 잠.. 2019. 9.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