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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1032

모임에서 만난 남자, 썸인 줄 알았는데 그냥 오빠동생? S양의 사연이, 아직 딱 ‘그냥 오빠동생’으로 결정 난 사연은 아닌 것 같다. 현 상황은 2단기어로만 달려온 까닭에 지지부진했던 것 같으니, 여기서 변속만 잘 하면 4단, 5단까지 갈 수 있을 것 같다. 변속을 위해 필요한 세 가지, 함께 살펴보자. 1.‘우와 오빠 짱이에요’ 카드 집어넣기. '오빠 짱!' 카드가 상대를 수다쟁이로 만드는 건 맞는데, S양의 경우 저 카드를 너무 많이 사용한 까닭에 상대가 공치사하며 자신감을 내뿜는 것에 너무 고착된 것 같다. 따지고 보면 상대도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뿐인데, S양이 자꾸 ‘우와 오빠 짱이에요’를 해주니 무슨 명예퇴직한 간부급 직원이 옛날영웅담 풀어주듯 자기 얘길 너무 많이 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자기 자랑’이라고 할 수 있는 상대의 카톡에 ‘맞.. 2017. 12. 16.
썸도 짝사랑으로 만들어 버리고 마는 ‘착하고 좋은’ 남자들 6월경부터 연달아 자신의 썸과 연애를 중계하고 있는 남성대원이 셋 있다. 이들의 사연은 모두 연애매뉴얼을 통해 발행된 적 있는데, 그 이후로 계속 후기나 단편적인 소식을 내게 전하는 중이다. 일부분만 적힌 이야기들이기에 매뉴얼로 발행하기도 애매해서 그냥 두고 있었는데, 오늘은 그 조각들을 모아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썸도 짝사랑으로 만들어 버리고 마는 그들의 문제, 함께 살펴보자. 1.‘좋은 오빠’, ‘좋은 사람’으로 보이려는 노력 ‘좋은 오빠’, 또는 ‘좋은 사람’이 되려는 노력이 그대를 밋밋하게 만들 수 있다. 뭐 하고 싶냐고 물어 해달라는 거 다 해주려는 태도는 그대를 ‘자원봉사자’처럼 보이게 할 수 있으며, 맹목적으로 동의해주고 공감해주는 태도는 그대를 ‘맞장구 로봇’처럼 보이게 할 수 있다. ‘.. 2017. 11. 30.
고백 거절해 놓고는 만나주고 밥도 사주는 남자, 뭐죠? 모든 사람들이, 누군가의 고백을 거절했다고 해서 꼭 앞으로 찬바람 부는 관계로 두며, 일부러 피하고, 애써 마주칠 일도 없도록 애쓰는 건 아니다. 알아듣도록 잘 설명해 거절했으니 ‘좋은 오빠동생’정도로 지낼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연애를 안 하겠다는 거지 관계를 끊고 차단하겠다는 건 아니니 연락 오면 받아주는 사이로 지내기도 한다. “그게 어장관리이자 희망고문인 거 아닌가요? 사귈 거 아닌데 왜 잘해주죠? 자기 갖긴 싫고 남 주긴 아까우니까 연락 받아주며 계속 좋아하게 만드는 거 아닌가요?” 그렇게 한강에서 퇴짜 맞고는 내게 와서 화풀이를 하는 대원들 때문에 난 참 난감해지곤 하는데, 상대가 어장관리나 희망고문을 하는 게 맞는지를 알아보고 싶다면 -먼저 연락하거나 만나자는 말 하지 말아보기. -상대.. 2017. 11. 24.
2년 만에 온 구남친의 연락, 그와 다시 만나도 될까요? 혜경씨는 만으로 아직 이십대인데, 마음은 이미 오십대쯤 되는 것 같네? 63년 토끼띠 느낌이야. 남편 때문에, 또 애들 때문에 속 많이 썩다가 이제는 포기와 체념과 내려놓음으로 해탈한 느낌이랄까. 눈물 젖은 빵과 눈칫밥을 먹어본 적이 있는 사람들이 그래. 관심과 애정과 보살핌의 영역에서 좌절과 실망을 여러 번 경험하고 나면, 스스로 기대를 축소하고, 궂은 일이 내 일이다 여기며, 보금자리에서 사랑받는 건 남들의 얘기고 난 그저 진자리와 마른자리 갈아 누워야 할 뿐이라고 생각해버리거든. 그래서 예상치 못한 호의를 경험하게 되더라도 그걸 만끽하지는 못하고, 불편한 마음으로 체험용 안마의자에 앉은 것처럼 얼른 일어설 생각부터하기도 하고 말이야. “무한님은 그런 걸 어떻게 아시죠? 눈물 젖은 빵을 많이 먹어본 .. 2017. 11.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