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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사유29

헤어지는 그날까지 아무 문제없었는데, 우린 왜 헤어진 거죠?(51) 내게 보낼 사연신청서에 “싸웠다기보다는 여자친구가 서운한 점을 토로하면 전 그걸 고치겠다고 약속하는 편이었습니다.” 라고만 적어서 보내면, 난 둘이 뭘 어쨌다는 건지 알 방법이 없다. “그녀가 제게, 오빠를 너무 사랑하지만 서로가 너무 달라서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미래에 더 추억이 많아져서 끝내기 힘들어지기 전에 지금 끝내는 게 맞는 것 같다, 라는 이야기를 하며 이별통보를 했습니다.” 라는 부분 역시 마찬가지다. 이게 교통사고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면, 무엇을 어떻게 하다가 왜 사고가 났다는 얘기는 생략한 채, “상대가 합의를 안 해줘 어려운 상황입니다. 보험사에서는 저보고 설득해 보라고 하고요.”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겠다. 매뉴얼을 통한 신분노출이 두려우면 각색을 하거나 요청하더라.. 2017. 3. 2.
두 달 간 불타오르며 올인 하던 남친, 생각할 시간을 갖자는데(42) 남친이 ‘생각할 시간을 갖자’는 이야기를 하기 바로 전날 H양이 술취해 그와 통화를 한 적 있다면, 그 통화에서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를 내게 말해줘야 한다. H양이 경험한 것들을 최대한 상세히 말해줘야 나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거지, 연애에 대해 그냥 뭉뚝하게 ‘어디 갔을 때 행복했다’, ‘거기선 분위기 좋았다’, ‘며칠 전까지 크리스마스에 갈 리조트도 같이 예약했는데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만 하면 나도 그냥 ‘에구, 힘내요.’ 정도의 얘기밖에 해줄 게 없다. 다만 H양 사연의 경우, 남친이 뻔뻔할 정도로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했음에도 불구하고 H양이 그걸 캐치하지 못하는 모습이 보여 이렇게 매뉴얼을 발행하게 되었다. H양은 남친이 한 말을 제대로 듣지는 않고 ‘생각할 시간을 갖자는.. 2016. 12. 21.
그는 왜 갑자기 이별을 결심하게 된 걸까?(104) 선영씨, 잘 봐봐. 이 부분이 상대를 답답하게 만드는 부분이야. 선영씨는 신청서에 "제가, 제 옆에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 마음에 재회를 바라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제 삶의 운전대를 대신 잡아줄 사람이 필요한 것도 아니에요. 관성 때문에 재회하려는 건 더더욱 아니에요. 그리고 전 다시 만나면 문제가 되었던 걸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요." 라고 적었지? 저렇게 다 결론 내놓고 그 결론에 대한 답을 달라고 하면, 상대는 답답해질 수밖에 없어. 나야 사연을 하루 이틀 보는 게 아니니 선영씨가 무슨 얘기를 하든 다 이해할 수 있지만, 남자친구 입장에선 연애 중 여자친구가 저런 화법을 사용하면 답답할 수밖에 없어. 남친도 억울하고 답답한데, 남친의 억울함과 답답함에 대해서는 이야기 하지 못.. 2015. 11. 26.
여친이 이상한가요, 제가 이상한가요? 외 2편(93) 어제 예고한 대로 월남쌈을 먹으러 갔다가 기분이 팍 상했다. 둘이서 갔는데, 손톱만한 파인애플을 네 조각 주는 것이었다. 쌀종이가 열 장이 넘어가는데 파인애플을 더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니, 추가주문을 하라고 했다. 메뉴판엔 뭐 추가 천 원, 또 뭐 추가 천 원 등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소꿉장난처럼 나오는 최초 메뉴로 맛만 보고 싶은 게 아니라면 추가로 주문해서 더 먹으라는 거였다. "추가할게요. 그런데 추가분도 이렇게 네 조각 나오면, 나가서 파인애플 한 통 사와도 되나요?" 라고 하자 꽤 많이 가져다주어 배불리는 먹었다. 애초에 몇 천 원 더 올린 가격을 받더라도 처음부터 쌀종이에 싸 먹을 만큼 주는 게 어떨까 싶다. 먹는 것까지 '옵션'을 두는 얄팍한 상술을 부리진 않았으면 좋겠다. 이러다간 나.. 2015. 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