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야 그저 숫자에 불과 하다는 것이 평소 생각이지만, 마치 '생일 따위, 뭐 챙기지 않아도 상관 없잖아. 쳇' 이런식의 시니컬한 반응을 보이다가도 누군가 케잌을 사다주면, 감동의 눈물을 쏟아내는 마음으로 누적방문자 100만명을 맞이해 본다.
2009년 4월 1일, 그동안 집에서 돌리던 서버가 매번 동시접속자를 감당 못하고 뻗어버리는 관계로 티스토리로 오게되었다. 그 전까지는 '집에서 서버를 돌리며 설치형으로 블로그를 운영해야 진짜 용자' 라고 생각했지만, 넘어오고 나니 이렇게 편할 수가 없었다. 물론, 설치형에 더 많은 기능이 있다곤 하지만 핸드폰도 통화와 문자 외에는 사용하지 않는 나로서는 티스토리의 기능만으로도 만족한다.
두 달, 그리고 12일. 공개된 발행글은 100개 가까이 되는 것 같고,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도록 따뜻하게 응원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평일에는 4시간 밖에 못 자더라도 열심히 글을 썼다. 직장과 블로그를 병행하는 것은 역시 쉽지 않은 일이다. 댓글과 메일에는 아직 반도 응답을 못해드리고 있지만, 남겨주시고 보내주신 글들은 하나도 빼 놓지 않고 확인한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 집에 들어온 손님을 나몰라라 하는 집주인이 어디있겠는가.
1. 블로그 수익
메일로 "무한님, 블로그로 한달에 얼마나 버나요?" 또는, "돈 많이 벌죠? 얼마나 되요?" 이렇게 물어오시는 분들이 많아서 공개적으로 이야기 해 드리자면, 6월부터 배너광고를 단 수익을 제외하고 애드센스와 애드클릭스 수익은 평균 하루에 담배 한 갑 정도가 될 때도 있고, 맥도널드 빅맥을 세트 말고 단품으로 먹을 정도가 되기도 한다.
애드센스로 한달에 세자릿수의 돈을 버신다는 분들도 있고, 기타 블로그 광고 등으로 몇 달에 몇 백만원 이런 수익을 낸다는 분들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블로그광고에 거는 기대는 작다. 광고는 그저 광고일 뿐, 돈 몇 만원을 위해 눈에 불을 켜고 블로그를 운영하시는 분도 보이지만, 차라리 동네 피씨방에 알바자리를 알아보는 것이 수익면에서는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쇼핑몰로 몇 억 소녀 몇 억 소년이 있더라도 운칠기삼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블로그로 <태백산맥>을 연재하더라도 "님아, 긴 글 안읽음" 이런 댓글만 달리리라 생각한다.
전에도 한 번 이야기 한 적 있지만, 블로그는 '이력서'가 되는 것이다. 그와 동시에 하나의 '상품'이 되어 사람들이 찾는 컨텐츠를 꾸준히 모은다면, 돈이나 명예를 쫓지 않아도 다가올 것이고, 오래가는 블로깅, 즐거움과 행복이 있는 블로깅이 될거라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기회가 닿아 어딘가에 필진으로 활동하거나, 강연을 하거나, 책을 내거나, 방송 출연을 하거나, 다양한 방향으로 분명 자신이 갈아 놓은 송곳이 '무명' 이라는 주머니를 뚫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2. 생각지도 않았던 행운
블로그 발행글 중, 회사 이야기를 보신 여러 업체에서 정말 좋은 조건의 일자리를 제안해 주셨다. 대부분 온라인 홍보나 홈페이지 관리, 기업 블로그 관리나 컨텐츠 제작의 일이라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나 전역하고 처음 입사한 이 '가족같은회사' 에서 나만 쏙 발을 뺄 수가 없었다. 업계 특성상 여름의 비수기를 맞이할 곳에서 대리점 계약이나 사진촬영, 쇼핑몰, 서버관리, 홈페이지 제작을 맡고 있다가 갑자기 빠져버리면 온라인쪽은 매출이 없어 더 어려워 질 수 있으니 말이다.
더군다나 나비(회사 고양이)가 새끼를 4마리나 낳았고, 루디(회사 개)가 8마리를 낳았다. 애들 먹을 것도 종종 챙겨줘야 하고, 고양이 빗기는 빗을 사서 친해지기로 마음먹은 까닭에 떠날 수가 없다. 지금은 오디와 버찌도 따야 하고, 곧 밭에서 무성하게 자라는 고추와 쌈을 이용한 파티가 펼쳐질텐데 그 파티에 불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막 따끈따끈하게 나온 제품을 사진도 찍고, 회사 상호도 바꿔 다시 시작하려는 이때, 처음 마음가짐처럼 회사를 크게 키우는데 이 한몸 바치고 싶다.
리뷰를 요청한 업체들도 있었다. 핸드폰이나 카메라등을 무료로 받을 기회도 있었고, 현재 집에서 사용중인 인터넷 상품이나 책에 대한 리뷰를 쓰면 누구 말대로 '전업블로거'가 될 수 있을 정도로 의뢰가 있었다. 나도 가끔 탐날 때가 있지만, 마음을 쏟아보지 않은 것에 대해 돈이 된다는 이유로 쓰다보면 결국 '노멀로그'가 '카달로그'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죄송하지만 양해를 구하고 모두 거절했다. 알량한 자존심, 그따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고 지금 당장 돈이 필요하다면, 돈 때문에 글을 쓰는게 아니라, 내가 쓰는 글이 돈이 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다.
물론, 응한 곳도 있었다. 리뷰가 아닌, 글을 원하는 곳과 계약을 했고, 지금은 준비중이라 공개할 수는 없지만, 6월 22일부터 하나 둘 발행이 시작될 것 같다. 노멀로그에서도 바로 갈 수 있도록 연재에 대한 링크를 준비해 둘 생각이다.
출판 문의도 있었다. 개인적인 기준으로 즐겨 읽었던 책을 많이 발행한 출판사와 다음 주 중에 만나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다. 응하지 못했던 곳의 담당자 분들께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비지니스'적인 메일이나 통화 보다는 '재미있어요!' 라고 해주셨던 곳에 많이 끌렸던 것도 사실이다. 뭐, 확정된 것도 아니고 한 곳과 약속만 잡아놓은 상태니, 점점 진행되야 자세한 사항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3. 즐거운 블로그가 되자
꾸준히 블로깅을 할 수 있는 것도 즐거움이고, 찾아오는 이웃들과 반갑게 맞이할 수 있는 것도 즐거움이고, 내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도 즐거운 거고, 잠은 좀 모자라도 그 즐거움을 위해 또 글을 쓴다는 것이 즐거움인거고, 함께 '작가'라는 꿈을 꾸던 많은 이들이 글과는 상관 없는 곳에서 일하며 '한때 문학소년 이었지..' 라는 이야기를 할 때 난 그 꿈을 접지 않았다는 것이 즐거움일거고, 지금은 직장과 블로깅을 동시에 하고 있지만 많은 독자가 생기면 글을 쓰며 먹고 산다는 그 전설같은 희망을 실제로 만날 수 있게 되니 역시, 즐거움이라 생각한다.
밝게 떴다가 내일이면 보이지 않는 블로그도 있고, 꾸준하게 계속 빛을 비춰주는 블로그도 있고, 가장 반짝이다가 한순간 그 빛을 잃은 블로그도 있고, 가끔 깜빡 깜빡 접촉불량처럼 빛을 내긴 하지만 여전히 블로그와의 연(緣)을 놓지 않은 블로그도 보인다. 그 중에 노멀로그는 어떤 블로그일까, 한 편의 글만 잘 못 발행해도 영영 돌아올 수 없을 정도로 묻히는 곳이 블로고스피어(블로그마을)라지만,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며 희노애락을 함께 할 수 있는 글 쓰는 녀석이 되고싶다. 맛있는 글들도 많이 먹고, 끊임없이 주머니속에서 여러 이야기들을 꺼내 줄 수 있는 그런 작가가 되고 싶다.
티스토리로 처음 이사올 때가 생각난다. 초대권을 구하지 못해 애태우고 있을 때 아무렇지도 않게 메일로 초대장을 보내주신 하민혁님, 제로보드 XE의 자료를 옮겨오지 못해 애태우고 있을때 무작정 들이댄 질문에 따뜻한 답변을 주셨던 도아님과 A2님, 가장 먼저 반겨주신 돌이아빠님과, 만우절 뻥이라며 블로그 이사를 믿지 못하시던 김기자님과 너바나나님, 그때부터 여전히 블로그에 자주 들러주시는 Slimer님과 그리피스님, 지금은 블로그가 열리지 않는 Venti Americano님, 여러모로 조언을 주셨던 섹시고니님, 실질적 1등을 기록하신 초하님, 변방 블로거의 발행글 놀이를 받아주신 재준님, 부족한 글에 따뜻한 댓글을 달아주신outsider님, 응원의 댓글로 힘을 주신 리키니쥬스님과 Metalrcn님, 유머코드가 종종 일치하는 아크몬드님, 지금까지도 내 글에 반응해주고 계신 구차니님과 짧은이야기님, 요즘은 뜸해지셨지만 전에는 자주뵙던 login님과 candyboy님, 영감을 주는 블로거 바통을 넘겨주신 민노씨, 그리고 민노씨의 블로그 댓글을 보고 처음 뵙게 된 freesopher님, 이웃추가를 해주셔서 감동했던 날뽀님, 지금은 잠시 쉬는 것 같은 집앞카페님, css때문에 골치아파 할때 큰 도움을 주신 디노님, 해외여행의 꿈에 부풀어 있는 강자이너님, 스킨때문에 고민할 때 많은 상담을 해주신 레이니돌님, 손수 스킨을 만들어주신 윤초딩님...... 근데 이렇게 쓰다보니 감사인사를 다 쓰려면 오늘 밤을 새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200만 힛을 기록하면 그때 아예 페이지 하나를 링크로 뒤덮어서 발행해야 겠다.
이제는 블로그 왕래가 뜸해지다 못해 메신저에 있어도 일년에 한마디 나누지 않는 사이처럼 그렇게 지내는 분도 계시고, 아직도 댓글로 이야기를 나누는 분도 계시고, 서로 눈팅만 하다 돌아가는 분도 계시겠지만, 당시 야생마 같은(물론 지금도 야생마...) 글에도 관심을 보여주신 까닭에 지금도 열심히 쓰고 있다고 생각한다.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이렇게 써 놓고 보니, 무슨 연말 연예대상 받는 느낌인데 개인적으로 결산같은 것에 큰 의미를 두진 않지만 다른 블로거들이 왜 몇 월 결산, 분기 결산, 등을 하는지 알 것 같다. 하나의 매듭을 짓고 또 다른 줄을 잡는 기분이다. 앞으로도 내 속에서 꿈틀대는 생각들을 자유롭게 풀어 놓아 많은 분들과 만나게 될 수 있기를 바라며, 100만 힛을 자축한다.
<덧> 이 글은 노멀로그에서만 볼 수 있도록 아무 곳에도 발행하지 않습니다. 추천을 누르지 않아도 되는, 쉬어가는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2009년 4월 1일, 그동안 집에서 돌리던 서버가 매번 동시접속자를 감당 못하고 뻗어버리는 관계로 티스토리로 오게되었다. 그 전까지는 '집에서 서버를 돌리며 설치형으로 블로그를 운영해야 진짜 용자' 라고 생각했지만, 넘어오고 나니 이렇게 편할 수가 없었다. 물론, 설치형에 더 많은 기능이 있다곤 하지만 핸드폰도 통화와 문자 외에는 사용하지 않는 나로서는 티스토리의 기능만으로도 만족한다.
두 달, 그리고 12일. 공개된 발행글은 100개 가까이 되는 것 같고,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도록 따뜻하게 응원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평일에는 4시간 밖에 못 자더라도 열심히 글을 썼다. 직장과 블로그를 병행하는 것은 역시 쉽지 않은 일이다. 댓글과 메일에는 아직 반도 응답을 못해드리고 있지만, 남겨주시고 보내주신 글들은 하나도 빼 놓지 않고 확인한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 집에 들어온 손님을 나몰라라 하는 집주인이 어디있겠는가.
1. 블로그 수익
메일로 "무한님, 블로그로 한달에 얼마나 버나요?" 또는, "돈 많이 벌죠? 얼마나 되요?" 이렇게 물어오시는 분들이 많아서 공개적으로 이야기 해 드리자면, 6월부터 배너광고를 단 수익을 제외하고 애드센스와 애드클릭스 수익은 평균 하루에 담배 한 갑 정도가 될 때도 있고, 맥도널드 빅맥을 세트 말고 단품으로 먹을 정도가 되기도 한다.
애드센스로 한달에 세자릿수의 돈을 버신다는 분들도 있고, 기타 블로그 광고 등으로 몇 달에 몇 백만원 이런 수익을 낸다는 분들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블로그광고에 거는 기대는 작다. 광고는 그저 광고일 뿐, 돈 몇 만원을 위해 눈에 불을 켜고 블로그를 운영하시는 분도 보이지만, 차라리 동네 피씨방에 알바자리를 알아보는 것이 수익면에서는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쇼핑몰로 몇 억 소녀 몇 억 소년이 있더라도 운칠기삼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블로그로 <태백산맥>을 연재하더라도 "님아, 긴 글 안읽음" 이런 댓글만 달리리라 생각한다.
전에도 한 번 이야기 한 적 있지만, 블로그는 '이력서'가 되는 것이다. 그와 동시에 하나의 '상품'이 되어 사람들이 찾는 컨텐츠를 꾸준히 모은다면, 돈이나 명예를 쫓지 않아도 다가올 것이고, 오래가는 블로깅, 즐거움과 행복이 있는 블로깅이 될거라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기회가 닿아 어딘가에 필진으로 활동하거나, 강연을 하거나, 책을 내거나, 방송 출연을 하거나, 다양한 방향으로 분명 자신이 갈아 놓은 송곳이 '무명' 이라는 주머니를 뚫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2. 생각지도 않았던 행운
블로그 발행글 중, 회사 이야기를 보신 여러 업체에서 정말 좋은 조건의 일자리를 제안해 주셨다. 대부분 온라인 홍보나 홈페이지 관리, 기업 블로그 관리나 컨텐츠 제작의 일이라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나 전역하고 처음 입사한 이 '가족같은회사' 에서 나만 쏙 발을 뺄 수가 없었다. 업계 특성상 여름의 비수기를 맞이할 곳에서 대리점 계약이나 사진촬영, 쇼핑몰, 서버관리, 홈페이지 제작을 맡고 있다가 갑자기 빠져버리면 온라인쪽은 매출이 없어 더 어려워 질 수 있으니 말이다.
더군다나 나비(회사 고양이)가 새끼를 4마리나 낳았고, 루디(회사 개)가 8마리를 낳았다. 애들 먹을 것도 종종 챙겨줘야 하고, 고양이 빗기는 빗을 사서 친해지기로 마음먹은 까닭에 떠날 수가 없다. 지금은 오디와 버찌도 따야 하고, 곧 밭에서 무성하게 자라는 고추와 쌈을 이용한 파티가 펼쳐질텐데 그 파티에 불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막 따끈따끈하게 나온 제품을 사진도 찍고, 회사 상호도 바꿔 다시 시작하려는 이때, 처음 마음가짐처럼 회사를 크게 키우는데 이 한몸 바치고 싶다.
리뷰를 요청한 업체들도 있었다. 핸드폰이나 카메라등을 무료로 받을 기회도 있었고, 현재 집에서 사용중인 인터넷 상품이나 책에 대한 리뷰를 쓰면 누구 말대로 '전업블로거'가 될 수 있을 정도로 의뢰가 있었다. 나도 가끔 탐날 때가 있지만, 마음을 쏟아보지 않은 것에 대해 돈이 된다는 이유로 쓰다보면 결국 '노멀로그'가 '카달로그'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죄송하지만 양해를 구하고 모두 거절했다. 알량한 자존심, 그따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고 지금 당장 돈이 필요하다면, 돈 때문에 글을 쓰는게 아니라, 내가 쓰는 글이 돈이 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다.
물론, 응한 곳도 있었다. 리뷰가 아닌, 글을 원하는 곳과 계약을 했고, 지금은 준비중이라 공개할 수는 없지만, 6월 22일부터 하나 둘 발행이 시작될 것 같다. 노멀로그에서도 바로 갈 수 있도록 연재에 대한 링크를 준비해 둘 생각이다.
출판 문의도 있었다. 개인적인 기준으로 즐겨 읽었던 책을 많이 발행한 출판사와 다음 주 중에 만나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다. 응하지 못했던 곳의 담당자 분들께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비지니스'적인 메일이나 통화 보다는 '재미있어요!' 라고 해주셨던 곳에 많이 끌렸던 것도 사실이다. 뭐, 확정된 것도 아니고 한 곳과 약속만 잡아놓은 상태니, 점점 진행되야 자세한 사항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3. 즐거운 블로그가 되자
꾸준히 블로깅을 할 수 있는 것도 즐거움이고, 찾아오는 이웃들과 반갑게 맞이할 수 있는 것도 즐거움이고, 내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도 즐거운 거고, 잠은 좀 모자라도 그 즐거움을 위해 또 글을 쓴다는 것이 즐거움인거고, 함께 '작가'라는 꿈을 꾸던 많은 이들이 글과는 상관 없는 곳에서 일하며 '한때 문학소년 이었지..' 라는 이야기를 할 때 난 그 꿈을 접지 않았다는 것이 즐거움일거고, 지금은 직장과 블로깅을 동시에 하고 있지만 많은 독자가 생기면 글을 쓰며 먹고 산다는 그 전설같은 희망을 실제로 만날 수 있게 되니 역시, 즐거움이라 생각한다.
밝게 떴다가 내일이면 보이지 않는 블로그도 있고, 꾸준하게 계속 빛을 비춰주는 블로그도 있고, 가장 반짝이다가 한순간 그 빛을 잃은 블로그도 있고, 가끔 깜빡 깜빡 접촉불량처럼 빛을 내긴 하지만 여전히 블로그와의 연(緣)을 놓지 않은 블로그도 보인다. 그 중에 노멀로그는 어떤 블로그일까, 한 편의 글만 잘 못 발행해도 영영 돌아올 수 없을 정도로 묻히는 곳이 블로고스피어(블로그마을)라지만,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며 희노애락을 함께 할 수 있는 글 쓰는 녀석이 되고싶다. 맛있는 글들도 많이 먹고, 끊임없이 주머니속에서 여러 이야기들을 꺼내 줄 수 있는 그런 작가가 되고 싶다.
티스토리로 처음 이사올 때가 생각난다. 초대권을 구하지 못해 애태우고 있을 때 아무렇지도 않게 메일로 초대장을 보내주신 하민혁님, 제로보드 XE의 자료를 옮겨오지 못해 애태우고 있을때 무작정 들이댄 질문에 따뜻한 답변을 주셨던 도아님과 A2님, 가장 먼저 반겨주신 돌이아빠님과, 만우절 뻥이라며 블로그 이사를 믿지 못하시던 김기자님과 너바나나님, 그때부터 여전히 블로그에 자주 들러주시는 Slimer님과 그리피스님, 지금은 블로그가 열리지 않는 Venti Americano님, 여러모로 조언을 주셨던 섹시고니님, 실질적 1등을 기록하신 초하님, 변방 블로거의 발행글 놀이를 받아주신 재준님, 부족한 글에 따뜻한 댓글을 달아주신outsider님, 응원의 댓글로 힘을 주신 리키니쥬스님과 Metalrcn님, 유머코드가 종종 일치하는 아크몬드님, 지금까지도 내 글에 반응해주고 계신 구차니님과 짧은이야기님, 요즘은 뜸해지셨지만 전에는 자주뵙던 login님과 candyboy님, 영감을 주는 블로거 바통을 넘겨주신 민노씨, 그리고 민노씨의 블로그 댓글을 보고 처음 뵙게 된 freesopher님, 이웃추가를 해주셔서 감동했던 날뽀님, 지금은 잠시 쉬는 것 같은 집앞카페님, css때문에 골치아파 할때 큰 도움을 주신 디노님, 해외여행의 꿈에 부풀어 있는 강자이너님, 스킨때문에 고민할 때 많은 상담을 해주신 레이니돌님, 손수 스킨을 만들어주신 윤초딩님...... 근데 이렇게 쓰다보니 감사인사를 다 쓰려면 오늘 밤을 새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200만 힛을 기록하면 그때 아예 페이지 하나를 링크로 뒤덮어서 발행해야 겠다.
이제는 블로그 왕래가 뜸해지다 못해 메신저에 있어도 일년에 한마디 나누지 않는 사이처럼 그렇게 지내는 분도 계시고, 아직도 댓글로 이야기를 나누는 분도 계시고, 서로 눈팅만 하다 돌아가는 분도 계시겠지만, 당시 야생마 같은(물론 지금도 야생마...) 글에도 관심을 보여주신 까닭에 지금도 열심히 쓰고 있다고 생각한다.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이렇게 써 놓고 보니, 무슨 연말 연예대상 받는 느낌인데 개인적으로 결산같은 것에 큰 의미를 두진 않지만 다른 블로거들이 왜 몇 월 결산, 분기 결산, 등을 하는지 알 것 같다. 하나의 매듭을 짓고 또 다른 줄을 잡는 기분이다. 앞으로도 내 속에서 꿈틀대는 생각들을 자유롭게 풀어 놓아 많은 분들과 만나게 될 수 있기를 바라며, 100만 힛을 자축한다.
2009.06.13 무한
<덧> 이 글은 노멀로그에서만 볼 수 있도록 아무 곳에도 발행하지 않습니다. 추천을 누르지 않아도 되는, 쉬어가는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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