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후 먼저 다가왔지만 미지근하게 구는 구남친
혜진씨, 이거 큰일 났는데? 혜진씨의 태도는 필연적으로
'열심히 뒷바라지 하다 결국 버려지는 조강지처'
의 역할을 맡게 만들거든. 겉으로 보이는 잘잘못만 따지면 분명 조강지처를 버리는 남자가 나쁜 사람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여자가 "내가 그동안 너에게 이만큼 했으니, 앞으로 네가 나에게 그걸 다 갚아 나가라."라는 부담을 계속 주는 경우가 종종 있거든.
내가 '조강지처'라는 단어를 써서 잘 이해가 안 될 수도 있는데, 그러면 혹시 <미저리>라는 영화 본 적 있어? 거기 보면 소설가의 팬인 여자가 남자를 감금해두고 자기가 원하는 방향대로 글을 쓰게 하거든. 그러면서 그에게 집 밖으로 나가는 것만 빼고는 대부분 다 허용해. 오히려 그가 원하는 걸 그녀가 다 챙겨주기도 하지.
'조강지처'대신 '감금했다는 것만 제외한 미저리'라고 해둘게. 그래야 이해가 더 쉬울 것 같아. 헌신할 줄도 알고 자신의 것을 다 퍼줄 줄도 아는데, 뭔가 하나 딱 마음에 안 들면 가장 날카로운 말을 던져서 상대에게 치명상을 입히는 거야.
혹시 내가 전에 한 말 기억해? 아홉 번 잘해주다가도 한 번 못해주면 그간의 행동이 모두 가식으로 보일 수 있다는 말. 내가 늘 혜진씨를 모시러 가고 모셔다 주며, 데이트도 내가 예매하고 예약해서 계획을 다 짜. 동시에 혜진씨가 좋아할 만한 물건들을 선물하기도 하고, 혜진씨가 소개서를 쓰거나 과제를 할 때에도 전부 도와주지. 그런데 그러다가 어느 날
"넌 내가 다 해줘야만 하냐? 이젠 아예 작정하고 손 놓고 있는 것 같더라?"
라는 이야기를 해. 그럼 기분이 어떨 것 같아? 저렇게 이야기를 한 이후 보이는 내 헌신과 배려를 받는 게, 예전처럼 그냥 마냥 좋기만 할 것 같아?
1. 괴상한 서운함.
혜진씨가 상대랑 만나서 놀 땐 아무 문제가 없어. 하하호호 더우니 냉면 먹자, 따위의 이야기를 할 때에는 혜진씨도 잘 한다고. 그런데 '만나거나 헤어질 때' 문제가 생겨. 여기서는 헤어져 집으로 돌아갈 때를 예로 들어볼게. 둘이 커피숍에 있는데, 혜진씨 친구가 혜진씨에게 문자를 보냈던 상황이야. 문자를 받고 혜진씨가 이야기를 해.
"친구가 오늘 저녁에 놀라 온다네. 밥 해줘야 하는데, 반찬 뭐 해주지?"
혜진씨가 저 얘기를 한 게 저녁 여섯 시 반이야. 그리고 저 말은 친구와 저녁이냐 야식을 먹겠다는 얘기고 말이야. 장 봐서 준비를 하려면 최소한 한 시간은 걸릴 거 아냐. 그럼 대한민국의 남자라면 누구나, 저 말을 이제 집에 들어가야겠다는 말로 이해할 수밖에 없어. 때문에 마시던 커피 얼른 마시고 일어서자고 말 할 수밖에 없는 거고 말이야.
"카페 들어온 지 30분밖에 안 됐는데 나간다는 게,
저는 너무 실망스럽고 서운하고 속상했어요.
정말 그 전날 전 잠도 못 자고, 기대에 들떠 있었는데…."
뭔 소리야? 간다는 뉘앙스의 이야기를 한 게 누구야? 혜진씨잖아. 혜진씨가 집에 들어가 봐야 한다는 이야기를 해놓고는, 왜 30분밖에 안 됐는데 나가는 게 속상하다 서운하다 얘기를 하는 거야? 여하튼 그렇게 헤어지고 나서 그에게 보낸 메시지가 더 충격적이야.
"오빠. 다음엔 30분 보자고 할 거면 약속 잡지 말아줘요."
저 말에 상대가 한참 대답을 안 했다고 했지? 당연한 거야. 이해하기가 어렵거든. 상대 입장에서는
'지가 들어가야 할 것처럼 얘기해서 들여보냈더니,
왜 들여보냈냐고 묻는 건 대체 무슨 상황이지?'
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을 거 아냐. 이건 100% 혜진씨 잘못이야. 혜진씨가 혼자 상황을 이상하게 해석해 놓곤, 그걸 상대보고 "다음부터는 그러지 마요."라고 이야기를 한 거니까.
"그 다음부터는 오빠가 선톡도 보내지 않았고, 저와의 어떤 약속도 잡지 않았어요."
그것도 역시 당연한 거야. 이해할 수 없는 괴상한 서운함을 표출하는 사람에게 뭐하러 연락을 하고 뭐하러 약속을 잡겠어. 다음번에 영화를 보러 가도
"오빠. 영화 보여준 건 고마운데,
다음엔 내가 어느 장르를 좋아하는지도 물어보고 예매해줘요."
라는 얘기를 할 것 같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을 텐데 말이야. 물론 나라면 확실한 대답을 듣기 전까지는, 또 확실한 대답을 들었어도 내가 설득했을 때 마음을 바꿀 의사가 있는가까지를 전부 파악하기 전까지는, 상대의 마음을 확실히 알 수 없다고 생각하기에 물었을 거야. 그럼 지금 들어가야 하는 거냐고 말이야.
또, 혜진씨가 보낸 것 같은 메시지를 받았을 땐, 내 어이없는 심정에 대해 털어 놓고 물었겠지. "나도 좀 더 같이 있고 싶었는데, 네가 친구 와서 가봐야 한다는 이야기를 해서 배웅해 준 거다. 그런데 지금 네가 30분 볼 거면 약속잡지 말라는 말을 하면, 나는 당황스럽지 않겠냐."라고 말이야. 그러면 나 혼자 또 오해하거나 꿍하거나, 아예 관계의 셔터를 내려버리지 않아도 갈등을 해결할 수 있거든.
하지만 그렇게까지 남자가 재차 확인을 하고, 또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에 대해 그러지 말아달라고 호소를 하기 전에, 혜진씨가 먼저 자신의 의사를 확실하게 표현하는 게 먼저라고 나는 생각해. 혜진씨의 한 지인이, "그냥 아무거나 주문해줘. 난 다 괜찮아."라는 이야기를 했다가, 막상 음식이 나오자 "난 이거 싫어하는데…."라는 이야기를 하면 혜진씨도 짜증나겠지? 그러니 오늘부터는 '이게 내가 서운해 할 일이 맞는가? 내가 자초한 일은 아닌가?'라는 걸 한 번쯤 생각해보고 서운함을 표시하길 바라.
2. 비뚤어질 테다?
혜진씨는 상대에게 세 보이려는 마음에, 상대의 연락하라는 말에
"그럴 일이 뭐 있겠어."
라고 대답했다고 했잖아. 이래서 문제가 되는 거야. 내가 매뉴얼을 통해 "아쉬운 여자가 쉬운 여자입니다. 매달리지 마세요."라는 이야기를 한 건 맞는데, 아쉽지 않은 거랑 퉁명스럽게 정 떨어지는 이야기를 하는 건 다른 거잖아. 상대의
"오늘 내가 너무 아파서 좀 쉴게. 내일 얘기하자~"
라는 말에,
"그럴 필요 없어~ 내일 얘기 안 해도 돼~"
라는 이야기를 하는 건, 퉁명스럽게 정 떨어지는 이야기를 하는 거야.
상대는 적군이 아니야. 그런데 혜진씨는 상대를 적군이라 생각하며 친구에게도 안 할 법한 말들을 상대에게 해 버리거든. 천천히 생각해 봐봐. 혜진씨가 친구에게 연락하라고 했는데, 친구가 "그럴 일이 뭐 있겠어."라고 대답을 하면, 그 대답을 듣고도 그 친구랑 인연을 이어가고 싶을 것 같아?
그래서 상대에겐 점점 혜진씨와의 대화가 불편하거나 불쾌해지고, 좋은 기억을 떠올리며 다가왔다가도 '우리가 왜 헤어졌는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는 그 모습을 보고 다시 발걸음을 돌리고 마는 거야. 혜진씨 기분 좋을 때 혜진씨는
"밖에 비 온다. 오빠 퇴근은 했으려나?"
라며 다정하게 말을 걸어. 거기까진 좋은데, 그 후에 대화가 이어지다 보면 혜진씨가 센 척 하고, 아쉽지 않은 척 하고, 책임을 묻고, 아쉽거나 서운한 것들을 이야기 하니까 상대는 짜증이 나고 말거든. 내가 사연을 읽으며 어이없었던 것 중 하나는, 혜진씨가
"오빠~ 오빠는 연상을 만나봐. 오빠는 연상이랑 더 잘 맞을 거야."
라는 이야기를 한 부분이야. 저 얘기를 상대가 했다면 혜진씨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이별 후 먼저 다가와선 저 따위 이야기나 한다고 황당해 하겠지. 그리고 저 말은 곧 상대가 혜진씨를 연애상대로 보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냐며 분노했을 수도 있겠지.
상대도 똑같아. 상대도 사람이야. 다시 만날 생각으로 다가왔는데, 혜진씨가 저런 얘기를 하고 있으면 이젠 혜진씨에게 아무 감정도 남아 있지 않으며, '혹시나'했던 건 자신만의 착각일 뿐이라 생각하며 마음을 접으려 하겠지.
"그 일 이후 제가 오빠에게 말을 걸면 오빠가 대답은 하는데,
이모티콘이나 수식어구도 사라진 딱딱한 대답만 보내더라고요.
만날 수 있냐는 물음에도, 약속 있어서 집에 갔다가 나가야 한다고 하고….
전 오빠가 절 만날 생각이 없어 보이고,
또 정말 더 이상 만나지 못 하는 것인가 해서 무섭고…."
무섭기로만 따지면 상대보다 혜진씨가 더 무서운 사람이야. 상대는 겨우 단답 정도로 혜진씨를 아프게 할 뿐이지만, 혜진씨는 상대에 대한 실망을 여과 없이 전달해 상대를 아프게 만드니까. 혜진씨가, 혜진씨와 같은 태도를 보이는 남자를 만나면 얼마나 상처를 받게 될 지 한 번 생각해 봐. 상대는 혜진씨와 다르게 무슨 강철로 만들어진 사람이 아니야. 그도 상처를 받아. 이걸 깨닫지 못 하고 그저 혜진씨가 상대 때문에 속상해서 며칠을 울었다는 얘기 같은 것만 하고 있으면, 가시투성이라 누군가가 안아줄 수 없는 고슴도치의 모습으로 계속 외로워하게 될 수 있다고 적어둘게.
3. "전 다시 만나면 사랑해 줄 자신이 있어요."
이거 한 번 봐봐. 어느 여자의 남자친구가 군인이야. 그녀는
- 주 1회, 또는 2주에 1회 면회를 감.
- 하루도 빼놓지 않고 편지를 씀.
- 소대원들이 다 먹을 수 있는 과자 소포도 종종 보냄.
- 훈련 대비 물자들을 구입해 남친에게 보냄.
- 남친 부모님이 적적하실까봐 한 주에 한 번 전화를 드리고 찾아 뵘.
위와 같은 행동들로 열심히 헌신을 하고 있어. 그런데 그 둘 사이를 좀 더 들여다보면, 그녀는
- 부대 사정으로 휴가가 밀렸는데, 남친에게 화를 냄.
- 편지 답장에 성의가 없다고 편지 안 쓰겠다고 협박을 함.
- 나 속상한데 이럴 때 너에게 위로도 못 받는다며 짜증을 냄.
- 난 손꼽아 기다렸는데, 넌 휴가 나와서 친구들 만난다며 헤어지자고 함.
- 기념일도 못 챙기는데 이게 사귀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을 함.
위와 같은 행동들도 동시에 하고 있어.
난 혜진씨가 말하는 '사랑해 줄 자신'이라는 게, 저 위에 있는 '헌신'의 영역과 관련된 일이라고 생각해. 그런데 그렇게 열심히 헌신을 하더라도, 정작 '애정'과 관련된 영역에서 상대에게 괴로움만 안겨줄 뿐이라면, 그 헌신은 아무 가치도 없는 일이 될 수 있거든.
"오빠가 하는 말을 듣고 저는 충격을 많이 받았어요.
제가 오빠에게 상처를 주고 아프게 했겠구나, 하는 생각은 했었지만
얼마나 상처를 받았고 얼마나 아프기에 아직도 아프다고 하는 걸까, 하는 생각에…."
혜진씨에겐, 남이 발을 밟으면 따귀를 때려 갚아주려는 듯한 버릇이 있어. 이게 물론 여린 마음을 지니고 있기에 쉽게 상처를 받고, 또 그렇게 상처를 받고 나면 극단적인 이야기들을 꺼내 복수하려는 모습에서 비롯된 것이긴 한데, 그게 상대에겐 참 아파. 헤어질 때 혜진씨가 상대에게 했던 얘기 중 하나를 봐봐.
"난 오빠라는 사람이 좋아서 오빨 만난 건데,
오빤 그냥 여자가 필요했고 그 중 내가 걸린 거야.
더 만나봐야 나중에 결국 헤어질 텐데
힘들어지기 전에 여기서 그만하자."
저 말을, 멀리 떨어진 여기서, 내가 토마토주스나 홀짝이며 읽으면
'지금 혜진씨는 저 말을, 상대가 부정해주길 바라면서
사실 '나 좀 잡아줘. 내 의심을 풀어줘'라는 비명을 지르듯 하고 있구나.'
라는 걸 알 수 있어. 사실 정말 헤어질 생각이면 저런 '내가 더 사랑하는 게 힘들다'는 식의 이야기도 할 것 없이 그냥 끝내거든. 난 여유롭게 읽으니까 그걸 알 수 있는데, 막상 저 말을 남자친구의 자리에서 감정이 격해졌을 때 들으면
'그래 다 때려 쳐. 그만 하자. 툭하면 유죄 선고 받는 것도 지겹다.
나만 잘못했냐? 내가 다 나쁜 놈 할 테니까, 네가 헤어지고 싶다면 헤어지자.
나도, 그만 하자는 사람 더 붙잡을 힘 이젠 없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될 수 있어. 혜진씨는 저 말을 상대가 붙잡아 주길 바라며 한 말이라고 했는데, 다시 말하지만 상대도 상처를 받아. 남자친구가, 혜진씨가 아니라고 부정해주길 바라면서
"넌 그냥 심심해서 나를 만나는 것 같다.
너에게 난 그냥 차 태워주고, 밥 사주고, 영화 보여주는 사람인 것 같다.
넌 겨우 커피 값 정도만 들고 나와서 실컷 놀다 들어가지.
어차피 넌 나와의 미래도 생각하지 않는 것 같은데,
너에게 돈과 시간만 뺏기기 전에 지금 헤어지는 게 나을 것 같다."
라는 이야기를 하면, 혜진씨는 그의 오해를 풀기 위해 그가 한 말을 부정하며 그를 잡을 것 같아? 아니면 그간 남자친구가 혜진씨를 어떻게 생각해 왔는지 이제야 알겠다며 헤어지자고 대답할 것 같아?
갈등이 생기거나 감정이 격해질 때마다 이래버리면, 그간 헌신을 했든 충성을 했든 다 소용없어지고 마는 거야. 그래서 난 "다시 사귀게 되면 사랑해 줄 자신이 있다."라고 말하는 혜진씨가 걱정돼. 다시 사귀기로 하고 혜진씨가 열심히 헌신해 봐야, 그 안에 애정이 없으면 그 관계는 필연적으로 무너지게 될 테니까. 그가 정말 좋으면, 그냥 지금부터 잘해줘. 그에게 관심을 갖고, 말 예쁘게 하고, 그의 입장에서도 생각해 보는 게 잘해주는 거야. 그가 어디를 가든 말든, 몸이 아프든 말든, 그런 건 중요하지 않고 '사귀면 잘해주겠다'고 말하는 건 그저 애정 없이 공허한 조건부의 이야기일 뿐이라는 걸 잊지 마.
이십대가 되었을 때 난, 어머니께 두 가지 '서운했던 점'에 대해 이야기 한 적 있다. 하나는 내가 1등을 해도 "올백을 맞아야지 1등이면 뭐 하냐."라고 이야기 하셨던 것, 그리고 또 하나는 내가 만화책을 읽다가 드럽게 재미없어서 수정액으로 대사를 전부 다 지우고 다시 썼을 때 "이런 거 할 시간에 공부를 해라."라고 하셨던 것이다. 내겐 저렇게 말씀을 하시고도 밖에서는 '우리 아들' 이야기를 하며 자랑을 하셨지만, 저런 일들로 인해 난 좀 더 기뻐하거나 칭찬을 받아도 될 때, 시무룩해지거나 의욕을 잃었다. 이십대가 된 이후에도 어머니께서는 "그거 해서 뭐 하냐?"라는 식의 이야기를 하셨는데, 난 그때 어머니께, 어머니의 그런 말씀이 나로 하여금 내 가능성들이 싹을 틔워 꽃을 피우기도 전에 뿌리 뽑혀버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고 말씀드렸다.
혜진씨에게도 비슷한 말을 해주고 싶다. 그 관계가 열매를 맺을 수 있는지 없는지는, 꽃이 지고 난 뒤에 확인하자. 그 전까지는 혜진씨도 함께 그 관계를 가꿔야 한다. 아직 싹도 나지 않았는데, 혜진씨 혼자 채점표 들고서는 "그가 대답에 땀 흘리는 표시를 두 개 적었던데, 그건 제가 부담스럽다는 표시인가요?"라고 묻고 있으면, 이건 시작도 해보기 전에 끝나고 만다. 부정적으로 보이는 증거들을 찾은 후 그걸 그에게 내밀어 다시 부정 받으려 하지 말고, 긍정적인 부분을 보자.
그가 혜진씨에게 다시 먼저 다가왔고, 둘은 현재 만나고 있으며, 스파크가 튀는 재회는 아니지만 서로의 달라진 부분들을 확인하며 다시 조율해 보고 있는 중이다. 이런 와중에 혜진씨가 예전처럼 '돌려 말하기'와 '떠보기'를 사용하며 수동적인 자세로 채점만 하려 하니, 그는 자신이 잠시 잊고 있던 '우리가 왜 헤어졌는지'를 떠올리며 다시 한 발짝 물러서게 된 것이다. 여차하면 발 빼려고 먼저 미지근한 태도를 보인 건 혜진씨니, 그가 왜 미지근해졌는지 의문만 가지지 말고 이번엔 잡아보길 바란다. 간 그만 보고 오늘 그와 만나 팥빙수 먹으며 즐거운 시간 보내면 된다. 그가 이 관계의 생살여탈권을 쥐고 있는 절대자가 아니니, 그의 판결은 그만 기다리고 만나서 함께 만들어 가보길 권한다.
▼ 혜진씨를 위한 추천곡 - 성진우 <포기하지 마> 추천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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