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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중)/연애오답노트

여친보다 남에게 더 잘하는 남친, 헤어질까?

by 무한 2014. 8. 1.

여친보다 남에게 더 잘하는 남친, 헤어질까?

사연을 보낸 기연씨가 내 여동생이라면, 난 두 가지 이유를 들어 이별을 권할 것 같다.

 

- 그가 연애 중이면서 남에게 '결혼할 생각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

- 그가 양보와 배려와 희생을 여자친구에게만 요구하는 것.

 

그에게선 기연씨를 존중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고, 전에 한 번 이야기 한 적 있는 '학원비 없어서 내 딸 학원 못 보내면서 남의 딸 교복 맞춰주는 남자'의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존중도 없고 실속도 없는 남자와 결혼을 해 버리면, 기연씨는 남친 지인들에게서까지 동정을 받으며 매일 밤을 눈물을 흘리는 삶을 살게 될 수 있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오히려 지인이 남친에게

 

"너 그래도 돼? 여자친구가 서운해 하지 않겠어?"

 

라는 걱정을 대신해 주는 연애 같은 건-그게 운명 같아 보이든 인연 같아 보이든- 지금 당장 끊고 나오는 게 분명 기연씨의 몸과 마음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일일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기연씨도 연애 후반에 너무 힘들었던 까닭에, 이젠 남친과 진짜로 헤어지고 싶다고 말한다. 다시 잡을 힘도 없으며, 남친이 잡는다고 해도 잡히고 싶지 않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연을 보낸 건, 대체 초반에는 그러지 않았던 그가 왜 나중에는 폭군처럼 굴게 된 것인지, 그리고 기연씨가 맞춰보려고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그에게서 차가운 대답만 돌아온 건 왜 그런 것인지를 알고 싶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늘은 '금요사연모음'을 하루 미루고, 삶에서 방향을 잃은 채 표류하고 있는 기연씨에게 구명조끼를 던져보자.

 

 

1. 참거나 화내거나, 둘 중 하나만 하자.

 

기연씨는 이 연애가 대체 왜 이렇게 되었는지를 궁금해 하는데, 난 그것에 대해

 

"기연씨의 '참는 것 같기도 하고 화내는 것 같기도 한 태도' 때문에."

 

라는 대답을 해주고 싶다.

 

난 이걸 '미운털 박히는 대화법'이라고 부른다. 이 대화법을 사용하면 양보나 이해는 그것들대로 빛을 잃고, 감정은 감정대로 상하게 되고 만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기연씨가 내게 100만원을 빌리고는, 약속한 날짜에 맞춰서 갚지 못한 상황이다. 기연씨에게 나는 말한다.

 

"한 달을 더 기다려야 돈이 나온다고 하니 어쩔 수 없지. 한 달 더 기다려 줄게.

그런데 너 그렇게 돈을 빌리고도 약속한 날짜에 갚지 못하면 신용을 잃고 마는 거야.

네가 나와의 약속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남에게 빌려서라도 갚아야 하는 거지.

난 네가 돈을 안 갚아서 적금을 깨야 해. 그거 내 휴가비로 마련해 두었던 돈인데,

오늘 당연히 받을 거라 생각해서 거기에 맞춰 내 휴가 계획도 짜 놓았거든.

(중략)

지금 당장 돈을 달라는 건 아니야. 앞서 말했지만,

네 상황이 그러니 한 달 더 기다려 줄 거야.

하지만 네가 빌려간 돈이 나에게도 적은 돈이 아니고,

오늘 받지 못해서 내 계획이 모두 틀어졌다는 것,

그리고 난 너를 더 이상 신용할 수 없게 되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어.

(중략)

물론 사람이 돈 빌리고 갚는 것에 대해서는,

화장실 들어갈 때랑 나올 때가 다르듯 다를 수 있어.

하지만 난 네가 그럴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기에 빌려줬던 거야.

듣고 있어? 내 얘기를 듣고 어떤 부분을 반성했는지,

다음 달엔 꼭 더 미루지 않고 갚을 것인지에 대해 답장해줘."

 

끔찍하지 않은가? 저 고문에 가까운 설교 및 내 심정토로로 인해 한 달 더 기간을 준 내 배려는 빛을 잃고, 상대를 탓하는 말들로 인해 상대는 상대대로 짜증이 났을 것이다. 저 말에 짜증이 나서 기연씨가 돈을 갚는다고 해도 난

 

"아니야. 한 달 더 기간을 준다고. 지금 돈 달라고 이런 얘기를 하는 게 아니야.

내가 물어본 것에 대해서만 대답을 해주면 돼. 네 사정을 이해 못 하는 게 아니야."

 

라며 더욱 강도를 높여 숨 막히는 행동을 할 것이니, 기연씨는 얼른 이 채무관계를 끝내는 것과 동시에 나와의 인연도 끊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 않을까?

 

기연씨가 남자친구와 대화할 때 사용한 대화법이, 바로 저 '미운털 박히는 대화법'이다. 기연씨는 어느 땐 한 시간이 넘도록 혼자 장문의 카톡을 보내고 있던데, 난 그 부분을 보며

 

'이해를 하고 넘어갈 거면 넘어가고, 화를 낼 거면 화를 내야 하는데,

이 사람은 겉으론 이해하는 척 이야기 하지만 동시에 화를 내고 있잖아.

친구 만나라고 해놓고, 친구 만나는 게 서운하다는 걸 한 시간 내내 이야길 하네.'

 

라는 생각을 했다. 이게 기연씨의 가장 심각한 문제다. 자기가 원하는 걸 바로 이야기하면 이기적으로 보이거나, 또는 그것 때문에 상대가 기연씨를 싫어하게 될 수도 있으니, 기연씨는 상대에게 양보를 하는 듯이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속마음은 그게 아니기에, 그때부터

 

'내가 이해해 주기로 했으니 한 번 덕을 베푼 거다.

덕을 베풀었으니 이제 내 불만사항에 대해 다 쏟아내도 되겠지.'

 

라고 생각하는 듯 서운하고, 섭섭하고, 불만인 부분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헤어질 때에도 그랬기에, 기연씨의 남자친구는

 

"그럼 어쩌라고?

시키는 대로 다 해주고 미안하다고 해도 뭐라고 하는데

대체 나보고 어쩌라는 거야?"

 

라는 말을 하며 이 관계를 놓아 버렸다.

 

 

2. '착한 여자'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

 

난 요즘 별을 보러 다니는데, 별을 보러 함께 다니는 기혼자 분들도 밤늦게 멀리까지 가는 것을 허락받기 위해 '착한 일 포인트'를 쌓곤 한다. 아내와 같이 장보기 10점, 처가댁에 가서 싹싹하게 굴기 20점, 가사일 돕기 5점, 기념일 챙기기 50점 등의 포인트를 쌓은 후, 어느 정도 포인트가 쌓이면 그 포인트를 활용해

 

"나 양평에 좀 갔다 올게. 오늘 하늘이 열린다고 해서…."

 

라는 허락을 받아낸다. 종종 그 포인트를 못 쌓으신 분들이 있는데, 그럴 때면 우리는 "다음 주 포인트 미리 좀 당겨쓰세요."라는 이야기를 하고, 그 분은 "다음 달 치까지 벌써 모두 써버렸어요. 이번 주는 못 나갈 듯합니다."라는 대답을 하곤 한다. 포인트가 없는 상황에서 무리해서 나왔다간, '아침밥 반찬은 김치'라는 형벌과 '집안 내 저기압골 형성'이라는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포인트제도'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뭐하러 그렇게 잡혀 삽니까. 하고 싶은 거 하는 거지."라고 이야기 하는 분들도 있긴 하다. 그런데 난 그 말이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 결혼생활이나 연애는 둘이 함께 하는 것이기에 한 사람이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하러 나가버리면 다른 한 사람이 책임을 지고 있게 되는 것이며, 그건 그 부분에 대한 내 의무를 일시정지 해둔 말 그대로 '직무유기'를 하는 것과 같으니 말이다.

 

"무한님 포인트는 어느 정도 되나요?"

 

난 어제까지 7300포인트 쌓았다는 건 훼이크고, 여하튼 저렇게

 

'내가 이렇게 마음대로 행동하다간 이 관계를 유지하게 못 하게 될 수도 있다'

 

라는 마음을 가지는 게 바로 '긴장감'이다. 매뉴얼을 통해 늘 강조했듯 연인 사이엔 이런 '긴장감'이 꼭 있어야 하는데, 기연씨는 착한여자로 보여야 한다는 강박에 '무조건 이해, 무조건 허락, 무조건 양보'를 하는 까닭에 아무 긴장감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내가 기연씨 남자친구처럼 굴었다면 공쥬님(여자친구)에게 이별통보를 받거나 차단 당했을 만한 일들도, 기연씨는 전부 '이해하는 척'을 하며 일단 넘어간다. 그러고는 소제목 1번에서 말한 것처럼 "자, 이제 제 서운함을 들으실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당구 치면서 들으세요."라는 식으로 끊임없이 이야기를 한다.

 

그런 기연씨의 태도에, 남자친구는 점점 성의 없고 감정 없는 대답들을 하게 되었다. 변화과정을 예로 들자면 아래와 같다. 편의상 다섯 단계로 나눴다.

 

초기 - 미안해. 그건 이러이러하기 때문에 그랬던 거야. 이러이러한 사정이 있었어.

1기 - 미안해. 다음부터는 이런 일로 속상하게 하지 않을게.

2기 - 알았어. 미안해.

3기 - 알았어.

말기 - 미안.

 

헤어지기 직전에는 기연씨 남자친구가 아예 대답도 하지 않는 일이 벌어지기까지 했다. 그는 '역으로 괴롭히는 방법'까지도 개발해 낸 것 같았다. 응대하기조차 귀찮으니 그냥 대화마저 방치해 두었다가, 나중엔

 

"지금 손님 와있어."

 

라는 식으로 오히려 기연씨가 미안해해야 할 상황을 만든 것이다. 기연씨는 아무리 생각을 해도 남친 직장에 손님이 두 시간 씩이나 머무는 곳이 아니기에 '손님이 무지 오래 계시는 것 같다'는 식의 이야기를 했는데, 그러면 남친은 '응'이라고 대답을 할 뿐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렇게까지 오래 있을 손님이 없기에 어떤 손님이냐고 기연씨는 또 물었는데, 그러자 남친은 '손님은 아까 갔는데 가게 정리 좀 하고 있었다'는 식의 대답을 했다. 만약 공쥬님이 기연씨의 자리에 있었다면

 

"지금 나랑 장난해?"

 

라는 말이 바로 튀어나왔을 텐데, 기연씨는

 

"정리했구나. 피곤하겠네…."

 

라는 말만 할 뿐이었다. 기연씨도 속에서는 열불이 났지만, '착한 말, 착한 반응'을 보여야 한다는 강박에 저 상황에서도 엉뚱하게 격려 같은 걸 한 것이다.

 

기연씨와 사귀면 참 편할 것 같긴 하다. 말 안 하고 친구들과 해운대로 놀러 갔다 온 걸 기연씨에게 들켜도, "부산에서 일산으로 지금까지 운전해 막 도착한 사람에게 넌 지금 꼭 그 말을 해야겠냐?"라고 말하면 바로 "미안해."라는 대답이 돌아올 것 같으니 말이다. "그럼 애들이 가자고 하는데 못 간다고 해? 넌 내가 어디까지 맞춰주길 바라는 거야?"라고 적반하장의 태도를 취해도, 기연씨는 "미안해."라고 일단 사과부터 할 것 같다. 그 후 기연씨가 "내가 인간관계 끊으라는 게 아니다. 내가 원하는 건 블라블라."라고 이야기해도, 그저 "알았어."라고 대답하면 이건 아무 문제없이 그냥 넘어가질 것 같고 말이다.

 

헤어질까 무서워 아무 말도 못 하고 일단 다 넘어갔던 일들이, 이렇게 무성하게 자라서 기연씨의 발목을 휘감았다는 걸 잊지 말자. 갈등의 원인은 해결하지 못하고 그저 갈등에서 얼른 벗어나려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연애만 했기에, 결국 이 연애는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3. 그의 문제는?

 

기연씨는 그와 연애 초반에 나눈 대화를 내게 보내며

 

"지금과 비교하면 이땐 정말 그가 이런 사람이었나 싶을 정도로 다르네요.

초반에 그 사람과 저는 정말 예쁘게도 만났었는데…. 지금의 우리가 안쓰러울 만큼…."

 

이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난 기연씨의 그 말에 공감하기가 어렵다. 내가 보기엔 둘의 연애 초반 모습이, 그저 그가 기연씨를 접대하는 듯한 모습일 뿐이다. 연애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기연씨가 하는 말에 그가 집중하지 않고 있는 듯한 모습을 다시 한 번 확인해 보길 바란다. 기연씨가 뭐라고 메시지를 보내든, 그는 자기 얘기만 하고 있을 뿐이다.

 

남친 - 머리 자르러 왔어요~

기연씨 - 네~ ㅎ 난 졸았어요 ㅠ.ㅠ

기연씨 - 오늘 많이 졸립다.

남친 - 머리 했어요~

 

라는 대화를 보면, 그는 기연씨가 요구한 대로 자신의 상황변화를 의무적으로 알리고 있을 뿐, 기연씨가 실시간으로 하고 있는 말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인다. 그가 주로 하는 멘트들도

 

"씻고 쉬어요~"

"밥 먹어요~"

"들어가서 쉬어요~"

 

등이 거의 전부다. 사람이 상대에게 관심이 있으면 "나 친구 좀 만나고 들어갈게요~"라고 말했을 때 "어떤 친구? 어디서?"라는 질문 등을 던지기 마련인데, 그는 "네~ 난 저녁 먹고 다시 가게 올게요."라는 식의 대답만 하는 느낌이랄까?

 

게다가 무슨 얘기를 하면 전부

 

"알았어."

 

라고 대답하며 대화 자체를 가로막아 버린다. "알았어."나 "미안해."로 해결되지 않는 대화의 경우는 "나중에 얘기하자."라는 말로 미뤄버리고 말이다. 물론 그렇게 '나중에 얘기'를 하게 되어도, 그가 하는 말이라고는

 

"그럼 난 화나도 참고 기분 나빠도 참아야 하는 거네…."

 

정도가 전부다.

 

그런데 이건, 겨우 이 정도의 반응 밖에 보일 줄 모르는 그의 잘못이 8할이긴 하지만, 비꼬듯 이야기하는 기연씨의 태도도 그의 '적개심'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되긴 한다.

 

"나는 오빠랑 대화하려 기다린 건데, 오빠는 가족이 먼저라서 대화하기 힘드네요."

"괜찮아요. 친구 만나요. 근데 오빠가 날 데리러 못 오는 게 아니라, 안 오는 거죠."

"네 잘 놀아요. 잘 놀고, 이따 집에 가면 대화 좀 해요. 지금은 잘 놀고, 이따가요."

 

기연씨가 하는 말에는 상대에게 '넌 나쁜 사람'이라고 말하는 듯한 가시가 들어 있으며, 부모님이 아이에게 "너 집에 가서 보자."라고 말하는 듯한 공포심을 불러일으킨다. 연애 후반부에는 이런 기연씨의 이상한 모습이 최고조에 이르는데, 기연씨는 남친의 '과거모습 VS 현재모습'을 이야기 해 자극하기도 하고, 자신을 '만나도 그만, 안 만나도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남자에게 매달리는 여자'로 설정한 채 자신이 가엾다는 이야기를 남친에게 하기도 했다. 그게 과연 효과적일까? 내가 기연씨 남자친구인데, 만약

 

"나만 널 보고 싶어 하는 것 같네."

"넌 나보다 친구가 먼저인 것 같네."

"넌 나랑 헤어지든 말든 상관없는데 나만 너를 절실하게 생각하는 것 같네."

 

라고 이야기 한다면, 기연씨에겐 어떤 기분이 들지 한 번 생각해 보길 권해주고 싶다. 이건 우리끼리니까 필터링 없이 하는 말인데, 난 기연씨가 남친에게 저런 말을 한 직후 "비꼬려는 건 아니에요. 오해하진 말아요."라고 말할 때, '지금 연극하는 건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넌 나쁜 놈."이라고 말한 게 분명한데, 그래놓고는 "나쁜 놈이라고 한 건 아니에요."라는 식의 이야기를 하는 게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것 역시 저 위에서 말한 '착한 여자 강박증'이 만들어낸 모순이 아닐까 나는 생각한다.

 

 

아무튼 마지막엔 둘 다 괴물 같은 모습으로 변해 서로에게 상처만 주던 이 연애가 끝난 게, 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연애 후반엔 완전히 마음이 뜬 남친이 기연씨와의 연애의 간판만 걸어둔 채 자기 삶을 살고, 기연씨는 그런 남친에게 열심히 비꼬며 내 마음 좀 알아달라고 요구하다가 얼음보다 차가운 대답들만 듣게 되었다. 더 시간이 지나봐야 남친은 "넌 이상해."라는 말을, 기연씨는 "난 이상한 게 아니라 불쌍한 거야."라는 말을 되풀이 하며 둘 다에게 상처만 남는 전투를 했을 것이다.

 

기연씨의 '다음 연애'를 위해 한 가지만 더 적어둘까 한다. 아프면 병원에 가고, 힘들면 좀 쉬며, 뭔가에 자신이 없으면 그거 말고 자신 있는 일을 하자. 그런 이야기들을 남친에게 해서라도 관심을 받고 싶은 기연씨의 마음을 알기에 이런 얘기를 하는 나도 참 가슴이 아프지만, 계속 부정적인 얘기와 아프다는 얘기를 하는 사람과는 같이 있고 싶어지지 않는 법이다. 오히려 피하고 싶고, 도망가고 싶어질 뿐이다.

 

특히, 남자는 자신의 능력으로 지금 당장 해결해 줄 수 없는 문제를 '스트레스'로 받아들이곤 하는데, 그렇기에 기연씨의 그 태도는 남자에게 고스란히 '스트레스'가 되고 말 가능성이 높다. 만약 기연씨의 지인이 늘 기연씨에게 머리가 아프다, 배가 아프다, 피곤하다, 회사 다니기 싫다, 가족이 싫다, 난 불쌍하다, 친구도 없다, 내가 뭘 잘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나도 내가 싫다, 등의 이야기를 한다면 기연씨는 언제까지고 그 친구에게 응원과 격려만 해줄 수 있을까? 처음엔 같이 으쌰으쌰 해주다가도, 나중에 "그래서 나더러 어쩌라고?"라는 반응을 보이게 되지 않을까? 난 기연씨가 자신이 해결해야 할 문제는 자신이 해결해서, 지금처럼 잿빛의 이야기 말고, "오늘 구름이 참 예뻐."라며 사진 찍어서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여유를 좀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매뉴얼을 계기로 그렇게 변화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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