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보기  댓글쓰기

생각보다 여행준비가 복잡해져서, 오늘 매뉴얼에서는 하나의 사연만 다룰까 한다. 그냥 몸과 돈만 가지고 가는 거라면 편하게 쉬다 올 텐데, 가서 해보고 싶은 게 많아 바리바리 챙기다 보니 할 일도 많아지고, 솔직히 이걸 다 하고 올 수 있을지도 확신이 잘 서지 않는다. 게다가 별로 중요하지 않은 부분에 이상하게 집착하는 버릇이 이 시점에서 고개를 들어, 쓸데 없는 짓들을 좀 하고 있다. 이건 저 아래에서 더 이야기하기로 하고, 일단 매뉴얼 시작해 보자.

 

아, 오늘 다룰 사연의 주인공은 전에 한 번 소개한 적 있는 '보라씨'다. 상대가 차에 관심이 많은 걸 알고는 모터쇼를 빌미로 만남까지 이어갔던 재치 있는 대원인데, 그녀가 보낸 '이후의 이야기'는 눈 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처참했다. 다 된 밥 같았던 썸을 어쩌다 그녀가 엎어버리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함께 알아보자.

 

1.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다?

 

사연에는, 직접 만나 얼굴을 보기 전까진 나비 같던 보라씨가, 상대를 만나자 마자 장수말벌로 변신해 아프게 쏘아대는 모습이 가득했다.

 

상대 - 아, 늦어서 미안해. 진짜 미안해. 아까 깜빡 잠들었다 늦게 준비해서….

보라 - 그럴 거면서 전에 '데리러 갈까?'라고는 왜 물어본 거예요?

 

뭐, 여기까지는 그냥 장난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그 직후에도 보라씨는 아래와 같은 태도로 상대의 말을 받았다.

 

상대 - 암튼, 우리 오랜만에 보네.

보라 - 오빤 맨날 오랜만이란 얘기만 하네요. 자주 보면 될 텐데.

 

백 번 양보해 여기까지도 장난이라고 봐줄 수 있다. 하지만 이후 보라씨가 한 말들을 더 살펴보면, 이건 분명 전체적으로 문제가 있는 태도라는 걸 누구든 알 수 있을 것이다.

 

"오빤 주변에 관심도 없고, 나한테도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오빤 왜 말이 별로 없어요? 문자도 단답이 많고."

"(상대가 학생 같다고 하자) 학생 아니고 백수예요."

 

보라씨의 저 삐딱한 태도는 뭐랄까, 데이트 하러 나오기 직전 집에서 엄마랑 싸우고 나온 사람 같다. 상대는 없는 시간 쪼개 보라씨 보러 나와 밥까지 샀는데, 보라씨가 저런 삐딱한 태도로 틱틱대고 있으면, 자연히

 

'내가 지금 여기서 얘랑 왜 이러고 있는 거지? 얜 화풀이 하러 나온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하게 될 수밖에 없다.

 

이건 둘의 단단한 기반이 형성되었을 연애 중반에 해도 정이 떨어질 수 있는 행동들인데, 보라씨는 썸남과의 두 번째 만남에서 저렇게 쏘아대고 말았다. 보라씨에게 철벽녀 기질이 있어서든, 아니면 본심과는 다르게 틱틱대는 버릇이 있어서든, 그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이래버리면 방법이 없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만약 상대가 보라씨처럼 굴었다고 하면, 보라씨는 중간에 자리를 박차고 집에 가 버리지 않았을지 한 번 생각해 보길 바란다.

 

 

2. Too much thinking will kill you.

 

요즘 여행 때문에 영어 공부를 하다 보니, 자꾸 영어로 소제목을 쓰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위의 소제목만 하더라도 love 대신 그냥 think를 쓰면, 뭔가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감각적으로 들어 동명사로 좀 바꿔봤는데, 원어민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외국어로 문장을 만드는 것도 벅찬데 원어민들 기분까지 신경 쓰려니 좀 힘들긴 하다.(응?) 분위기 전환용 농담은 이쯤하고.

 

보라씨는 생각이 너무 많다. 보라씨 본인이야

 

"너무 좋아하는 티가 날까봐 저도 모르게 괜찮다고 하고, 뭐 그러는 편이에요."

 

라고 하지만, 보라씨가 상대를 대하는 걸 보면 좋아한다는 티는 티대로 다 나고 상대의 기분은 기분대로 상하게 만들어 버린다.

 

가장 치명적인 부분을 보자. 그 날 만남 끝부분의 상황이다.

 

"늦은 시간이기도 했고, 술기운에 제 얼굴도 빨개졌고, 또 화장도 다 지워지고 있는 상황이라 신경 쓰였거든요. 그래서 오빠가 제가 탈 버스 봐준다고 정류장에 서 있는데, 저는 마침 저희 집으로 가는 버스가 왔길래 인사도 제대로 못 하고 그냥 뛰어가서 탔어요. 집에 오는 길에서라도 전화를 했어야 했을까요. 밥 잘 먹었다고 얘기도 못 했는데…. 여하튼 집에 도착했는데 오빠로부터 연락은 없었고, 그 이후로도 제가 이틀간 연락했지만 답장은 없었어요."

 

상대 입장에선, 시비를 걸러 나온 건지 아님 짜증을 내러 나온 건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틱틱대던 보라씨가, 버스가 오자 뒤도 안 돌아보고 후다닥 뛰어 올라 집에 가 버린 거다. 썸을 탈 때 정류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 중, 이것보다 황당한 일이 또 있을까?

 

이렇게 말해서 미안하지만, 아마도 그는 집에 가는 내내

 

'만나지 않는 게 분명 더 나았을 것 같다. 앞으로도 만나지 않는 게 낫겠다.'

 

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보라씨는 보라씨 나름의 여러 생각들을 하다가 과부하가 걸려 자리를 뜬 거지만, 역시나 그 이유가 뭐든 그게 상대에겐 결국 예의도 없고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 만남으로 느껴지고 만 것이다.

 

난 보라씨가, 이걸 전부 '표현에 서툴러서 생긴 일'이라고만 생각하진 않았으면 한다. 여기엔 표현의 서투름과 더불어 상대에 대한 존중의 결여도 포함되어 있다. 오로지 보라씨의 입장에서 보라씨의 기분대로만 감정을 표출했던 문제가 분명 포함되어 있으니, 그 부분까지도 꼭 함께 돌아보길 권한다.  

 

 

3. 친구들은 상대의 호감이 크지 않아서라는데요?

 

그건, 친구니까 그런 거다. 나도 내 친구들이 술자리에서 연애 때문에 죽는 소리를 하면, 그냥 덮어놓고 으쌰으쌰 해주거나 친구보다는 상대가 잘못해서 그런 것 같다는 식으로 대충 이야기 해버린다. 친구가 지나가는 말로 하는 소리에 진지하게 자세를 고쳐 잡으며 말 하는 것도 웃기도, 뾰족한 방법이 없으면 그냥 '통과'하는 게 제일 나을 거란 생각으로 그런 얘기를 하기도 한다.

 

더불어 그런 상황에서 친구들이 하는 얘기는 자신이 이미 편집을 끝내 결론만 남아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만 보고는 알 수가 없다. 보라씨가 하는 얘기를 전해듣기만 하는 친구 역시

 

"그 남자가 호감이 있었으면 늦지 않았겠지. 늦었다는 것부터가 호감이 없다는 증거지."

 

라며 단순히 얘기해 버리는데, 그런 식이라면 보라씨와 갈등을 겪거나 잘 되지 않는 남자에게 모두 '호감이 없어서'라는 혐의를 씌울 수 있을 것이다. 보라씨는 저 말을 듣고는

 

'듣고 보니까 정말 그러네. 맞아. 이게 다 호감이 없어서 벌어진….'

 

이라는 생각 쪽으로 기우는 것 같은데, 절대 그렇지 않다. 만나서 밥을 먹을 때 그가 보라씨의 취향을 고려해 메뉴를 고르고, 또 자신의 음식을 나눠 주고, 보라씨의 짜증을 온 몸으로 견디면서도 이야기를 다 들어주고, 마지막에 정류장에 가선 보라씨가 타야 하는 버스까지 찾아줬던 걸 생각해 보길 바란다. 그는 약속을 잡을 때 보라씨를 데리러 오겠다고도 하지 않았는가. 이렇게 나름 '좋은 인연'을 만들어 가보려 했던 사람을 두고, 결과가 나빠졌다고 해서 '호감이 없어서'라고 쉽게 판정 내리진 않았으면 한다.

 

보라씨는 친구들과 그렇게 상담을 하는 와중에도, '본인은 정확히 알고 있는 그 날의 일'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래서 사연 신청서에는

 

"아무튼 그날의 제 말투, 태도, 행동들이 하나하나 생각나면서 진짜 제 스스로가 싫어집니다."

 

라고 쓰기도 했는데, 그렇다면 보라씨는 그에게 사과를 했어야 한다. 친구들에게 상담하며 그저 위로 받거나, 그에게 호감이 없어서 그랬다는 걸로 합리화하기 전에, 엉망으로 굴었던 그날의 일에 대해 사과를 했어야 한다.

 

보라씨가 누군가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졌을 때 하는 행동을 보면, 본인이 미안해하는 마음을 갖는 걸로 어느 정도 된 거라 생각하며 상대에겐 그냥 장난스레 말을 거는 것으로 끝내려고 한다. 그러다 안 되면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털어 놓고 친구들이 편을 들어 주는 것으로 마음의 짐을 덜려고 한다. 이거 정말 위험하고 나쁜 습관이다. 내 지인 중에는 제대로 된 사과는 한 번도 못하고 계속 저런 식으로 빙빙 돌리다가 파혼하게 된 사례도 있다.

 

그러니 이번이 보라씨 자신을 바꿔가는 첫 발걸음을 내딛는 거라 생각하며, 그에게 진심으로 사과해 보길 권한다. 그가 사과를 받아주고 다시 좋아질 거라는 기대는 우선 내려놓고, 보라씨가 당했어도 분명 기분 나빴을 그 일들에 대해 미안하다는 얘기를 해보자. 사과에 대한 상대의 대답이 긍정이든 부정이든, 그게 보라씨가 꼭 해야 할 유일하고 중요한 일이니 해보길 바란다.

 

 

이거 다시 여행에 대한 얘기를 쓰려니까, 매뉴얼은 내 여행얘기를 쓰기 위한 디딤돌처럼 사용된 것 같은 이상한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여하튼 주말엔 전에 구입했던 캐리어를 바꿔왔다. 전에 구입했던 건 28인치짜리였는데, 지인들이 전부 "이민 가?"라고 물어온 까닭에 작은 걸로 바꿨다. 모양으로만 따지면 이전 캐리어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예쁜데, 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24인치 평범한 캐리어를 구입했다.

 

 

 

나름 유명한 회사 제품이라곤 하지만, 그 모양이 투박하고 평범해 애정이 가질 않는다. 여행의 낭만 같은 게 느껴지지 않고, 짐을 쌀 때에도 이삿짐 싸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모양이 예쁜 하드캐리어로 다시 교환을 할까 하다가, 애정을 갖기 위해 직접 손을 대기로 했다.

 

 

 

필름에 글자 하나하나를 손으로 팠다. 오른손 검지가 아직도 아프다. 예전에 길거리를 지나다 보니 어떤 아주머니가 공방에서 저런 식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던데, 그걸 따라해 봤다. 그림은 무리일 것 같아서 미드 <왕좌의 게임>에 나오는 명대사를 옮겨 적었다.

 

 

 

처음 해 보는 거라 V 자와 칼 모양에 삐져나온 부분이 보이는데, 어쩔 수 없다. 평평한 곳에 글자를 새기는 거면 저것보다는 잘 됐을 텐데, 천이 계속 울고 필름이 흔들려 손으로 붙잡아가며 겨우 끝냈다. 사진으로 보니 금방 완성한 것 같지만, 글자 칼로 파내는 데 두 시간 쯤 걸린 것 같다. 쓸데없는 것에 대한 집착이 결국 소중한 시간을 잡아먹고 만 것이다. 그래도 글자를 새기고 나니 애정이 생겨, 이제 기쁜 마음으로 짐을 쌀 수 있을 것 같다.

 

마음 같아선 캐리어 내부 천도 다른 색으로 바꾸고 싶은데, 그것까지 손을 대면 너무 대작업이라 나중에 하기로 했다. 저기엔 하늘색 보다 주황색 천으로 된 내부가 어울릴 것 같은데…. 참아야지.

 

이제 두 밤만 더 자면 드디어 여행이 시작된다. 촉박한 시간 때문에 웹으로 구입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메모리카드가 없어져 멘붕 중이긴 한데, 내일까지 못 찾으면 그냥 영상에 대해서는 마음을 비울 생각이다. 역시, 포기하면 마음이 편해진다. 그래도 나머지 메모리 카드로 사진은 충분히 찍을 수 있으니, 사진이라도 열심히 찍어와야겠다.

 

자 그럼, 다들 편안한 월요일 저녁 보내시길!

 

 

 

 

 

카카오스토리에서 받아보는 노멀로그 새 글! "여기"를 눌러주세요.

 새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공감과 추천버튼 클릭은 제게 큰 힘이 됩니다.

이전 댓글 더보기

노멀로그in2015.09.02 08:54

수정/삭제 답글달기

Valar dohaeris
무한님 건강히 여행 잘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배달부키키2015.09.02 13:07

수정/삭제 답글달기

오늘 글은 지금의 저에게 딱 필요한 조언들이네요.
연인은 아니지만 어린 지인에게 네가 잘못했으니 독설은 들어 마땅하다며 이성의 끈을 놓고
독설을 담아 글을 보내고 돌아서 일주일째 후회하고 있어요..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안보면 그만인걸, 시간이 너무 흘러버린걸, 하며 피하고 있지만 본문에 언급된 것 처럼 마음이 너무 불편합니다.
글에서 처럼 진심이 담긴 사과를 전하기 위해 용기를 내야겠어요..
ㅠㅠ 나이 들어도 미성숙해요..하아
내일은 조금 더 나아지길 바라며 으아아아아앙

무한님 즐겁게 재미나게 건강하게 잘 다녀오시길 ^^

A dream of spring2015.09.02 13:16

수정/삭제 답글달기

언젠가 '발라 도하에리스'를 새긴 가방을 든 분과 만나면 서로 뭉클하시겠습니다..ㅎㅎ

무한님팬2015.09.02 13:56

수정/삭제 답글달기

보라씨가 자기 마음에 좀 더 솔직해지고 사과도 할 줄 아는 센스 쿨 걸이 되기를 바래요!
잘 할 수 있을거에요. 상대와 친해지는 법은 마스터 했으니 연인으로 굳히기 하는법도 마스터 해서 좋은 분 만나면 놓치지 말아요.

무한님 여행 잘 다녀오세용

사막에사는선인장2015.09.02 20:04

수정/삭제 답글달기

무한님 가방멋저요^^~보라씨는 자신의 실수를 알고 계시니 다음번 기회가 또 있을거라 믿어요~

myo2015.09.02 20:26

수정/삭제 답글달기

여행은 떠나기 전이 가장 신나는 것 같아요. 직접 가방에 글자까지..멋짐. 오늘도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뉴욕걸2015.09.03 04:39

수정/삭제 답글달기

무한님 디데이가 오고 있군요. 안전한 여행 기원 합니다. 저도 예전에 필리핀 여행 다녀온적 있는데요. 일단은 여행객 상대로 팁 얻으려 별짓들 많이 해요. 열걸음 정도 걸으면 되는데 멋대로 내 짐을 옮기곤 팁을 요구 하기도 하구요. 제가 들었던 팁은 거지들에게 일불도 주지 말라고들 했었어요. 한명주면 열명 데리고 와서 따라 다닌다고.. 그리고 매우 더운 날씨이니 몸 조심하시구요. 총기 소지도 가능한 나라라 맥도날드에도 총든 경비가 있는 나라 이기도 해요. 그래도 지인이 있으시니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 되실거 같아요. Do not dwell on the past and Have fun.

시내242015.09.03 06:44

수정/삭제 답글달기

무한님 여행 잘 다녀오세요! 댓글은 안다는 (애독)눈팅러 였는데 이제는 댓글을 달아야 겠어요.
연애가 잘 될 때에도 주 몇번씩 노멀로그를 들어와 글을 읽고 가곤 했는데
지금 헤어짐을 거의 앞둔 상태라.. 이걸 어찌해야 하나 싶어서
공감가는 제목을 골라 골라 4년전 글까지 읽다가 왔네요.
나름 깨닫고 느낀 해결책을 들고, 내일 만나자고 해보려구요.
옛날 글에 적힌 '호이가 계속되면 둘리가 된다'를 보고 피식하고 최근 글은 무엇인지 보러왔다가
이렇게 인사 남기고 가요.
정-말 감사합니다 무한님. 혹시나 내일 잘 해결이 안되더라도 앞으로 좀 더 성숙한 연애할 수 있게 되길 스스로에게 바라며..
하하 오늘도 조은 하루 되쎄요~(하트)(여긴 왜 하트가 안써지죠?)S2

*라온제나2015.09.03 09:44 신고

수정/삭제 답글달기

와 상대의 입장에서 이야기해주니깐 확 와닿네요. 저도 이 이야기로 인해 제 만남을 반성해보았습니다.

덩크슛2015.09.03 10:20

수정/삭제 답글달기

여행 잘 다녀오세요 무한님~^-^

보오노2015.09.03 10:59

수정/삭제 답글달기

무한님은 정말, 못하는 게 없으시군요! 가방 이쁩니다~여행 조심히&신나게 즐기다 오셔요!!!*+ㅂ+*

감자탕엔소주2015.09.04 13:51

수정/삭제 답글달기

이 사연은 내 머리로는 해결책이 안나온다...
이후를 자꾸 생각하고 집착이 남아서 사과하기 어려운 것이지...
저 남자는 머리카락으로 신을 삼아준대도 관계 개선되기 힘드니...
걍 쿨하게 사과문 던지고 잊어버리길...
단! 다움엔 반성하고 제발 그러지 마세요...
누가보면 도끼남을 보시한다 셈치고 한번 만나준 철벽녀인줄...

환상이2015.09.05 18:24

수정/삭제 답글달기

저도 늘 그 때 왜그랬을까 후회하곤 했었는데.. 이 글도 참 안타까워요.
오늘을 반성하면 내일은 더 나아질거라 믿어요.
가방 깔끔하고 괜찮은데..ㅎ 무한님 오늘도 글 잘 읽고 가요!

2015.09.06 15:01

수정/삭제 답글달기

댓글이랑 글 정독다해본결과 노답여자들투성ㅋ

보라2015.09.07 23:26

수정/삭제 답글달기

무한님 감사합니다.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
어떻게 사과 얘기를 꺼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그 때 카톡 답장 못 받은 이후로는 혹시 저를 차단 했을지도 모르고...
혹시 이런 경험 있으신 분들 좀 도와주세요.
뭘 해도 손에 잘 안잡히고, 문득문득 그 날 생각 날때마다 정말 힘드네요.
어떻게 사과의 운을 띄워야 할지..

AtoZ2015.09.01 16:36

수정/삭제 답글달기

저도 소개팅남에게 한 달쯤 지나서 장문의 사과문자를 보냈 적이 있어요. 저같은 경우는 그 사람의 말이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어서 먼저 관계를 끝냈는데, 한 달쯤 지나서 다른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가 그 상황이 이해가 된 그런 경우였어요. 그래서 그런 얘기로 시작했어요. "나로서는 이해가 안 되는 일이었지만, 최근 다른 친구와 그날의 일을 얘기하는동안 사태가 다르게 이해되기 시작했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내가 그 때 당신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실례되는 행동을 했던 것 같다. 그 점에 대해서 미안하게 생각한다. 시일이 많이 지났지만 사과를 하는 것이 맞는 것 같고, 그 일에 대해서 사과를 하지 않고는 마음이 편하지 않아서 이렇게 문자를 보내게 되었다." 그냥 솔직하게.. 지금까지 어떤 생각으로 있었는지, 마음이 어땠는지를 쓰면서 운을 띄우면 되지 않을까요? 그 때 그렇게 행동했던 이유, 그 사람은 몰랐을 자신의 심경, 자신의 행동에 대해 그 사람은 어떤 기분이었을지, 내가 어떻게 행동했어야 하는지에 대한 후회 등등.. 하고 싶었던 사과를 잘 정리해서 편지쓰듯 적어보내시면 어떨까 해요.

카톡 차단이 되어 있을지 몰라서 걱정이 되신다면 문자로 해도 되고요.
저는 사실 저녁 8시쯤 카톡을 보냈었는데 12시까지 읽지 않길래, 차단된 것으로 생각하고 문자로 다시 보냈거든요. (사실 바빠서 못 봤던 것이지만요.) 나를 차단한 상대가 나와 더이상 어떤 연락도 하고 싶지 않아 차단을 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두렵고 불편한 마음이 들겠지만,'사과'를 하고 싶은 것이라면, 그 뜻을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은 전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

뉴욕걸2015.09.03 04:32

수정/삭제 답글달기

멋있고 현명하네요

별꽃소녀2015.09.05 23:28

수정/삭제 답글달기

AtoZ님 멋있네요. 사실 저도 시간이 지나 사과가 필요할때 그냥 허심탄회하게 그때 상황과 심정, 그때 생각, 미안한 마음 등을 길게 써서 보낸적이 있어요. 몇번이고 다듬고 정리해서 보냈었죠. 보라씨 이게 하기전에 민망할것 같아도 막상 하면 시원하답니다. 그리고 저는 장문의 사과메시지를 받은적도 몇번 있는데 뜬금없다고 생각되어도 기분좋았어요. 상대가 날 그렇게까지 싫어한건 아니었구나 싶고 오해도 어느정도 풀리고요. 그리고 보통은 내가 사과하면 상대도 좋은말로 대답해주고 괜찮다고하지 뭐라하지 않는답니다. 용기를 내세요. 잘못인줄 알면서도 계속 상처줘서 미안했다고.. 처음이자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하고싶은말 다 쓰고 잘 다듬어서 보내보세요. 처음이자 마지막이라 생각하면 용기가 날겁니다.

AtoZ2015.09.06 11:46

수정/삭제 답글달기

뉴욕걸님/별꽃소녀님/
헉.. 감당할 수 없습니다. 도망치고 싶어지네요. 그나마 할 수 있는 최후의 일이었지멋진 일이 아니예요.. ㅠㅠ

보라2015.09.07 23:46

수정/삭제 답글달기

사과도 하고 마음에도 새겼으니,
다음엔 이런 일로 후회하지 않도록,
좀 더 제 스스로를 다듬어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조언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2015.09.08 00:06

수정/삭제 답글달기

비밀댓글입니다

d2015.09.08 09:07

수정/삭제 답글달기

글 잘 보았습니다 무한님 가방 넘 이쁘네요 ㅋㅋ 리폼 센스굿

아무개2015.09.21 00:20

수정/삭제 답글달기

위 남자와는 이미 잘못 풀러버린 삼각김밥과 같은 상태이니, 버리고 다른 삼각김밥을 풀때 주의를 해서 푸시기를...

그러나 제 느낌으로는, 다른 남자를 만나도 또다시 같은 언행을 반복할 가능성을 99%로 보고있습니다.

제 후배도, 비슷한 언행을 항상 반복하는데요 자신은 그게 좋은건줄알고 계속 하는것 같기도 하고, 또 나쁜것인줄 알더라도 그냥 상대방을 그렇게 대하는것 같기도 해요...

왜 그러는지는 이해가 안가지만, 그냥 그렇게 합니다. 윗 본문의 여자분도 제 후배랑 비슷한분 같기도 하네요...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속으로는 좋은데, 그냥 그렇게 상대방을 막대하는 말을 하게되는 본인을 인정하고, 그런 상태를 바꿔가는게 좋겠는데...

그게 막상 잘 안됩니다. 그런 행위를 하는 상태를 지닌 마음의 벡터? 를 본인이 지니고 있어서 그런데,

그런 삐딱한 언행 말고, 보편적이고 부드러원 언행을 막상 해보면, 본인이 스스로 불편하거나, 뭔가 안맞는 옷을 입고있는듯한 기분이 들텐데...그런 기분을 이기고, 부드러운 언행을 하실수 있기를...

김잎새2015.10.06 12:56

수정/삭제 답글달기

저도 얼마 전 썸남과 몇 주만에 다시 만나 사과를 했어요.
저같은 경우엔 썸남과 진지한 대화가 없기도 했고, 사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서 한 발씩 물러났던 거 같아요. 제 친구들은 당연하다는 듯 제 편을 들어줬고요. 근데도 저는 썸남이 말이 맘에 자꾸 걸리더라고요. 사실 그리고 뭔가 잘못됐구나 하고 느끼게 된 건, 그 뒤로 두 번의 데이트가 다 무산된 것도 크고요. 결국 사과해야겠다 싶어서 기회가 된다면 만나서 얘기를 하고 싶다고 연락했어요. 물론 답장은 일주일간 없었네요. 출장때매 바쁜 것도 있었겠지만, 하여튼 자존심을 그렇게 스크래치 냈는데, 사실 사과를 무작정 받아주거나 만나줄거라고 생각하진 않았어요. 그냥 무작정 기다렸어요. 그래도 일주일 쯤 됐을땐, 저도 보라씨처럼 사과문자를 써야하나 고민했고요. 그렇게 어렵게 만난 썸남이에게 허심탄회하게 얘기했어요. "나한테는 그게 맞는 거라 생각해서 그랬는데, 너한테 정당한 행동이 아니었던 거 같다. 자존심을 상하게 하거나, 마음을 다치게 했다면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고. 네가 했던 말이 내내 신경이 쓰였고 많이 미안했다."
이미 남자분께 사과하셨다고 하지만 그래도 힘내시라고 말하고 싶어서 이렇게 댓글 남기게 됐어요. 물론 상대가 진심을 몰라줄 수도 있고, 받아들이는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어요. 그 과정이 보라씨에게 쉽지만은 않을 거고요. 그래도 그 뜻을 전한 용기에 박수 보내고 싶어요 :)! 말이 쉽지, 사실 자존심이며 뭐며 다 내려놓고 사과를 한다는 게 나이먹을 수록 쉬운 게 아닌 거 같아요.
위에 다른분들 말씀대로 보라씨가 이번 사과를 계기로 더 성숙한 연애할 수 있길 응원할게요!

우와2016.06.29 22:53

수정/삭제 답글달기

무한님의 스타일로 단장한 가방! 처음보다 훨씬 더 멋스럽네요^^ 여행 전날의 설레임이 여기까지 전해지는듯 해요☺
댓글은 무료로(응?), 별도의 가입이나 로그인 필요 없이 남기실 수 있습니다.
사연은 공지(클릭)를 읽으신 후 신청서에 적어 메일로 보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