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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5)

5년 전 소개팅 했던 남자를 다시 만나보고 싶다는 여자.

by 무한 2016. 1. 19.

사연 수신 확인했다고 뜨는데 왜 매뉴얼로 발행되지 않았냐고 물으셨던 분, 이 사연 얘기하는 거 맞으시죠? 5년 전 소개팅 했던 남자와 다시 만나고 싶은데, 연락이 닿긴 했지만 그가 예전처럼 들이대지 않으며 질문을 하기 보다는 이쪽이 물어보면 대답만 한다는 사연.

 

이 사연 읽고 제가 지난주에 매뉴얼을 세 번 정도 다시 쓰다가, 그냥 임시저장 해두었습니다. 임시저장해둔 매뉴얼의 제목을 잠시 나열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 5년 전 소개팅 했던 남자와 다시 만나보려는 여자.

- 유효기간 지난 연애나 썸을 들춰볼 때 알아야 할 것들.

- 과거의 인연을 발굴하려는 삼십대 여자가 알아야 아 몰라 나 안 해.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끝맺으려고 노력했는데, 전부 실패했습니다. 아, 그리고 세 번째 매뉴얼 제목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는데, 임시로 저장할 땐 제목을 아무렇게나 씁니다. 비밀인데, 'ㅇㅇ', 'ㅁㅇㄹ', 'ㅁㅇㄱㄻㅎ' 이런 제목으로 임시 저장된 매뉴얼들도 많습니다. 의미가 있는 약자는 아니고 키보드를 아무렇게나 막 눌러대곤 저장한 겁니다.(매뉴얼을 못 끝마치고 임시저장할 땐 제목에다가라도 괜히 짜증내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여하튼, 사연의 주인공인 H양이 바라는 건 '여자로서의 매력 어필'과 '상대의 마음에 자리 잡는 법'이었는데, 사실 진짜 문제는 그게 아니다보니 다른 이야기를 하느라 매뉴얼이 길어져버렸습니다. 그래서 작성을 포기한 것도 있고, 또 사연을 보낼 때의 H양은 상대가 간절하다기보다는 예전처럼 적극적으로 대시하거나 하질 않아 답답해하는 것일 뿐이었는데, 그런 상황에서 진지한 매뉴얼을 발행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그냥 저장만 해 두었습니다.

 

하지만 심각하지 않게, 그저 제가 써두었던 글을 살짝씩 소개하는 느낌으로 살펴보면 괜찮기도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준비해봤습니다. 쓰다가 말았던 매뉴얼을 소개하며 쓰는 매뉴얼.(다 쓰고 보니 '소개'가 빠지고 그냥 일반 매뉴얼이 된 것 같아, 이 문장은 지워두겠습니다.) 출발하겠습니다.

 

 

1. 모든 게 변했고, 남자들도 이젠 다 압니다.

 

과거의 연애나 썸을 발굴하려 가장 애쓰고 있는 대원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저는

 

- 삼십대에 접어든 대원 중 '받기만 하던 연애'를 하던 대원.

 

이라고 대답하겠습니다.

 

전에 이야기 했듯, 남자들은 이십대 중반을 넘어서며 여자나 연애에 대한 환상이 깨지게 됩니다. Y양이 이십대 중반일 때, 어느 남자에게 

 

"너처럼 착한 남자들만 세상에 많았으면 좋겠다."

 

라는 이야기를 하면, 상대는 이제 남은 건 자신이 고백해서 사귀는 일밖에 남지 않은 거라 여기며 들이대곤 했을 겁니다. 저 말이 '너를 위해 문 열어두었으니까 들어와'라는 말처럼 들리니 말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연애를 시작했다가 볼 꼴, 못 볼 꼴 다 보곤 헤어지거나, 저런 이야기만 할 뿐 계속 '친구'의 영역에만 묶어두는 여자를 경험하고 난 뒤에는 바뀌게 됩니다. 저런 얘기를 듣고 사귄다고 해서 행복하기만 한 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저런 얘기를 그저 떡밥처럼 던져 어장 속 물고기들을 춤추게 만드는 사람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으며, 결국 저건 '그러니까 다음에도 내가 하소연하면 맞장구쳐주고 언제나 내 편을 들어줄 수 있게 노력하도록.'이라는 말과 다르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된 겁니다.

 

'받기만 하던 연애'를 하던 여성대원들이, 바로 저런 멘트를 자주 사용해왔습니다. 그녀들 중엔 인기가 많았기에 저런 멘트를 할 것도 없이 그냥 걸려 오는 전화만 잘 받아도 연애로 이어지는 대원도 있었을 것이고, 인터뷰 하듯 상대의 질문에 대답만 해도 '상대가 다 알아서 이끌어가는 대화'를 하게 된 대원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어찌어찌 연애는 끊임없이 할 수도 있었을 텐데, 이제 더 이상 그렇게 헌신하려 달려드는 남자가 주변에 없자 난감한 상황에 놓이고 만 겁니다.

 

이제 주변 사람들도 꽤나 많이 시집장가를 가고, 소개팅에 동원할 인맥도 거의 다 소진되었으며, 지금 딱히 대시를 해오는 상대가 있는 것도 아닌 상황이 되면, 대개 '유적발굴'을 시작하게 됩니다. 너무 구속하는 게 싫어 이별선고를 했던 예전 연애가 있는데, 생각해보니 지금이야 말로 그런 구속과 열정이 필요한 거라 생각해 그에게 전화를 합니다. 또는, 이전 소개팅 중 상대가 너무 들이대서 그냥 흐지부지 되도록 만들었던 관계가 있는데, 지금은 그렇게 좀 들이대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연락을 하는 것입니다.

 

느슨해진 인연의 끈을 당기는 게 나쁜 일은 아니며, 잘못된 일도 아닙니다. 다만, 상대도 이젠 알 거 다 알고 변할 만큼 변했는데, 거기다 대고 그저 '나 너한테 호감있다'는 뉘앙스의 말을 던진 뒤 이제 상대가 다 알아서 들이대고 연락하고 하길 바라는 건 혼자 추는 탈춤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깁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게

 

"그가 예전처럼 저에게 관심을 보이고, 또 제가 그의 마음속에 자리를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라고만 물으시면, 저는 간략하게 대답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해줄 '크고 아름다운 미끼'를 찾으시는 분들에겐, 진심이 아니면 방법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있습니다. 모든 게 변했고, 남자들도 이젠 다 아니 말입니다.

 

 

2. 흔한 유적발굴 레퍼토리.

 

유적발굴에 들어선 대원들은 대개 아래와 같은 인사말로 느슨해진 인연의 끈을 당깁니다.

 

"**맞지? 나 기억해? **인데…."

"사진 보니까 좋아 보이네. 잘 지내지?"

"정말 오랜만이다. 거의 5년이 다 되어가네."

 

앞서 말한 대로 저기까지는 뭐, 문제될 게 없습니다. 하지만 이후

 

- 난 지금 외롭고, 너에 대한 좋은 감정이 있다.

 

라는 뉘앙스의 이야기만 흘려가며, 상대의 대시를 기다리기에 문제가 됩니다. 먼저 연락을 해서 말을 건 것으로 자신의 몫은 다 했으니, 이제 나머진 상대가 다 알아서 하는 일만 남은 거라 여기는 태도 말입니다.

 

또, 과거 이별이나 연락두절의 '사실'에 대해서는 그저 대충 무마하려 하거나, 두 사람이 그간 서로의 생사가 어떻게 되든 관련 없는 사람으로 지내왔다는 걸 애써 희석하려

 

"그때 우리가 왜 그랬더라? 이제 기억도 안 나네. 그땐 참 어렸어 그치?"

"너는 연애 안 해? 나는 사는 게 바빠서 연애 언제 했는지 기억도 안 나네."

"너 목소리 정말 좋았던 거 기억난다. 요즘도 노래 해? 네 노래 듣고 싶네."

 

등의 말로 대화를 이어가는 것도 문제가 됩니다. 상대 입장에선, 저 말을 들으며

 

'쳐다도 안 보고 등 돌릴 땐 언제고, 이제 와서 무슨 가까웠던 사이처럼 말하네.'

'그땐 내가 그렇게 연락해도 대답 안 하더니, 뜬금없이 칭찬이네.'

 

하는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심한 경우, '궁해져서 나까지 찾아왔나보네. 요즘 힘든가?'하는 생각까지를 하게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어느 남성대원은, 예의 없이 관계를 팽개쳤던 썸녀가 시간이 지난 뒤 저런 태도를 보이며 다가오는 것에 대해 '가소로웠다'고 표현하기도 했고 말입니다.

 

이후의 레퍼토리 역시 비슷하게 진행됩니다.

 

"뭐행~ 잠들었낭?"

"엉엉. 나 오늘 완전 짜증나 ㅠ.ㅠ"

"진짜 나 위로해주는 사람 너 밖에 없당. 고마웡 ㅠ.ㅠ"

 

상대가 자신에게 좀 관심을 가지고 대화를 이끌어 가주길 바라며 말을 걸거나, 자신에게 있었던 사건이나 사고에 대해 이야기 해 주의를 끌려 하거나, 말끝마다 칭찬을 붙여가며 상대의 환심을 사려고 하는 것입니다. 

 

과거엔 그렇게만 해도 상대가 알아서 대화를 이어가고, 시간 있냐고 물어 보고, 영화를 보자거나 밥을 먹자는 이야기를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이젠 남자도 다 압니다. 그래서 여자 쪽에서 영화 보자고 해도 남자가 그냥 쉬고 싶다는 얘기를 하거나, 만나자고 해도 나중에 한 번 보자는 대답이 돌아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때문에 완전히 달라진 대우에 당황하는 여성대원들이 많고, 그녀들은 제게

 

"매일 연락을 해봤자 진전은 없는 것 같은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만남을 유도하고 상대의 마음을 얻어야 할까요?"

 

라는 질문을 하곤 합니다. 나아가 상대가 그저 다른 핑계를 대며 만남을 미루거나 긴 대화를 하지 않으려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때면 그녀들은 또

 

"그가 이러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지금은 연애에 관심이 없는 것 같은데, 그럼 전 일단 연락을 하지 말고 기다려야 할까요? 이런 상황일 때에도 계속 꾸준히 연락하는 게 맞는 건지, 아니면 장시간 연락을 안 하고 상대의 상황이 좀 괜찮아지길 기다려야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라는 질문을 하기도 합니다.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왜 그런 질문들이 별 의미가 없으며 제가 'Yes or No'로 대답하기 곤란해 하는지, 이제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3. 떨어지는 현실성에 대한 문제들.

 

이건 '공통점'이라고 하긴 좀 어려운 부분인데, '유적발굴'과 관련된 꽤 많은 사연에서 보이는 문제들을 적어두도록 하겠습니다. 두 가지 입니다.

 

첫째, '불타는 그 마음으로 뜨거운 사랑을 다시 한 번'이라는 마음을 갖는다는 문제입니다. 사랑에 눈이 멀어 세상에 단 둘만 존재하는 듯 다시 또 풍덩 빠지고 싶은 마음은 이해합니다. 그런데 '받는 연애'에 길들여진 태도로 그런 걸 기대하고 있으면, 다른 목적을 가지고 헌신하는 척 하거나 아니면 아직까지 환상이 깨지지 않은 까닭에 열정적으로 들이대는 사람들만을 만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게 만나서 그냥 잘 사귀게 된다면 저도 이런 글을 적을 필요가 없습니다만, 대부분 호르몬의 도움을 받는 초반에만 풍덩 빠져 있을 뿐, 이후 시간이 지나면 늘 비슷하게 발생했던 문제가 고개를 들게 됩니다. 자신만 늘 접대하듯 만나야하는 것에 남자가 불만을 갖게 된다든지, 여자의 결혼 압박에 남자가 겁을 먹게 된다든지, 현실성 떨어지는 '사랑'만 주장하는 여자에게 남자가 한계를 느끼게 된다든지 하는 문제가 벌어지는 겁니다.

 

저 위에서 소개했던 문장들을 다시 한 번 보시기 바랍니다.

 

"뭐행~ 잠들었낭?"

"엉엉. 나 오늘 완전 짜증나 ㅠ.ㅠ"

"진짜 나 위로해주는 사람 너 밖에 없당. 고마웡 ㅠ.ㅠ"

 

연애를 해도 거의 모든 대화가 저런 식으로 진행됩니다. 여자가 말하면 남자가 들어주고 중간 중간 맞장구를 쳐준다든가, 여자가 외롭고 심심해지면 그게 남자가 연애에 최선을 다하지 않아서 발생한 일인 듯 따지고 남자는 사과하는 형태로 굳어져 갑니다. '받는 연애'만 해왔기에 '주는 연애'에는 완전히 초보인 여자는 계속 그 모습만을 보이게 되고, 그렇게 되면 남자는 여자가 '동반자'로서는 아무래도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해 이별을 말하기도 합니다. 또는 여자가 '이 남자도 아닌가 보다'하는 결론을 낸 후, 다시 또 다른 사람을 찾기로 마음을 먹기도 하고 말입니다.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지 못한 채, 계속해서 '다른 사랑'이라는 진통제만 찾게 되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둘째, '이번에 시작하는 연애가 내 구원이 되리'라는 생각을 한다는 문제입니다. 유적발굴을 하고 있는 대원들의 상황을 보면, 아래와 같은 경우가 많습니다.

 

- 이런저런 이유로 사회생활을 안 하고 있다가 이제 사회생활을 하려는 대원.

- 재취업 준비 중인데 나이 때문에 쉽지 않아 힐링(응?)이 필요하다는 대원.

- 직장인인데, 더 근무하기 어려운 조건이라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 대원.

 

연애를 통해 새로운 활력을 더 얻고 싶다거나, 아니면 이 힘든 세상 함께 살아갈 동반자를 만나고 싶다는 것까지는 좋습니다. 그런데, 그게 그저

 

- 사회생활과 연애결혼 중 후자를 택하고 싶은 마음.

- 나 혼자서는 살아갈 자신도 계획도 없어서 연인에게 편승하려는 마음.

- 지금의 생활의 싫어 연애나 결혼으로 도피하려는 마음.

 

등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를 꼭 살펴봐야 합니다. 저런 마음을 지닌 사람들은 전혀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으며, 보통의 경우 그저 부담스러운 존재로 느껴지게 되고, 나아가 결혼을 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훗날 상대로부터 쌀만 축내는 사람 취급을 당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앞서 얘기한 것처럼, 남자 역시 저걸 다 알고 있으며 예상되는 결과가 어떤지를 분명히 파악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말 그럴지 궁금하시다면, 아는 남자에게

 

"예전에 소개팅남에게 '연락두절'로 관심 없다는 걸 표현한 여자가 있어. 그런데 그 여자가, 몇 년 후에 다시 연락을 해왔어. 연락해서는 전과 다르게 남자에게 칭찬도 많이 하고, 예전에 자기도 마음이 있었다는 식으로 얘기를 해. 정말 많이 달라져선, 이제 선 연락도 하고 만나자는 말도 해. 연락 해온 지 일주일 되었는데, 일주일 내내 선 연락을 해. 그 여자는 현재 삼십대고, 재취업 준비 중이야.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라고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럼 '배부를 땐 내치더니, 배고파지니까 와서 손 벌리는 것 같다'는 의미의 대답을 들으실 수 있을 겁니다. 만약 저런 평가를 부정하고 정말 인간적인 관심이 새록새록 돋아나 다시 인연의 끈을 당긴 거라는 걸 증명하려면, 혼자서도 두 다리로 설 수 있어야 합니다. Y양은 어떠십니까?

 

 

끝으로 하나 더 얘기하자면, '유적발굴'에 나선 대원들은 쉬울 거라 생각했던 관계마저 마음대로 되지 않는 걸 보며 좌절하곤 합니다. 유적발굴하러 여자가 찾아올 경우 남자들은 '성의 없는 대답'과 '시큰둥한 반응'으로 복수를 하곤 하는데, 그걸 경험하고 나면 온전한 멘탈로 지내기가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그러니 가벼운 마음으로 연락이나 한 번 해보려고 했던 것이면 연락으로 그치시고, 그게 아닌 거라면 머리 써가며 떠보려고 하는 태도는 내려놓은 채 만나보시길 권합니다.

 

"이 연락을 끝으로 난 한동안 잠수타야겠어. 기분 너무 안 좋은 일 있어서…. 갑자기 잠수타면 네가 오해할까봐 이렇게 톡 보내놓는 거야. 흑흑. 그냥 다 싫다 ㅠ.ㅠ"

 

저게 '액션'일 뿐이라는 게, 한쪽 눈으로만 봐도 다 보입니다. 예전 같았으면 남자들이

 

"무슨 일이야? 왜 그래? 누구랑 무슨 일 있었던 거야? 잠수를 왜 타? 말 해 봐봐."

 

라며 상담가를 자처했을 텐데, 이젠

 

"그래 좀 쉬고 에너지 충전해서 나와. 휴식이 필요할 때도 있는 거니까."

 

라고 대답하지 않습니까? 저런 대답을 듣고 나면 '어라? 이게 아닌데?'라는 생각이 드니

 

"네가 위로해주니까 기분이 좀 나아지네. 그래. 잠수탈 게 아니라 이겨내야지. ㅠ.ㅠ 고마워. 넌 진짜 착한 것 같아."

 

등의 말로 얼른 '떠보기 모드'에서 '칭찬 모드'로 급변환 하는 것이고 말입니다.

 

Y양은 이걸 '좋아하는 남자 마음 얻고 싶어서'라고 말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예전에 날 좋아했지만 지금은 좋아하지 않는 것 같은 남자. 그의 마음을 예전처럼 돌리고 싶어서'에 더 가깝습니다. 상대가 어떻게 살아왔고 현재 어디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아십니까? 모르실 게 분명한데, 이런 건 묻지도 않고 자신에게 가벼운 남자들만 대시했었다느니, 너는 정말 착한 것 같다느니 하는 이야기만 하면 방법이 없는 겁니다. 

 

Y양이 진심으로 궁금해서 묻는 건지 아니면 그저 대화를 위해 묻는 건지, 그 말을 듣는 상대도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Y양 말대로 진심이라면, 그 진심을 숨긴 채 머리 쓰고 떠보며 뭘 어떻게 만들어 가려 하지 마시고, 진심을 그대로 표현하시길 바랍니다. 그것 말고는 답이 없으며, 만약 Y양이 '사귀자고 말 만 하면 바로 여자친구가 되어주겠다'는 식으로 나가 사귀게 된다 하더라도 그 결과는 참혹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전혀 생각하지 않은 채 그저 '상대가 날 다시 좋아하게 만드는 방법'같은 걸 궁금해 하시다가, 이런 매뉴얼을 받아들게 되어 충격과 공포에 빠지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로 인해 그 유효기간이 6개월, 1년 정도밖에 안 될 연애를 한 번 더 하는 것보다는, 충격과 공포의 매뉴얼을 읽고 곰곰이 생각해보시는 게 나을 것 같아 이렇게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잘 꾸며서 하는 화려한 연기보다, 서툴지만 진심을 보여주는 것이,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을 관계의 기반이 된다는 걸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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