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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중)/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6)

뜬금없고 예의 없고 뻔뻔한 남자가 돼야 모태솔로 벗어나나요?

by 무한 2019. 3. 16.

곽씨는 늘 모임에서 예의 바르게 행동하며 아무 일도 없었는데, 새로 온 사람이 뜬금없고 예의 없고 뻔뻔하게 행동했는데도 사람들과 금방 친해져서 많이 놀라셨군요.

 

“그 특이한 남성분이 있는 테이블은 제 예상과 다르게 완전 웃고 떠들고 난리가 났습니다. 그 특이한 남성분은 벌써부터 다른 여성분한테 ‘누나’거리면서 엄청 장난도 치고 친해져 있더라구요.”

 

라는 이야기를, 귀신이라도 본 듯 다급하게 말하는 곽씨의 말투에서 그 충격과 공포가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생각해보니까, 각 모임마다 저렇게 막 나가는 사람이 한두 명씩 있었고, 그들에게는 항상 친한 여성들이 많았어요.”

 

라는 이야기와 함께,

 

“지금이라도 성격을 바꿔서 사람을 대할 때, 예의 없게 대하거나 싸가지 없게 행동해야 할까요? 정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말고 남들이 예상하지 못하는 돌발행동을 해야 하나요? 익숙하지 않지만, 이제부터라도 남 앞에서 건방 떨거나 잘난 척, 뻔뻔한 행동을 해야 하나요?”

 

라는 이야기를 하는 걸 보면, 곽씨의 그 혼돈과 억울함이 상당히 크다는 걸 알 수 있고 말입니다.

 

뜬금없고 예의 없고 뻔뻔한 남자가 돼야 모태솔로 벗어나나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성과의 교류를 위해 ‘뜬금없고 예의 없고 뻔뻔한 남자’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런 타입의 컨셉을 잡을 경우 농반진반의 태도로 처음에 쉽게 친해질 수는 있지만 갈수록 가벼운 사람으로 보이거나 결국 어느 한 지점에서 실수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으며, 무엇보다 그건 성격상 그런 컨셉이 편한 사람들이 쓰는 거지 원 성격이 그렇지 않은데 괜히 그랬다간 ‘오버의 문제’와 ‘그냥 이상한 남자로 보일 수 있다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다만 곽씨의 경우, 남들이 낯가림으로 볼만한 ‘너무 차린 예의와 겸손, 그리고 고지식함’을 좀 내려둘 필요는 있습니다. 곽씨는 모임의 어느 사람이 곽씨에 대해 칭찬하면,

 

“어휴 아니에요. 그래도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라며 다큐로 받아버리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그게 상대가 뭐 포상을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곽씨의 칭찬받을 지점에 감동했다고 전력을 다해 말한 것도 아닌데, 너무 막 높은 교수님에게 칭찬받은 것처럼 몸 둘 바를 몰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건 사실 높은 분들과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서 보이는 특징이기도 한데, 그런 사람들은 또래의 사람을 만나도 어르신을 대하는 것처럼 대하기에 좀 다른 차원에서 온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작은 농담과 가벼운 얘기들을 어려워하며, 늘 극존칭을 써야 예의 바른 것이라 생각하는 경우도 있고 말입니다.

 

더불어 타인과 대략 3Km 정도의 거리는 늘 유지해야 하는 걸로 생각하고 있기에, 모임에서 수시로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의 얼굴만 알 뿐 이름이나 전화번호, 사는 곳, 전공, 취미 등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사례도 많습니다. 제가 전에 말한 ‘낚시 이야기’에서처럼, 딱 내가 정한 자리에 내 낚싯대만 펴고 내가 잡은 고기만 가지고 오거나 방생하고 돌아오는 거라고 하기 때문이라 할까요. 같은 취미를 공유한 사람이니 상대 채비에 대해서도 물을 수 있고, 어디서 왔는지 물을 수 있고, 서로 물건을 빌려주거나 다른 터에 대한 정보도 들을 수 있는 건데, 멀찌감치 떨어져 낚싯줄 엉킬 일을 만들지 않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으니 한 마디도 나누지 못하고 돌아오는 것입니다.

 

나는 상대에 대해 1도 모르면서, 상대가 나에 대해 많이 알며 먼저 다가와 주고 친해지려는 노력까지 해주길 바라는 건 욕심이자 판타지인 것 아니겠습니까?

 

 

또, 곽씨는

 

“대외활동을 계속하다 보면 나를 좋아해 주는 여자가 있겠지, 라는 생각으로 대외활동을 하면서 저를 노출시켰지만 아무 성과가 없었습니다.”

 

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얼마나’ 노출 시키느냐 보다 중요한 게 ‘무엇을’ 노출시키느냐 라는 것입니다. 제가 그냥 어느 모임을 나가든 거기서 사람 구경만 하다 들어오는 사람이라면, 100개의 모임에 참여한다고 해도 무슨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은 것 아니겠습니까?

 

하나의 모임만 나간다 해도 거기서 일산 사는 사람을 만나면 일산의 맛있는 식당을 설명해주거나, 일산에서 가볼만한 곳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거나, 반대로 상대로부터 그런 걸 듣고는 다녀와 본 후 후기를 공유한다면 친해질 수 있습니다. 그냥 상대가 나와 같은 일산에 산다는 걸 듣고는, ‘같은 동네 사네. 친해지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만 속으로 한다면, 그냥 계속 속으로 그런 생각만 하고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고 말입니다.

 

누군가로부터 훅 와서 걸리는 말을 들었을 때, 거기에 대해 관심을 보이며 물어도 됩니다. 그거 묻는다고 상대가 갑자기 물을 끼얹거나 따귀를 올려 붙이진 않습니다. 다만 위에서 말했던 ‘오버의 문제’에서처럼, 안 하던 사람이 하려다 보면 “일산 어디 사세요? 강촌마을? 몇 단지? 거기 계속 사셨어요? 학교는? 고등학교도 근처에서?” 라며 무심결에 개인정보를 파내려는 이상한 사람이 될 수 있는데, 그 지점만 주의하며 관심을 보이길 권합니다. 그러면 다음 만남에서부터는 그 모임 중 둘이 더 친한 느낌이 들 수도 있고, 끝나고 동네에 같이 가자는 이야기를 할 수도 있으며, 꼭 연애가 아니더라도 같은 동네에 사는 또래로서 친분을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 경우, 모임에서 민물장어를 먹으러 갔을 때 신해철의 <민물장어의 꿈>같은 걸 부르며 장어를 굽기에 적절한 예시가 되진 못할 것 같고, 여행을 갔을 땐 숙소에서 일하시는 분들이나 택시 운전사 분들, 그리고 오가다 마주하게 되는 현지인들을 위한 선물을 가지고 다니곤 합니다. 마스크팩이나 핫팩, 부채, 새콤달콤 뭐 그런 걸 들고 다니다가 선물하는 건데, 큰돈이 드는 게 아니니 요 정도의 방법도 한 번 사용해보셨으면 합니다. 선물이 한 번 지나간 자리는 평소보다 훨씬 가까우며 호의적으로 변하기에, 이후 좀 더 친근한 대화를 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테니 말입니다. 해보다 안 되면 또 사연을 주시길 바라며,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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