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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중)/연애오답노트

3개월 연애와 갑작스런 이별, 남자는 왜 도망갔을까?

by 무한 2022. 1. 26.

3개월 연애긴 하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만난 것도 아닌데, 하루아침에 남친은 카톡으로 이별통보를 한 뒤 모든 곳에서 G양을 차단해버렸다. 영문도 모른 채 차이고 차단당한 G양은 충격이 너무 커 해가 바뀌었음에도 내상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데, 봄이 와도 또 봄 노래 들으며 울고 있지만은 않도록 오늘 한 번 견인해 보자.

 

1. 유효기간 3개월 연애의 8할은, 둘 중 하나가 금사빠. 

 

유효기간 3개월 연애의 8할은, 두 사람 중 하나가 금사빠인 경우다. 하루 종일 관계에 접속되어 있고 싶어 하는 것처럼 열정적인 들이댐을 보이고, 완벽한 이상형이라느니, 이것 저것 다 해주겠다느니 같이 하자느니 하는 얘기를 거침없이 쏟아낸다. 현재 가장 다급하고 중요한 것은 둘의 관계이기에 무리한 이벤트도 하고 감동을 주려 애쓰기도 하는데, 늘 얘기하지만 이런 전력질주는 별다른 외부의 문제가 없어도 스스로 지쳐가기에 점점 지구력이 떨어지고 '오늘의 나'가 '어제의 나'를 넘어서지 못하며 스러지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금사빠 상대의 들이댐에 대한 이쪽의 반응은, 두 가지로 나뉘기도 한다.

 

-상대가 너무 들이대며 점점 집착까지 하는 것 같아서 피하게 됨.
-정말 진심으로 최선을 다 하는 것 같아서, 나도 푹 빠져 계속 함께하고 싶어지게 됨.

 

상대가 소유욕 강한 연상일 때에는 주로 전자로, 소심한 연하일 때에는 주로 후자로 흘러가게 되는데, G양의 경우는 후자의 사례가 되었다. 그럴 경우 '이제 정말 제대로 된 연애에 정착하나 보다'하며 정서공유와 관계 가꾸기를 진지하게 시작하게 되는데, 앞서 말한 대로 이쪽에서 제대로 시작하려 할 때 상대는 이미 지쳐서 로그아웃을 향해 달려가고 있기에, 이별의 후폭풍을 긴 시간 동안 홀로 견뎌야 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이 얘기를 이렇게 먼저 적어두는 건, 이게 꼭 누구 하나의 잘못 때문에 벌어진 일이 아니라, 그냥 상대가 금사빠이기에 필연적으로 이렇게 흘러갈 수도 있다는 걸 G양에게 말해주고 싶어서다. 하나 더 덧붙여, 그렇게 지구력 부족을 보일 수는 있는 것이지만 거기에 '하루아침에 이별통보하고 차단하는 것'은 상대의 심각한 인격적 결함일 수 있으니, 그런 상대와 차라리 일찍 헤어지게 된 게 G양에게는 큰 축복일 수 있다는 얘기도 해주고 싶다. 

 

2. 선생님과 학생처럼 되어버렸던 관계. 

 

상대가 금사빠든 뭐든, 그렇게 다정하고 열정적이었던 모습이 하루아침에 변한 것에는 G양 자신의 잘못도 분명 있는 거라고 G양은 생각하는 것 같다. 물론 아예 없는 건 아니다. G양에겐 자신도 모르는 사이

 

-금사빠인 상대에게 찬물 끼얹기

 

를 하는 특기가 있는데, 그건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 만들기'라고 할 수 있겠다. 실제 대화를 공개할 수 없으니, 몇 개 만들어 보자. 

 

A.

상대 - 선생님! 선생님! 저 복도에서 넘어져서 무릎 다 까졌어요 ㅠㅠ 

G양 - 그러니까 복도에서 뛰지 말라고 했잖아. ㅠㅠ

 

B.

상대 - 쌤~ 생일에 뭐 받고 싶어요?

G양 - '쌤'이 아니라 '선생님'이라고 해야지!

 

C.

상대 - 선생님~ 저 학원 끝나고 와서 이제 계속 카톡 할 수 있어요~

G양 - 오늘 내가 좀 정신이 없네. 일단 자고 내일 얘기하자. 

 

아프다고 어리광 부리면 좀 받아줄 수 있는 건데 그걸 논리적으로만 받아 버리고, 상대는 장난을 섞어 애칭을 쓰거나 멘트를 하는 건데 지적을 하며, 이제 막 신나서 얘기하며 놀고 싶어 하는 상대에게 내 사정만 얘기하고 훅 가버리는, 그런 지점들이 '연애판타지'를 마구 펼치고 싶었던 상대에게 찬물을 끼얹는 거라 할 수 있겠다.

 

G양의 멘트들이, '연애 중 해서는 안 될 말'이라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 다만 그런 말들이 금사빠인 상대에게는 냉수마찰로 받아들여졌을 수 있으며, 금사빠 상대가 아닌 아주 보통의 사람과 연애를 할 때에도 '정서적으로 먼저 호응해주고, 그 후에 전하고 싶은 말 하기'를 하면 좀 더 완충작용이 될 거란 얘기를 해주고 싶다. 

 

 

3. '일상공유'가, '내 얘기 융단폭격'이 되면 곤란하다.  

 

G양과 상대의 3개월 연애 대화를 보면, 초반엔 상대와 G양의 대화 밸런스가 잘 맞지만, 본격적으로 G양이 연애를 가꿔가려 하면서부터는 G양 주도 하에 G양과 관련된 얘기만 길게 이어지는 걸 볼 수 있다. 특히 그 중에는 사정 상 둘이 못 만날 때 '일상공유'를 한다며 시시콜콜 G양에게 벌어지는 모든 얘기를 중계하거나 하루의 후기를 전부 들려주려는 모습이 있는데, 솔직히 카톡대화를 읽는 내 입장에서도 그걸 다 읽어야 한다는 게 큰 스트레스였다. 

 

만약 내가 G양의 남친인데,

 

"아침에 버스를 타고 오는데 옆에 아저씨가 계속 기침을 해서(생략)"
"버스에서 내려 편의점 갔는데 앞에 선 사람이 복권 왜 카드결제 안 되냐고(생략)"
"그러고 나서 H군 만났는데 H군은 내가 전에 말한 적 있는(생략)"
"H군이 최근에 코인을 했나 봐. 그런데 지금 코인 시세가(생략)"
"H군 보내고 일부러 좀 걸어서 집에 가는 중이야. 우리집 가는 길에(생략)"
"집 근처에 원래 세탁방이 있었는데, 만원 충전한 다다음 날 문을 닫고(생략)"
"오랜만에 나갔다 와서 그런가 열이 좀 있는 것 같은데, 혹시 코로나는(생략)"
"지금 티비 재방송 보는데, 삼시세끼 예전에 했던 거 나오네. 나도 저 섬에서(생략)"
"걸어와서 그런가 먹은 거 벌써 소화된 것 같네. 집에 먹을 게 뭐 있나 찾아서(생략)"

 

같은 이야기를 하루 종일 쏟아내며, 내일도 모레도 계속 '일상공유'를 한답시고 똑같은 행동을 한다면-그러면서 G양이 지쳐 리액션을 가볍게 할 땐 또 나에 대한 관심이 적어진 것 같다고 한다면- G양은 버틸 수 있겠는가? 심심하고 외로울 때에야 다 들어줄 수 있고 버틸 수 있다고 할 수 있겠지만, G양이 내일 중요한 사람 앞에서 발표할 일이 있어 준비하는 중인데 그 전날까지 내가 계속 저러고 있다면 어떨까? 아니면 G양이 아프다고 하는데도 어디가 아픈지 물어보지도 않고 대충 아프지 말라고 말한 뒤 계속 저렇게 내 이야기를 이어간다면?

 

 

마지막에 얘기한 지점은 나중에 G양이 다른 사람과 연애를 할 때에도, 상대로 하여금

 

'얘는 전부 자기 위주로 자기 얘기만 하네? 내 사정에 대해서는 묻지도 않고 형식적인 리액션만 하고, 그러면서도 깨알같이 자기가 서운한 지점이나 나더러 고쳐달라는 지점은 다 말하네? 난 이 연애를 왜 해야 하는 거지? 이 연애가 나에게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부분이니, 노래방에서 마이크 안 놓고 우선예약까지 하며 혼자만 다 부르는 것처럼 대화를 하는 건 아닌지 중간중간 꼭 점검해 봤으면 한다. 자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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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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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2022.02.09 04:13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Abcd 2022.03.10 17:47

    무한님 오랜만이에요!! 정말 반갑습니다ㅠㅠ
    답글

  • 감귤 2022.03.15 22:27

    카드형 타이틀 글씨체도 더 세련되어졌네요. 약 10년전 제가 고딩때 읽던 그 감성 그대로 다시 돌아오셔서 기뻐요 ㅎㅎ
    답글

  • 인뭐 2022.03.18 12:47

    왜 또 글 끊긴 건가요… ㅠㅠ
    답글

  • ㅎㅎ 2022.03.21 15:32

    와 오랜만에 돌아오셧네요 반가워요
    답글

  • 독자 2022.04.02 11:24

    무한님 다음 포스팅 기다리고 있어요~~!!
    답글

  • 애독자 2022.04.04 10:12

    무한님 잘 지내고 계신가요? 별일 없으시죠..?
    매일매일 글 써주십사 보채는건 아니구요, 늘 건강히 잘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나중에 경로당 퀸카가 되어서도 믹스커피 아이스 투샷으로 마시면서 무한님 글을 보고 싶습니다
    늘 좋은 영향력을 주는 글 감사합니다 ^-^
    답글

  • 피안 2022.04.05 10:43

    돌아오셨네요! ㅎㅎ 그동안 즐거운 낚시생활 즐기셨군요
    오늘도 잘 보고 갑니다

    답글

  • ㅁㄱㅁㄱ 2022.04.10 06:45

    왠일이야... 생각나서 들어와봤다가 놀랐네요~
    올라온 글 다 읽어봐야겠어요 ^^

    답글

  • ㅇㅇ 2022.04.22 15:30

    3개월이 다 되어갑니다.. 도망가지 마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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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기하 2022.05.05 15:53

    헙! 아니 무한 님!! ㄲㅑ~~ 다시 돌아오셨다니 너무 반가워요!!! 방금 전 무한 님 네이버 블로그에 오랜만에 들러서 방문자수 보고 '오늘만 해도 수십 명이 다녀갔는데 무한 님은 다시 글 안 쓰시려나... ㅜㅜ' 하고 별 기대 없이 노멀로그에 와 본 거였거든요. 너무 반가워서 글도 안 읽고 댓글부터 남깁니다. 다시 글 쓰셔서 너무 반갑고 좋습니다!! ^^ 자주 올게요.
    답글

  • 올드독자 2022.06.06 19:40

    2010년 극초반부터 매일 노멀로그 새로고침하면서 읽던 올드독자는 무한님이 계속 글 써주셔서 너무 좋아요 ㅋㅋㅋ 제발 12년 후에도 노멀로그 계속해 주시길!
    그나저나 두 달 만난 상대가 24/7 관계에 접속돼 있고 싶어하면서 위에 예시로 나온 일상공유 절망편을 해서 너덜너덜해진 상태인데 이 포스팅 봐서 제가 지친 게 잘못된 게 아니라는 위안을 얻었어요.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
    답글

  • 2022.06.27 09:34

    생각날때 마다 들어오고 있어요 ㅎㅎ 잘지내고 계신가요 요즘은 무슨 취미를 갖고계시는지 ㅎㅎ
    무한님의 근황 궁금해요♡
    답글

  • S양 2022.07.21 00:49

    무한님 웰컴백 ⎝⍢⎠
    몇해 전 사연 보내고 (초식남이요!) 그 사연남과 연애 - 1년 후 결혼해서 애기 낳고 이제 애기 두돌을 바라보는 사람입니다 ㅎㅎㅎ
    잘 지내시나 문득문득 궁금했는데 돌아오셔서 반가운 마음에 댓글 남겨요!!
    그동안 무탈하셨길 바래요 :) 반갑습니당

    답글

  • vodkr 2022.07.26 11:07

    최근에 조금 친해지던 사람이 저렇게 일상공유를 쏟아내기 시작해서 거리 둔 입장에서 너무 공감가네요...ㅋㅋ
    답글

  • 우와 2022.07.30 14:04

    무한님!!!!@
    답글

  • 익명 2022.07.31 16:44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자유인 2022.08.04 09:52

    공감가는거 보니 나도 신경 써야 겠어요 감사 ~
    답글

  • ㅇㅇ 2022.08.13 20:32

    지인의 소개로 처음 만난 자리에서 남자가 실수로 비속어를 말하고는
    "여자도 비속어 하잖아요?" 라고 하고
    자기가 어릴때 동성친구들과 티격태격한거 말하면서
    "00씨도 00씨가 때린건 기억 안나고 맞은거만 기억 날걸요?" 이런말을 했는데요
    그냥 지얘기 하다가 갑자기 저러더라구요
    저래놓고 주선자한테 가서는 너무 좋고 맘에 들었다고 했다네요
    남자끼리는 저 정도 말이 농담으로 생각할 말인가요?
    답글

  • Tiktok@pinkheeseung2 2022.09.27 08:50

    다시읽어요 넘 잼써요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