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부른 커플부대원들 중에는 "이런 거 말고, 애인과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세요.(응?)" 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그 이야기는 솔로부대원들에게 와사비(고추냉이)가 잔뜩 들어간 초밥을 입에 넣은 것 처럼 눈물이 핑, 돌게 할 뿐이다.
사실, [좋은 친구와 커플이 되는 방법은 없는걸까?]라는 제목을 단 매뉴얼이 있었다. 반 년 전의 글이지만, 아직도 계속 조회수가 올라가고 있다. 그만큼 많은 솔로부대원들이 '좋은 친구'에서 '연인'으로 바꾸는 방법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다는 얘기가 아닐까. 우선, 이전 매뉴얼에서 제시한 방법들을 간단히 살펴보자.
하지만 이 이야기를 매뉴얼에 적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마음이 꿈틀거려 상대에게 문자 하나 보내놓고 연락이 없자 또 상처하나 추가하는 솔로부대원들이 있다. 이번 주는 시간이 없다는 상대의 말에 기다리던 미니시리즈가 결방한다는 소식을 들은 것 처럼 허탈해 하는 솔로부대원들도 있다. 처음엔 기분도 좋아지고 잠도 잘 오니까 마시던 술이, 이제는 마시지 않으면 잠도 안오고 기분도 우울해지는 알콜홀릭 초반의 증세를 보이는 솔로부대원도 있고 말이다.
이번 매뉴얼에서는 그들을 위한, 좀 더 실전적인 방법을 제시할 생각이다. 단, 한가지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늘 강조하듯 현재 자신이 둘의 사이를 망쳐놓은 상태라면 그 반전은 힘들거란 걸 기억해야 한다. 집착하고 찌질거리는 면까지 다 보여줬다면 우선은 그냥 두자. 지금 당신이 뻘에서 낙지를 잡고 싶더라도 밀물 때에는 불가능한 법이다. 물이 빠질 때 까지 좀 기다리는 여유를 갖자. 그럼 그 동안 아무 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야 할까? 이 매뉴얼에서 제시하는 가랑비 작전을 잘 살펴보길 바란다.
상대가 아무리 두드려도 열리지 않던 견고한 성(城)같다는 생각을 하겠지만, 무작정 두드려야만 그 성문을 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생각으로 도끼질을 하겠지만, 그 나무가 찍어야 하는 나무가 아닌, 올라야 하는 나무라면 당신의 도끼질은 아무 의미가 없을 것이다. 장난스레 상대를 떠보거나 매번 "뭐해?"로 시작하는 문자는 부담만 더 할 뿐이다. 작전을 바꾸자.
누구나 아는 이야기겠지만, 바람이 아무리 온 힘을 다해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려 하지만 나그네는 외투를 벗지 않았다. 그러나 햇볕이 내리쬐었을 때, 나그네는 스스로 외투를 벗어 팔에 걸쳤다. 당신의 노력은 바람인가, 태양인가? 옛 연인의 미니홈피에 백지영의 <잊지 말아요>가 배경음악으로 올라왔다고, 그 노래가 당신을 향한 것이라 생각해 또 연락을 하고 말았는가. 당신의 의미부여를 접어 호주머니에 넣어야 할 때다.
<노멀로그 응급실>에 올라온 글 중, 오랜기간 문자도 하고, 전화도 하고, 가까워지기 위해 애를 썼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가까워 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될 대로 되라는 식의 포기를 한 후, 상대에게 연락이 왔다는 사연이 있었다. 계속된 구애를 반복했다면 한 번 더 그 성문을 두드리는 것보다 성에서 보이지 않는 곳으로 몸을 옮겨보자. 밖에서 계속 노크를 할 때에는 절대 문을 열 생각을 하지 않는다. 문을 여는 것은 밖이 조용해 졌을 때다. 내가 컴퓨터 뚜껑을 여는 것은 언제일까? 아무 이상 없이 잘 돌아가고 있을 때? 아니면 잘 돌아가던 컴퓨터가 갑자기 멈췄을 때? 물길을 트는 데 이전보다 더 높은 곳으로 물이 흐르기를 바라는 바보는 없을 것이다. 물이 흘러내려오지 않는다면 당신을 더 낮춰보자. 자연히 물이 흘러올테니 말이다.
널리 알려진 최악의 이론 중 하나가, 친구의 손을 잡았을 때 가만히 있으면 나에게 관심이 있는 것이고, 손을 뿌리친다면 아직 마음을 열지 않았다는 증거, 라는 말이 있다. 그리고 무책임하게 저자도 없이 쓰여진 많은 연애 스킬들은, 여자가 분위기에 약하니 분위기를 만들어 놓고 마음을 담아 스킨십을 하면 통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이건 그냥 콧대가 높은 여자의 따귀를 후려치면 "날 이렇게 대한 건 니가 처음이야" 하면서 사랑에 빠진다는 얘기와 다를 것이 없다.
묻지마 통신에 의하면 여성들이 "오래된 친구가 남자로 보이는 순간은?" 이라는 질문에 "머리를 쓰다듬어 줄 때" 라는 대답을 2위에 놓기도 했지만, 머리만 쓰다듬는다고 그냥 남자로 보이는 거 아니다. 머리 쓰다듬어서 될 일 같으면 만나는 이성친구 모두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 한 스무명 쓰다듬다 보면 한 명은 나를 남자로 생각할 것 아닌가. 난 왜 "스킨십을 하게 되면 상대방에 대한 감정이 일순간에 다르게 느껴집니다" 라는 글을 아무 필터링 없이 받아들이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모두에게 적용되는 말이 아니란 얘기다.
결정적인 순간, 찰나의 스킨십이면 된다. 만나서 주물럭 거릴 생각만 하는 것은 곤란하다. 차를 타고 가다 급정거를 할 때 그녀가 중심을 잃지 않게 잡는다거나, 길을 건널 때 차가 속도를 멈추지 않고 달려와 그녀를 안전한 쪽으로 끌어 당기는 것은 마음은 흔들 수 있겠지만, 만나면 손을 잡으려 하고, 걸핏하면 대화 도중에 터치를 시도 한다면 레드카드를 받을 수 있음을 잊지 말자.
남자들이 꼽은 '친구가 여자로 보이는 순간'은 지난 매뉴얼 [남자들이 반하는 여자의 매력적인 모습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결국 '반전'이 있을 때 남자들의 가슴이 뛰게 된다는 얘기다. 언제나 머리를 묶던 그녀가 머리를 풀었을 때라든지, 같이 밥을 먹는데 반찬을 수저 위에 올려준다든지, 항상 털털하며 쿨해 보이던 그녀가 같이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데 눈물을 흘리고 있다든지 하는, 그런 '반전'이 포함된다. 단, 청순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가 그와 방귀를 튼다거나 트림소리를 들려주는 것은 '반전'과는 거리가 좀 있는 일이라고 적어둔다.
사실, 이 이야기를 꺼내면 많은 남자대원의 항의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남자의 입장에서 친구가 여자로 보이는 순간은, 여자들이 친구를 남자로 생각하게 되는 것 보다 그 경우의 수가 많다. 비가 오는 날 한 우산을 쓰게 되었을 때, 그녀의 옆에서 걷다가 샴푸 냄새를 맡았을 때, 군대에서 면회 온 그녀를 보았을 때, 내 이야기를 그윽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을 보았을 때, 피곤함에 지쳐 그녀가 졸고 있는 모습을 보았을 때, 내 옆자리에 앉아 졸다가 내게 머리를 기댔을 때 등등 엄청난 경우의 수를 가지고 있다.
난 그 원인을 여자가 '모성애'를 자극받는 것 보다 남자가 '보호본능'을 자극받는 일이 더 쉽게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남자들은 쎈 척 하거나 자랑을 하는 경우가 많아 '모성애'를 자극 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다. 친하게 지내던 여자가 넘어지기만 해도 여자로 보이는 경우가 있다니, 솔로부대 여대원 들은 오늘부터 넘어지고 볼 일이다.
만지작대는 스킨십이 아니며, 잦은 문자와 연락을 통한 들이댐도 아니고, 이번엔 정말 하얗게 불태워 고백 하겠다는 객기도 아니다. 상대에게 호감을 느끼는 것은 결국 '관심'의 표현이다. 그 관심의 표현 중에서도 직접적인 것 보다는 간접적인 것에 상대는 부담없이 마음을 열게 된다.
'남자친구'가 아닌 '성별이 남자인 친구'면서 남자친구 처럼 챙겨주고 배려해 줄 때, 여자들은 마음이 흔들린다고 답했다. 게다가 바로 그 아래에 있는 대답은 "내 편을 들어줄 때"였다. 대부분의 남자가 일방적인 편들기 보다는 위엄있는 '심판관'의 입장에서 그녀의 이야기를 객관적으로 판단해 내려고 하지만, 그녀는 "이러이러한 것은 니가 잘못한거잖아" 보다는 "정말 그런 일이 있었어? 듣는 내가 다 열받네" 라고 해 주는 쪽에 더 마음이 간단 얘기다. 공정한 판단 없이 왜 일방적인 편들기를 하냐고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이 있다면, 계속 공정한 판단을 하시길 바란다. 모두가 손가락질 하며 욕하는 일을 한 사람이라도, 그 사람이 내 사람이라면 난 그 사람편이 되어 줄 테니 말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상대를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늘어 놓으며 여기저기서 해답을 구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만 멈추라는 얘기를 하고 싶다. 100이면 100 모두 다른 의견이 나올 수 있는 해답을 여기저기서 찾아 마음속에 담아두지 말고, 차라리 상대에 대한 칭찬을 주변사람들에게 해라. 세상에 비밀은 없으며, 당신의 칭찬은 상대의 귀에도 들어갈 것이다. 그것이 상대의 귀에 들어갈 '목적'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당신에게 절대 손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다. 기억해라. 고민 상담이 아니라, 그 사람에 대한 칭찬이다.
이런 방법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많은 사람들이 "그래도 ASKY(안생겨요)" 라고 할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열 명의 남자가 한 여자에게 관심을 가졌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자신의 마음을 컨트롤하며 상대에게 다가간다 해도 결국 선택은 한 사람이 받게 되는 것이다. 절대평가가 아니라 상대평가라는 얘기다. 그러니 열 명의 남자가 모두 최선을 다 했어도 아홉은 솔로부대에 머물러 있게 된다. 일부다처제라거나 일처다부제가 아닌 이상 '사랑에 실패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사랑에 성공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많을 것이다.
당신이 호감을 느끼고, 관심을 가진 상대가 있다면 그것을 보여줄 수 있길 바란다. 무턱대고 꺼내놓으며 부담을 선물하기 보다는 당신이 상대에게 보일 수 있는 행동, 말, 표정에서 드러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물론, 그것은 위에서 말한대로 직접적인 것 보다는 간접적일 수록 좋다. 또한, 밀물 때문에 뻘이 덮여 버린 상황에서 낙지를 잡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는 것 보다는 물이 빠지길 기다리는 여유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자, 내 얘기는 여기까지다. 이 다음의 이야기는 당신의 현명함이 쓸 차례다.
▲ 손가락 버튼을 눌렀더니 좋아하는 사람에게 연락이 왔다는 얘기는 길게 적지 않겠다.
▲ 로그인도 필요없으며, 추천은 무료지만 많은 사람들이 누르지 않는다. 사실, 나도 귀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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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좋은 친구와 커플이 되는 방법은 없는걸까?]라는 제목을 단 매뉴얼이 있었다. 반 년 전의 글이지만, 아직도 계속 조회수가 올라가고 있다. 그만큼 많은 솔로부대원들이 '좋은 친구'에서 '연인'으로 바꾸는 방법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다는 얘기가 아닐까. 우선, 이전 매뉴얼에서 제시한 방법들을 간단히 살펴보자.
1. 가랑비처럼 그(그녀)에게 스며들어라
2. 비오는 날 빨래하지 마라, 사랑은 타이밍.
3. 냇가에서 놓쳤다면, 바다가 되어 만나라.
2. 비오는 날 빨래하지 마라, 사랑은 타이밍.
3. 냇가에서 놓쳤다면, 바다가 되어 만나라.
하지만 이 이야기를 매뉴얼에 적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마음이 꿈틀거려 상대에게 문자 하나 보내놓고 연락이 없자 또 상처하나 추가하는 솔로부대원들이 있다. 이번 주는 시간이 없다는 상대의 말에 기다리던 미니시리즈가 결방한다는 소식을 들은 것 처럼 허탈해 하는 솔로부대원들도 있다. 처음엔 기분도 좋아지고 잠도 잘 오니까 마시던 술이, 이제는 마시지 않으면 잠도 안오고 기분도 우울해지는 알콜홀릭 초반의 증세를 보이는 솔로부대원도 있고 말이다.
이번 매뉴얼에서는 그들을 위한, 좀 더 실전적인 방법을 제시할 생각이다. 단, 한가지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늘 강조하듯 현재 자신이 둘의 사이를 망쳐놓은 상태라면 그 반전은 힘들거란 걸 기억해야 한다. 집착하고 찌질거리는 면까지 다 보여줬다면 우선은 그냥 두자. 지금 당신이 뻘에서 낙지를 잡고 싶더라도 밀물 때에는 불가능한 법이다. 물이 빠질 때 까지 좀 기다리는 여유를 갖자. 그럼 그 동안 아무 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야 할까? 이 매뉴얼에서 제시하는 가랑비 작전을 잘 살펴보길 바란다.
1. 두드려 열리지 않으면, 상대가 걸어나오게 하자
상대가 아무리 두드려도 열리지 않던 견고한 성(城)같다는 생각을 하겠지만, 무작정 두드려야만 그 성문을 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생각으로 도끼질을 하겠지만, 그 나무가 찍어야 하는 나무가 아닌, 올라야 하는 나무라면 당신의 도끼질은 아무 의미가 없을 것이다. 장난스레 상대를 떠보거나 매번 "뭐해?"로 시작하는 문자는 부담만 더 할 뿐이다. 작전을 바꾸자.
누구나 아는 이야기겠지만, 바람이 아무리 온 힘을 다해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려 하지만 나그네는 외투를 벗지 않았다. 그러나 햇볕이 내리쬐었을 때, 나그네는 스스로 외투를 벗어 팔에 걸쳤다. 당신의 노력은 바람인가, 태양인가? 옛 연인의 미니홈피에 백지영의 <잊지 말아요>가 배경음악으로 올라왔다고, 그 노래가 당신을 향한 것이라 생각해 또 연락을 하고 말았는가. 당신의 의미부여를 접어 호주머니에 넣어야 할 때다.
<노멀로그 응급실>에 올라온 글 중, 오랜기간 문자도 하고, 전화도 하고, 가까워지기 위해 애를 썼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가까워 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될 대로 되라는 식의 포기를 한 후, 상대에게 연락이 왔다는 사연이 있었다. 계속된 구애를 반복했다면 한 번 더 그 성문을 두드리는 것보다 성에서 보이지 않는 곳으로 몸을 옮겨보자. 밖에서 계속 노크를 할 때에는 절대 문을 열 생각을 하지 않는다. 문을 여는 것은 밖이 조용해 졌을 때다. 내가 컴퓨터 뚜껑을 여는 것은 언제일까? 아무 이상 없이 잘 돌아가고 있을 때? 아니면 잘 돌아가던 컴퓨터가 갑자기 멈췄을 때? 물길을 트는 데 이전보다 더 높은 곳으로 물이 흐르기를 바라는 바보는 없을 것이다. 물이 흘러내려오지 않는다면 당신을 더 낮춰보자. 자연히 물이 흘러올테니 말이다.
2. 스킨십, 제발 적당히 하자
널리 알려진 최악의 이론 중 하나가, 친구의 손을 잡았을 때 가만히 있으면 나에게 관심이 있는 것이고, 손을 뿌리친다면 아직 마음을 열지 않았다는 증거, 라는 말이 있다. 그리고 무책임하게 저자도 없이 쓰여진 많은 연애 스킬들은, 여자가 분위기에 약하니 분위기를 만들어 놓고 마음을 담아 스킨십을 하면 통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이건 그냥 콧대가 높은 여자의 따귀를 후려치면 "날 이렇게 대한 건 니가 처음이야" 하면서 사랑에 빠진다는 얘기와 다를 것이 없다.
묻지마 통신에 의하면 여성들이 "오래된 친구가 남자로 보이는 순간은?" 이라는 질문에 "머리를 쓰다듬어 줄 때" 라는 대답을 2위에 놓기도 했지만, 머리만 쓰다듬는다고 그냥 남자로 보이는 거 아니다. 머리 쓰다듬어서 될 일 같으면 만나는 이성친구 모두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 한 스무명 쓰다듬다 보면 한 명은 나를 남자로 생각할 것 아닌가. 난 왜 "스킨십을 하게 되면 상대방에 대한 감정이 일순간에 다르게 느껴집니다" 라는 글을 아무 필터링 없이 받아들이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모두에게 적용되는 말이 아니란 얘기다.
결정적인 순간, 찰나의 스킨십이면 된다. 만나서 주물럭 거릴 생각만 하는 것은 곤란하다. 차를 타고 가다 급정거를 할 때 그녀가 중심을 잃지 않게 잡는다거나, 길을 건널 때 차가 속도를 멈추지 않고 달려와 그녀를 안전한 쪽으로 끌어 당기는 것은 마음은 흔들 수 있겠지만, 만나면 손을 잡으려 하고, 걸핏하면 대화 도중에 터치를 시도 한다면 레드카드를 받을 수 있음을 잊지 말자.
3. 친구가 여자로 보이는 순간은?
남자들이 꼽은 '친구가 여자로 보이는 순간'은 지난 매뉴얼 [남자들이 반하는 여자의 매력적인 모습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결국 '반전'이 있을 때 남자들의 가슴이 뛰게 된다는 얘기다. 언제나 머리를 묶던 그녀가 머리를 풀었을 때라든지, 같이 밥을 먹는데 반찬을 수저 위에 올려준다든지, 항상 털털하며 쿨해 보이던 그녀가 같이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데 눈물을 흘리고 있다든지 하는, 그런 '반전'이 포함된다. 단, 청순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가 그와 방귀를 튼다거나 트림소리를 들려주는 것은 '반전'과는 거리가 좀 있는 일이라고 적어둔다.
사실, 이 이야기를 꺼내면 많은 남자대원의 항의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남자의 입장에서 친구가 여자로 보이는 순간은, 여자들이 친구를 남자로 생각하게 되는 것 보다 그 경우의 수가 많다. 비가 오는 날 한 우산을 쓰게 되었을 때, 그녀의 옆에서 걷다가 샴푸 냄새를 맡았을 때, 군대에서 면회 온 그녀를 보았을 때, 내 이야기를 그윽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을 보았을 때, 피곤함에 지쳐 그녀가 졸고 있는 모습을 보았을 때, 내 옆자리에 앉아 졸다가 내게 머리를 기댔을 때 등등 엄청난 경우의 수를 가지고 있다.
난 그 원인을 여자가 '모성애'를 자극받는 것 보다 남자가 '보호본능'을 자극받는 일이 더 쉽게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남자들은 쎈 척 하거나 자랑을 하는 경우가 많아 '모성애'를 자극 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다. 친하게 지내던 여자가 넘어지기만 해도 여자로 보이는 경우가 있다니, 솔로부대 여대원 들은 오늘부터 넘어지고 볼 일이다.
4. 해답은 결국 '표현방법'이다.
만지작대는 스킨십이 아니며, 잦은 문자와 연락을 통한 들이댐도 아니고, 이번엔 정말 하얗게 불태워 고백 하겠다는 객기도 아니다. 상대에게 호감을 느끼는 것은 결국 '관심'의 표현이다. 그 관심의 표현 중에서도 직접적인 것 보다는 간접적인 것에 상대는 부담없이 마음을 열게 된다.
'남자친구'가 아닌 '성별이 남자인 친구'면서 남자친구 처럼 챙겨주고 배려해 줄 때, 여자들은 마음이 흔들린다고 답했다. 게다가 바로 그 아래에 있는 대답은 "내 편을 들어줄 때"였다. 대부분의 남자가 일방적인 편들기 보다는 위엄있는 '심판관'의 입장에서 그녀의 이야기를 객관적으로 판단해 내려고 하지만, 그녀는 "이러이러한 것은 니가 잘못한거잖아" 보다는 "정말 그런 일이 있었어? 듣는 내가 다 열받네" 라고 해 주는 쪽에 더 마음이 간단 얘기다. 공정한 판단 없이 왜 일방적인 편들기를 하냐고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이 있다면, 계속 공정한 판단을 하시길 바란다. 모두가 손가락질 하며 욕하는 일을 한 사람이라도, 그 사람이 내 사람이라면 난 그 사람편이 되어 줄 테니 말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상대를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늘어 놓으며 여기저기서 해답을 구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만 멈추라는 얘기를 하고 싶다. 100이면 100 모두 다른 의견이 나올 수 있는 해답을 여기저기서 찾아 마음속에 담아두지 말고, 차라리 상대에 대한 칭찬을 주변사람들에게 해라. 세상에 비밀은 없으며, 당신의 칭찬은 상대의 귀에도 들어갈 것이다. 그것이 상대의 귀에 들어갈 '목적'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당신에게 절대 손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다. 기억해라. 고민 상담이 아니라, 그 사람에 대한 칭찬이다.
이런 방법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많은 사람들이 "그래도 ASKY(안생겨요)" 라고 할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열 명의 남자가 한 여자에게 관심을 가졌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자신의 마음을 컨트롤하며 상대에게 다가간다 해도 결국 선택은 한 사람이 받게 되는 것이다. 절대평가가 아니라 상대평가라는 얘기다. 그러니 열 명의 남자가 모두 최선을 다 했어도 아홉은 솔로부대에 머물러 있게 된다. 일부다처제라거나 일처다부제가 아닌 이상 '사랑에 실패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사랑에 성공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많을 것이다.
당신이 호감을 느끼고, 관심을 가진 상대가 있다면 그것을 보여줄 수 있길 바란다. 무턱대고 꺼내놓으며 부담을 선물하기 보다는 당신이 상대에게 보일 수 있는 행동, 말, 표정에서 드러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물론, 그것은 위에서 말한대로 직접적인 것 보다는 간접적일 수록 좋다. 또한, 밀물 때문에 뻘이 덮여 버린 상황에서 낙지를 잡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는 것 보다는 물이 빠지길 기다리는 여유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자, 내 얘기는 여기까지다. 이 다음의 이야기는 당신의 현명함이 쓸 차례다.
▲ 손가락 버튼을 눌렀더니 좋아하는 사람에게 연락이 왔다는 얘기는 길게 적지 않겠다.
▲ 로그인도 필요없으며, 추천은 무료지만 많은 사람들이 누르지 않는다. 사실, 나도 귀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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