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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멀로그 응급실>을 통해 커플부대에 입대했다는 대원들의 소식이 많이 들린다. 커플이 된 후 자신의 이야기를 쓸 수 있는 <핑크빛 러브러브>게시판에 오늘도 새 글이 올라와 있는 걸 보니, 지난 매뉴얼에서 이야기 한 '부딪쳐라'를 몸소 실천한 대원들이 있는 것 같아 기쁘다. 물론, 타이밍을 놓치고 "제가 망쳐버렸어요." 같은 제목으로 <응급실 상담소>를 찾는 대원들에게는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한다.

첫 눈에 반해 둘이 서로 마음을 키워가다 어느 날 한 쪽에서 고백해 이루어지는 사랑도 있겠지만, 가장 많이 올라오는 질문은 역시 "이제 어떻게 해야 하죠?" 라는 진행형의 질문이다. 상대에게 다가가라고 해서 같이 밥을 먹기도 하고 영화도 보며 가까워 졌지만, 바다 한가운데서 나침반도 없이 표류하고 있는 기분을 느끼는 사람이 많단 얘기다. 오늘은 그런 대원들을 위해 그와 어느정도 가까워 졌을 때, 무얼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해 이야기 해 보고자 한다. 캄캄한 밤이 오기 전에, 그대에게 한 줄기 빛이 될 수 있길 바라며.


1. 포수처럼 받아내자.


연락에 관한 얘기다. 당신을 설레게 하는 그의 전화나 문자에 대해 당신은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가? 방금 전까지 전화기만 바라보고 있었으면서 "어, 왜?" 이런 건조한 대답을 늘어놓진 않는가? 투수의 공을 기다리는 포수에게 배워야 한다. 자신이 신호를 보낸 대로 공이 날아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포수는 그 공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는다. 무조건 잡는다는 얘기다. 그의 연락은 십여년 만에 다시 만난 친한 동창생을 만난 듯 받아주면 된다. 당신에게 연락하는 것이 상대로 하여금 기쁘게 만드는 것이다.

연애 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 적용될 수 있는 이 이야기를 꺼내는 까닭은, 아직 연애를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밀고 당기기' 따위를 생각하며 어이없는 실책을 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전에 이야기 한 '3분의 법칙'은 분명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지만, 당신이 그와 어느정도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면 모든 문자에 텀을 둘 필요는 없다. 단, 한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불이 활활 타오를 때 장작을 더 넣는 것이 아니라 불이 사그러지고 있을 때 장작을 더 넣어야 한다는 거다. 많은 대원들이 이 부분에서 실수를 해 버리고 만다. 활활 타면 그저 신이 나서 생각없이 장작을 다 넣어버린다. 그래서 재만 남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이건 우리끼리니까 하는 얘긴데, 포수처럼 받아내라고 했다고 당신도 온 만큼 연락하고, 받는 만큼 문자를 다시 보내 라는 건 아니다. "불이 활활 타오를 때 장작을 더 넣는 것이 아니다." 라는 말을 잘 생각해보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래도 모르겠다는 대원들을 위해 힌트를 하나 더 적어두겠다. 인기있는 예능프로그램이 왜 주 1회만 방송되는지 잘 생각해 보자.


2. 솔로의 마음을 잊으면 안 된다.


자칫 어장관리를 하라는 얘기로 오해할 수 있지만, 가까워진 남자가 있다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모두 닫을 필요는 없다. 모든 남자들에게 여지를 남겨두라는 말이 아니라, 당신은 그가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과 사귈 수 있다는 문을 열어놓으라는 얘기다. 이건 나중에 당신이 연애를 시작해도 분명 중요하게 쓰일 문이다. 사랑을 시작하게 된다면, 강요하지 않아도 당신의 그 문은 닫힐 것이다. 그러니 미리 문을 닫아 버리는 바보같은 짓은 하지 않는게 좋다. 연애를 시작하기도 전에 그 문을 닫아버린 대원들이 오늘도 '상상연애' 따위나 하며 소주를 먹곤 심한 입덧에 시달린다.

며칠 전 들은 강의에서 소설가 박범신씨가 한 얘기가 있다. 아프리카에서 희귀한 열대어 무리를 발견한 어느 남자가 그 열대어 무리를 배에 실어 미국에 돌아왔다고 한다. 현지의 물과, 수초, 그리고 바닥재까지 모두 동일한 상태로 맞춰서 가지고 왔지만 미국에 도착했을 때 열대어의 반은 죽어있었고, 반은 살아도 산 것이 아닌 가사(假死)상태에 있었다고 한다. 한 번의 실패를 경험한 남자는 다음 번에 똑같은 상태에서 현지에 있는 뱀장어만 추가해서 열대어 무리를 실어왔는데, 몇 마리는 뱀장어에게 잡혀먹혔지만 나머지는 활기찬 상태로 헤엄치고 있었다고 한다.

지금 당신 연애의 뱀장어는 무엇인가? 무작정 좋은 일만 있을 것 같고, 영원한 사랑을 말하면 이루어질 것 같으며, 남들이 말하는 권태기 따위는 우리 사랑에 절대 찾아오지 않으리라고 생각하는가? 당신이 하고 있는 사랑은 남들이 하는 사랑과 다르다고 생각하는가? 내 사랑만 있다면 그는 언제까지나 내 마음속에서 활발히 헤엄칠 거라 생각하는가? 사랑을 시작하면 당신이 닫지 않아도 그 문이 당신에겐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비상구가 될 수 있는 그 문을 닫아 혹시 나중에 폐허가 되더라도 그 안에서 나오지 못한 채 낡아지지 않기를 권한다.


3. 만날 땐 '남자친구' 라고 생각해라.


당신과 가까워진 그를 사로잡을 궁극의 비법은, 그와 만날 땐 "남자친구"라고 생각하며 대하는 거다. 왜 어장관리에 시달리는 많은 남성대원들이 "같이 있을 땐 여자친구 같더니, 집에 돌아가면 남남이 되는 것 같아요." 라고 하소연을 할까? 그 하소연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당신이 관심없는 남자에게 그런 짓(?)을 한다면 그건 어장관리가 되겠지만, 당신이 가까워지고 싶은 상대라면 그 방법을 활용하길 권한다.

주의할 점은, 만나지 않을 때의 당신이다. 집에 돌아와서도 그 최면을 풀지 않고 있다면, 당신은 또 핸드폰을 바라보게 될 것이고, 누가 시키지도 않은 의미부여를 시작할 것이며, 위에서 말한 상상연애를 진행할 것이다. 그리곤 <응급실 상담소>에 글을 올리고 있을 것이다. "이 남자, 그냥 좋은 친구일 뿐인가요?" 따위의 제목으로 말이다.

하나 더, 공통점이 없다면 만들어라. 어느 장르의 영화, 노래 따위를 맞춰가라는 얘기가 아니다. 그의 표현을 유심히 살펴라. 그가 습관적으로 쓰는 말이나 제스처를 따라해 보는 것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이지만, 내 경우엔 친한 친구에게 전화가 오면 "끝나~" 라는 말로 전화를 받고, 누군가 칭찬을 하면 "미얀~" 같은 말을 쓴다. 이 말은 굉장한 전염성을 가지고 있는 까닭에 내 주변 모든 사람들이 쓰게 되었다. 처음 듣는 사람은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하지만, 두 번째 듣는 순간 그 사람도 쓰게 된다. 특히 남자들은 어려서부터 같은 장난감 칼을 가지고 '삼총사'를 구성하거나 '1호기, 2호기, 3호기' 이런 식의 놀이를 많이 해서 그런지 같은 유행어를 쓰거나 제스쳐를 가지고 있는 것에 긴밀함을 느끼기도 한다. 



사랑이란, 어제까지 "연애글 따위 애들이나 보는 거지" 라고 했던 강철같은 여인도 "무한님.. 도와주세요.." 라며 메일을 보낼 정도로 사람을 바꾸어 놓는다. 댐의 수문이 닫혀있으면 고요한 것 같지만, 그 물을 여는 순간 감당할 수 없는 물이 쏟아져 나오듯 시니컬하던 사람을 애교쟁이로 만들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 물에 휩싸여 떠내려가며 당신의 정신줄을 놓지 않는 것이다. 더욱 굳건히 붙잡아야 한다.

만약 당신이 위의 상황에서 자빠링을 해 절망의 물을 들이키고 있는 중이라도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마음이 풍선처럼 부풀때도, 끝이 보이지 않는 저 바닥까지 떨어질 때에도 이 말 하나만 손에 꼭 쥐고 있길 바란다.

"Soon it shall also come to pass."

당신 마음의 고삐를 잡아 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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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nny2009.12.1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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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휩쓸리면서도 정신을 차릴 수 있는 능력은

꽤나 오랜 연습이 필요하더군요... 휴..

이제야 쪼금 알것 같다는... ㅎㅎ

그동안의 무수한 자빠링을 떠올리니

눈에서 라면궁물이 ㅠㅠ

스담스담2009.12.14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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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무한님의 글은
읽을때마다 감탄의 연발이네여~~

아 그런데 무한님!

'나이차이 10살정도 나는 남자의 심리'
(남자가 10살많음) 와
같은 심오한 주제에 대해서는
안다뤄주시는 건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 제가 지금 그게 필요합니다....흑흑

2009.12.14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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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댓글입니다

진이2009.12.14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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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활타오를때 더 장작 때고 있는 일인입니다.ㅋ
왜 전 이 조절이 안될까요.
무작정 때고 있으니 말입니다.

홍홍2009.12.14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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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너무 웃었네요~
공감도 많이 되고...
정말 사람의 마음을 이리 잘 아시는거...부러워요~
근데 난... 활활 탈때 나무를 뽑아다 넣어버리고.....
재가 남았을땐 불씨마저 없앨려고 물을 확!~
이런건 무슨 심릴ㄲㅏ요?ㅋㅋ

정다운님2009.12.14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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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컴퓨터키면 꼭 들어와서 읽고 또 읽고
가슴에 이글들 다 새겨져 버렸으면 좋겠네요..
알겠어 하면서도 왜 다시 '쿨'하지도 못한 나로 다시 돌아오게 되는지
왜 하나같이 내얘기같은ㄷ지..
이제 그만 실패하고 싶은데
또 자빠링 끝에 오늘도 사고 하나 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여기와서 마음달래고 있네요...
좋은날이 오겠죠??????^^
무한 님한테 메일 보내고 싶은데 어떻게 하ㄴㅏ용?

하늘바다2009.12.14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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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먹었던 장작,무한님 덕에 넣으러 갑니다아 :)

시라노2009.12.14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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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작따위 타죽을때까지 근성으로 집어넣으면 안돼나요?

영어는 머리아퐈

누가 해석좀 ㅜ.ㅜ

이래서 영어쓰는 사람은 과감히 넌 아웃! ㅋㅋ

일산사는여자2009.12.15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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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모르겠어~

조으면 진솔하게 다가가는게 최선인듯.

알아주면 내 사람 몰라주면 남인거져~

바람2009.12.15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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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공감요..진심으로 대하는 것 이상의 방법을 전 모르겠더라구요..ㅠ.ㅠ

민우나라2009.12.15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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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광고에 최신야한동영상 무제한 보기
이거 뭔가요 ㅋㅋㅋㅋ

나나2009.12.15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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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저에게 딱 맞는 글이군요~ ^^
이제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던데..;
같이 있을땐 남자친구처럼.. ㅎㅎ

printemps2009.12.15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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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공감가는 글이네용~

그런데 가까워진 남자사람은 담주면 타지방으로 가요ㅠㅠ

우째야할지,, 씁쓸,,!

Tyrant2009.12.15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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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있는 예능프로가 왜 주 1회만 방송인지 알아보라면서..
그에 발맞추어 연락 또한 주1 회로 받아치기 (응?)
농담입니다'ㅂ'

댓글달자2009.12.15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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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무한님.
틈틈이 자주 자주 블로그에 들러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연애조언들을 경청하고 있는 1人입니다. 요번 글도 좋네요. 감사해요~^^*

원거리연애2009.12.16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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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작 좀 넣어주려구
전화했더니
이노무..................
하하하하하
오늘도 감사해요 ^---^

거위소녀2009.12.17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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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활 타오르는 장작불에 장작을 넣는 불버리고 나무버리는 일은 도데체 얼마나 하고 살았던가...ㅡ,.ㅡ

바다여자2010.07.28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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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많은 모태솔로인 저... 요즘 갑자기 심남이가 생겨서..

무한님의 글을 보며 정신줄을 놓지 않으려고는 하고 있는데

그게 쉽지 않네요.

이래서 연애는 어릴때 해봐야 한다고 하는가 봅니다.

솔로생활 10,000일이 넘어가면 용이되어 승천한다고 하는데..

그 10,000일은 이미 옛날옛적에 넘어갔지만.. 승천도 못하고..

호기심이 생기는 그 남자에게 어떻게 해야될지도 모르겠네요

khan vs peterson2011.11.22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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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공유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것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2016.04.10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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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댓글입니다

청춘은 유한하다.2019.09.22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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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장어와 남자와의 연락을 유지해야 한다는 비유는 이해가 안가지만 글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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