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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2)

당신이 집어 치워야 할 연애의 치명적 약점들

by 무한 2009. 12. 15.
연애상담은 절대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곳곳에 적어 두었음에도 불구하고, 내게 도착하는 메일의 내용을 읽다보면, 상담메일을 보내는 사람들에겐 어떤 공통된 유전자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까지 든다. 주인공만 바뀐 채 시나리오가 비슷하거나, 표절을 의심하게 할 정도로 닮은 대사들이 들어가 있고, 사람들이 자주 넘어지는 곳에서 똑같이 넘어지는 사연을 보며 데쟈뷰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게 할 정도다.

매뉴얼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넘어진 부분에 '주의' 표지판을 세우기도 하고, 누군가 목적지를 찾아 간 길을 이야기 하기도 한다. 그리고 '제안'을 할 뿐이다. 당신을 치료할 의사가 아니라, 당신의 지구별여행에 도움이 될 수도 있는 가이드란 얘기다. 죄송하게도 "관심있는 남자가 '오빠'라고 하는 건 너무 나이들어 보이는 것 같다고 다르게 부르라는데, 뭐라고 부르는 게 좋을까요?" 같은 이야기까지 답장을 해 드릴 수는 없다. 개인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들이 있는 까닭에, 어떤 사연을 보내셔도 답장을 할 수 없음을 양해해 주시길 바란다. 보내주신 사연을 매뉴얼을 통해 이야기 해 볼 수는 있겠지만, 개별적인 답장이 없다고 돌변하여 욕하시는 것은 자제해 주셨으면 한다.

자, 긴 사설은 뒤로하고 많은 사람들이 넘어졌고, 넘어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넘어질, 연애의 치명적인 약점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1. 당신의 판타지에서 뛰쳐나와라


자, 우리가 '사랑'이라고 하는 단어를 배운 것은 언제일까? 그리고 무엇을 통해 그 단어를 알게 되었을까? 나와 여러분이 크게 다르지 않다면 그것은 드라마와 소설, 영화, 음악, 그리고 떠도는 모든 이야기와 경험하거나 느낀 감정들을 토대로 형성되었을 것이다. 당신이 가지고 있는 머릿속의 '사랑'이란 정의를 완벽한 것이라고 가정해보자.

뜬금없지만, 당신은 지름이 6cm인 원의 정확한 넓이를 구할 수 있는가?

내가 장담할 수 있는 건, 당신이 지름의 6cm인 원의 정확한 넓이를 구할 수 없는 거라는 거다. 지름 6cm인 원의 정확한 넓이는 분명 존재한다. 그건 사실이다. 당신이 머릿속에 가지고 있는 그 '사랑'이라는 것도 분명 존재한다. 역시, 사실이다. 그러나 지름이 6cm인 원의 정확한 넓이를 당신은 구할 수 없다. 난 머릿속에 있는 것이 아닌, 실질적인 사랑은 원의 넓이를 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당신의 지름 6cm인 원의 넓이를 구하기 위해서 아래와 같은 식을 사용할 것이다.

3cm(반지름) x 3cm(반지름) x π(3.14, 원주율)


당신과 그 사람 사이에 '원주율'을 곱해야 사랑의 크기가 나온다고 가정하면 어떨까? 원주율이 참값이 아니고 근삿값인 까닭에 둘의 사랑은 늘 근사값이 될 것이다. 상담메일을 보내는 사람들 중에는 이 '오차'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 오차를 구성하는 으뜸은 '의미부여'다.

상대에 대한 판타지를 가지기 시작했다면, 난 그것의 오차에 주목하기를 권한다. 스스로를 비련의 여주인공이나 운명에 희롱당하는 남자 주인공처럼 소설을 쓸 거라면 상관없지만, 그게 아니라면 그 오차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길 바란다. 그 오차를 정(情), 약속, 믿음, 배려, 희생, 노력 등으로 채울 수는 있지만 그저 당신의 상상만으로 채우는 것은 위험하다. '절대사랑'이라는 판타지에서 벗어나면, 당신은 더 자유로울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 사람과 사랑을 하지 못하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진단은 어느 의사가 내려줬는가?


2. 타인의 오차값에서도 벗어나라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이미 '품절'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솔로부대원에게 다가가는 사람이 있는 반면, 자신의 '오차값'을 찾기 위해 다가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달콤한 말이든 씁쓸한 얘기든 ,

"지금 여자친구를 만나기 전에 널 만났다면 어땠을까."
"나도 답답해, 이 감정이 뭔지 정말 모르겠어."
"여자친구를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닌데, 널 보면 가슴이 뛴다."



이런 이야기를 던지는 사람이 있다면, 그 이유는 '오차값'이라고 말해주면 된다. 자신이 원하던 완벽한 사람과 만나 사랑을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도 시간이 지나며 그 '오차값'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은 완벽한 원의 넓이를 구할 수 없는 인간의 숙명같은 거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 대해 지인과 이야기를 나눴을 때, 그는 이것을 '타협점'이라고 이야기 했다. 결국 사랑이란 자신이 현재 처한 상황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과, 이루어질 수 있는 '타협'의 사랑을 진행한다는 얘기였다. 난 그 말이 틀리지 않다고 생각한다. 운명의 관점에서 보자면 그것도 '타협'이 아닌 '운명'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겠지만, 그 부분을 접어 놓고 생각해 보면, 타협이 맞다. 단, 원주율의 오차값처럼 '결핍'의 부분은 계속 존재하리라 생각한다.

정리하자면, 당신이 누군가를 만나 사랑을 하더라도 '오차값'은 생길 것이다. 그 부분은 외부의 유혹이 될 수도 있고, 운명이라 생각하는 다른 만남이 될 수도 있다. 위에 '노력'이라는 부분을 적어 놓은 것은 바로 이런 경우 때문이었다. 뒤집어 보자. 당신에게 위의 이야기를 했던 사람은 그 사람의 '사랑'에 대해서 노력을 하고 있는가? 그저 그 오차값을 채우기 위한 방법으로 당신을 생각한 것은 아닌가? 당신이 앞으로 만나는 사람 중에 정말 괜찮은 사람도 있을 것이고, 존경할 만한 사람도 있을 것이며, 매력적인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과 모두 연애를 해야 하는 걸까?


3. 당신의 과거를 값싸게 만들지 마라


난 이 증상을 '연애사증후군'이라 생각한다. 생소한 이름이겠지만, 이런 증상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적지 않다. 과거에 앓았을 수도 있고, 지금 앓고 있을 수도 있으며, 미래에 앓을 수도 있다. 조금 아픈 이야기가 될 수도 있지만 꺼내야겠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서 꺼내놓는 이야기 중, 잘난 척 다음으로 짜증나는 이야기인 까닭이다.

온라인활동을 주로 한다면 사람들이 모이는 커뮤니티나 자신의 온라인 공간이 이 배설의 창구가 될 수 있다. 스스로는 솔직하며 센티멘털한 감정의 기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변형된 형태의 '허세'로 읽힐 수 있는 부분이 크다. 이 거대한 토사물은 일방적이라는 특징을 가진다. 과거 사랑 이야기의 다른 주인공이었던 상대가 그 이야기를 본다면, 감동은 커녕, 붉어진 낯으로 그 글들을 다 지워달라고 할 가능성이 높다. 구구절절한 사연을 담고 있지만, 어느 것은 지나치게 왜곡 되었고, 유효기간이 지난 메세지를 추궁하거나, 심지어 너무 사랑한 것이 잘못이라는 안드로메다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는 고귀하고 소중한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일(?)을 하는지 모르지만, 그것에 중독이 되면 결국 자신이 만들어낸 이야기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일이 생기고 말 것이다. 실질적인 사실이 기억이 안날만큼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자신이 만들어 낸 이야기에 갇혀버리고 만다는 얘기다. 그 이야기가 아름답다고 느껴 사람들이 보내주는 관심이나 동정의 말에 힘을 얻어 계속 쓰게 될 것이다. 자, 이제 아무도 먹지 못할 거대한 잡탕이 탄생했다.

헤어진 사람을 바보로 만들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자신이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여기 저기에 글로 공개하는 것이다. 자신을 더 비참하게, 바보처럼, 한심한 놈으로, 또는 비련의 여주인공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슬픔을 위해 슬퍼하는 자신을 만날 수 있을 것이고, 진심을 적는 것이 아닌, 글을 만들어 내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상대에게만 보낼 수 있는 편지들도 대책없이 공개할 것이다. 

자신을 위해 당신의 과거를 값싸게 만들지 않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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