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발행한 [연애경험 없는 남자들의 공통적인 문제점 Best5]에는 "거지근성에 할 줄 아는 것 없는 조선년들 보다는 서양여성, 외국여성에 눈을 돌리자" 라는 댓글이 올라왔던데, 한국 여자든 외국 여자든 개인 취향이니 할 말은 없지만, 그 외국 여자 앞에서 영어로 자기 소개나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외국 여자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는가? 개인적인 경험담을 들려주신 한 솔로부대 여성대원에게 "이런 여자 만나봤는데, 내가 잘 안다. 완전 어이 없다." 라고 어느 남자대원이 답글을 달아 주셨던데, 나와 다르면 비난부터 하고 보는 습관을 버려야 솔로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매뉴얼을 시작하기 전에 위의 이야기를 적어 놓는 까닭은, 이 매뉴얼을 읽고 나서도 "맞아 저런 여자 만나봤는데..." 부터 시작해서 "이래서 여자들이 문제..." 같은 피콜로 더듬이 빠는 소리를 늘어 놓는 사람들이 있을 듯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오지랖이 근질근질해도 자기 문제는 자기가 풀고, 남의 문제는 그 삶이 풀게 내버려 두자. 공부 잘하는 애들은 묵묵히 공부하지, 옆 친구 계속 쿡쿡 찔러대지 않는다.
자, 그럼 상대에 대한 비난을 풀어 놓으려 벼르고 있는 분들께는 "당신은 사랑받기위해 태어난 사람" 같은 답글을 달아드리고 싶다는 얘기를 전하며, 오늘도 달려보자.
예쁜 여자사람들이 인기가 있을 수는 있다. 이전 매뉴얼에서 이야기 했든, 외모는 하나의 재능이다. 키 큰 사람이 아무래도 농구를 할 때 유리한 것 처럼 '인기'라는 측면에서는 분명 '가산점'을 얻을 수 있단 얘기다. 그러나, 정말 그 '외모'가 전부일까? 당신이 그냥 바라만 보고 있어도 울화가 치밀 정도로 생겼다면 더 얘긴 안하겠다. 어느 아버지가 늦은 밤 술을 드시곤 딸의 방에 들어와서, 딸이 자는 줄 알고 머리를 쓰다듬으시며 "우리 미숙이... 이래 생겨서 시집은 우예 가노..." 라고 하셨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으니 말이다.
자, 같이 생각해 보자. 자신이 활동하는 인터넷 카페가 있는가? 아니면 채팅사이트에 들어가서 채팅을 해 본 적이 있는가? 거기선 자신의 외모를 노출시키지 않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그럼 그 사이트에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거나 인기를 얻는 사람들의 비결은 무언가? 잘 이해가 안된다면 적절한 예로 낯 모르는 사람들과 채팅을 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 모임에서는 같은 이야기를 늘어 놓더라도 마음이 가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냥 잉여분으로 생각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건 '외모'때문이라고 말 할 수 없지 않은가?
당신이 가진 문제가 '외모'가 아닐 수 있단 얘기다. 당신의 '매력'은 무엇인가를 먼저 살펴보라고 이야기 해 주고 싶다. 아래의 경우들에서도 이야기 하겠지만, 당신이 스스로를 매력없게 만들고 있을 수도 있다. 왜? 자신감이 없는 여자는 상대에게 지나치게 희생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어느 사람을 모아 놓든 한 무리에서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바람이 부는 방향대로 기울기만 하는 사람이 있으니 말이다. 계속 그 상태라면 괜찮은 남자를 만나도 자신에게 과분하다 생각하며 그의 '방청객'이 될 위험이 있다. 잊지 마라. 자신감이란 열쇠가 없다면 만날 끌려다니게 될 것이다.
만남은 말 그대로 만남이다. 상대를 평가하러 나온 것도 아니며, 그는 차가 있는지, 앞으로 비전은 괜춘한지, 어떻게 살아 왔는지 한 번에 다 알 필요 없다. 그리고, 첫 인상으로 등급을 정한 후, 그의 이야기들로 호감도를 플러스 마이너스 조정 하지 마라. 사람은 누구나 그 안에 신이 살고 있고, 그 신은 첫 만남에서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다. 도저히 못 살 것 같은 오두막에서도 행복할 수 있는 반면, 운동장 처럼 넓은 주택에서도 우울증에 시달릴 수 있단 얘기다.
내가 메일로 받았던 사연 중에 참 가슴 아팠던 사연이 있다. 사실 그대로를 기록할 순 없으니 조금 각색해서 이야기 하자면, 소개팅을 한 상대가 결혼정보회사등에서 1등급으로 분류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었고, 선물로 외제차를 사 줄 수 있을 정도의 재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 사람 앞에서 이 솔로부대 여자사람은 쪼그라들고 만 것이다. 그의 행동은 모두 자만심에서 나온 것 같았고, 그가 던지는 질문들이 모두 자신을 업신 여겨서 물어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사연에 적어주신 얘기대로라면, 남자들이 얼마든지 던질 수 있는 질문이었다. 더군다나 여자분이 자신도 꿀리는 것은 아니라며 적어주신 스펙들을 보며 연애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계약을 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을 만나서 제품사양 같은 소개를 한 뒤, 사용설명서 같은 이야기들을 나누고, 품질증명서 같은 증거들을 내 보이는 것은 괜춘한 연애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연애는 당신이 평생 살 집을 고르는 일이다. 물은 잘 나오는지, 겨울엔 난방이 제대로 되는지, 햇볕은 적당히 들어오는지 그런 것들을 살펴보면 된다. 그 집이 얼마 짜리고, 땅값은 얼마나 뛸 것 같은지를 살피지 말길 바란다. 아무리 비전이 좋고, 가격이 잘 나온 집이라고 해도 당신이 살며 물도 제대로 안나오고, 겨울엔 외풍이 심하며, 여름엔 비가 샌다면 그 집에서 얼마나 살 수 있겠는가? 요즘 이슈가 되는 외국의 유명 골프선수를 보자, 바다 건너 우리나라의 꼬마들도 그 이름을 알고 있으며 평생 써도 다 못 쓸 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지만, 행복할까?
매뉴얼을 통해, 늘 당신이 스스로의 두 다리로 설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권했다. 누군가에게만 기대야 일어 설 수 있는 사람이 아닌, 스스로의 다리로 서서 둘이 등을 기댈 수 있는 연애를 하길 추천했다. 이 이야기에 많은 솔로부대 여성대원들이 호응을 해 주었지만, 이야기를 잘 못 받아들인 여성대원들도 보인다. 둘의 관계에서 상대방의 부분은 완전히 배제한 채 "상관마라" 식으로 가는 대원들이다.
여자가 가질 수 있는 '필살기'로 '여성스러움'을 이야기 한 것을 기억하는가? 난 오해를 하고 있는 여성대원들에게 이 말을 전해주고 싶다. 당신은 오토매틱인가, 수동인가? 한 번 기어를 넣어 놓으면 다시 손대지 않아도 멀쩡히 잘 가는 사귐을 이야기 한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의 관심이나 호감이 필요하다면 당신은 '수동기어'가 될 필요가 있다. 아무 관여 하지 않아도 씩씩하게 잘 하고 있는 사람에겐 할 말이 없는 법이다. 나중에 <커플생활매뉴얼>에서도 이야기 하겠지만, 모든 일을 스스로 잘 알아서 한다면 얼마나 재미없는 사람이 되겠는가. 당신이 다 할 수 있더라도, 그가 들어올 자리를 조금 마련해 두란 얘기다.
인터넷 쇼핑몰을 시작한다는 한 지인이 있었다. 나는 그 프로토타입의 쇼핑몰에 들어가 고치면 괜춘할 부분들을 찾아냈고, 사진들에 대한 의견이나 홍보방법 등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하지만 상대는 "그건 내가 알아서 할게요" 라는 이야기를 했고, 난 그 지인과의 대화에 흥미를 완전히 잃어 버렸다. '내 일'과 '네 일'을 너무 명확하게 구분짓는 것은 상대방이 앉을 의자도 없이 집에 초대하는 것과 같다. 당신이 어려서부터 해 온 재능교육으로 자기의 일은 스스로 하는 습관이 있더라도, 그에게 작은 빈틈을 보여주도록 하자. 눈높이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마이클 잭슨이 세상을 떠나기 이전에 매뉴얼을 통해 한 번 한 이야기지만, 이제 마이클 잭슨이 없으니 한 번 더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응?) 화장을 하지 않으면 집 밖에 나가지 않으며, 주말엔 집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어하던 K양(29세,웹디자이너)을 기억하는가? 잦은 야근으로 인해 그녀의 평일은 회사가 접수했으며, 집에 돌아와서는 케이블 재방송과 만화책을 빌려다 보는 일, 캔맥주를 홀짝 거리며 후라이드 치킨의 날개 뜯는 것을 낙으로 삼고 있는 여성대원이다.
물론, 연애가 급하지도 않으며 당장 필요하지 않다고 이야기 할 수도 있다. 그게 잘못된 것도 아니며 이상한 것도 아니다. 정말 당신에게 연애란 절실하지도 않고 별로 끌리지 않는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가끔 외로움에 비명을 질러댄다면, 복권을 사야 당첨이 되든 꽝이 되든 할 수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어제 매뉴얼에서 남자대원들에게도 한 이야기 아닌가. 일단, 부딪쳐라. 방구석에 앉아서 백마탄 왕자님만 기다리다간 얼굴에 주름만 늘어 날 것이다.
주변의 남자가 모두 마음에 들지 않는 대원들도 있겠지만, 당신의 마음에 원자폭탄을 투하할 남자는 분명히 있다. 아직 그 만남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고, 당신이 보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다. 노멀로그의 글을 읽고 있는 솔로부대 남자대원들만 해도 커플이 된 사람들이 많다. 얼마전 결혼하신 '그소년'님만 해도 노멀로그에 댓글을 달기 시작하셨을 때에는 솔로부대원이었다. 그런데 이젠 품절남이 되어버린 것 아닌가. 아주 멀리 있으며, 당신과 관계 없는 얘기가 아니다. 그래서 이 매뉴얼을 적고 있는 것 아닌가.
당신의 문제점이 될 수도 있는 부분을 이렇게 밝히는 까닭은, 당신을 비난하거나 비하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누구도 말해주지 않았던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싶기 때문이다. 여성의 문제점을 다뤘다는 이유로 또 자다가 삽 들고 일어나 으쌰으쌰 하시는 분들이 "여자가 왜 이런 이야기를 들어야 하냐" 라거나 "남자들이 문제지 여자가 문제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런 댓글을 달아주시겠지만, 우리, 여기서 가타부타 목소리를 높이기보단 공원을 한 바퀴 돌자. 그게 건강에도, 정신적으로도 더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소개팅 자리에서 별 말 없이 처음부터 내성적인 모습을 보이던 J양이, 나름 분발하며 노력한 P군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은 이유는 '숫기가 없어 보여서' 였다. 상대에게 호감을 느끼거나 느끼지 못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며 남이 참견할 부분은 아니지만, 난 그 만남 보며 위에서 이야기 했던 부분들이 스쳐 지나갔다. 그녀는 만남의 책임을 상대에게 전가하고 있으며, 상대를 구경하고 있는 거였다. 게다가 자신이 계속 내성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것은 자각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 이후로도 꽤 많은 소개팅을 했던 J양 이지만, 감상문 같은 후기만 전해들을 뿐 커플이 되었다는 소식은 아직까지 듣지 못했다.
미켈란젤로가 '다비드상'을 조각한 건 예술성을 품고 있는 무슨 대단한 재료가 아니라 그냥 커다란 대리석이었다. 당신은 혹시 다비드상만 찾고 있는 것은 아닌가? 누군가와 사랑하는 일은, 인터넷 쇼핑하듯 완제품에 대해 결제하는 것이 아니다. 당신의 손길이 필요한 많은 부분이 기다리고 있을 수 있단 말이다. 아무 노력 없이 왕자탄 백마(응?)만 기다리지 말길 바란다. 당신의 손길이 상대에게 머물어 하나 둘 상대의 모습이 나타날 때, 당신은 당신의 남자를 옆에 둘 수 있을 것이다.
<덧> 그소년님, 결혼 다시 한 번 축하드려요! 다음번 축가는 꼭 제가...(응?) 농담임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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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뉴얼을 시작하기 전에 위의 이야기를 적어 놓는 까닭은, 이 매뉴얼을 읽고 나서도 "맞아 저런 여자 만나봤는데..." 부터 시작해서 "이래서 여자들이 문제..." 같은 피콜로 더듬이 빠는 소리를 늘어 놓는 사람들이 있을 듯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오지랖이 근질근질해도 자기 문제는 자기가 풀고, 남의 문제는 그 삶이 풀게 내버려 두자. 공부 잘하는 애들은 묵묵히 공부하지, 옆 친구 계속 쿡쿡 찔러대지 않는다.
자, 그럼 상대에 대한 비난을 풀어 놓으려 벼르고 있는 분들께는 "당신은 사랑받기위해 태어난 사람" 같은 답글을 달아드리고 싶다는 얘기를 전하며, 오늘도 달려보자.
1. 연애를 못하는 것이 외모 때문일까?
예쁜 여자사람들이 인기가 있을 수는 있다. 이전 매뉴얼에서 이야기 했든, 외모는 하나의 재능이다. 키 큰 사람이 아무래도 농구를 할 때 유리한 것 처럼 '인기'라는 측면에서는 분명 '가산점'을 얻을 수 있단 얘기다. 그러나, 정말 그 '외모'가 전부일까? 당신이 그냥 바라만 보고 있어도 울화가 치밀 정도로 생겼다면 더 얘긴 안하겠다. 어느 아버지가 늦은 밤 술을 드시곤 딸의 방에 들어와서, 딸이 자는 줄 알고 머리를 쓰다듬으시며 "우리 미숙이... 이래 생겨서 시집은 우예 가노..." 라고 하셨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으니 말이다.
자, 같이 생각해 보자. 자신이 활동하는 인터넷 카페가 있는가? 아니면 채팅사이트에 들어가서 채팅을 해 본 적이 있는가? 거기선 자신의 외모를 노출시키지 않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그럼 그 사이트에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거나 인기를 얻는 사람들의 비결은 무언가? 잘 이해가 안된다면 적절한 예로 낯 모르는 사람들과 채팅을 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 모임에서는 같은 이야기를 늘어 놓더라도 마음이 가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냥 잉여분으로 생각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건 '외모'때문이라고 말 할 수 없지 않은가?
당신이 가진 문제가 '외모'가 아닐 수 있단 얘기다. 당신의 '매력'은 무엇인가를 먼저 살펴보라고 이야기 해 주고 싶다. 아래의 경우들에서도 이야기 하겠지만, 당신이 스스로를 매력없게 만들고 있을 수도 있다. 왜? 자신감이 없는 여자는 상대에게 지나치게 희생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어느 사람을 모아 놓든 한 무리에서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바람이 부는 방향대로 기울기만 하는 사람이 있으니 말이다. 계속 그 상태라면 괜찮은 남자를 만나도 자신에게 과분하다 생각하며 그의 '방청객'이 될 위험이 있다. 잊지 마라. 자신감이란 열쇠가 없다면 만날 끌려다니게 될 것이다.
2. 소개팅인가? 품질검사인가?
만남은 말 그대로 만남이다. 상대를 평가하러 나온 것도 아니며, 그는 차가 있는지, 앞으로 비전은 괜춘한지, 어떻게 살아 왔는지 한 번에 다 알 필요 없다. 그리고, 첫 인상으로 등급을 정한 후, 그의 이야기들로 호감도를 플러스 마이너스 조정 하지 마라. 사람은 누구나 그 안에 신이 살고 있고, 그 신은 첫 만남에서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다. 도저히 못 살 것 같은 오두막에서도 행복할 수 있는 반면, 운동장 처럼 넓은 주택에서도 우울증에 시달릴 수 있단 얘기다.
내가 메일로 받았던 사연 중에 참 가슴 아팠던 사연이 있다. 사실 그대로를 기록할 순 없으니 조금 각색해서 이야기 하자면, 소개팅을 한 상대가 결혼정보회사등에서 1등급으로 분류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었고, 선물로 외제차를 사 줄 수 있을 정도의 재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 사람 앞에서 이 솔로부대 여자사람은 쪼그라들고 만 것이다. 그의 행동은 모두 자만심에서 나온 것 같았고, 그가 던지는 질문들이 모두 자신을 업신 여겨서 물어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사연에 적어주신 얘기대로라면, 남자들이 얼마든지 던질 수 있는 질문이었다. 더군다나 여자분이 자신도 꿀리는 것은 아니라며 적어주신 스펙들을 보며 연애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계약을 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을 만나서 제품사양 같은 소개를 한 뒤, 사용설명서 같은 이야기들을 나누고, 품질증명서 같은 증거들을 내 보이는 것은 괜춘한 연애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연애는 당신이 평생 살 집을 고르는 일이다. 물은 잘 나오는지, 겨울엔 난방이 제대로 되는지, 햇볕은 적당히 들어오는지 그런 것들을 살펴보면 된다. 그 집이 얼마 짜리고, 땅값은 얼마나 뛸 것 같은지를 살피지 말길 바란다. 아무리 비전이 좋고, 가격이 잘 나온 집이라고 해도 당신이 살며 물도 제대로 안나오고, 겨울엔 외풍이 심하며, 여름엔 비가 샌다면 그 집에서 얼마나 살 수 있겠는가? 요즘 이슈가 되는 외국의 유명 골프선수를 보자, 바다 건너 우리나라의 꼬마들도 그 이름을 알고 있으며 평생 써도 다 못 쓸 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지만, 행복할까?
3. 당신은 오토매틱인가, 수동인가?
매뉴얼을 통해, 늘 당신이 스스로의 두 다리로 설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권했다. 누군가에게만 기대야 일어 설 수 있는 사람이 아닌, 스스로의 다리로 서서 둘이 등을 기댈 수 있는 연애를 하길 추천했다. 이 이야기에 많은 솔로부대 여성대원들이 호응을 해 주었지만, 이야기를 잘 못 받아들인 여성대원들도 보인다. 둘의 관계에서 상대방의 부분은 완전히 배제한 채 "상관마라" 식으로 가는 대원들이다.
여자가 가질 수 있는 '필살기'로 '여성스러움'을 이야기 한 것을 기억하는가? 난 오해를 하고 있는 여성대원들에게 이 말을 전해주고 싶다. 당신은 오토매틱인가, 수동인가? 한 번 기어를 넣어 놓으면 다시 손대지 않아도 멀쩡히 잘 가는 사귐을 이야기 한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의 관심이나 호감이 필요하다면 당신은 '수동기어'가 될 필요가 있다. 아무 관여 하지 않아도 씩씩하게 잘 하고 있는 사람에겐 할 말이 없는 법이다. 나중에 <커플생활매뉴얼>에서도 이야기 하겠지만, 모든 일을 스스로 잘 알아서 한다면 얼마나 재미없는 사람이 되겠는가. 당신이 다 할 수 있더라도, 그가 들어올 자리를 조금 마련해 두란 얘기다.
인터넷 쇼핑몰을 시작한다는 한 지인이 있었다. 나는 그 프로토타입의 쇼핑몰에 들어가 고치면 괜춘할 부분들을 찾아냈고, 사진들에 대한 의견이나 홍보방법 등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하지만 상대는 "그건 내가 알아서 할게요" 라는 이야기를 했고, 난 그 지인과의 대화에 흥미를 완전히 잃어 버렸다. '내 일'과 '네 일'을 너무 명확하게 구분짓는 것은 상대방이 앉을 의자도 없이 집에 초대하는 것과 같다. 당신이 어려서부터 해 온 재능교육으로 자기의 일은 스스로 하는 습관이 있더라도, 그에게 작은 빈틈을 보여주도록 하자. 눈높이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4. 복권을 사지 않으면, 당첨도 없다.
마이클 잭슨이 세상을 떠나기 이전에 매뉴얼을 통해 한 번 한 이야기지만, 이제 마이클 잭슨이 없으니 한 번 더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응?) 화장을 하지 않으면 집 밖에 나가지 않으며, 주말엔 집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어하던 K양(29세,웹디자이너)을 기억하는가? 잦은 야근으로 인해 그녀의 평일은 회사가 접수했으며, 집에 돌아와서는 케이블 재방송과 만화책을 빌려다 보는 일, 캔맥주를 홀짝 거리며 후라이드 치킨의 날개 뜯는 것을 낙으로 삼고 있는 여성대원이다.
물론, 연애가 급하지도 않으며 당장 필요하지 않다고 이야기 할 수도 있다. 그게 잘못된 것도 아니며 이상한 것도 아니다. 정말 당신에게 연애란 절실하지도 않고 별로 끌리지 않는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가끔 외로움에 비명을 질러댄다면, 복권을 사야 당첨이 되든 꽝이 되든 할 수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어제 매뉴얼에서 남자대원들에게도 한 이야기 아닌가. 일단, 부딪쳐라. 방구석에 앉아서 백마탄 왕자님만 기다리다간 얼굴에 주름만 늘어 날 것이다.
5. 괜찮은 남자는 반드시 있다.
주변의 남자가 모두 마음에 들지 않는 대원들도 있겠지만, 당신의 마음에 원자폭탄을 투하할 남자는 분명히 있다. 아직 그 만남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고, 당신이 보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다. 노멀로그의 글을 읽고 있는 솔로부대 남자대원들만 해도 커플이 된 사람들이 많다. 얼마전 결혼하신 '그소년'님만 해도 노멀로그에 댓글을 달기 시작하셨을 때에는 솔로부대원이었다. 그런데 이젠 품절남이 되어버린 것 아닌가. 아주 멀리 있으며, 당신과 관계 없는 얘기가 아니다. 그래서 이 매뉴얼을 적고 있는 것 아닌가.
당신의 문제점이 될 수도 있는 부분을 이렇게 밝히는 까닭은, 당신을 비난하거나 비하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누구도 말해주지 않았던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싶기 때문이다. 여성의 문제점을 다뤘다는 이유로 또 자다가 삽 들고 일어나 으쌰으쌰 하시는 분들이 "여자가 왜 이런 이야기를 들어야 하냐" 라거나 "남자들이 문제지 여자가 문제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런 댓글을 달아주시겠지만, 우리, 여기서 가타부타 목소리를 높이기보단 공원을 한 바퀴 돌자. 그게 건강에도, 정신적으로도 더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소개팅 자리에서 별 말 없이 처음부터 내성적인 모습을 보이던 J양이, 나름 분발하며 노력한 P군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은 이유는 '숫기가 없어 보여서' 였다. 상대에게 호감을 느끼거나 느끼지 못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며 남이 참견할 부분은 아니지만, 난 그 만남 보며 위에서 이야기 했던 부분들이 스쳐 지나갔다. 그녀는 만남의 책임을 상대에게 전가하고 있으며, 상대를 구경하고 있는 거였다. 게다가 자신이 계속 내성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것은 자각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 이후로도 꽤 많은 소개팅을 했던 J양 이지만, 감상문 같은 후기만 전해들을 뿐 커플이 되었다는 소식은 아직까지 듣지 못했다.
미켈란젤로가 '다비드상'을 조각한 건 예술성을 품고 있는 무슨 대단한 재료가 아니라 그냥 커다란 대리석이었다. 당신은 혹시 다비드상만 찾고 있는 것은 아닌가? 누군가와 사랑하는 일은, 인터넷 쇼핑하듯 완제품에 대해 결제하는 것이 아니다. 당신의 손길이 필요한 많은 부분이 기다리고 있을 수 있단 말이다. 아무 노력 없이 왕자탄 백마(응?)만 기다리지 말길 바란다. 당신의 손길이 상대에게 머물어 하나 둘 상대의 모습이 나타날 때, 당신은 당신의 남자를 옆에 둘 수 있을 것이다.
<덧> 그소년님, 결혼 다시 한 번 축하드려요! 다음번 축가는 꼭 제가...(응?) 농담임 ㅋ
▲ 당신의 손길이 손가락 버튼을 누를 때, 노멀로그는 당신의 것이(응?)...추천은 무료!
▲ 추천을 누르는 것보다 위젯을 갖다 붙여 놓고 이렇게 글을 적어 놓는 것이 훨씬 귀찮은 일이랍니다. 이짓을 언제까지 해야할지,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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