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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2)

여자에게 호감을 느낀 남자의 행동 BEST5

by 무한 2010. 3. 8.
대학교 신입생들의 사연이 하나 둘 도착하는 것을 보니 봄이다. 이제 막 대학에 입학한 P양(20세,학생)의 "도서관만 가도 남자들이 다 저를 쳐다봐요."라는 사연을 읽으며 가슴이 아팠다. 힐 신고 또각또각 소리내며 도서관 가면,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짜증나서 쳐다보는 거다.

대학생활 시작부터 꼬여버린 솔로부대원의 사연도 있었다.

신입생 OT때, 인문관에서 술을 마셨거든요.
눈이 자꾸 마주치는 선배가 있어서 저도 좀 쳐다봤어요..
뿅가리라고 하나요? 포카리에 소주를 섞어서 마셨는데
칵테일 같고 좋더라구요.. 그래서 계속 마셨죠..
중간에 그 선배가 술 사러 간다고..
같이 갈 사람 없냐고 해서 일어났어요..
원래 숫기가 없는데.. 그냥 저도 모르게.. 일어나 지더군요..
앉아 있을 땐 몰랐는데, 일어나니까 걸음이 잘 안걸어 지는 거예요..
학관쪽 계단에서 한 번 굴렀죠.. 무릎뼈가 쪼개진 것 같았는데..
그래도 잘 보여야겠다는 생각에 끊임없이 미소를 지었어요..
그래서 그 선배가 부축을 해주고..
아무튼 슈퍼까지 무사히 갔다 왔는데..
인문관 계단 올라가는 길에.. 그 선배가 갑자기..
술 많이 마시지 말라고 얘길 하다가.. 키스를...
너무 당황했어요.. 아주 잠깐이었지만.... 17.4초정도?
근데 OT끝날 때 까지 연락처를 안 물어 보더군요..
입학해서 천천히 작업을 걸어오겠지.. 했는데..
저번 주에 알게 되었어요.. 그 선배 여자친구 있다고..
그것도 CC라고... 이건 무슨 상황인가요?


그건, '별로 좋지 않은 상황'이다. 노멀로그에서 소개했던 이야기들에 엮어 보자면, 앞으로 그 선배는 "여자친구를 사랑해서 사귀는 게 아니야. 날 좋아하니까, 내가 사귀어 주면 조금이나마 행복할 수 있잖아. 그래서 사귀어 주는 것 뿐이야." 라는 이야기를 할 수도 있고, 삼자대면을 하게 되면 "난 사실 둘 다 사랑해. 둘 다 사랑해서 한 쪽을 포기할 수 없었어." 라는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

비슷한 사건(응?)으로 얼마 전 '명문대 성추행사건'이라는 기사가 있었다. 한 선배가 바람쐬러 나간 신입생의 등을 토닥여 주다가 강제로 입술을 훔쳤던 사건인데, 피해 여학생이 해당학교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자 20명의 피해 여학생이 자신도 당했다며 글을 올렸다. 다른 학교에서는 게임이라며 술을 입으로 전달하게 시키고 여학생을 눕혀놓고 남자가 그 위에서 팔굽혀펴기를 하기도 했다는데, 두 사건 모두 학교측에선 '학생 개인의 문제'라고 했다가 일이 커지자 가해학생에게 일년이나 한 학기 권고휴학 처리를 한 걸로 알고 있다.

이런 갑갑한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게 아니고, 어쩃든 그게 '남자의 호감'은 아니라는 얘기다. 표면적으로 보자면 성희롱이나 성추행임이 분명한 일들을 당하고도 "이게 호감인가요?" 라고 묻는 메일들이 많아 오늘은 남자의 호감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저녁이 오면 달이 뜬다' 처럼 정해진 법칙이 아니므로 YESNO의 관점에서 살펴보자.


1. 공감대를 형성하려 노력한다.


- 어디사세요?
- 취미가 뭐예요?
- 혹시 누구누구 아세요?


YES
호감있는 사람에게 공통점을 찾으려는 노력은 구석기시대부터 있어왔다. 마음에 드는 연인에게 "어느 움막 사세요?" 따위의 얘길 하며 "아, 전곡리 쪽인가? 내 친구도 거기사는데."같은 답변을 하는 것. 게다가 몇 다리 건너면 한 명쯤 아는 사람이 나타나니, 이야기를 풀어나가기도 좋다. 취미가 같을 경우 그 쪽으로 화제를 옮길 수도 있고, 공통으로 아는 사람, 장소, 사물 등을 발견하면 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더라도 대화를 통해 상대를 더 알 수 있다.

NO
이거 말고 뭐 할 말이 있겠나. 취미가 뭐냐고 묻기만 해도 관심있는 줄 아는 건 오버다.


2. 사소한 일로 접근한다.


- 죄송한데, 핸드폰 좀 쓸 수 있을까요?
- 몇 시인지 알 수 있을까요?
- 티라노의 발톱이라는 카페가 어디있나요?

YES

다짜고짜 연락처를 묻는 것 보다, 내 핸드폰의 전원을 꺼 놓고 그녀의 폰으로 내 전화기에 전화를 걸면 자연히 번호를 저장할 수 있다. 시간을 물어보며 일단 그녀의 주의를 끌고, 그 이후의 이야기들을 풀어나갈 수 있다. 길거리에서 만난 그녀를 그냥 지나치기보다 사소한 것으로 시작해 진지한 사이로 발전하고 싶었다. 길을 묻곤, 같이 가며 알려달라고 부탁한 뒤, 커피숍에 함께 들어가 사귀게 된 선배의 이야기를 알고 있다.

NO
핸드폰을 안 가지고 나왔다. 병아리 감별사 정모가야 하는데 길을 몰라 물었다. 그녀가 길을 잘 알 것 처럼 생겼기 때문이지 별 뜻은 없었다.


3. 외모에 대한 칭찬을 한다.


- 코요테의 신지 닮으셨어요.
- 피부가 진짜 장난이 아니시네요.
- 모델 하셔도 되겠는데요.

YES

오죽하면 칭찬이 고래를 춤추게 한다는 책이 나오겠는가. 서로 잘 모르는 상태에서 상대의 마음을 문을 열수 있는 방법은 칭찬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장점을 캐치할 수 있는 사람에겐 상대도 호감을 가지리라 생각한다. 입 발린 말이 아닌 내 진심이었고 말이다.

NO
그닥 예쁘지 않고 통통해서 신지 닮았다고 했다. 그게 잘못인가? 내가 말한 신지는 코요테 1집때의 신지다.


4. 연락을 한다.


- 뭐해?
- 시험범위가 뭐더라?
- 남자의 향기 주인공이 누구였지?

YES
시험범위는 친구에게 물어도 되는데 굳이 그녀에게 물었다는 건, 관심이 있다는 표현이다. 호감을 가지고 있으면 자연히 연락을 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소심한 사람은 자기 번호를 숨기고 전화를 해서 목소리라도 들으려고 할 것이고, 발신자를 숨긴 문자도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고전적인 것 아닌가. '뭐해?'라는 건 상대와 이야기 하고 싶다는 말의 함축적 표현이다.

NO
심심해서 그랬다. 뭐하냐고 물어보지도 못하나? 시험범위나 주인공은 정말 몰라서 물은 거다. 잘 알 것 같이 생긴 그녀를 탓해달라.


5. 장난을 친다.


- 오늘부터 니 별명은 오리너구리야.
- 손이 청개구리 같아.
- 니 친구 좀 소개시켜줘. (잠시 후) 남자로 ㅋㅋ

YES

관심이 없는 사람한테는 장난도 치질 않는다. 어렸을 적 고무줄을 끊거나 머리를 잡아 당기거나 했던 것들이 아직도 남아 있어서 그녀에게 고운 말들 보다는 바보같은 말들을 할 때가 많다. 나중엔 스스로도 후회하지만 그렇게라도 그녀의 반응을 볼 수 있어서 즐겁다. 마음이 상하지 않으면서 티격태격 할 수 있는 장난들을 주로 친다.

NO
진짜 오리너구리 닮았다니까요?


상대의 행동을 호감인지 아닌지 알아보고자 하는 솔로부대 대원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기를 쓰고 알아내려 하지 않아도 그 호감은 밖으로 드러난다는 것이다. 상대가 무뚝뚝하고 소심할 수록 그 기간이 길어질 수 있겠지만, 해답지 뒤적이듯 상대의 마음을 읽으려 하지 말자. 라면이야 오래 끓이면 면이 다 불어 버리지만, 호감은 오래 놔둘수록 단단해진다.

단단해 진다는 것은, 당신을 향한 그 마음이 무작정 깊어진단 얘긴 아니다. 지난 번 동호회의 사연을 소개한 것 처럼 A를 좋아한다고 했다가 B가 나타나자 B에게 마음이 끌려버릴 수도 있다. 이렇듯 유효기간이 짧은 호감이라면 그냥 부는 바람처럼 지나가게 놔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마음을 알아내 고백을 받더라도 가벼운 의지는 약속을 뒤로 하고 날아가 버릴 수 있으니 말이다.

또한 매뉴얼의 서두에서 밝힌 것 처럼, 숨겨진 이야기(응?)를 알기 전에는 호감이 분명하다고 생각되지만, 그 의도가 당신의 생각과는 전혀 다를 수도 있다. 자신에게 호감을 가진 것 같은 사람을 발견하더라도 탐정이 될 필요는 없다. 그대가 할 일은, 오늘 한 화장이 태어나서 한 것 중에 제일 잘 된 것 같다는 마음을 갖는 것과, 한 시간 후에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더이상 집에 돌아가는 길에 터벅터벅 걷거나 한 숨 쉬지 말자. 사랑할 준비가 되었다는 에너지를 마음껏 뿜어내는 거다. 그게, 매력이다.





▲ 우울하다면 노멀로그를 생각하세요. 자, 밥 먹었으니 기지개! 하늘도 함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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