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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981

유학 중 만난 외국인 남친과의 이별 외 1편 개인적으로, 9월 중순이 되면 한 번씩 꼭 앓아 눕는 것 같다. 재작년엔 주꾸미를 먹고 난 후에, 작년엔 순댓국을 먹고 난 후에, 그리고 올해엔 광어회를 먹고 난 후에 아팠다. 다이어리를 보면 매년 9월 중순 경에 한 번씩 앓아 눕는다는 걸 알 수 있는데, 가을의 저주 같은 것에 걸린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번엔 주말 내내 아팠고, 어제까지 푹 잤다. 아직도 다 나은 상태는 아니라 머리가 무겁다. 일요일이 절정이었는데, 누워 있으면 입에 고인 침에 이질감이 들고 조금만 움직여도 이불의 감촉이 피부로 전부 느껴졌다. 왼쪽이나 오른쪽 어디로 눕든 뇌가 흘러내리는 것 같은 느낌이었고, 솜이불을 덮어도 추웠다가 또 옷을 다 벗어도 더웠다가 하는 일들이 계속되었다. 지금은 맥박이 뛰는 게 머리로 느.. 2015. 9. 15.
두 달 바짝 들이대다가 연락두절 된 썸남, 왜죠? 지인 중 하나가 지방 생활을 하다가, 바(bar)에 빠진 적 있다. 김모양(이십대 중반으로 추측)이라는 여성분이 그곳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지인은 그녀에게 빠져 매일 출석하듯 바를 드나들었다. 김모양이 그 지역 유지들을 홀리고 있다는 건 지인도 알고 있었다. 김모양 때문에 이장과 최씨가 멱살잡이를 한 유명한 사건이 있었고, 지인이 갔을 때에도 검은 큰 차를 타고 온 사람이 있으면 김모양이 그 손님을 맞으러 갔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모양에게 빠지고 나니, 지인은 정신을 차리질 못했다. 지인은 '그녀는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술집에서 일하는 여자가 아니'라고 주장했으며, 자신에게는 속된말로 '빼먹을 것'도 없는데 호감이 아니라면 왜 그녀가 자신을 그리 인간적으로 대하겠냐고 내게 되물었다. .. 2015. 9. 10.
두 번째 만남 이후 연락두절 된 썸, 문제는? 생각보다 여행준비가 복잡해져서, 오늘 매뉴얼에서는 하나의 사연만 다룰까 한다. 그냥 몸과 돈만 가지고 가는 거라면 편하게 쉬다 올 텐데, 가서 해보고 싶은 게 많아 바리바리 챙기다 보니 할 일도 많아지고, 솔직히 이걸 다 하고 올 수 있을지도 확신이 잘 서지 않는다. 게다가 별로 중요하지 않은 부분에 이상하게 집착하는 버릇이 이 시점에서 고개를 들어, 쓸데 없는 짓들을 좀 하고 있다. 이건 저 아래에서 더 이야기하기로 하고, 일단 매뉴얼 시작해 보자. 아, 오늘 다룰 사연의 주인공은 전에 한 번 소개한 적 있는 '보라씨'다. 상대가 차에 관심이 많은 걸 알고는 모터쇼를 빌미로 만남까지 이어갔던 재치 있는 대원인데, 그녀가 보낸 '이후의 이야기'는 눈 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처참했다. 다 된 밥 같았던 썸.. 2015. 8. 31.
애프터만 한 달째, 그에게선 무슨 말이 없어요. 외 1편 몇 년 전, 난 DSLR을 처음 사용하는 지인에게 사용법을 알려준 적이 있다. 카메라를 처음 만져보는 지인이었기에, 조리개와 셔터스피드, 그리고 ISO의 상관관계, 그리고 JPEG과 RAW의 차이, 빛과 그림자, 구도, 노출보정 등에 대해 전부 이야기를 해줘야 했다. 그는 꽃 사진 찍는 걸 목적으로 하고 있었는데, 난 실제로 그와 산에 올라 "지금 서있던 자리에서 그대로 찍으니까 배경이 산만하게 나오잖아. 그런데 우측으로 가서 찍으면 배경이 검게 나오겠지? 그럼 검은 배경에 흰 꽃이 부각되니까, 확 눈에 띄는 사진을 건질 수가 있잖아." "이건, 꽃은 잘 나왔는데 줄기가 애매하게 잘렸잖아. 주제가 되는 걸 집어넣었으면, 그 다음엔 프레임 안에 뭐가 들어왔나 구석도 살펴야 해." "초록색이 많을 땐 노출보.. 2015. 8.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