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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1084

연애를 오래 쉬어서인지, 여자에게 다가가는 게 어렵습니다. 사연의 주인공인 P씨에게, 문제를 먼저 하나 내볼까 한다. - 지금 P씨가 연락 중인 여자 분이 키우는 강아지 종류와 이름은? 두 사람은 분명 저것에 대해 대화를 나눴지만, 아마 P씨는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카톡을 다시 확인하면 종류와 이름을 알아낼 수 있겠지만, 어느 종의 강아지 이름이 무엇인지를 다시 묻지 않았기에 각각의 정확한 이름은 댈 수 없을 것이다. 저게 P씨의 첫 번째 문제다. P씨는 나이도 꽤 있는 까닭에 누군가와 대화하는 걸 어려워하진 않는데, 실제로는 상대에 대한 별 관심이 없이 ‘질문을 위한 질문’을 반복해 대화를 이어가는 까닭에 제대로 알게 되는 것도 없고 남는 것도 없다. 두 사람은 ‘쉴 때 뭘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는데, 난 P씨가 상대가 쉴 때 주로 뭘 한다고 했는지도.. 2016. 9. 22.
썸탈 때 무슨 얘기를 하지? 흥하는 대화, 망하는 대화. 썸을 타거나 연애를 하고 싶은 마음을 굴뚝같은데, 이성을 마주하면 머릿속이 하얗게 변한다는 대원들을 위해 이 매뉴얼을 준비했다. 사실 이런 것까지 이야기를 해야 하나 싶기도 한데, 사연과 함께 첨부된 카톡대화를 보면 ‘뭐야? 얘 지금 뭐하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닌 까닭에 ‘모태솔로부대원을 위한 대화법’을 준비한 거라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다. 같은 얘기를 해도 흥하는 경우와 망하는 경우를 비교하며 살펴보도록 하자. 출발. 1. 가장 흔한 날씨, 음식, 취미, 미디어 얘기. 흥하는 사례를 보자 흥남 – 더위 풀린다더니 오늘도 완전 더움. 여자 – 에어컨 세게 틀어 달라 그래 ㅎㅎ 흥남 – 회사 구조가 이상해서 사무실 전체가 더워. 조절하는 게 아니야 ㅠㅠ 여자 – 울 정도로 더워? .. 2016. 9. 20.
다섯 살 어린 회사 연하남을 짝사랑 중입니다. 김양이 보낸 신청서를 읽으며, 난 김양이 ‘프로’라는 걸 직감할 수 있었다. “이전에도 짝사랑은 해봤지만, 이렇게까지 ‘맞는’느낌은 아니었습니다.” 프로가 확실하다. 짝사랑 아마추어들은 상대를 신격화해서는 종교로 삼는 특징이 있지만, 프로들은 다르다. 프로의 짝사랑은 확실한 근거가 있다. 그게 전부 심증일 뿐이며 흔히들 말하는 도끼병이라는 게 문제긴 하지만, 여하튼 그렇다. 은퇴할 나이가 한참 지났음에도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프로를, 아니 김양을, 이번에는 꼭 은퇴시킬 수 있도록 오늘 함께 도와보자. 출발. 1. ‘총각직원 대하는 아줌마’의 말투를 지우자. 말을 놓을 거면 놓고, 안 놓을 거면 놓지 말자. 애매하게 존대와 경어를 섞어 쓰면, 총각직원 대하는 아줌마의 말투가 될 수 있다. 김양은.. 2016. 9. 17.
연하남과 썸 타는 중인데, 시작도 전에 끝나는 분위깁니다. 이대로라면, O양과 나는 앞으로도 자주 보게 될 것 같다. 몇 년 후 O양이 불혹이 되어서도 나에게 사연을 보내게 될 거고, 쉰이 되어서도, 예순이 되어서도 내게 사연을 보내게 될 것 같다. 경로당에 갈 나이쯤 되면, 그땐 또 “돌싱인 김씨(62세, 경비)가 들어왔어요. 저보다 세 살 연하예요. 저랑 친한 언니는, 제가 아깝다고. 아직 싱글인 네가 뭐가 아쉬워서 김씨를 만나냐고 하네요. 차림새도 후줄근한데다, 상가가 아닌 아파트 경비가 직업이라는 것도 별로라고 하고요.” 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으려면 O양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함께 알아보자. 1. 상대를 들러리로 생각하는 태도. O양은 ‘내가 생각하는 완벽한 연애상’을 만들어 놓고는, 그걸로 상대를 평가한다. .. 2016. 9.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