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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1084

낯가리고, 예민하고, 여리고, 걱정이 많은 남자의 짝사랑. 옷을 입고, 신발을 신자. 날이 추우면 알아서 두꺼운 옷을 찾아 입어야 하는 거고, 길이 험하면 발 다치지 않도록 탄탄한 트래킹화라도 챙겨 신어야 하는 거다. J씨는 옷도 안 입고, 신발도 안 신고 있는 사람 같다. 때문에 경험하게 되는 모든 것들을 예민하게 받아들이게 되며, 남들은 아무렇지 않게 걸어가는 길도 J씨에겐 한 발짝 내딛기 겁나는 길이 되어버렸다. 남들은 SNS에 댓글 하나 달 때 그냥 별 의미 없이 수다 떨 듯 달곤 하는데, J씨는 “그로부터 15시간이 지나 그녀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제 SNS에 그녀의 댓글이 달린 건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라며 엄청난 의미로 받아들인다. 짝사랑 할 때 유독 겁이 많아지고 작은 일에도 의미부여하기 십상이라지만, J씨의 경우는 그 정도가 매우 심하다. .. 2016. 11. 4.
반응 없는 남자, 넘어오게 만들 방법 없나요? 외 1편 내 경우, 소개팅에 나와서 전 남친 얘기를 하며 우는 여자는 좀 별로다. 이후 연락을 하며 그녀가 ‘아는 동네오빠’와 술을 마신다는 이야기를 하면 더욱 별로이며, 그런 와중에 만나자는 말도 하지 않았는데 “난 급약속 말고 날짜 정해서 보는 걸 좋아해요.” 라는 이야기를 할 뿐이라면, 속으로 ‘그래, 많이 좋아해라.’ 하는 생각을 할 뿐이다. 연애가 급하며 당장 사귈 가능성만 좇는 사람이라면 상대의 저런 ‘여왕벌의 춤’에도 넘어가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저런 얄팍한 떡밥에 넘어가 충성을 맹세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연애나 이성에 대한 환상이 많이 깨진 서른 이후 ‘동반자’가 될 수 있는 연인을 만나려는 사람이라면, 인간적인 관심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저 유혹에 쉽게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1. 반.. 2016. 10. 28.
한 번 보고 반한 남자에게, 먼저 다가가도 될까요? 외 1편 걱정이 너무 많아 자꾸 망설이기만 하면, 인생은 점점 정적으로 변한다. - 뭐, 내가 굳이 이렇게까지 할 건 없잖아. - 괜히 그랬다가 이상하게 보일지도 몰라. - 발을 들여 놓으면, 더 많은 문제들이 생길 거야. - 했다가 잘 안 되면 어쩌지? 나도 나이가 들수록 정확히 두 배씩 위와 같은 생각이 늘어가는데, 여하튼 이럴 땐 세상을 먼저 살다 간 사람들이 남긴 말에 귀를 기울여 볼 필요가 있다. 저널리스트이자 유머작가였던 Helen Rowland의 말을 들어보자. “The follies which a man regrets the most in his life…” 저기까지가 문장의 전부인 줄 아는 나와 같은 사람들이 있을 텐데, 그런 건 아니고 옮겨 적다가 영어 울렁증이 도져서 저기까지만 적었다. 번역된.. 2016. 10. 27.
시험에도 떨어지고 심남이도 잃고, 총체적 난국입니다. 고시를 준비할 땐 ‘두더지 모드’에 빠질 수 있다. 찬란한 햇살도 내 것이 아니며 내게는 그저 눈만 부실 뿐이고, 나는 본편에서 물러선 잉여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 수 있으며, 먼저 합격했거나 다른 분야에서 이미 자신의 몫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대단해 보일 수 있고, 그러다 시험에까지 불합격할 경우 난 여기에 소질이 없는 건지, 기억력이나 응용력 같은 뇌의 문제가 아닌지 하는 생각까지를 하게 될 수 있다. 또, 고시생활이란 나 홀로 일궈가는 외딴 섬에서의 생활과 같기에, 어쩌다 사람이 나타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같은 고시생인데 가까워질 경우, 동지애나 전우애 뭐 그런 감정까지를 느껴가며 비비고 싶어진다. 함께 밥을 먹으며 시험 볼 과목에 대해 토론을 할 땐, 이미.. 2016. 10.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