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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중)701

백수 연하남친과의 연애, 두 번째 헤어졌는데 마음이 힘들어요. 백수 연하남친. 말만 들어도 마음에 벽돌이 몇 개 놓인 듯 갑갑해지는 단어입니다. 그간 얼마나 고생 많으셨습니까. 평강공주 빙의해서 사람 하나 만들려고 했더니 이건 그 자리에서만 끄덕끄덕 할 뿐 결국 작심삼일이고, 뭐 될 것 같지도 않은 허황된 얘기나 꼬꼬마스러운 미래 계획들로 사람 속 터지게 하고, 선물 같은 거 받을 생각도 크게 없이 이해하고 만나면 정서적인 부분에서라도 충성충성 해야 하는데 그런 것도 아니고, 나도 이제 결혼 생각 같은 걸 좀 해야 하는데 현 상황을 보면 상대는 아직 취업 전이니 갈 길은 수만 리 인 것 같고…. 연애 초반에야 '나중에 행복하게 해주겠다', '마당 있는 집에서 살자' 같은 상대의 말들이 달달하게 들리지만, 반년이 지나도 일 년이 지나도 또 새로 알바 자리만 구하거나 .. 2022. 1. 10.
수영장 연애고민, 그녀가 제게 관심이나 호감이 있는 걸까요? 뭐든 마시는 걸 좋아하는 나는, 중국집에서 볶음밥을 먹을 때 거의 빠짐없이 짬뽕국물을 한 번 더 달라고 부탁하곤 한다. 그러면 열 번 중 아홉 번은 서비스로 주기 마련이며, 나머지 한 번 역시 당장 짬뽕 주문이 없어 국물이 없다고 할 뿐이지 '무슨 심보로 국물을 더 달라고 하는 거냐'며 타박하는 일은 없다. 부탁하는 일은 아주 쉽다. 나온 짬뽕국물을 다 마신 뒤, "죄송한데, 짬뽕국물 조금만 더 주실 수 있어요?"라는 말 한 마디면 된다. 그렇게 한 마디만 하면 '더 줄 수 있다/없다'를 알 수 있는 건데, 그러지 않고 만약 내가 서빙하는 분 또는 주방에 계신 분과 슬쩍슬쩍 눈만 마주치다가, 짬뽕국물을 다 마셨음을 빈 그릇 숟가락으로 긁어가며 표현하고, 빈 그릇 든 채 더 먹고 싶다는 무언의 메시지만 눈.. 2022. 1. 7.
다정하고 살가운 이 남자. 썸인가요, 어장인가요? 사연에 첨부된 카톡대화를 읽고, 또 읽고, 또 읽어보아도 둘 사이엔 아직 뭐 아무것도 없는데, 그런 관계를 두고 "이게 썸이라면 잘 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만약 썸이 아니고 어장이라면, 한 방 먹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라는 요구를 하는 여성대원들이 생각보다 많다. 어느 대원은, 아직 상대와 말도 놓지 않았으며 상대 생일이 언제인지도 모르면서 그 관계가 썸인지 어장인지 빨리 판단해달라며 재촉하기도 하고, 또 다른 대원은 비슷한 상황에서 상대가 이쪽의 말에 필요 이상으로 격한 리액션을 해주었다며 '끼부리는 꾸러기'에 가깝지 않냐며 내게 얼른 동의하라는 요청을 하기도 한다.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해양오염 문제가 심각한 오늘날 이 시점에, 바다 위에 떠 있는 병뚜껑 같은 걸 마음대로 삼켜버리.. 2022. 1. 6.
이번 남자친구와도 비슷하게 또 헤어졌어요. 전 왜 이럴까요? 산부인과나 산후조리원에서 "카톡 프로필에 '기념일 D+' 하는 기능이 있어요. 그러니 아이 이름과 출산일로 설정하세요." 라고 교육이라도 해주는 건지, 꼬꼬마 시절 몇 번의 연애로 울고불고 하던 노멀로그의 많은 독자 분들 프사가, 이젠 그렇게 바뀌어있다. 물론 그 외에 "백신 2차 접종 완료 D+51" "조카 롱롱이 D+247" "하나님 만난 지 D+103" 등으로 설정해 둔 독자분들도 있어서 깜짝깜짝 놀라긴 하지만 아무튼 그건 그렇고. 이번 매뉴얼에서는 오랜 기간 노멀로그를 구독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하나의 연애를 접으셨는지 이번에도 프사를 내려버리신 독자 분들의 사연을 좀 다뤄볼까 한다. 하도 지웠다 올렸다 해서 이제 화질구지가 되어버린 몇 장의 사진으로 돌려막기를 하고 계신 분들이 몇 있는데, 이번.. 2022. 1.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