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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중)598

연애사연에 자주 등장하는 틀린 맞춤법 모음. 사실 난 맞춤법에 대해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다. 어제 발행한 글에서 소개했던 박준의 만 하더라도, 검사기에 돌려보면 "한철 머무는 마음에게 / 서로의 전부를 쥐여주던 때가 / 우리에게도 있었다" "한철 머무는 마음에게(마음에) / 서로의 전부를 쥐여주던(쥐여 주던) 때가 / 우리에게도 있었다" 라는 오류들이 발견되었다고 나온다. 게다가 내가 열심히 지켜 쓰던 '만날(맨날)', '너무(정말)', '삐치다(삐지다)', '자장면(짜장면)' 등도, 틀린 말이라고 했던 것들이 어느새 표준어로 인정받아 이젠 딱히 구별해서 쓸 필요가 없어졌다. '예쁘다(이쁘다)', '네가(니가)' 등은 표준어로 추가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라 하고, 개인적으론 '애먼(엄한)', '설렘(설레임)', '바라(바래)' 등도 언젠가.. 2015. 10. 9.
열 살 연하 외국인 남친과의 연애, 우린 무엇이었을까요? 문학적 표현은 흥미로워요. 문학적 서사는 다음 이야기를 궁금해지게 만들고요. "내 나이 열아홉 살, 그때 내가 가장 가지고 싶었던 것은 타자기와 뭉크화집과 카세트 라디오에 연결하여 레코드를 들을 수 있게 하는 턴테이블이었다." - 장정일 중에서. 저런 이야기를 아주 현실적으로 바꿔서, "내 나이 열아홉 살, 그때 내가 가장 가지고 싶었던 것은 칼라 슬라이드폰이었다. 41만원 주고 흑백 듀얼폰 사고 나니까 곧바로 칼라 슬라이드폰 출시해서 진짜 완전 빡침." 이라고 쓰면 맛이 안 살잖아요. 물론 작가라면 칼라 슬라이드폰을 갖고 싶은 마음에 여학생 폰을 훔쳤다가 벌어지는 일들로 풀어갈 수 있겠습니다만, 그런다 해도 뭔가 문장에 젖어드는 듯한 느낌은 안 살잖아요. 제게 사연을 보내시는 분들 중에도, 기성 작가들.. 2015. 10. 8.
확실히 끝난 것 같아요, 하지만 이유라도 알고 싶어요. 안녕 주희씨. 내가 10월 1일에 발행한 매뉴얼에, '아무개'라는 독자 분께서 이런 댓글을 달아 주셨어. "제 학교 여자동창도 박사학위를 따서 연구소에 있는데…, 사람들을 대할 때 마치 교수님이 학생 대하듯이 합니다." 저건 그간 여러 사연을 보며 내가 느낀 부분이기도 해. 흔히 말하는 '공부만 한' 사람들의 경우는, 위와 같은 모습들 보이는 경우가 많더라고. 더불어 완전히 반대인 경우도 있어. 사람들을 대할 때 마치 자신이 학생이고 다른 사람들이 교수님인 것처럼 대하는 것이랄까.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여하튼 결론은 보통의 사람들이 친구를 대할 때처럼 대하지 못하다는 거였어. 이 부분에 대해선 내가 소설가 이문열의 문장을 가져다 예로 들어 설명한 적도 있잖아. 정확한 문장이 기억나진 않.. 2015. 10. 5.
남친 부모님 만나 뵙고 난 후 갑자기 이별. 전 친가 쪽으로 남자 사촌동생이 둘 있습니다. 둘 다 저와 나이가 열 살 이상 차이나는 까닭에 같이 어울릴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만, 작년엔가 둘을 한 자리에서 모두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편의상 그 둘을 A와 B로 칭하겠습니다. 사실 전 그 둘 중 누가 더 나이가 많은지도 알지 못합니다. 어디에 사는지도 잘 모르고, A가 유명한 대학에 들어갔다는 것만 친척 어르신께 잠깐 들어서 알고 있지 B는 어느 대학에 들어갔는지도 모릅니다. 교류가 별로 없었던 까닭에, 길거리에서 그 둘을 마주쳐도 긴가민가할 정도입니다. 작년에 그 둘을 보게 되었을 때, B는 과할 정도로 제가 다가와 관심을 보였습니다. 제 이름을 부르며 껴안기도 하고, 밥 먹을 때에도 제 옆에 앉아 종알종알 쉼 없이 이야기를 했습니다. 제가 담배를.. 2015. 9.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