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글모음176 노멀로그 2010년 새해인사 새삼스럽게, 몸이 아프니 그동안 아득바득 쥐고 있었던 것들이 다 피운 담뱃갑처럼 아무 쓸모없다는 것을 느낀다. 전 날 핏기가 돌던 횟감 때문인지, 탈까봐 겉만 살짝 익혀먹은 항정살 때문인지, 새벽에 일어나 먹은 음식물들을 차례로 뱉어 확인하며 2010년을 시작했다. 임진각까지 달려가 불꽃놀이도 보고 온 참인데. 젠장. 침대에 누워 신음만 해도 괴로웠다. 뼈들이 모두 분리되는 듯 헛웃음밖에 나오지 않고 머리 위에 올린 물수건을 미직지근하게 만들어 버리는 그 열기를 입으로 뿜느라 침도 삼키기 힘들 정도로 바싹 말랐다. 이불의 까끌까끌함이 맨살에 닿는 듯 평소보다 열 배는 예민하게 몸이 반응했으며, 좌로 누워도, 우로 누워도 뇌가 쏟아지는 듯 했다. 아주 우습게도 이 와중에 ‘환골탈태’를 생각했다. 무림의 고.. 2010. 1. 2. 2009 다음뷰 블로거 대상 <노멀로그> 수상소감 1. 감사드릴 분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먼저 쌍용아파트 앞에 있는 정선희미용실 원장님, 십년 넘게 미용실을 다니고 있지만 남성커트 가격을 변함없이 오천원으로 동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머리를 깎는 내내 동안이라며 칭찬해 주셨던 디자이너 누나, 실제 나이를 밝히니 가위를 떨어뜨리셨지만 괜찮아요. 초등학교 2학년 때 KFC 볼풀장에서 동생이랑 노는데 아르바이트생이 “보호자는 들어가시면 안 되거든요.” 라는 이야기를 한 적도 있으니까요. 백석역 이마트 뒤편의 욕심없는마을 닭갈비뷔페 사장님, 저한테 유승준 닮았다고 해 주신 거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요. 그런 얘기를 해 준 사람은 엄마 밖에 없었거든요. 십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아름다우세요. 김희선 닮았다고 말씀드린 거, 농담이 아니에요. 일산 최고의 김말이를 파.. 2009. 12. 22. 솔로부대탈출매뉴얼 출간! 이제 책으로 만나보세요! 책이 나왔다. 지은이 무한. 솔로부대원들을 어둠에서 끌어낼 . 올 들어 제일 춥다는 날에 창고에서 덜덜 떨고 있을 책들을 생각하니, 가서 핫팩이라도 하나 낑겨 넣어 주고 싶다. ▲ 어제 받아 본 앞 표지는 엠보싱 이었다. 올록볼록. 인터넷 서점에는 아직 책 표지가 '물음표'로 되어 있는 따끈따끈한 책이다.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은 친척분들은 벌써 인터넷 서점에서 주문을 하셨고, 외할머니께서도 한 권 선물해 드렸다고 한다. '할머니…… 할아버진 어쩌시라구요…… 할머니 커플부대시면서……' 첫 책이 나왔다는 기쁨보다는 부끄러움이 크다. 특히 정가부분은 안타까움이 남는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의 책과 비슷한 가격을 단 것이 죄송하다. 최대한 낮출 수 있는 부분까지 낮췄지만 책 분량과 여러가지 사정으로 내가 생.. 2009. 12. 18. 노멀로그 누적방문자 1000만명에 즈음하여 1. "우와~ 자유다!! 끝났어!! 이야아아아아아-" 군대 위병소에서 예비군 모자를 쓰고 나오며 "행정반, 위병조장 상병 조짬내 입니다. 금일 전역자 위병소 통과했습니다." 라는 무전을 들었던 어느 날 처럼, 세상이 아름다웠다. 난 내가 이라고 쓴 것이 자랑스러웠다. 확실한 것도 없고, 결정된 것도 없고, 여전히 불안은 호주머니 가득 들어있었지만 아, 벌써 겨울이 이만큼이나 와 있었구나. 돌보지 못했던 모든 것들이 고개를 들었고, 고맙게도 곁에 있어 주었다. 난 기회가 되면 이 멍청한 작가지망생의 이야기를 글로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 소설가 김홍신씨가 TV프로그램에 나와 "하루에 20장씩 씁니다." 라고 하는 얘기를 듣곤, A4용지 10장 분량의 단편도 끝내지 못하고 빌빌대는 자신을 자책해, 각.. 2009. 12. 16. 이전 1 ··· 20 21 22 23 24 25 26 ··· 4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