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되는 사슴벌레 이야기에 집중되는 뜨거운 반응, 은 훼이크고 봐주는 이 별로 없어도 꾸준하게 사슴벌레 이야기를 업데이트 할 생각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야 ㅅㅂ, 목숨걸고 호랑이나 상어 찍어서 내보내봤자 시청률도 별로 없는데,우리도 이거 접고 야생 버라이어티 같은거 찍자" 라고 할 경우 다큐를 좋아하는 나 같은 사람들은 얼마나 슬프겠는가.
그래서 "우리집 사슴벌레 귀엽죠?" 따위의 단일품목이 아닌, 장기전으로 갈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나중에 아이를 낳더라도 아이에게 "아빠가 널 솔로부대에서 구원해 줄게" 따위의 얘기가 아닌, 가슴 뛰는 야생을 집에서 목격한 이야기를 글과 사진으로 남기는 것이다.
이런 결의에 찬 불꽃남자의 모습은 일기장에나 적어두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자.
무한의 사슴벌레이야기를 꾸준히 읽어오신(응?) 독자라면, 2009년에 가장 먼저 만난 사슴벌레는 '카프카'라는 것을 알 것이다. 오른쪽 앞다리가 잘린 채 우리 회사 샤워실에서 만난 녀석이며, 주말에 모르고 회사에 두고와 3일을 굶겼지만 살아있던 녀석이다. (원래 사슴벌레들은 며칠 굶어도 안 죽는다고 한다.)
녀석의 최근 모습을 보자.
34mm의 카프카. 가녀린 턱이 매력적인 애사슴벌레다.
그리고 고뇌에 찬 카프카와 함께 신혼방을 차렸던 그의 부인, '맹자엄마'의 모습을 보자.
탈출을 세 번이나 감행한 그 모성애(응?)에 감복해 '맹자엄마'라고 이름을 지어줬다.
처음 이 두 녀석에게 신혼방을 차려주었을 때(합사) 도무지 짝짓기를 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둘 다 세팅해준 나무 껍질 아래로 숨었으며, 맹자엄마는 톱밥속으로 파고 들어가 잘 나오지도 않았다. 난 마치 슬램덩크에서 채치수가 발목을 다쳤을 때와 같은 상상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가입해 놓은 사슴벌레관련 카페에 들어가 이미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기로 했다. 편의상 그를 '고수'라고 칭하겠다.
구몬이 밀렸다는 이야기로 미루어, 그 고수는 역시 초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짧고 명쾌하며 정확하게 짚어내 준 산란세팅의 명언,
"수컷이 와서 박아요"
아무튼 그 이야기대로 했더니 알을 낳았다. 보통 1-2달 후에 산란장을 엎어 확인을 하지만, 지난 번 살짝 산란목을 해체해 봤던 것이 마음이 쓰여 20일 만에 사육통을 엎었다. (혹시 종이 다른 녀석끼리 넣었을 경우나 부적절한 환경이 만들어져 산란을 하지 않는 경우를 대비해 세팅 후 2주가 지났을 때 사육통을 확인하는 분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가슴뛰는 산란해체를 사진으로 살펴보자. 카프카 2세들이다.
톱밥속에 2/3나 4/3 정도를 묻어둔 산란목을 꺼낸다. 암컷이 물어 뜯어 산란한 흔적이 보인다.
저렇게 꺼냈을 때, 과연 저 안에 무엇이 있을 것인가 하는 두근거림은 마치 크리스마스 선물의 포장을 뜯는 것과 비슷하다. 굳이 다산을 했을 필요는 없지만 다산했길 기대하는 것은 왜일까? (자신의 2세를 돌보지 않는 종족일수록 알을 많이 낳아 생존률을 높인다는 글을 본 기억이 있다)
작아서 잘 보이지 않겠지만 빨간 원 안이 나무를 갉아먹고 있는 유충(애벌레)의 모습이다.
그럼 계속해서 카프카2세(1령유충)의 모습을 보자.
산란목 속에서 나무를 갈아 마시고 있는(응?) 유충의 모습, 먹고 지나간 흔적을 '식흔'이라 한다.
나무를 쪼갤수록 저런 유충들의 모습을 계속해서 볼 수 있다. 다만 아주 작으므로 나무를 쪼갤때는 주의해야 한다. 일자 드라이버나 구두칼 등을 사용하면 쉽게 해체할 수 있으며, 불의의 사고로 '킬' 하는 경우도 생긴다. 내 경우 알을 손으로 집었다가 여드름처럼 톡, 터트린 것을 고백해야 겠다. 알이나 유충은 반드시 스푼으로 옮기는 것이 제일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1령유충의 앞모습, 쌀알 만한 것이(이상한 표현 아님) 꽤 호기심이 많다.
보통 애사슴벌레는 산란목에만 산란을 하고, 톱밥에는 산란을 하지 않는 다고 알려져 있다. 종종 톱밥 속에서 유충이나 알을 발견한 경우가 보이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것은 산란목에서 흘렸거나 톱밥까지 애벌래가 기어 나와서 그렇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난, 톱밥에 알을 낳기도 한다는 쪽에 한 표를 던진다. 톱밥 속에도 꽤 많은 녀석들이 살고 있었다.
사육통 맨 밑바닥 톱밥에 자리잡고 있던 1령유충, 톱밥을 먹어 배가 톱밥색깔임을 알 수 있다.
사진으로 보면 간단한 일이지만, 샅샅히 살펴볼 경우 대략 두시간 정도 걸린다. 내 경우는 각각 한 마리씩 옮겨놓을 작은 통에 (구멍을 뚫고, 씻고) 톱밥을 옮겨 담고 위의 작업들을 하느라 회사 다녀와서 꼬박 새벽까지 작업을 해야했다.
넓사와 톱사 나머지 애사 등 다섯쌍이 해체를 기다리고 있는데, 솔직히 자신이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유충의 개별사육을 위해 통마다 톱밥을 담고 옮겨줘야 한다는 것! 톱밥값도 부담이고, 통을 구입하는 것도 부담이 된다. 동족포식을 한다고 알려진 사슴벌레지만, 그렇지 않다는 주장도 많으므로 최악의 경우 톱사와 넓사 기대주를 제외한 녀석들은 큰 통에 합동사육을 시킬 생각이다.
아, 산란목을 해체했을 때의 사진을 빼먹었다.
톱밥을 엎기 전 산란목을 해체한 모습. 미처 발견하지 못한 녀석들이 있을 수 있다.
총 14마리 (유충 10두 + 알 4개) 의 카프카 2세를 키우게 되었다.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채집산인 까닭에 카프카 2세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 사슴벌레 암컷의 경우 한 번 짝짓기 하면 죽을 때 까지 그 수컷의 정액으로 유정란을 낳을 수 있으니 말이다. 친자확인을 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카프카에게는 좀 미안하기도 하다. 하지만 카프카는 기죽지 않을 것이다. 낳은 정 보다는 기른 정... (응?) 아무튼, 힘내라.
그나저나 접사의 정석이라는 니콘의 60마 렌즈는 언제 구입할 수 있을지, 유지비가 별로 안든다며 시작한 사슴벌레 사육이지만 앞으로 전자저울도 구입해야 하고, 근접한 촬영을 위해 접사렌즈와 링플레시 까지 구입을 해야하니 주말 알바라도...(응?)
마지막으로 가장 기대하고 있는 톱사의 모습을 살짝 공개하며 이번 이야기를 마칠까 한다. 채집지의 자세한 정보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3호선 원당역 근처라는 것만 밝힌다.
그대의 붉은 빛에 매료되었다오. 톱사슴벌레여! 이름은 '호손'
별다른 뜻은 없고, 붉다는 이유로 <주홍글씨>의 작가 'N.호손'과 같은 이름을 붙여줬다. 소형종이라 턱이 멋지게 휘진 않았지만, 2세의 경우 사육을 잘 하면 멋진 턱을 가진 녀석이 나올 수 있다는 말에 큰 기대를 걸고 사육중이 녀석이다. 옆에 손가락만 가져가도 반응을 할 정도로 예민하며 신경질적이다.
내 손가락에 구멍을 내려했던 톱사슴벌레 암컷 '미져리'
역시나 큰 뜻은 없으며, 작가를 괴롭히던 영화속 그녀 '미져리'에서 이름을 따왔다. 내 손가락을 물었으므로 그 이름을 붙여줬다. 톱사슴벌레 암컷의 경우 광택이 나지 않으며 (사진은 조명을 가까이 대서 마치 광택이 나는 것 처럼 보인다) 저렇게 무수한 점이 찍혀있는 듯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마디마다 선명한 황금빛 털(응?)들이 매력적이다.
'호손'과 '미져리'는 2009년 7월 26일 채집 즉시 산란세팅을 해 주었고, 현재(2009년 8월 6일) 사육통에 알들이 보이는 상태다. 산란목 없이도 톱밥에 알을 낳는 까닭에 사육통 밑바닥에 알들이 그대로 보인다. 역시나 미져리가 이미 짝짓기를 마친 상태에서 채집된 것이라면, 호손의 아이가 아니다. (미안)
다음 이야기에서는 넓적 사슴벌레 암컷을 분양받은 이야기 (고등학생이 일산까지 왔다!)와 스물 세살의 버섯농사를 하는 블로거에게 택배 받은 사연을 올릴 것을 미리 예고하며,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지시는 분들은 가차없이 아래 손가락 버튼을 눌러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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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결의에 찬 불꽃남자의 모습은 일기장에나 적어두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자.
무한의 사슴벌레이야기를 꾸준히 읽어오신(응?) 독자라면, 2009년에 가장 먼저 만난 사슴벌레는 '카프카'라는 것을 알 것이다. 오른쪽 앞다리가 잘린 채 우리 회사 샤워실에서 만난 녀석이며, 주말에 모르고 회사에 두고와 3일을 굶겼지만 살아있던 녀석이다. (원래 사슴벌레들은 며칠 굶어도 안 죽는다고 한다.)
녀석의 최근 모습을 보자.
34mm의 카프카. 가녀린 턱이 매력적인 애사슴벌레다.
"무한님, 근데 저 길이재는 거는 뭔가요?"
버니어 캘리퍼스, 일명 노기스라고 하는 정밀측정 도구다. 곤충크기를 재는 것은 아니지만 다들 저걸로 길이를 측정하기에 나도 샀다. 마데인차이나의 제품이지만 담배 열 갑의 가격이다. 왕사슴벌레 8센치 오버의 녀석이 일본에서 일억이 넘는 값에 팔린 것 때문에 큰 개체들의 정밀 측정을 위해서 구입하는 거라 생각한다.
버니어 캘리퍼스, 일명 노기스라고 하는 정밀측정 도구다. 곤충크기를 재는 것은 아니지만 다들 저걸로 길이를 측정하기에 나도 샀다. 마데인차이나의 제품이지만 담배 열 갑의 가격이다. 왕사슴벌레 8센치 오버의 녀석이 일본에서 일억이 넘는 값에 팔린 것 때문에 큰 개체들의 정밀 측정을 위해서 구입하는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고뇌에 찬 카프카와 함께 신혼방을 차렸던 그의 부인, '맹자엄마'의 모습을 보자.
탈출을 세 번이나 감행한 그 모성애(응?)에 감복해 '맹자엄마'라고 이름을 지어줬다.
<여기서 잠깐!>
사슴벌레의 수컷 구별은 쉽지만, 암컷의 구별은 많이 사육해 본 사람이 아니고서는 웹에 올라와 있는 구별법만 보고 구별하기가 힘들다. 수컷이야 턱의 모양새가 확연히 차이나므로 알 수 잇지만, 암컷은 정말 다 거기서 거기인 것 처럼 생겼다. 애사슴벌레의 암컷 구별은 머리-가슴-배 중 가슴 부분(앞가슴등판) 중앙에 광택이 나고, 배 쪽 (겉날개) 에는 희미한 점열이 있다. 사슴벌레 종류별 암컷 구별법은 나중에 데이터가 모아지는대로 특집편을 만들 생각이다.
사슴벌레의 수컷 구별은 쉽지만, 암컷의 구별은 많이 사육해 본 사람이 아니고서는 웹에 올라와 있는 구별법만 보고 구별하기가 힘들다. 수컷이야 턱의 모양새가 확연히 차이나므로 알 수 잇지만, 암컷은 정말 다 거기서 거기인 것 처럼 생겼다. 애사슴벌레의 암컷 구별은 머리-가슴-배 중 가슴 부분(앞가슴등판) 중앙에 광택이 나고, 배 쪽 (겉날개) 에는 희미한 점열이 있다. 사슴벌레 종류별 암컷 구별법은 나중에 데이터가 모아지는대로 특집편을 만들 생각이다.
처음 이 두 녀석에게 신혼방을 차려주었을 때(합사) 도무지 짝짓기를 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둘 다 세팅해준 나무 껍질 아래로 숨었으며, 맹자엄마는 톱밥속으로 파고 들어가 잘 나오지도 않았다. 난 마치 슬램덩크에서 채치수가 발목을 다쳤을 때와 같은 상상을 하고 있었다.
'톱밥의 수분은 알 맞을까?'
'넣어준 산란목은 알을 낳기에 충분히 말랑말랑할까?'
'혹시 종류가 다른 녀석을 넣어준 까닭에 짝짓기를 안하면 어쩌지?'
'발목은 괜찮을까? 덩크는 할 수 있을까?'(응?)
'넣어준 산란목은 알을 낳기에 충분히 말랑말랑할까?'
'혹시 종류가 다른 녀석을 넣어준 까닭에 짝짓기를 안하면 어쩌지?'
'발목은 괜찮을까? 덩크는 할 수 있을까?'(응?)
그래서 가입해 놓은 사슴벌레관련 카페에 들어가 이미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기로 했다. 편의상 그를 '고수'라고 칭하겠다.
무한 : 애사슴벌레 산란 세팅을 했는데요.
고수 : ㅇㅇ
무한 : 특별히 신경쓸 부분이 있습니까? 먹이는 몇 개나 넣어야 할까요? 온도는? 습도는?
고수 : 님아
무한 : 네
고수 : 한 가지씩 물어보세요.
무한 : 아.. 죄송합니다. 마음이 급해서.. 먹이는 몇개나 넣어야 할까요?
고수 : 1
무한 : 그렇군요. 한 개를 넣어야 먹이를 먹으러 왔다가 짝짓기를 하겠군요.
고수 : ㅇㅇ
무한 : 온도나 습도는 어떻게 맞춰야 할까요?
고수 : 신경 안써도 되요
무한 : 정말 그냥 먹이 하나 넣어 놓고 놔두면 되나요?
고수 : ㅇㅇ
무한 : 책상 밑이 좋으까요? 아니면 침대 밑이 좋을까요?
고수 : 님아
무한 : 네
고수 : 젤리 하나 넣어놓고요
무한 : 네
고수 : 두 마리 넣어놓은 다음에 안 건드리면
무한 : 네
고수 : 암컷이 먹이를 먹으로 와 있고요
무한 : 네
고수 : 그때 수컷이 와서 박아요
무한 : ......
고수 : 그럼 저 구몬 밀려서 나갑니다
무한 : ......네
고수 : ㅇㅇ
무한 : 특별히 신경쓸 부분이 있습니까? 먹이는 몇 개나 넣어야 할까요? 온도는? 습도는?
고수 : 님아
무한 : 네
고수 : 한 가지씩 물어보세요.
무한 : 아.. 죄송합니다. 마음이 급해서.. 먹이는 몇개나 넣어야 할까요?
고수 : 1
무한 : 그렇군요. 한 개를 넣어야 먹이를 먹으러 왔다가 짝짓기를 하겠군요.
고수 : ㅇㅇ
무한 : 온도나 습도는 어떻게 맞춰야 할까요?
고수 : 신경 안써도 되요
무한 : 정말 그냥 먹이 하나 넣어 놓고 놔두면 되나요?
고수 : ㅇㅇ
무한 : 책상 밑이 좋으까요? 아니면 침대 밑이 좋을까요?
고수 : 님아
무한 : 네
고수 : 젤리 하나 넣어놓고요
무한 : 네
고수 : 두 마리 넣어놓은 다음에 안 건드리면
무한 : 네
고수 : 암컷이 먹이를 먹으로 와 있고요
무한 : 네
고수 : 그때 수컷이 와서 박아요
무한 : ......
고수 : 그럼 저 구몬 밀려서 나갑니다
무한 : ......네
구몬이 밀렸다는 이야기로 미루어, 그 고수는 역시 초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짧고 명쾌하며 정확하게 짚어내 준 산란세팅의 명언,
"수컷이 와서 박아요"
아무튼 그 이야기대로 했더니 알을 낳았다. 보통 1-2달 후에 산란장을 엎어 확인을 하지만, 지난 번 살짝 산란목을 해체해 봤던 것이 마음이 쓰여 20일 만에 사육통을 엎었다. (혹시 종이 다른 녀석끼리 넣었을 경우나 부적절한 환경이 만들어져 산란을 하지 않는 경우를 대비해 세팅 후 2주가 지났을 때 사육통을 확인하는 분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가슴뛰는 산란해체를 사진으로 살펴보자. 카프카 2세들이다.
톱밥속에 2/3나 4/3 정도를 묻어둔 산란목을 꺼낸다. 암컷이 물어 뜯어 산란한 흔적이 보인다.
저렇게 꺼냈을 때, 과연 저 안에 무엇이 있을 것인가 하는 두근거림은 마치 크리스마스 선물의 포장을 뜯는 것과 비슷하다. 굳이 다산을 했을 필요는 없지만 다산했길 기대하는 것은 왜일까? (자신의 2세를 돌보지 않는 종족일수록 알을 많이 낳아 생존률을 높인다는 글을 본 기억이 있다)
작아서 잘 보이지 않겠지만 빨간 원 안이 나무를 갉아먹고 있는 유충(애벌레)의 모습이다.
<여기서 잠깐!>
사슴벌레의 한살이는 [알-1령유충-2령유충-3령유충-번데기-성충]의 순서로 진행된다. 사슴벌레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략적인 기간은 아래와 같다.
알 : 약 15일
1령유충 : 약 15일
2령유충 : 약 30일
3령유충 : 약 7-9개월
번데기 : 약 3주일
성충 : 약 1-2년
사슴벌레의 한살이는 [알-1령유충-2령유충-3령유충-번데기-성충]의 순서로 진행된다. 사슴벌레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략적인 기간은 아래와 같다.
알 : 약 15일
1령유충 : 약 15일
2령유충 : 약 30일
3령유충 : 약 7-9개월
번데기 : 약 3주일
성충 : 약 1-2년
그럼 계속해서 카프카2세(1령유충)의 모습을 보자.
산란목 속에서 나무를 갈아 마시고 있는(응?) 유충의 모습, 먹고 지나간 흔적을 '식흔'이라 한다.
나무를 쪼갤수록 저런 유충들의 모습을 계속해서 볼 수 있다. 다만 아주 작으므로 나무를 쪼갤때는 주의해야 한다. 일자 드라이버나 구두칼 등을 사용하면 쉽게 해체할 수 있으며, 불의의 사고로 '킬' 하는 경우도 생긴다. 내 경우 알을 손으로 집었다가 여드름처럼 톡, 터트린 것을 고백해야 겠다. 알이나 유충은 반드시 스푼으로 옮기는 것이 제일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1령유충의 앞모습, 쌀알 만한 것이(이상한 표현 아님) 꽤 호기심이 많다.
보통 애사슴벌레는 산란목에만 산란을 하고, 톱밥에는 산란을 하지 않는 다고 알려져 있다. 종종 톱밥 속에서 유충이나 알을 발견한 경우가 보이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것은 산란목에서 흘렸거나 톱밥까지 애벌래가 기어 나와서 그렇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난, 톱밥에 알을 낳기도 한다는 쪽에 한 표를 던진다. 톱밥 속에도 꽤 많은 녀석들이 살고 있었다.
사육통 맨 밑바닥 톱밥에 자리잡고 있던 1령유충, 톱밥을 먹어 배가 톱밥색깔임을 알 수 있다.
사진으로 보면 간단한 일이지만, 샅샅히 살펴볼 경우 대략 두시간 정도 걸린다. 내 경우는 각각 한 마리씩 옮겨놓을 작은 통에 (구멍을 뚫고, 씻고) 톱밥을 옮겨 담고 위의 작업들을 하느라 회사 다녀와서 꼬박 새벽까지 작업을 해야했다.
넓사와 톱사 나머지 애사 등 다섯쌍이 해체를 기다리고 있는데, 솔직히 자신이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유충의 개별사육을 위해 통마다 톱밥을 담고 옮겨줘야 한다는 것! 톱밥값도 부담이고, 통을 구입하는 것도 부담이 된다. 동족포식을 한다고 알려진 사슴벌레지만, 그렇지 않다는 주장도 많으므로 최악의 경우 톱사와 넓사 기대주를 제외한 녀석들은 큰 통에 합동사육을 시킬 생각이다.
아, 산란목을 해체했을 때의 사진을 빼먹었다.
톱밥을 엎기 전 산란목을 해체한 모습. 미처 발견하지 못한 녀석들이 있을 수 있다.
총 14마리 (유충 10두 + 알 4개) 의 카프카 2세를 키우게 되었다.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채집산인 까닭에 카프카 2세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 사슴벌레 암컷의 경우 한 번 짝짓기 하면 죽을 때 까지 그 수컷의 정액으로 유정란을 낳을 수 있으니 말이다. 친자확인을 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카프카에게는 좀 미안하기도 하다. 하지만 카프카는 기죽지 않을 것이다. 낳은 정 보다는 기른 정... (응?) 아무튼, 힘내라.
그나저나 접사의 정석이라는 니콘의 60마 렌즈는 언제 구입할 수 있을지, 유지비가 별로 안든다며 시작한 사슴벌레 사육이지만 앞으로 전자저울도 구입해야 하고, 근접한 촬영을 위해 접사렌즈와 링플레시 까지 구입을 해야하니 주말 알바라도...(응?)
마지막으로 가장 기대하고 있는 톱사의 모습을 살짝 공개하며 이번 이야기를 마칠까 한다. 채집지의 자세한 정보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3호선 원당역 근처라는 것만 밝힌다.
그대의 붉은 빛에 매료되었다오. 톱사슴벌레여! 이름은 '호손'
별다른 뜻은 없고, 붉다는 이유로 <주홍글씨>의 작가 'N.호손'과 같은 이름을 붙여줬다. 소형종이라 턱이 멋지게 휘진 않았지만, 2세의 경우 사육을 잘 하면 멋진 턱을 가진 녀석이 나올 수 있다는 말에 큰 기대를 걸고 사육중이 녀석이다. 옆에 손가락만 가져가도 반응을 할 정도로 예민하며 신경질적이다.
내 손가락에 구멍을 내려했던 톱사슴벌레 암컷 '미져리'
역시나 큰 뜻은 없으며, 작가를 괴롭히던 영화속 그녀 '미져리'에서 이름을 따왔다. 내 손가락을 물었으므로 그 이름을 붙여줬다. 톱사슴벌레 암컷의 경우 광택이 나지 않으며 (사진은 조명을 가까이 대서 마치 광택이 나는 것 처럼 보인다) 저렇게 무수한 점이 찍혀있는 듯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마디마다 선명한 황금빛 털(응?)들이 매력적이다.
'호손'과 '미져리'는 2009년 7월 26일 채집 즉시 산란세팅을 해 주었고, 현재(2009년 8월 6일) 사육통에 알들이 보이는 상태다. 산란목 없이도 톱밥에 알을 낳는 까닭에 사육통 밑바닥에 알들이 그대로 보인다. 역시나 미져리가 이미 짝짓기를 마친 상태에서 채집된 것이라면, 호손의 아이가 아니다. (미안)
다음 이야기에서는 넓적 사슴벌레 암컷을 분양받은 이야기 (고등학생이 일산까지 왔다!)와 스물 세살의 버섯농사를 하는 블로거에게 택배 받은 사연을 올릴 것을 미리 예고하며,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지시는 분들은 가차없이 아래 손가락 버튼을 눌러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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