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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2)

그녀는 왜 이상한 남자들만 만나게 되었을까?

by 무한 2009. 12. 30.
오늘도 변함없이 앙드레가뇽의 음악을 들으며 번데기를 먹는다. 이건 무슨 함축적인 의미냐고 물을지 모르지만, 그냥, 집에 먹을 게 없단 얘기다. 뭐, 이건 내 사정이니 접어두도록 하고 메일함에 차고 넘치는 고민들 중 오늘은,

"32년간 이상한 남자들만 만나왔어요. 전 저주받은 건가요?"


이런 내용과 함께 생년월일생시(이건 왜 적은거임?)를 적어서 보내준 솔로부대 여성대원의 고민을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사생활이 들어있기에 내용을 다 밝힐 수는 없지만, 적어주신 다섯 명의 남자 모두 상식과는 조금 먼 '연애'를 꿈꾼 것이 아닌가 싶다. 특히, 복수를 위해 동생에게 구애를 한다는 남자분의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드라마가 사람을 이상하게 만들 수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각설하고, 왜 이상한 남자들만 만나게 되었는지 하나씩 살펴보자.


1. '어디'는 무척 중요하다


나이트나 클럽에서 남자를 만나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면 발끈할 사람들이 많을 거라 생각한다. 거기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만남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러 간단 얘기다. 천생연분을 찾기위해 나이트나 클럽에 가는 사람은 유럽 서북부 지역에 사는 나무늘보 개체수 정도밖에 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거기서 만나 인연의 끈을 묶은 선례들이 있기는 하지만, 지뢰찾기 <고급>과정이라고 생각하자. 결코 쉬운 일이 아니란 말이다.

알고보니, 사귀는 중에도 수 많은 여자들에게 대시를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난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당신에 대한 엄청난 칭찬과 이상형에 가깝다며 늘어놓은 그 이야기들을 당신에게만 했으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당일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고 적어주셨지만, 그 날만 노리고 달려드는 것은 뉴비(초보)들이나 하는 짓이다. 부킹에 목숨을 걸고, 오늘 밤 무슨 결과가 있으리라 생각하며 양주를 팔아주는 그런 분들 말이다. 나이트가 문을 닫은 새벽, 눈이 씨뻘개져서 해장라면을 먹으면서 "아직 공친 건 아니야, 이게 끝이 아니라고. 저 여자 아까 나이트에서 봤던 여자 같은데……" 따위의 이야기를 할 것이다.

내가 그 이야기에서 냄새를 맡은 것은 세 가지다.

1. 남자는 같이 일어나서 나오지 않았다.
2. 연락은 다음 날 늦게 도착했다.
3. 만나기 시작한 이후로도 연락이 안 될 때가 많았다.


작업의 삼위일체다. 자, 이런 가정을 해보자. 그 날, 그 남자가 "정말 제가 생각했던 이상형이랑 너무 똑같아서 놀랐어요. 거짓말이 아니구요. 어설프게 작업하는 게 아니라 연락처 알 수 있을까요?" 라는 말을 당신에게만 했을까? 저런 남자는 무조건 다 그렇다는 얘기가 아니라, '결론'으로 미루어 보면, 결국 '작업'일 수 있었단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자가 친구 생일이라 자리를 뜰 수 없다는 얘기를 한 것과, 너무 많이 마셔서 늦게 일어났다는 얘기, 그리고 만나면서도 일이 바빠 연락이 잘 안 된 것, 이걸 너무 곧대로 믿을 필요는 없다는 거다. 

잘 진행될 것 같던 연애가 남자의 바람기 때문에 깨진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처음부터 그 남자는 진지한 연애를 할 생각이 없었을 수도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러니 누구를 만나도 남자는 다 바람핀다는 생각은 그만 분리수거 해 주시길 바란다. 그리고, '어디' 인지에 주목하자. 가벼운 엔조이만 생각하는 사람이 훨씬 많은 곳에서 인연을 만나고자 하는 것은 그닥 권하지 않는다. 


2. 성급한 선택은 언제나 후회를 낳는다
 

마음에 안드는 점이 많은 남자, 그 남자를, 외롭다는 이유로 사귀었지만 결론은 어떻게 되었는가? 결국 그 마음에 안드는 점 때문에 헤어지지 않았는가. 당신이 매력을 느끼지 못했는데 무작정 외로움 때문에 사귀는 일은, 문구점에 마음에 드는 볼펜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나오기 뭐해서 아무거나 사 오는 것과 같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물론, 사귀면서 변화하고 맞춰갈 수도 있다. 그렇게 사귀고 있는 커플도 많고 말이다. 단, 성급하게 연인이 될 필요는 없다. 그 '이상한 남자'라고 지칭해 주신 분도, 그 분 입장에서 생각하면 전혀 이상하지 않다. 사람은 누구나 다르고, 나와 똑같은 가치관을 가지고 있진 않으니 말이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그 남자분의 잘못이 아니라, 당신의 잘못이 더 크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위에서 말한 문구점의 비유처럼, 마음에 드는 볼펜이 없다면 그냥 나왔어야 한다. 아니면, 적어도 그 볼펜을 사기 전 흰 종이에 선을 그어보기라도 했어야 한다. 결국 둘 다 상처받는 결과를 만들지 않았는가. 이쪽의 입장만으로 그 남자가 이상하다고 적어주셨지만, 둘은 잘 맞지 않았을 뿐이다. 

누군가를 '사귄다'라는 것에 목숨을 걸지 말고, 일단 만나보라는 이야기를 해 주고 싶다. "사귀는 사람이어야 만날 수 있다." 라는 생각을 하지 말고, 자연스레 만나보는 것이다. 그럼 어떤 사람인지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아닌가. 덜컥 '사귀자'고 해 놓고, 쇼핑몰에서 산 물건 반품하듯 '단순변심'이라고 한다면, 상대도 절대 유쾌하지 않을거라 생각한다. 


3. '돌아이'는 존재한다
 

내가 블로그를 하면서도 절실히 느끼는 거지만, 세상에 '돌아이'들은 꽤 많다. 외눈박이 세상에서 두눈박이 이따위 소리들을 다 때려치고, 상대적인 관점 뭐 이딴 소리도 다 집어 치우고, 툭 까놓고 말해서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물었을 때, 그 지나가는 사람들 대부분이 이해 못할 '돌아이'는 있다는 것이다. 

고백하자면, 내 블로그에 나에게 "남의 통화를 도청하다니, 널 죽여버리겠다." 이런 댓글을 계속 달고 있는 분이 있다.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지만 이게 벌써 몇 달째 이러고 있다는 거다. 그 스테미너의 끝을 보고 싶기도 하고 나중에 경찰서에서 얼굴 볼 생각을 하고 있기에 놔두고 있다. 게다가 '블로그 이웃'이라며 매번 들러서 인사하던 분이 익명으로 악플을 달아 놓은 적도 있다. IP가 남는다는 사실을 몰랐는지 그 짓(?)을 하셨지만 난 사람이 그렇게도 변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란다. 다른 블로그에 가서 그 블로거가 남긴 댓글을 볼 때마다 섬뜩 하다. 이것 뿐만이 아니다. 가출소녀를 집에 데려와 동거를 하다 그녀의 부모님이 그녀를 찾아내 데려갔는데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그녀를 다시 데려오겠다는 분도 있고, 신입사원 여자를 좋아하는 유부남도 있었다. 그 여자의 남자친구가 군대에 갔으니 그녀를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지 않겠냐고 물어오는 사연. 그녀는 스물 두 살이었고, 사연을 주신 분은 그녀와 스무 살 차이가 났다. 

현재 노멀로그에서 <노멀팅>을 진행하지 않는 이유 역시 해당 주인공들에게 이상한 메일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주인공들의 사생활이나 얼굴등이 공개되는 점, 게다가 신청을 받아 누군가를 소개한다는 것 자체가, 나 역시 모르는 사람이기에 싸이코패스를 타인에게 연결해 줄 지 모르는 위험이 있다는 생각 등등 복합적이다. 

복수를 위해, 사연을 주신 분의 여동생에게 구애를 한다는 분은 드라마를 너무 많이 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것도 문자로 당당하게 선포하고 구애를 하다니, 자매를 바보로 생각하는 것도 아니고, 집 밖으로 못 나갈 정도라면 경찰의 도움을 빌리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생각한다. 


4. 연애초보는 '이상한 남자'로 보일 수 있다
 

알면서 그러는 게 아니라, 몰라서 그러는 사람도 있단 얘기다. 속을 긁어놓고 화가 나 있는데, "왜 그래? 오늘 그날이야?" 라고 묻는 건, 몰라서 그러는 거다.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전화를 끊는 것 역시 몰라서 그러는 거다. 잘못을 해 놓곤 선물 하나 한 뒤, "이렇게 까지 하는데도 정말 그러기야?" 라고 하는 것 역시 몰라서 그러는 거다. 이 몰라서 그러는 사람들을 위해 계속 매뉴얼을 작성하고 있지만 매뉴얼을 알리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기에 오늘도 소개팅에 나간 어느 사람은 자기 자랑을 열심히 하고 있을 거다. 그렇게 얘기하면 여자가 넘어온다고 생각하니 말이다. 

아무튼, 연애초보인 남자가 벌이는 실수들을 '이상한 남자'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초보와 고수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의문점이 생기면 자신의 의미대로 해석하지 말고 서로 대화를 나누길 바란다. 받은 대로 갚아주려 하지 말고 묻거나 알려주는 것도 필요하다. 연애는 싸움이 아니지 않은가. 예전에 한 번 이야기 한 적 있듯, 개가 꼬리를 세워 흔드는 것은 같이 놀자는 표현이지만 고양이에게는 공격이나 위협의 신호로 읽힌다고 한다. 둘은 대화를 하지 않기에 아직도 친해지지 못하는 것 아니겠는가. 고양이에게 할큄을 당한 개는 생각할 것이다. 

"같이 놀자고 꼬리를 들어 놓고, 다가가니까 할퀴다니 정말 이상한 놈이야."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고, 자신에게 최적화 된 남자를 만나고 싶을 수도 있지만 아무리 천생연분이라고 생각되는 사람을 만나도 결코 완벽하지 않다. 분명 이해해야 할 부분이나 서로 조율해 나갈 부분은 존재할 것이다. 내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이상한 남자'의 범주로 분류하는 것은 그닥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정리하자면, 자신이 남자를 만나는 동선을 파악하고 그 동선에서 내 이상형-뚜렷하게 정하지 않았다고 해도 대충 엉성한 모양으로 그려놓은- 을 만날 수 있나 생각해 보는 것이 좋으며, 이성과의 만남은 무조건 '연애'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보다 '알아감'이란 의미를 두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세상엔 분명 '이상한 남자'가 존재하겠지만, 내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다 '이상한 남자'로 분류하는 것은 세상 남자 모두를 '이상한 남자'로 만들 수 있으며, 연애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진심이 아니더라도- '이상한 남자'로 보일 수 있는 모습들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다. 

자, 구더기는 구더기대로 두고 장 담그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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