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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매뉴얼(연재완료)/솔로부대탈출매뉴얼(시즌2)

사귀기로 해놓고, 갑자기 없던 일로 하자는 이유

by 무한 2010. 1. 12.
사귀던 사람과 헤어졌다는 댓글이나 메일을 볼 때면 늘 안타깝지만, 그 중 가장 안타까운 사연을 꼽으라고 한다면, 사귄지 며칠 안 되어 다시 솔로부대로 돌아오는 일이다. 연재되는 매뉴얼을 읽으며 "저 이번엔 진짜 용기내서 고백해 보려구요." 라는 이야기를 남긴 다음 날, "축하해 주세요! 드디어 저도 커플이 되었습니다!" 라며 환희에 찬 댓글을 달고, 며칠 후에 "아무리 생각해도 오빠동생으로 다시 지내는 게 낫겠다네요... 도대체 왜 그런 걸까요? 역시... 안 되는 놈은 안 되는 건가요?" 라는 메일이 도착한다.

이유가 뭐냐고 상대에게 물어봤자 확실한 대답을 듣긴 힘들 것이다. 겨우 몇 마디 이유를 듣더라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화를 낸다고 해결되지도 않고, 부탁하기에도 애매한 상황. 오늘은 그 원인과 해결책에 대해서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뭐가 문제였는지, 사귀기로 해놓고 왜 없던 일로 하자고 했는지, 똥꼬에 힘 꽉 주고 달려보자.


1. 상대의 물림사유 '단순변심'


쇼핑한 물건을 반품할 때 '반품사유'로 가장 쉽게 적을 수 있는 이 '단순변심'이 '연애'에도 작용할 수 있다. 어제 저녁 고백을 들을 때에는 분명 설렘 가득한 분위기와 팽팽한 긴장감이 있었는데, 아침에 눈을 뜨니 꿈을 꾸고 일어난 것처럼 생소한 일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밤새 쓴 연애편지를 낮에 읽곤 차마 보내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사귀기로 하고 집까지 배웅해 준 뒤, 아침에 일어나 메일을 확인하니 '없던 일로 했으면 해요'라는 메일이 와 있었던 H군(29세,회사원)에게는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먼저 드린다. 그 메일을 읽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너무 빨랐다'는 거였다. 마음이 통한다면야 기간이야 별 상관 없을 수 있지만, 상대는 회사에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았고, 아직 존칭을 사용하는 시기에 고백한건 '타이밍'이 조금 안 맞았다고 생각한다. 적어주신 사연으로 미루어보아 '분위기'와 '설득'면에서는 훌륭했던 것 같다. 하지만 고백이 '내 마음'만을 기준으로 상대를 몰아갔기 때문에, 속삭임이 멎고 난 후에 그녀를 지탱해줄 '기반'이 마련되지 않았다. 대학시절, 토익문제집을 파는 상담원에게 넘어가 일단 계약했다가, 집에 돌아와 취소 전화를 거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다.

현 상태에서 계속 '이유가 뭐냐?'는 물음을 건네는 것은 상대를 궁지로 모는 모양이 된다. 더이상 '말로 설득'하려는 생각은 그만 두는 것이 좋다. 그녀가 말하는 '이유'에 대해 '반박'할 생각을 하기 보단, 그것이 괜한 염려나 오해라는 것을 직접 보여주는 것이 좋다. 메일을 읽다보면, 화가 난 상태라는 것과 황당하다는 느낌이 진하게 묻어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좀 더 크게 생각하자. 당장 '사귀는 것'이 목적이 아니니 말이다.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2. 이쪽에서 저지르는 실수들


급한 진도. 이것은 언제나 연애를 망치는 주범이다. 정식으로 연인이 되었다고 이제 맘대로 해도 되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많은 솔로부대원들이 그동안의 외로움을 보상받으려 한다. 왜 상대에게 빚쟁이처럼 달려드는가? 스킨십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 게 아니다. 고백에 승낙을 받았다고 갑자기 부담스러운 이야기를 마구 꺼내놓거나, 그동안의 긴장감을 일순간에 걷어차 버리는 행동들, 그런 건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매뉴얼을 통해 솔로부대원들에게 늘 하는 얘기지만, 누군가와 커플이 되었다고 해서 모든 것이 일순간에 변하지 않는다. 상대방이 내 고백을 받아들였다고 해도 정신줄을 놓아버리진 말자. 정신줄과 팽팽한 긴장감은 시간이 지날수록 느슨해지니 절대 일부러 놓을 필요가 없다. 사귀는 사람이 생기면 꼭 해보고 싶은 일들이 있다며 그날 다 말할 필요도 없고, 커플들이 하는 일을 따라하려 조급해 할 필요도 없다. 사귀기로 했으면 당연히 그 날 집에 데려다주며 굿나잇 키스를 할 수 있는 게 아니냐고 사연 주셨던 분, 늦게나마 답을 드리자면 '바로 그게 문제'였다. 상대는 당신과 산책하고 싶어하는데 당신은 전력질주를 해버렸다. 사람과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사귀기로 한 날-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 입구에서- 굿나잇 키스를 하고 싶어 하는 여자사람은 그닥 많지 않다.

동호회에서 벌어진 사연을 보내주신 분, 난 사실 그건 '업보'라고 생각한다. A양에게, 그리고 B양에게 고백했던 과거를 C양이 들었을 수도 있다. 아마, C양이 당신의 고백에 응한 뒤 집에 돌아가 A양이나 B양에게 "저 탱이씨랑 사귀기로 했어요"라고 연락을 했을 수도 있다. 그럼 자연히 당신의 '과거' 이야기가 나왔을 것이고, C양은 '이 색히는 첫 눈에 반했다는 게 레파토리구만' 이라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다. 고백을 할 때 과거사 제품설명서처럼 나열할 필요는 없지만, 이처럼 특수한 상황이며 오해가 발생할 수 있을 때에는 그 부분도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덧붙여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 사람도 얼마 안 되는 동호회에서 일년에 세 여자사람에게 고백하는 것은 당연히 '진심'을 의심하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열 번 찍어 안 넘어 오는 나무 없다'라는 말은, 한 나무를 열 번 찍으란 얘기지, 열 나무를 한 번씩 찍으라는 말이 아니다.


3. 상대의 잘못은 없을까?


'잘못'이라고 말하긴 좀 애매하지만, 사귀기로 해놓고 없던 일로 하자는 이유에는 이쪽의 실수나 상대의 단순변심을 제외한 경우들도 있다. 먼저, 아직 '익지 않은 감'이라는 생각이다. 상대에 대한 관심이 충분히 호감으로 무르익지 않았을 때, 관심있는 상대가 나에게 사귀자는 이야기를 해 사귄 경우다. 거절하자니 기회를 놓치는 것 같아서 일단 잡았지만, 자신의 이상형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결국 다시 좋은 오빠동생으로 돌아가자거나 누나동생으로 돌아가자는 이야기를 하게 된다.

사귀기로 해 놓고 그 날 진도를 다 나갔으며, 그 이후로 상대가 잠수탔다는 사연을 주신 분. 솔직히 말해도 괜찮다면, 그건 흔히 하는 말로 '눈탱이 맞았다'와 같은 상황이다. 상대가 당신과 사귀고 싶어했던 것은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둘의 '목적'이 달랐다. 더 자세한 설명을 하면 마음이 아플 수 있으니, 이 정도만 적겠다. 그래도 무슨 말인지 알 거라 생각한다.

상대의 환상도 빼놓을 수 없다. 이쪽에서만 '사귀면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겠지' 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상대도 그런 생각을 했을 수 있단 얘기다. 그러나 자신이 꿈꾸던 연애와 달리 아무것도 달라지는 게 없으니 뭔가 잘못 되었다고 생각하는 거다. 외로움이나 허전함은 싹 사라질 줄 알았는데 여전히 남아있으니, '아, 이 산이 아닌게벼' 했던 나폴레옹의 심정이 되고 만다. 물론, 이걸 상대에게 세세하게 설명해 줄 생각은 없으니 이쪽에선 애가 타며 혼자 침몰하는 것 아닌가.



안타깝게도 이러한 상황에 적절히 대처하긴 힘들다. 위에서 말한대로 '사귀는 것'이 목적이 아니란 사실을 계속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지만, '번복'이 있었던 사이라면 상대가 갑자기 잠수를 타거나, 미안한 감정을 가지거나, 이쪽에서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 들거나하는 여러가지 이유'껄끄러운 사이'가 될 위험성이 크기 때문이다.

우선, 급격하게 그 '번복'을 다시 뒤집으려 하지 말자. 어떠한 이유든 상대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것을 보여주자. 절대로 '이유를 알려달라'며 상대를 궁지에 몰지 말자. 다 끝장난 것 처럼 상대를 대하지도 말자. 이미 과거가 되어버린 것처럼 누군가에게 쉽게 이야기를 꺼내놓지도 말자. 아직 진행중이다. 상대가 흑심을 품고 접근한 것이 아니라면, 상대와의 모든 가능성은 열어두자. 어디에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겠지만, 그것 보다는 자신의 마음을 복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없던 일로 하자'는 말 처럼, '없던 일'로 만들고 다시 해 보는 거다. 당신의 쉼표가 마침표가 되지 않도록 내가 응원하겠다. 

미니홈피나 다이어리에 '한 여름밤의 꿈' 같은 제목으로 글을 적지 마라. 마음놓고 슬퍼하긴 너무 이르다. 자,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가지고 다시 한 번 다가갈 준비를 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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